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20. 5. 12. 선고 2019구합5318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8. 8. 23.부터 2019. 5. 25.까지 제2보병사단 B중대 중대본부에서 지원중대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2019. 5. 24.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사유로 군인사법 제56조에 따라 감봉 2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다.

원고는 2019. 6. 11. 위 나.항의 처분에 대하여 항고하였다. 항고심사위원회는 2019. 10. 4. 제2-1, 2-2 징계사유는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감봉 2월의 처분은 너무 과중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항고를 일부 인용하여 위 나.항의 징계처분을 감봉 1월로 감경하였다(이하 감봉 1월로 감경된 2019. 5. 24.자 징계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징계사유 부존재

가)

원고는 제1 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발언을 한 적이 없고, 피해자에게 여자친구와 모텔도 다녀왔으니 너무 아쉬워하지 말라는 취지로만 이야기하였을 뿐이다. 나아가 여자친구와 헤어져 힘들어하는 피해자를 위로하기 위하여 말한 것이므로 제1 징계사유 기재 발언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제2 징계사유 관련하여 원고가 '사람이 도구를 쓸 때 팔부터 관절을 다 움직이면서 도구를 쓴다. 너희들이 도구면 나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다. 서로 힘을 합쳐서 팀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피해자가 원고에게 "중대장님은 평소에 스스로를 천민이라고 자주 말하는데 그럼 우리는 천민의 도구입니까?"라고 물었을 뿐, 원고가 직접 제2 징계사유 기재 발언을 한 것은 아니다. 원고의 발언은 중대장으로서 중대차원의 협력을 도모하게 위한 것이었을 뿐 언어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

제3 징계사유 관련하여 원고가 먼저 피해자들에게 신체접촉을 시도한 적은 전혀 없고 오히려 피해자들이 먼저 원고에게 다가와 신체접촉을 한 것이다.

라)

피해자들은 병영생활을 편하게 하기 위하여 중대장인 원고를 길들이거나 중대장을 바꾸려는 목적으로 허위 또는 과장된 진술을 한 것이므로, 피해자들의 진술에만 근거한 이 사건 처분의 각 징계사유는 인정할 수 없다.

2)

재량권의 일탈·남용

원고에게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최초 각 징계사유와 동일한 내용으로 상관으로부터 교육을 받는 등 지휘계통을 통하여 조치가 완료된 점, 징계사유의 정도가 무겁지 않고, 원고에게 고의는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지나치게 무거워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나.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징계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가)

제1 내지 3 징계사유 기재 사실이 있었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2)

제1 징계사유에 관하여

을 제4,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1 징계사유 기재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해자는 원고에게 여자친구와 헤어져서 힘들다고 말하자 원고가 "어차피 이득 볼 거 다 보지 않았냐? 물고 빨고 다 하지 않았냐?"라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그 자리에서 "이건 좀 아닙니다."라고 말하였고, 당일 15:30에 다시 원고에게 "아까 일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물고 빨고는 좀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항의까지 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원고의 발언내용과 당시 상황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매우 구체적이다.

(나)

원고는 최초 2019. 4. 22. 군사법경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물고 빨고 다 하지 않았냐?"라고 말한 것은 사실이라고 진술하였다가(을 제4호증 제6쪽, 징계기록 제183쪽), 이후 직설적으로 "물고 빨고"라는 발언을 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하고(을 제4호증 제11쪽, 징계기록 제188쪽), 2019. 5. 3. 법무참모부 징계교육장교실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로 진술하였다. 원고는 군사법경찰관으로부터 제3-1 징계사유, 즉 2019. 2월 중순 피해자 D에 대한 품위유지의무위반(기타)에 관한 질문을 받고 성희롱 여부에 대한 별다른 인식 없이 "물고 빨고 다 하지 않았냐?"고 말한 것은 사실이라고 답변하였다가 이후 제1 징계사유에 관한 질문을 받자 성희롱 여부가 문제됨을 인식하고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보이는바, 최초에 이루어진 원고의 진술이 이후 번복된 원고의 진술보다 사실에 부합한다.

(3)

제2 징계사유에 관하여

을 제7, 9,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E, I, K은 병사들로부터 건의사항을 듣던 원고가 자신은 천민이라 힘이 없다는 취지로 말하자 F 병장이 중대장인 원고가 천민이면 저희는 뭐가 되냐고 물었는데, 원고가 너희는 천민이 쓰는 도구라고 말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그 내용도 매우 구체적인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2 징계사유 기재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4)

제3 징계사유에 관하여

을 제6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해자들은 원고의 언행과 이에 대한 피해자들의 감정, 당시 상황에 관하여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 피해자들 모두가 원고는 팔짱 끼기, 손바닥치기, 손잡기, 깍지 끼기 등의 신체 접촉을 많이 하였고 이로 인하여 불쾌감을 느꼈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3 징계사유 기재와 같이 피해자들에게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5)

피해자들 진술의 신빙성

을 제6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갑 제3, 5, 6호증의 각 기재와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제1 내지 3 징계사유 각 피해자들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 어렵다.

