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피고가 2019. 9. 2. 원고에 대하여 한 별지1 목록 기재 채권에 대한 압류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 및 별지2 목록 기재 추심행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을 모두 각하한다.
피고가 2020. 12. 29. 원고에 대하여 한 건강보험 고액·상습체납자 인적사항 공개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강원 평창군 B에서 ‘C정형외과의원’을 2000. 10. 2. 개설하여 운영하다가 2021. 4. 22. 폐업한 사람으로, ① 2015. 12.부터 2018. 7.까지 건강·장기요양보험료 44,192,920원 및 그 연체금 3,836,450원, ② 2015. 12.부터 2018. 9.까지 국민연금보험료 43,578,720원 및 그 연체금 3,847,970원, ③ 2015. 10.부터 2017. 10.까지 고용보험료 3,880,450원 및 그 연체금 415,630원을 체납하였다(이하 이를 통틀어 ‘이 사건 각 체납보험료’라 한다).
피고는 2019. 9. 2. 위 체납보험료의 징수를 위하여 원고의 사업소득인 D 주식회사, E 주식회사에 대한 신용카드대금채권을 압류하고(이하 ‘이 사건 압류처분’이라 한다), 2019. 9. 4. 원고에게 위 압류처분을 통지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압류처분에 기하여 2019. 9. 20.부터 2020. 4. 27.까지 별지3 추심내역표 기재 총수납금액란 기재와 같이 제3채무자 D 주식회사로부터 총 10,763,560원, 제3채무자 E 주식회사로부터 총 4,839,420원을 각 추심하여 합계 15,602,980원(=10,763,560원 + 4,839,420원)을 이 사건 각 체납보험료에 충당하였다.
원고는 2020. 5. 8.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압류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20. 6. 26. ‘이의제기 기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각하하였다.
한편, 피고는 2020. 6.경 원고에 대한 예정통보를 거쳐 2020. 12. 29. 피고의 홈페이지 또는 관보에 원고의 성명, 사업장명(C정형외과의원), 나이(57), 주소(강원 평창군 B), 체납기간(2016. 6. ~ 2018. 7.), 체납액(3,758만 원), 납부기한(2018. 8. 10.), 체납요지(건강보험 24개월 체납)가 포함된 고액·상습체납자 인적사항을 공개하였다(이하 ‘이 사건 공개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내지 9, 11, 18호증,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압류처분 및 추심행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의 적법 여부
피고의 본안전항변 요지
⑴ 이 사건 압류처분은 이미 피고에 의해 해제됨으로써 그 효력이 소멸된 처분이므로, 이 사건 압류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 또한 이 사건 압류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제소기간을 도과하여 제기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⑵ 피고의 추심행위는 이 사건 압류처분에 따른 효과로서 행해지는 것일 뿐 원고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처분이라고 볼 수 없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 사건 압류처분의 적법여부에 관한 판단
⑴ 우선, 이 사건 압류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행정소송법 제12조에 의하면, 취소소송은 처분 등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가 제기할 수 있고, 처분 등의 효과가 기간의 경과, 처분 등의 집행 그 밖의 사유로 인하여 소멸된 뒤에도 그 처분 등의 취소로 인하여 회복되는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도 그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한편 처분청이 다툼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하면 그 처분은 효력을 상실하여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므로, 존재하지 않는 그 처분을 대상으로 한 항고소송은 원칙적으로 소의 이익이 소멸하여 부적법하다고 보아야 하지만(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4두5317 판결 등 참조), 처분청의 직권취소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원상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아 무효확인 또는 취소로써 회복할 수 있는 다른 권리나 이익이 남아 있거나 또는 동일한 소송 당사자 사이에서 그 행정처분과 동일한 사유로 위법한 처분이 반복될 위험성이 있어 행정처분의 위법성 확인 내지 불분명한 법률문제에 대한 해명이 필요한 경우 행정의 적법성 확보와 그에 대한 사법통제, 국민의 권리구제의 확대 등의 측면에서 예외적으로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20. 4. 9. 선고 2019두49953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갑 제14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2020. 9. 2. 이 사건 압류처분을 하였다가 2021. 1. 4. 그 압류를 해제한 사실이 인정되는 한편, 피고는 이 사건 압류처분에 의해 압류된 채권의 일부인 15,602,980원을 추심하여 이 사건 각 체납보험료에 충당한 사실, 피고는 위와 같이 압류를 해제한 이후에도 2021. 1. 26., 2021. 2. 17. 원고에게 체납보험료에 관하여 다시 압류처분을 할 수 있다는 취지의 통보를 한 사실 등이 인정된다.
