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19. 2. 13. 선고 2018노865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①

레미콘 대금 관련 사건(원심 중 2018고단188 사건, 2018고단202 사건)의 경우, 실제 공사를 수급받아 레미콘 공사를 하였고 준공 후 변제하기로 약정하였으나 건축 중에 문제가 생겨서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으므로 피해자들을 기망한 사실이 없고, 편취의 범의 또한 없었으며, ② 피해자 AC 관련 사건(원심 중 2018고단641 사건)의 경우, 피고인이 차용한 금원과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을 공사대금을 상계하면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데, 피고인 운영 회사가 이미 피해자 소유의 건물을 완공하여 채무가 소멸하였으므로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③ 피해자 AF 관련 사건(원심 중 2018고단641 사건)의 경우, 피해자 AF이 이미 피고인의 자력 상태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이자제한법상 이자를 초과한 부분은 차용금의 변제로 보아야 하는바 차용금 전액을 유죄로 인정할 수는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4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레미콘 대금 사기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피해자 V 주식회사(이하 'V'이라고 한다), B 주식회사(이하 'B'라고 한다)로부터 레미콘을 공급받을 당시 이미 오랫동안 위 각 피해자들과 거래하여 왔으므로, 위 피해자들은 이미 피고인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는 점에 대해 잘 알고 있었으며, 레미콘 대금 결제일 역시 익월 말 현금결제가 아닌 준공 후 결제로 약정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부분 원심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변제할 의사나 능력 없이 레미콘 대금의 익월 결제를 약정하여 피해자들로부터 레미콘을 공급받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부터 위 각 피해자들 또는 실질적 경영자들과 거래하여 왔으므로 위 각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자금 사정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V 이사 AL의 경찰 진술, V에 대한 당심의 사실조회 회신에 의하면 피고인과 V 사이에 2016. 11. 14. 첫 거래가 이루어졌던바 이 사건 범행 이전에는 거래가 없었고, B 상무 W의 경찰 진술, B에 대한 당심의 사실조회 회신에 의하면 피고인과 B 사이에도 2016. 10. 8. 첫 거래가 이루어졌던바 이 사건 범행 이전에는 거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달리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 또는 피해자 회사의 실제 경영자들로부터 대금 결제와 관련하여 별도의 양해를 받았다는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다, ② 피해자 V과의 거래에 관하여 본다. 관련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건설업계에서 레미콘은 물품을 납품한 뒤 익월 말일에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보이는데, V의 이사 AL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과도 위와 같은 조건으로 거래를 체결하였으나 피고인이 대금 지급을 자꾸 미뤘으며, 2017. 1., 2017. 4., 2017. 5.로 각 대금지급기일을 미루어주었음에도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서 이후 공사 현장에 물량을 공급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 역시 이를 시인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계약 당시 피고인이 사채 및 다른 공사현장의 납품 대금으로 채무초과상태에 있었던 점, 실제로 건물 공사에 따른 기성금이 일부 지급되면 사채 대금을 갚고 다른 공사현장의 납품 대금을 결제하는 등으로 기성금을 사용해버렸던 점을 인정하였다.

③

피해자 B와의 거래에 관하여 본다. 피고인과 B 역시 앞서 본 바와 같이 업계의 일반적 거래조건에 따라 레미콘 납품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는데, B의 상무 W는 수사기관에서, 2016. 10. 8. – 2016. 11. 10. 레미콘을 납품하였으나 피고인이 납품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독촉하였고, 이후 피고인이 잠적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레미콘 납품 계약 당시 채무 초과 상태에 있었던 점, 지급 독촉을받고도 레미콘 대금 지급을 미룬 점, 기성금을 사채 대금 변제 및 다른 공사현장의 납품대금 결제 등에 사용하였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2)

피해자 AC 사기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설계변경에 따른 추가공사비를 받지 못함에 따라 피해자 AC로부터 금원을 차용하였고, 피고인이 운영하는 R의 명의로 건물이 준공되었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을 공사대금과 상계하면 피고인의 피해자 AC에 대한 채무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변제할 의사와 능력 없이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대여하여 편취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은 2016. 11. 15. 피해자 AC로부터 3억 원을 차용하고, 그 변제기일은 2016. 12. 15.로 하며, 변제기일까지 변제하지 못할 경우 R 일체를 채권자에게 무상증여한다는 내용의 차용증을(채무자는 R로 하고, 실질적 운영자인 피고인은 연대보증인으로 기재하였다) 작성하고, 같은 날 선이자를 공제하고 R 명의의 S조합계좌로 1억 원을, 현금으로 1억 7,000만 원을 교부받았으며, 2017. 5. 15. 피해자 AC로부터 2억 원을 차용하고, 그 변제기일은 2017. 6. 14.로 하며, 변제기일까지 변제하지 못할 경우 R 일체를 채권자에게 무상증여한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작성하고, 같은 달 17. 선이자를 공제하고 R 명의 S조합계좌로 1억 9,000만 원을 교부받았다.