(가)

피해자 D는 조사 과정에서 원고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는 않고 성희롱에 대하여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해자 E는 원고가 한 신체 접촉이 불쾌하기는 하였으나 성적 피해를 당한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해자 H은 원고의 해명을 듣고 친근감의 표시로 한 행동이라고 이해한다며 원고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고, 피해자 J은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쳐가면서까지 원고의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으며, 피해자 K은 원고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한다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다. 이처럼 피해자들이 원고에게 유리한 사정을 진술하기도 한 점에 비추어 피해자들이 무조건적으로 원고를 비방 또는 무고할 목적으로 허위 또는 과장된 진술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나)

제3 징계사유 관련하여 원고로부터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을 자주 당하였다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일관적이고, 당시 상황과 원고의 언행 및 피해자들이 느낀 감정에 관한 진술내용도 매우 구체적이다. 이는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이므로, 피해자들이 이와 같은 내용의 진술을 꾸며냈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들은 진솔하게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

(다)

피해자들이 내심 중대장이 원고에서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기를 희망했다는 것은 피해자들이 제1 내지 3 징계사유와 같은 피해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고,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해자들의 진술이 모두 거짓이라고 볼 수는 없다. 원고가 중대장으로서 정당하게 업무를 처리하였음에도 피해자들이 별다른 사유 없이 단순히 원고가 자신의 비위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있지도 않은 사실을 지어낸 것이고, 피해자들 모두가 모의하여 진술을 맞추면서까지 원고를 무고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은 원고의 추측에 불과하다.

나)

제1 징계사유가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 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을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해자가 여자친구와 헤어져서 힘들다고 말하자 원고는 "어차피 이득 볼 거 다 보지 않았냐? 물고 빨고 다 하지 않았냐?"라고 말하였는데, 이는 성적 행위를 묘사하는 것으로 그 내용 자체만으로도 내밀한 성적 영역에 관한 것인 점(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피해자에게 여자친구와 모텔도 다녀왔으니 너무 아쉬워하지 말라고 말했더라도 마찬가지이다), ② 제1 징계사유 기재 발언은 피해자의 여자친구를 성적 대상으로 비하하는 의미를 내포하는 점, ③ 피해자는 그 자리에서 "이건 좀 아닙니다."라고 하면서 불쾌함을 표시하였고, 당일 오후에도 원고에게 직접 "물고 빨고는 좀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항의하기도 한 점, ④ 원고에게 여자친구와 헤어진 피해자를 위로하려는 목적이 일부 있었다고 하더라도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1 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발언은 피해자를 위로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으며,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범위를 초과하는 내용인 점, ⑤ 원고는 중대장으로서 피해자의 지휘관 지위에 있었고, 달리 피해자와 내밀한 성적 농담까지 주고받을 만한 사이는 아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제1 징계사유는 일반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적 언동으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

다)

제2 징계사유가 언어폭력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군인사법 제56조 제2호는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를 군인의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군인사법, 군인 징계령,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의 등의 위임을 받아 제정된 육군규정 180 징계규정은 [별표 2]에서 언어폭력이란 "폭언, 욕설, 기타 개인의 인격을 모독하는 비인간적인 말 등으로 상대방의 자존심을 무너뜨리고 마음의 상처와 정신적 충격을 주어 정상적인 병영생활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언어폭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언어 자체의 의미뿐만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관계, 피해자와 가해자가 처한 상황, 그러한 말을 하게 된 시기와 경위, 그 행위의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판단

을 제7, 9,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중대원인 병사들에게 "나는 천민이고, 너희는 천민이 쓰는 도구다."라고 말하였는데, 이는 비록 자신을 천민으로 낮추었다고 하더라도 병사를 도구로 지칭하는 것으로서 피해자들의 인격을 무시하는 발언인 점, ② 피해자들은 원고의 발언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 '내가 군 생활을 이런 대우를 받으면서 해야 하나 회의감이 들고 그렇게 말하는 중대장이 원망스러웠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③ 원고로부터 해당 발언을 들은 병사 중 한명은 원고에게 직접 '그렇게 말씀하시면 표현이 그렇지 않냐, 표현이 너무하시다.'라며 항의하기도 한 점, ④ 제2 징계사유 기재 발언의 상대방은 원고가 중대장으로 있는 중대의 병사들로서 지휘관계에 있었던 점, ⑤ 원고에게 중대원들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이 일부 있었더라도 제2 징계사유 기재 발언은 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범위를 초과하여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나 충격을 주기 충분한 점 등을 종합하면, 제2 징계사유 기재 발언은 언어폭력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