이에 따르면, 위 압류해제는 이 사건 압류처분의 효력을 소급적으로 소멸시키는 취소처분이 아니고, 이 사건 압류처분에 따라 이미 이루어진 추심 및 충당 등의 효력은 그대로 유지됨을 전제로 위 압류처분의 효력을 장래에 향하여 소멸시키는 것에 불과하며, 위 압류해제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압류처분과 그에 따른 추심 및 충당 등 후속행위로 인해 압류대상 채권에 가해진 침익적 효과는 원상으로 회복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 뿐만 아니라 원고가 위법성을 다투고 있는 이 사건 압류처분과 동일한 체납사실을 원인으로 한 압류처분이 반복될 위험성이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이 사건 압류처분의 효과가 위 압류해제로 인하여 소멸된 이후에도 원고에게는 이 사건 압류처분의 취소로써 회복할 수 있는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이 부분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⑵ 다음으로, 이 사건 압류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청구가 제소기간을 도과하였는지에 관하여 본다. 행정소송법 제20조 제1항에 의하면 취소소송은 처분 등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하고, ‘처분 등이 있음을 안 날’이란 통지, 공고 기타의 방법에 의하여 당해 처분 등이 있었다는 사실을 현실적으로 안 날을 의미하므로, 행정처분이 상대방에게 고지되어 상대방이 이러한 사실을 인식함으로써 행정처분이 있다는 사실을 현실적으로 알았을 때 행정소송법 제20조 제1항이 정한 제소기간이 진행한다고 보아야 하고(대법원 2014. 9. 25. 선고 2014두8254 판결 등 참조), 처분서가 처분상대방의 주소지에 송달되는 등 사회통념상 처분이 있음을 처분상대방이 알 수 있는 상태에 놓인 때에는 반증이 없는 한 처분상대방이 처분이 있음을 알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7. 3. 9. 선고 2016두60577 판결 등 참조).
한편, 국민건강보험법 제87조 제1항, 제3항, 제90조, 행정소송법 제20조 제1항에 의하면, 피고의 처분에 대하여 취소소송을 제기하려는 자는 ① 국민건강보험법상의 이의신청이나 심판청구를 거치지 아니하고 그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내에 바로 취소소송을 제기하거나, ② 임의적으로 이의신청을 선택한 경우에는 그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내에 이의신청을 하고, 이의신청 결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90일 내에 취소소송을 제기하거나 심판청구를 거친 후 취소소송을 제기하여야 한다. 따라서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내에 이의신청을 거치지도 않고 취소소송을 제기하지도 않은 경우에는 그 후 제기된 취소소송은 제소기간을 경과한 것으로서 부적법하고,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을 넘겨 청구한 부적법한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이 있은 후 그 결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90일 내에 원래의 처분에 대하여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고 하여 그 취소소송이 다시 제소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1두1878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15년부터 이 사건 각 보험료를 체납하였고 이 사건 압류처분서는 2019. 9. 4. 원고의 사업장으로 송달된 사실 등이 인정되므로, 원고는 2019. 9. 4. 사회통념상 이 사건 압류처분이 있음을 알 수 있는 상태에 놓였고 그 무렵 원고는 이 사건 압류처분이 있음을 알았다고 보이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그로부터 90일이 경과한 2020. 5. 8. 피고에 대하여 국민건강보험법 제87조에 따른 이의신청을 하고, 2020. 7. 31.에야 비로소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따라서 위 이의신청은 기간을 도과하여 청구한 것으로서 부적법하고,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압류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 또한 제소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기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피고의 이 부분 본안전항변은 이유 있다(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압류처분 이후 원고가 파산선고를 받았음에도 이 사건 압류처분을 유지하여 추심행위를 지속하는 것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한 것이므로 이의신청 제기기간을 도과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압류처분일은 2019. 9. 2.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은 위 2019. 9. 2.자 압류처분이고, 이후 파산선고라는 사정이 생겼다고 하여 피고가 압류처분을 유지하는 행위 자체에 처분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고, 피고가 위 압류처분에 기하여 한 추심행위 또한 아래에서 살펴볼 바와 같이 처분성이 인정되지 않아 각 추심행위가 있었던 날을 이의신청 제기기간의 기산점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추심행위의 처분성에 관한 판단
행정청의 어떤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의 문제는 추상적·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경우 행정처분은 행정청이 공권력의 주체로서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 그리고 법치행정의 원리와 해당 행위에 관련한 행정청 및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참작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2. 24. 선고 2015두26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는 국민건강보험법 제81조 제1항, 제3항,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11조, 국민연금법 제95조 제1항, 제4항,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27조 제2항, 제28조 제1항에 근거하여 국세 체납처분절차에 따라 이 사건 압류처분을 하였고, 구 국세징수법(2020. 12. 29. 법률 제177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1조 제1항, 제2항, 제42조에 의하면, 채권이 압류되고 압류된 채권의 채무자에게 압류통지가 이루어진 때에는 피고는 체납자인 채권자를 대위하여 그 채권의 추심권을 취득하는바, 피고의 추심행위는 이 사건 압류처분에 따른 후속절차일 뿐 피고의 추심행위 자체가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추심행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항고소송의 대상적격을 충족하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피고의 이 부분 본안전항변은 이유 있다.
