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20. 6. 30. 선고 2019구합5283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8. 3. 19.부터 제21보병사단 공병대대 B중대 C소대 부소대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2019. 9. 4.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사유로 군인사법 제56조에 따라 감봉 3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다.

원고는 2019. 9. 9. 위 나.항의 처분에 대하여 항고하였다. 항고심사위원회는 2019. 11. 19. 감봉 3월의 처분은 너무 과중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항고를 일부 인용하여 위 나.항의 징계처분을 감봉 1월로 감경하였다(이하 감봉 1월로 감경된 2019. 9. 4.자 징계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제1, 3 징계사유 관련하여, 원고는 단순히 탈모관리 방법을 이야기한 것이고, 언어 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

제2 징계사유 관련하여, 원고가 여군 사진을 모니터에 띄운 적이 없고, D에게 "야, 너 얘보다 예쁘냐?"라고 말한 사실이 없다. 또한 원고가 제2 징계사유 기재 발언을 했더라도 언어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

제4 징계사유 관련하여, 원고는 E에게 체력검정을 앞두고 체력관리를 하자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을 뿐, 몸매를 관리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없다.

제5 징계사유 관련하여, 원고는 여군을 위아래로 훑어보는 행위를 하지 않았고, 직장 동료 사이에 수영복을 입은 모습을 보는 것이 민망하여 수영복을 입지 말자는 의사를 표시하기 위한 발언이었을 뿐 원고가 성적인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한 발언은 아니므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제6 징계사유 관련하여, 원고는 "축구복을 잠옷으로 사용하는 것은 좀 그렇다."고 말했을 뿐, "여자가 축구복을 입으면 야하다."라는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또한 제6 징계사유 기재 발언은 원고가 성적인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한 발언은 아니고, 대화의 전체적인 맥락, 원고와 피해자의 관계 및 평소 모습, 구체적인 대화내용 등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제1, 3 징계사유 기재 발언의 언어폭력 해당 여부

가)

관련 법리

군인사법 제56조 제2호는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를 군인의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군인사법, 군인 징계령,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의 등의 위임을 받아 제정된 육군규정 180 징계규정은 [별표 2]에서 언어폭력이란 "폭언, 욕설, 기타 개인의 인격을 모독하는 비인간적인 말 등으로 상대방의 자존심을 무너뜨리고 마음의 상처와 정신적 충격을 주어 정상적인 병영생활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언어폭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언어 자체의 의미뿐만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관계, 피해자와 가해자가 처한 상황, 그러한 말을 하게 된 시기와 경위, 그 행위의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나아가 징계사유인 언어폭력의 범위가 확장될 경우 표현의 자유가 지나치게 제한되고, 위축효과(Chilling Effect)에 따라 자기검열을 거친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의사소통만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며, 도의적 비난의 영역과 징계 영역의 구분이 모호해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징계사유인 언어폭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단순히 상대방에게 불쾌한 감정을 초래할만한 부적절한 발언 내지 실언(失言)이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해당 발언이 이루어진 경위, 발언의 의미와 전체적인 맥락, 발언을 한 장소와 발언 전후의 정황 등을 고려하여 신중히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나)

제1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갑 제5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제1 징계사유에 기재된 원고의 발언이 상대방에게 다소 불쾌한 감정을 일으킬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점을 넘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언어폭력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원고, D와 함께 근무하다가 전역한 G, H이 작성한 사실확인서에 의하면, D가 먼저 평소에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고 하며 탈모를 걱정하였고, 원고도 D의 발언에 호응하며 본인도 정수리 부분에서 머리카락이 빠지고 있다고 하면서 같이 관리를 하자는 취지로 발언하였다는 것이고, 원고 또한 군검사로부터 조사를 받으며 마찬가지 취지로 진술하였다.

(2)

제1 징계사유 기재 발언에는 폭언이나 욕설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위에서 살핀 제1 징계사유 기재 발언이 있었던 상황과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하면, 제1 징계사유 기재 발언이 원고가 D를 비하하거나 모독하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3)

피고가 제출한 자료 중 제1 징계사유를 증명하는 것은 D가 작성한 확인서(을 제3호증)가 유일하다. 그런데 위 확인서 중 제1 징계사유에 관한 부분은 원고가 2016년 10월부터 2017년까지 D에게 제1 징계사유 기재 발언을 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는 것이 전부이고<1>, 제1 징계사유 기재 발언이 어떠한 상황과 맥락에서 이루어졌고, D는 어떻게 대응하였는지, 그로 인하여 D는 어떤 기분이 들었으며 구체적으로 병영생활에 어떠한 지장을 초래하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정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4)

D는 2019. 7. 31. 확인서를 작성하였는데 당시는 제1 징계사유 기재 일시로부터 약 3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시점이고, D는 그 기간동안 제1 징계사유 기재 발언에 관하여 문제를 제기하였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5)