라)

품위유지의무위반(기타)에 해당하는지 여부(직권판단)

(1)

관련 법리

군인사법 제56조 제2호는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품위'는 공직의 체면, 위신, 신용을 유지하고, 주권자인 국민의 수임을 받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의 직책을 다함에 손색이 없는 몸가짐을 뜻하는 것으로서,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을 말하고(대법원 2013. 9. 12. 선고 2011두20079 판결 등 참조), 품위유지의무란 공무원이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에 걸맞게 본인은 물론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의무라고 해석할 수 있다(대법원 2017. 4. 13. 선고 2014두8469 판결 등 참조).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품위손상행위에 해당하는가는 그 수범자인 평균적인 공무원을 기준으로 구체적 상황에 따라 건전한 사회통념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1. 19.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2)

제3-2 징계사유에 관하여

살피건대, ① 피해자 D는 당시 원고가 팔짱을 낀 것을 두고 항의한 것이 아니라 휴가가 통제된 이유에 관하여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원고의 태도에 관하여 항의한 점, ② 피해자 D는 '처음 팔짱을 꼈을 때(제3-2 징계사유를 제3-3 징계사유와 구별하여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는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한 점, ③ 피해자 D가 원고에게 신체 접촉에 대한 거부감을 표시하기 시작한 것은 제1 징계사유와 제3-1 징계사유 기재 일시부터인 것으로 보이고, 그 이전까지는 원고에게 신체접촉에 관한 거부감을 표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팔짱을 낀 원고의 행위가 어느 정도의 강도로 얼마나 계속되었는지 전혀 특정되지 않아 그것이 사회통념상 같은 중대에서 병영생활을 하는 지휘관과 병사 사이에 허용되는 친근감의 표시인지 아니면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신체접촉에 해당하는지 불분명한 점 등을 종합하면, 제3-2 징계사유가 지휘관으로서 부적절하거나 다소 가벼운 처신이라는 점을 넘어서 장교로서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에까지 이른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3)

소결

품위유지의무위반(기타) 징계사유인 제3 징계사유 중 제3-2 징계사유는 품위유지의무위반(기타)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제3-1, 3-3 내지 3-12 징계사유는 ① 피해자들이 불쾌감을 느낄 정도의 불필요한 신체 접촉에 해당하는 점, ② 원고의 각 행위태양에 비추어 그 정도가 가볍지 않아 단순히 친근감의 표시로 정당화될 수 없는 행위인 점, ③ 피해자인 병사들은 2019. 2. 18.경 '스킨십을 하는 것이 아무리 좋은 의도라 하더라도 당하는 입장의 사람이 기분이 나쁘면 성추행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로 거부의사를 명확히 표시한 점, ④ 각 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신체적 접촉이 지휘관인 원고가 중대장으로서 병사들을 통솔하는데 필요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

2)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두10895 판결, 대법원 2014. 1. 29. 선고 2013두1988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을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구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2019. 6. 25. 국방부령 제9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가목 [별표 1의3]에 의하면, 성희롱에 대한 징계처분은 정직을 기본으로 하고, 감봉으로 감경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고, 육군규정 180 징계규정에도 동일하게 규정되어 있는데, 이 사건 처분은 위 징계양정기준에 부합하고, 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2)

이 사건 처분은 성희롱에 대한 징계처분 중 가장 경한 감봉 1월의 징계처분에 해당하는데, 원고에게 성희롱에 해당하는 제1 징계사유 뿐만 아니라 품위유지의무위반(언어폭력)에 해당하는 제2 징계사유와 품위유지의무위반(기타)에 해당하는 제3-1, 3-3 내지 3-12 징계사유까지 인정된다. 육군규정 180 징계규정 [별표2] 1. 나. (4)항에 따르면 가장 중한 징계사유인 품위유지의무위반(성희롱)에 해당하는 징계보다 1단계 가중하여 징계수위를 정하도록 하고 있다.

(3)

제3-1, 3-3 내지 3-12 징계사유는 원고가 반복적으로 불필요하게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한 것이므로, 그 정도와 과실이 가볍지 않고,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군 기강 확립 및 군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 확보라는 공익이 이로 인해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에 비하여 작다고 할 수 없다.

3)

소결

제3-2 징계사유를 제외한 제1 내지 3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정래(재판장) 고철만 정종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