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22. 1. 21. 선고 2021노176 판결

2021

주문

제1 원심판결 및 제2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벌금 3,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 A가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A에 대한 2018. 12.경 명예훼손의 점은 무죄.

피고인 N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제1 원심판결에 대하여(피고인 A)

가)

2018. 12.경 명예훼손

피고인은 G 등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없다.

나)

2019. 2. 4.경 및 2019. 2. 7.경 각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피해자는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의 근로자들을 상습적으로 부당해고하여 왔다. 또한 F의 영업장부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았고, 재고 조사에도 협조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한 지적에 반발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이 게시한 현수막에 적힌 내용은 허위가 아니고, 피고인에게는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이 없었으며, 피고인의 행위는 정당한 노동쟁의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2)

제2 원심판결에 대하여(피고인들)

피고인들은 이 부분 범행을 공모한 적이 없고, 건설장비를 동원한 바도 없다. 이 지역은 사람이 살고 있지 않고, 이 사건 도로는 일반 공중의 왕래에 공용된 것이 아니므로 육로에 해당하지 않으며, 그 통행을 방해한 것도 아니다. 이 사건 도로 부지는 그 소유자인 Y에 대한 평창군수의 산지복구명령에 따라 임야로 지목이 복구되어야 하는터로서 도로가 아니다. P가 건설장비를 이용하여 경계를 침범하고 도로를 파손하였고, 피고인들이 이를 막으려고 설치한 플래카드와 경계표시 블록조각들은 도로 통행 방해와는 전혀 관계없는 경계표시에 불과하다.

나.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피고인 A: 제1 원심과 제2 원심에서 각 벌금 200만 원, 피고인 N: 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 A에 대한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피고인 A에 대하여 제1 원심판결 및 제2 원심판결이 각 선고되어 피고인이 이에 대하여 항소를 각 제기하였고, 이 법원은 위 두 항소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피고인 A에 대한 제1, 2 원심판결의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한다. 제1, 2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핀다.

나.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1)

제1 원심판결에 관하여(피고인 A)

가)

2018. 12.경 명예훼손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8. 12. 초순경 강원 평창군 C에 있는 D식당에서, 위 식당 건물 매입을 위해 답사를 온 G 등에게 사실은 피해자가 고기를 절취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B(피해자)이 주방장과 짜고 고기를 많이 훔쳐왔다. B의 고기 도둑질 때문에 이 식당이 이익을 못보고 있다”고 말하여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G에게 피해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적시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3)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G는 2019. 2. 24. “K가 2018. 12. 초경 F 식당과 식당이 위치한 부동산을 매수하는 것에 대하여 상담하기 위하여 F 식당에 방문하는 데 자신도 함께 동행하였는데, 피고인이 K와 자신에게 ’피해자가 주방장과 짜고 고기를 많이 훔쳐 왔다‘는 이야기를 하였다”는 내용이 포함된 확인서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F의 운영에 대하여 G보다 이해관계가 있었을 K는 J과 대화 과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가 고기를 훔쳤다는 말을 했는지 모른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 점(피고인 제출 증 제9호 제5쪽 등 참조), K, G는 피고인보다는 피해자와 보다 가까운 관계에 있었던 점, 원심법원은 검사의 신청에 따라 G를 증인으로 채택하였으나 G가 원심 공판과정에서 사망하여 위 확인서의 작성 경위나 그 내용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지 않았으므로, 그 내용의 신빙성을 인정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사실이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나)

2019. 2. 4.경 및 2019. 2. 7.경 각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표현은 허위사실이 아니라거나,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이 든 사정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ㆍ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의 변호인은 적법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 제출한 각 변호인 의견서를 통하여, 피고인이 게시한 현수막에 적힌 “상습부당해고”, “갑질 사장 물러나라”, “공금횡령 그만하고 투명경영 촉구한다” 부분은 의견의 적시일 뿐 이를 사실의적시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게시한 현수막에 담긴 내용은 ‘피해자가 상습적으로 근로자들을 부당하게 해고하였고, 공금을 횡령하였다’는 것으로 이는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의 사실관계에 대한 진술이며,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입증가능성, 문제된 말이 사용된 문맥, 그 표현이 행하여진 사회적 상황 등 전체적 정황을 고려해 보더라도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