이 사건 공개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파산 절차의 진행, 수해로 인한 영업 환경의 악화,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한 운영난 등으로 인하여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만으로는 병원 운영에 필수적인 경비를 충당하기에도 부족하였고 결국 병원을 폐업하기에 이르렀는바, 체납보험료를 납부할 능력이 없어 국민건강보험법 제83조에서 정한 고액·상습체납자의 인적사항 공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공개처분은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4 ‘관계 법령’의 기재와 같다.
판단
국민건강보험법 제83조에 의하면 피고는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납부기한의 다음 날부터 1년이 경과한 보험료, 연체금과 체납처분비의 총액이 1천만원 이상인 체납자가 납부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체납한 경우 그 인적사항ㆍ체납액 등을 공개할 수 있다. 다만, 체납된 보험료, 연체금과 체납처분비와 관련하여 제87조에 따른 이의신청, 제88조에 따른 심판청구가 제기되거나 행정소송이 계류 중인 경우 등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는 원고가 요양기관인 C정형외과의원을 운영하면서 피고로부터 매월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으므로 납부능력이 있다고 주장하나, 앞서 든 증거, 갑 제3,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개처분은 국민건강보험법 제83조에서 정한 고액·상습체납자의 인적사항 공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원고는 2016. 11. 1. 춘천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였고, 2017. 8. 24. 회생계획 인가결정을 받았으나, 2019. 12. 27. ‘회생계획을 수행할 수 없는 것이 명백하게 되었다’는 이유로 회생절차폐지결정을 받았다. 이후 춘천지방법원은 원고에 대하여 2020. 1. 16. ‘지급불능 내지 채무초과의 파산원인 사실이 있다고 인정된다’는 이유로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하고, 2020. 9. 10. ‘파산재단으로써 파산절차의 비용을 충당하기에도 부족하다’는 이유로 파산을 폐지하고 원고의 면책 신청에 대하여는 면책불허가 결정을 하였다(2020하단1013, 2020하면25). 이에 비추어 피고가 2020. 6.경 원고에게 이 사건 공개처분에 관한 예정통보를 하고 2020. 12. 29. 이 사건 공개처분을 할 무렵 원고는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공개처분은 ‘원고가 2016. 6.부터 2018. 7.까지 체납한 건강보험료 3,758만 원’에 관한 것으로, 위 건강보험료 체납액은 원고가 ‘지급불능 내지 채무초과’의 파산원인으로 파산선고를 받을 당시에 이미 체납하고 있던 보험료이고, 이후 ‘파산재단으로써 파산절차의 비용을 충당하기에도 부족하다’는 이유로 파산은 폐지되고 원고는 2021. 4. 22. C정형외과의원을 폐업하기에 이르렀다. 원고가 납부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료를 체납하였는지에 관하여는 피고가 입증하여야 할 것인데,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주장하는 사유만으로는 원고가 납부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료를 체납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공개처분의 대상인 ‘원고가 2016. 6.부터 2018. 7.까지 체납한 건강보험료’를 포함하여 이 사건 압류처분을 하였고 원고는 2020. 7. 31.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여 이 사건 압류처분의 위법성을 다투고 있음에도 피고는 이 사건 소송이 계류 중인 2020. 12. 29. 이 사건 공개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체납된 보험료와 관련하여 행정소송이 계류 중인 경우’로서 국민건강보험법 제83조 단서에서 정한 고액·상습체납자의 인적사항 공개의 제외 사유에 해당한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압류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 및 별지2 목록 기재 추심행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정인(재판장) 지예현 박채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