②

위 금원 차용 당시 피고인의 자력 및 위 금원의 실제 사용처에 관하여 본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2016. 11. 5. 당시 BL에게 7억 원, AF에게 2억 원의 채무가 있는 등 채무 초과상태에 있어서 변제능력이 없었다고 진술하였고, R의 자금 및 회계담당 관리부장인 AK 역시 2016. 11. 당시 회사에 8억 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진술하였던바, 이를 종합하면 당시 피고인에게는 위와 같은 차용금 및 다른 공사현장의 납품대금 등 채무가 있어서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더라도 이를 변제할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각 차용증에서 정한 기한 내에 이를 변제하지 못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BM에게 공사 알선 명목으로 1억 원을 교부하거나, AK에게 차용 금원을 다른 공사현장의 공사대금으로 지급하라고 지시하는 등 피해자 AC의 건물 공사와 무관한 곳에 차용 금원의 대부분을 사용하였다.

③

피고인이 피고인의 공사대금 채권과 피해자 AC의 대여금 채권을 상계하였는지에 관하여 본다. 피해자 AC의 당심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과 피해자는 피해자가 공사대금 약 10억 2천만 원 중 5억 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금원은 건물이 준공되면 피고인이 은행으로부터 건물을 담보로 대출받아서 지급받기로 약정한 사실, 이후 건물이 피고인이 운영하던 R 명의로 준공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인과 피해자사이에 피해자의 위 대여금 채권과 피고인의 공사대금 채권을 상계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지는 않았고, 달리 피고인의 상계 의사표시도 없었으며, 피고인의 자동채권을 입증할만한 자료가 제출되지도 않은 점, 피고인의 공사대금 채권이 발생하는 공사 준공 시점은 피고인이 잠적한 시점 이후로서 위 금원 차용 당시 정한 각 변제기보다 훨씬 뒤인 것으로 보이는데, 피해자는 피고인이 잠적한 뒤 피고인으로부터 하도급 받아 공사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한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하였고, 피고인의 관여 없이 마무리 공사를 하여서 피고인의 이 사건 범죄로 자신이 약 5억 원 정도의 손해를 보았다고 진술하는 점에 비추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공사대금 채권이 있다고 볼만한 증거도 부족하다. 더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차용 당시 이미 피고인은 변제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공사 도중 잠적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상계 관련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피해자 AF 사기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AF이 사실상 사채업자로서 피고인의 변제능력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으므로 기망이 없었고, 이자제한법상 이자를 초과하여 변제된 이자 부분에 대해서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2017. 5. 당시 피고인은 위 피해자 AC에 대한 채무 및 공사현장의 물품 대금으로 인하여 채무초과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변제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음에도 피해자 AF로부터 금원을 차용하였던 점, ② 피고인은 이전에 피해자 AF에게 빌린 금원 중 일부를 변제하기도 하는 등 피해자 AF이 피고인의 변제능력 또는 변제의사에 대해 알았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는 점, ③ 설사 피고인이 지급한 이자가 이자제한법의 최고이자율을 넘어서는 것이어서 지급한 이자 중 일부가 피고인이 변제할 금원에 충당되어야 한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본질은 기망에 의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에 있고 상대방에게 현실적으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함을 그 요건으로 하지 않으므로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는 점, 변제에 충당될 금원이 있더라도 이는 사기죄 성립 이후의 양형자료에 불과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이다. 그런데 우리 형사소송법이 취하는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 하에서 존중되는 제1심의 양형에 관한 고유한 영역과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을 감안하면, 제1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양형기준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제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판결을 파기함이 상당하다. 그와 같은 예외적인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제1심의 양형판단을 존중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당심에서 양형에 유리한 요소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대부분 이미 원심의 변론과정에 현출되었다. 피해자 AC가 당심에서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바라기는 하였으나 위 피해자에 대한 별도의 피해변제가 없었던 이상 이를 양형의 변경에 이를 정도의 사정 변경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이 다투는 사실 외에는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2017. 11. 17.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죄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아 2017. 11. 25. 그 판결이 확정되었던바 이 사건 각 범행과 위 확정판결의 범죄를 동시에 재판하였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해야 하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이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자신의 재무 상태에 대한 면밀한 파악 없이 공사를 마치면 대금을 변제하겠다고 하거나 빌린 금원을 공사에 사용하겠다고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하거나, 공사현장에서 일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서 그 피해액의 합계가 20억 원이 넘어서 죄질이 매우 무거운 점, 그로 인한 피해가 근시일 내에 회복 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범행에 이른 경위 및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 등을 종합하여 고려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오에스더 정종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