D는 2019. 2. 5. 원고의 배우자에게 생일을 축하하며 선물을 주었고, 원고의 배우자도 2019. 7. 24. D에게 생일을 축하하며 선물을 주는 등 D는 원고의 배우자와 상당한 정도의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제1 징계사유 기재 발언이 상대방인 D의 자존심을 무너뜨리고 D에게 마음의 상처와 정신적 충격을 주어 D의 정상적인 병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제3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① 원고는 군검사로부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E에게 함께 탈모를 관리하자는 취지로 제3 징계사유 기재 발언을 하였다고 진술한 점, ② 제3 징계사유 기재 발언에 욕설이나 폭언이 포함되지는 않았고, 원고는 E에게 미안하다고 하며 조심 스럽게 해당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가 E에게 제3 징계사유 기재 발언을 반복하였다는 점에 관한 자료는 없는 점, ④ E이 작성한 진술서(을 제4호증)에는 원고가 제3 징계사유 기재 발언을 하였다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제3 징계사유 기재 발언 당시 정황과 대화의 전체적인 맥락에 관한 기재가 전혀 없어 위 진술서의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E을 비하하거나 모독하려는 의도로 해당 발언을 한 것인지 여부를 확정하기 부족한 점, ⑤ 제3 징계사유 기재 발언은 탈모를 관리해야 할 것 같다는 취지인데, 해당 발언이 상대방에게 마음의 상처와 정신적 충격을 주어 정상적인 병영생활을 저해할 정도에 이르렀다는 점에 관한 자료도 부족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제3 징계사유에 기재된 원고의 발언이 상대방에게 다소 불쾌한 감정을 일으킬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점을 넘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언어폭력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제2, 4, 5, 6 징계사유 기재 사실의 인정 여부

가)

관련 법리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나)

제2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갑 제5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당시 정보장교 I도 함께 사용자 검색을 하며 여군 사진을 보았는데, I은 원고가 D에게 "야, 너 얘보다 예쁘냐?"라고 말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점, ② G, H은 D가 본인의 동기 중에 예쁜 동기가 있다고 하면서 사진을 함께 보았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각 작성한 점, ③ D는 2017. 7. 31. 제2 징계사유가 포함된 확인서를 작성하였는데, 당시는 제2 징계사유 기재 일시로부터 약 2년이 경과한 시점인 점 등을 종합하면, 을 제3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모니터에 여군 사진을 띄워 놓고 D에게 "야, 너 얘보다 예쁘냐?"라고 발언을 했다는 제2 징계사유 기재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아가 설령 제2 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G, H, I이 각 작성한 사실확인서에 의하면, 원고와 D를 비롯한 다수 인원이 외모가 출중한 여군을 검색하여 함께 사진을 보는 과정에서 D도 자신의 동기 중 예쁜 동기를 보여주면서 스스로 외모에 대한 평가를 하였다는 것인바, 이와 같은 당시 상황과 대화의 전체적인 맥락에 비추어, 당시 대화에 참여했던 다수 인물들과 많은 발언들 중 유독 제2 징계사유 기재 원고의 발언만이 언어폭력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하기도 부족하다.

다)

제4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① 피고가 제출한 자료 중 제4 징계사유 기재 사실을 증명하는 것은 E이 작성한 진술서(을 제4호증)가 유일한데, 해당 진술서에는 '얼마 지나지 않아 "몸매 관리 해야겠다. 관리는 하고 있어?"라고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제4 징계사유에 관한 구체적인 상황이 묘사되지 아니하여, 해당 발언의 경위나 맥락이 전혀 특정되지 않는 점, ② 원고는 군검사로부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제4 징계사유 기재 발언을 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을 제4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제4 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사실이 있었고, 그것이 언어폭력에 해당한다는 점에 관한 고도의 개연성이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라)

제5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을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E은 진술서에 원고가 여군을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자신 있어?"라고 말하였다고 기재한 점, ② E은 제5 징계사유 기재 발언이 이루어진 경위와 대화의 내용, 대화 당시의 분위기와 맥락뿐만 아니라 원고가 취한 행동을 그림까지 그려가며 구체적으로 서술한 점에 비추어 제5 징계사유 당시 상황을 비교적 선명하게 기억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여군을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자신 있어?"라고 말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마)

제6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을 제2,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E은 원고로부터 제6 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발언을 들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하였고, 해당 진술서에는 제6 징계사유 기재 발언이 이루어진 경위와 대화의 내용, 대화 당시의 분위기와 맥락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어 그 신빙성이 높은 점, ② 제6 징계사유 기재 일시에 원고, E과 함께 대화를 나누던 용사는 원고에게 위험한 발언이라고 말하였다는 것인데(원고도 용사로부터 이와 같은 지적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하였다),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축구복을 잠옷으로 사용하는 것은 좀 그렇다."는 취지의 발언만 하였다면 병사가 부사관인 원고에게 주의를 주거나 지적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E에게 원고를 무고하거나 허위로 진술할 동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제6 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3)

제5, 6 징계사유 기재 언동(言動)의 성희롱 해당 여부

가)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나)