②

피고인은 이 사건 수사과정과 원심 공판에서 피해자가 부당 해고하였다는 근로자들을 ‘L, M, J, I, Z’으로 특정하였고, 관련 구제신청 사건에서도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의 구제신청에 따른 재심판정에서 L, M는 자진사직하였거나 권고사직된 것으로 확인되었다(E는 당심 법정에서 L, M가 ‘해임’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하기도 하였으나, E는 주방보조를 맡은 직원으로서 소속 직원의 해고 등 인사에 관하여 정확히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았으며, 그의 진술도 L, M가 해고인지, 자진퇴사인지 정확히는 모른다는 취지이다). 또한 J은 F에 지분을 가진 임원으로서 근로자가 아니었으며, I은 F가 운영하는 식당을 인수하려던 사람이고 Z은 I이 데리고 온 사람으로서 I과 피해자 사이에 인수에 관한 교섭이 이루어지지 않아 약 1주일 만에 식당을 떠난 사람들로, 역시 F가 고용한 근로자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 ‘AA, AB, AC, AD, AE, AF, AG, AH, AI, AJ, AK’도 피해자로부터 부당하게 해고당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는 수사기관과 원심 법정에서 자신이 피고인에 대한 해고 이전에 다른 근로자들을 직접 해고한 적이 없고 J이 해고한 것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위 근로자들이 근로기준법상 위법하게 해고된 것이라거나 그것이 피해자의 의사에 의한 것이었다고 볼 만한 소명자료가 없고, 피고인의 구제신청에 대한 재심판정에서도 피해자가 근로자들을 부당 해고한 사실이 드러난 바 없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해자가 근로자들을 상습적으로 부당 해고하였다는 현수막의 기재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된다.

③

E는 당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해자가 2018. 11.경부터 신규 채용할 직원들을 상담하곤 했고, 이를 보면서 기존 직원들을 내보낼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며, 피고인과 E가 노동조합을 설립하자 피해자가 노조 탈퇴를 여러 번 회유하였고, 분위기상 짐작으로 노동조합을 탈퇴하지 않으면 해고될 것 같다고 생각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진술이나 그 밖에 피고인이 드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나 E가 2019. 2. 4. 이전에 해고되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피고인이나 E가 해고된 직접적인 원인은 피고인이 2019. 2. 1. 식당 열쇠관리 등의 업무를 거부하였고, 2019. 2. 2. 직원들이 출근했는데도 식당 문을 열어주지 않는 등 근로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하였으며,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19. 2. 4. 및 2. 7.에 허위사실이 기재된 현수막을 게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기 때문이었다.

④

피해자가 식당 현금보관기에서 돈을 가져갔다는 등 피해자가 F의 자금을 횡령하였을 것이라며 피고인이 수사기관 이래 당심에 이르기까지 드는 근거는 모두 피고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기초한 추측성 주장에 불과하며, F의 유일한 출자자이자 F의 자금을 관리해 왔던 피해자가 통상적인 영업 과정에서 수행하였을 업무의 모습과 양립 불가능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⑤

피고인은 식당과 가까운 고속도로 나들목 길가에 피해자가 근로자들을 상습적으로 부당 해고하고 자금을 횡령하였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설치하여 주변을 통행하는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였다. 피고인의 주장이 사실과 다를 경우 피해자의 명예가 크게 훼손되고 영업에도 상당한 지장이 있을 것임을 피고인은 충분히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인이 위와 같이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행동을 하기에 앞서 실제 해고 근로자들에게 해고의 경위를 확인하거나 횡령 혐의에 대하여 형사고발을 하는 등 자신이 게시할 현수막의 내용이 사실에 부합하는지에 대하여 신중하게 검토하였다는 사정은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 피고인에게 허위사실에 대한 고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며, 위와 같은 행위가 쟁의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2)

