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B사단사령부 본부에서 행정부사단장으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19. 9. 10. 원고에게 품위유지의무위반(성폭력등), 품위유지의무위반(기타)를 이유로 군인사법 제56조에 따라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그 구체적 사유는 아래와 같다.
원고는 2019. 9. 17. 위 나.항의 처분에 대하여 항고하였고, 항고는 현재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항고위원회에서 계속중이다.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원고의 주장 요지
징계사유의 부존재
징계처분의 증거가 된 징계혐의사실 녹음 CD는 제1징계사유의 피해자 C이 원고와 제2징계사유의 피해자 F 사이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것이므로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에 의하여 위법하여 제2징계사유의 증거로 삼을 수 없고, 따라서 제2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제1징계사유의 언행은 사회통념상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만한 내용이 아니므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고, 제2징계사유의 언행은 부적절하다고는 볼 수 있어도 징계사유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재량권의 일탈·남용
이 사건 처분은 징계대상 사실의 비위 정도, 원고의 이전 경력 등에 비추었을 때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판단
징계사유 부존재 주장에 대한 판단
C의 징계혐의사실 녹음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인지 여부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이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라고 정한 것은,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는 제3자가 그 대화를 하는 타인들 간의 발언을 녹음해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이다. 3인 간의 대화에 있어서 그 중 한 사람이 그 대화를 녹음하는 경우에 다른 두 사람의 발언은 그 녹음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 간의 대화'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녹음행위가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6도498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갑 제3, 4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다른 사람들이 회의를 준비중이던 B사단사령부 본청 2층 소회의실에 들어가서 회의실 내에 있던 사람들과 대화를 시작하였는데, 당시 피해자 C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눈 뒤 피해자 F과 대화를 하였던 점, ② 당시 회의실에는 원고와 피해자들 외에 제3자도 있었고, 원고는 피해자들을 포함하여 회의실의 전체 인원이 자신의 발언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발언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따라서 피해자 C가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은 제3자라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 C의 녹음행위가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제1징계사유 기재 언행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갑 제3, 4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제2징계사유의 피해자 F과의 대화에 앞서 제1장계사유의 피해자 C과 대화를 하였던바, C이 제1징계사유 발언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제1징계사유의 발언을 하기 전 C에게 자신이 성희롱의 취지로 발언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까지 하였던 점, ② 발언의 내용에 '여자의 허리', '여자의 바스트' 등 여성의 신체를 직접적으로 가리키는 표현이 포함되어 있는바, 원고의 의도가 D고등학교의 풍수지리적 이점을 설명하려는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사용된 어휘 및 대화의 맥락, 청취자들의 연령 및 관심사 등을 종합하였을 때 그 발언에 대해 일반인들이 성적 혐오감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그와 같은 발언을 할 당시 회의실에는 C 외에도 다수의 남성들이 함께 있었으므로 그 발언을 들었던 C 입장에서는 보다 더 큰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는 점, ④ 원고는 허공에 철도가 지나가는 형상을 손으로 표현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대화의 직접 상대방인 F은 원고 손의 위치가 원고 자신의 가슴 근처에 있었다고 진술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제1징계사유 기재 발언 및 행동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제2징계사유 기재 언행이 징계처분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
국가공무원법 제63조는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으로부터 널리 공무를 수탁받아 국민 전체를 위해 근무하는 공무원의 지위를 고려할 때 공무원의 품위손상행위는 본인은 물론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모든 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 제63조에 따라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여기서 '품위'는 공직의 체면, 위신, 신용을 유지하고, 주권자인 국민의 수임을 받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의 직책을 다함에 손색이 없는 몸가짐을 뜻하는 것으로서,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 에 손색이 없는 인품을 말한다(대법원 2013. 9. 12. 선고 2011두20079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국가공무원법 제63조의 규정 내용과 의미, 그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국가공무원법 제63조에 규정된 품위유지의무란 공무원이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에 걸맞게 본인은 물론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의무라고 해석할 수 있다(대법원 2017. 4. 13. 선고 2014두8469 판결 등 참조),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품위손상행위에 해당하는가는 그 수범자인 평균적인 공무원을 기준으로 구체적 상황에 따라 건전한 사회통념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1. 19.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갑 제4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서에서는 원고의 제2징계사유 발언이 언어폭력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상급자로서는 하급자에 대하여 점잖은 말을 사용하여 온화한 태도를 보여야 함에도 제2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이므로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군의 위신과 명예를 손상시키는 행동이라고 하였던 점, ② 원고와 같은 지위의 고급 지휘관의 입장에서는 단어의 선택과 표현에 있어 품격을 지키고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 점, ③ 제2 징계사유 기재 발언들은 G대를 깡패들 집단이라고 하거나, G대에 간 것은 공부를 안했다는 것이라고 하는 등 특정대학교 구성원들의 능력이나 품성을 얕잡아보는 취지로 인식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그것이 동문 후배를 만난 반가움에 친근감을 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부적절한 발인이라고 할 것인 점, ④ 피해자 F 역시 자신은 별로 기분이 나쁘지 않았으나 다른 사람들의 경우 모욕적이고 충분히 기분이 나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제2징계사유 기재 발언은 지휘관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고, 공직의 체면과 위신을 저해한 행위로서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두10895 판결, 대법원 2014. 1. 29. 선고 2013두1988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① 구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2020. 7. 28. 국방부령 제10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가목 [별표 1의 3]에 의하면, 성희롱에 대한 징계처분은 정직을 기본으로 하고 감봉으로 감경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이 사건 처분은 위 징계양정기준에 부합하고, 그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② 이 사건 처분은 성희롱에 대한 징계처분 중 가장 경한 감봉 1월의 징계처분에 해당하는데, 원고에게 성희롱에 해당하는 제1징계사유 외에 제2징계사유 또한 인정되는 점, ③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군 기강 확립 및 군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 확보라는 공익이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에 비하여 작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정래(재판장) 고철만 정종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