제5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을 제2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골반에서 신체의 중심으로 손을 내리 긋는 행동을 취하였는바, 이는 다수의 인원이 함께 있는 공공연한 장소에서 민감한 신체 부위를 직접 가리키며 취한 행동인 점, ② 원고는 이에 그치지 않고 여군들만을 지칭하며 수영복을 입어도 괜찮겠냐고 질문한 점, ③ 원고가 여군들을 위 아래로 훑어보며 자신 있냐고 발언한 것은 여군들에게 수영복을 입을 자신이 있냐는 의미로서 여군들의 몸매에 관한 평가 또는 지적인 점, ④ 원고는 여군들을 위 아래로 훑어보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이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는 점은 위의 2). 라)항에서 판단한 것과 같고, 설령 원고가 여군들을 훑어보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여군들에게 '수영복을 입어도 괜찮겠냐', '자신있냐' 등의 발언을 한 사실만으로도 여군들의 몸매를 지적한 것으로서 여군들에게 성적인 수치심 내지 굴욕감을 주기 충분한 점(직전에 원고가 골반에서 신체의 중심으로 손을 내리 긋는 행동을 취한 것까지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⑤ 원고는 자신은 짧은 수영복을 입지 못한다는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주장하나, 원고에게 그러한 목적이 일부 있었다고 하더라도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5 징계사유 기재 발언과 행동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범위를 초과하는 내용인 점, ⑥ 원고는 중사로서 하사인 E, F보다 상관지위에 있었고, 달리 위 피해자들과 민감한 신체부위를 가리키면서 수영복에 관한 농담까지 주고받을 만한 사이는 아니었던 점, ⑦ E은 당시 당황스럽고 놀랐으며, 여자로서 수치심을 느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하였고, F 또한 당시 인원이 많아서 그 자리에서 아닌 것 같다고 잘라서 이야기하지는 못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한 점, ⑧ 당시 대화 자리에 없었던 D와 J도 E으로부터 제5 징계사유 기재 사실을 전해 듣고 수치스러움을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서에 기재한 점 등을 종합하면, 제5 징계사유 기재 원고의 언동은 일반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적 언동으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

다)

제6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을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와 E은 직장 내 상급자와 하급자의 관계였고, 둘 사이에 특별한 친분관계는 없는 점, ②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야하다'는 말은 '천하게 아리땁다.' 또는 '깊숙하지 못하고 되바라지다.'는 뜻으로서 직장 내에서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통상적으로 건넬 수 있는 발언은 아닌 점, ③ E이 축구복을 잠옷으로 입는다고 하자 원고가 '여자가 축구복을 입으면 야하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인바, 당시 대화의 맥락과 정황에 비추어 원고의 발언 내용은 단순히 축구복에 대한 원고의 개인적인 느낌이나 견해를 말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E을 포함한 여성들이 축구복을 잠옷으로 입는 것이 야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는 용사에게 '너는 남자니까 괜찮은데 여자가 축구복 입으면 되게 야하던데?'라고 말했다는 것이므로, 원고의 발언은 축구복 자체에 관한 것이 아니라 축구복을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결부시켜 야하다고 발언한 것인 점, ⑤ E은 원고의 발언을 듣고 '이때 약간 놀랐으며, 이것을 왜 저에게 이야기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수위가 점점 세지면서 더 이상 어떻게 받아들이고, 말과 행동을 해야 할지 모르겠으며, 성적 수치심, 불편함, 당황스러움, 놀람을 느꼈습니다.'라고 기재한 점, ⑥ 당시 원고, E과 함께 대화를 나누던 용사도 부사관인 원고에게 위험한 발언이라고 지적한 점 등을 종합하면, 제6 징계사유 기재 원고의 언동은 일반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적 언동으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

4)

이 사건 처분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직권판단)

가)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두10895 판결, 대법원 2014. 1. 29. 선고 2013두1988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고(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구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2019. 8. 6. 국방부령 제9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가목 [별표 1의3]에 의하면, 성희롱에 대한 징계처분은 정직을 기본으로 하고, 감봉으로 감경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고, 이 사건 처분은 위 징계양정기준에 부합하며, 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2)

이 사건 처분은 성희롱에 대한 징계처분 중 가장 경한 감봉 1월의 징계처분에 해당한다. 육군규정 180 징계규정 [별표 2] 1. 나. (4)항에 따르면 수개의 사실을 동시에 징계할 때에는 그중 책임이 중한 징계건명에 해당하는 징계보다 1단계 가중하여 징계종류를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원고에게 제5, 6 징계사유가 인정되므로, 오히려 원고에 대한 징계종류가 가중될 수도 있다.

(3)

성희롱은 성(性)에 대한 차별임과 동시에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할 수도 있는 사안으로, 건전한 직장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성희롱에 대한 사전적 예방과 사후적 조치가 필수적이고, 이는 군(軍)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군 기강 확립 및 군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 확보라는 공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에 비하여 작다고 할 수 없다.

라.

소결

제5, 6 징계사유 존재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정래(재판장) 고철만 정종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