제2 원심판결에 관하여(피고인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도로(이하 ‘이 사건 도로’라 한다)는 일반공중의 왕래에 공용되는 것으로서 일반교통방해죄의 육로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이 든 사정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ㆍ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일반 공중의 왕래에 공용되는 이 사건 도로를 파손하고 그 도로 잔해물인 콘크리트를 도로 위에 쌓아두는 방법으로 불특정 다수인의 통행을 방해하였음이 충분히 인정된다.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①

피고인들은 부부이고, 피고인 A는 2015. 2. 4. 이 사건 도로 부지인 강원 평창군 O 임야 1,412㎡를 소유하다가 2016. 4. 25. 아들인 Y에게 이를 증여하였으며, 피고인들은 위 토지를 사실상 관리해 왔다.

②

Q는 2007년경 인근의 강원 평창군 U에 카페 건물을 건축하면서 이 사건 도로를 개설하였고, 이 사건 도로는 공로에서 위 카페 건물로 이어지는 유일한 도로였다. Q는 2017년경 평창 동계올림픽 무렵 위 카페를 개업하여 운영하였고, 이후 문을 닫았다가 최근 리모델링을 하려 했다고 진술하였다. 이 사건 도로의 통행이 불가능해지면서 Q나 위 카페 건물 인근으로 통행하려는 사람의 교통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가 발생하였음은 분명하며, 이 사건 도로가 파손될 무렵 Q가 실질적으로 카페 운영을 하지 않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③

이 사건 도로 인근의 강원 평창군 S 임야 905㎡ 및 T 임야 677㎡ 지상에는 생활형 숙박시설이 있었고, 종래 피고인들이 이에 대하여 공사를 진행하다가 공매가 진행되어 위 토지 및 건물에 관하여 주식회사 W(이하 ‘W’라 한다)가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공로에서 위 토지 및 건물로 가기 위하여는 이 사건 도로를 반드시 지나야 했으며, 피고인들의 행위로 이 사건 도로를 통행할 수 없게 되어 위 각 토지는 맹지가 되었다. 그로 인하여 W는 위 건물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④

이 사건 도로 부지 중 1,179㎡에 관하여 종래 단독주택 신축을 목적으로 한 산지전용허가가 있었는데, 평창군수는 2019. 10. 17. Y에게 위 부지에 관하여 목적사업미이행을 이유로 복구준공 통보를 한 사실은 인정된다. 피고인들은 이에 따라 이 사건 도로를 산지로 복구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복구계획평면도 등에 의하면 이 사건 도로는 강원 평창군 O 임야 1,412㎡ 토지 중 애초 산지전용허가가 없었던 남동쪽 방향 233㎡(= 1,412㎡ - 1,179㎡) 부분에 설치되어 있었으며 복구준공의 대상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평창군 주무관 R도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도로는 현황도로로 산지전용허가를 받은 구역 외에 있었고, 복구계획에는 이 사건 도로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⑤

피고인들은 수사기관에서, 2020. 2. 17. 자신들이 굴삭기 기사를 불러 이 사건 도로 위 콘크리트를 들어낸 사실을 인정하였다. 특히 피고인 N은 “P(W의 직원)가 공사를 진행하기 위하여는 O 진출로를 이용하여야 하는데 … 제가 어떻게 가만히 있겠습니까?”, “P는 계속 공사를 진행하였고 어쩔 수 없이 저와 A는 저희의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O 현황도로를 포크레인으로 들어낸 것입니다.”라고 진술하였다. 이와 같은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들이 W의 공사를 방해하기 위해 공모하여 이 사건 도로의 통행을 막은 사실은 충분히 인정된다.

다.

피고인 N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양형에 고려할 만한 현저한 사정변경이 없다. 이 사건 기록 및 변론과정에 나타난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방법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사유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드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제1 원심판결 및 제2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피고인 A의 항소도 일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 A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위 부분을 각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N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