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지방공기업법과 강원도개발공사설치 및 관리·운영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지역특성에 맞는 지역 개발사업을 통하여 주민의 복지향상과 지역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1996. 12. 24. 설립된 법인이고, 주식회사 B(이하 ‘B’라 한다)는 C 리조트 운영 및 관리, 영업에 관한 사업, 관광 숙박업, 관광객 이용시설업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12. 6. 25. B에 계약직으로 입사하여 분양지원실 법인영업팀에서 분양영업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와 B의 관계 및 위탁계약 체결 등
피고는 피고 소유의 C 리조트의 효율적인 운영 및 전문인력에 의한 합리적 경영을 위해 자회사를 통한 위탁운영 방식이 타당하다는 내부 검토와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지방공기업법 제54조에 근거하여 B를 설립하였고, B의 주식 전부를 보유하고 있다.
피고와 B는 2009. 9.경 피고 소유의 C 리조트의 운영 및 관리에 관하여 시설운영관리 위탁계약을 체결한 후 6차례에 걸쳐 위 계약을 갱신하였고, 2017. 3. 8. 아래와 같은 내용의 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를 통틀어 ‘이 사건 위탁계약’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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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의 피고 분양팀으로의 전출 등
피고 및 B의 인사규정 중 직원의 파견 근무에 관하여는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다.
원고는 2013. 12. 16. 피고 분양팀으로 전출되었는데, 당시 원고를 포함하여 B의 직원 8명이 피고로 전출되었고, B의 직원 6명이 피고로부터 복귀하였으며, 피고의 직원 3명이 B로 전출되었다.
원고는 위 전출 이후인 2014. 6. 25. B의 정규직 직원으로 전환되었고, 피고 고객지원팀 소속으로 C 리조트의 분양실적관리, 분양문의 관련 업무, 분양(입회)계약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22. 2. 19. 피고 소유의 C 리조트 자산양수도에 따른 피고와 B의 출자관계 변경으로 인하여 피고의 인사규정 제50조의 적용대상에서 B가 제외됨에 따라 B의 회원제운영팀으로 복귀하였다.
C 리조트의 매각 및 원고에 대한 고용승계 등
피고는 2022. 2.경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에 C 리조트를 매각하였다.
D은 2022. 2. 18. B와 C 리조트 사업 운영 및 관리에 관한 업무를 위탁하는 내용의 시설운영관리 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12, 34, 40, 120호증, 을 제1 내지 3, 19,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내용인 C 리조트 분양업무가 C 리조트의 양도로 인하여 D의 업무가 되었고, 원고도 B에서 D로의 고용승계에 동의함에 따라 원고와 B의 관계에서 형성된 권리와 법률관계는 이미 소멸하였으며, D과 새로운 근로관계를 개시하였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소는 이미 소멸한 과거의 법률상 지위를 대상으로 확인을 구하는 것이거나 직접고용을 통한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전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이익이 존재하지 않는 청구에 불과하여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구체적 판단
주위적으로 원고는 이미 형성되었던 과거의 근로관계를 기초로 피고의 근로자 지위의 확인을 구하고 있는데,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허용되는 것이고, 과거의 법률관계는 ‘해당 법률관계가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과거의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 확인의 이익이 있는바(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36407 판결 등 참조), 피고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의 성립을 부인하면서 원고의 근로자지위를 다투고 있고, 원고가 B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고 다른 회사와 새로운 근로계약 관계를 개시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에 대한 근로자지위확인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목적을 실현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원고에게는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
예비적으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하였으므로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만 한다)에 따라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할 것을 구하고 있는데, 원고가 제공한 업무의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파견법에 따른 직접고용의무가 소멸하여 원고가 피고와의 고용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자라고 볼 수 없고, 실체법상 이행청구권 내지 그에 상응한 이행의무의 유무는 본안에서의 판단사항에 해당하므로 이 부분 소의 이익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모두 이유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의 주장
주위적 청구
원고는 실질적으로 피고의 분양업무팀에서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가 원고의 업무수행과정을 지휘·감독하면서 원고의 근무시간, 근무장소를 구속하고 근태관리 및 인사평가 등을 하였을 뿐 아니라, 원고가 소속된 B는 사업주로서 독자성과 독립성이 없는 명목상 위수탁업체에 불과하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피고가 원고를 직접 채용한 것과 같은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한다.
예비적 청구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까지는 성립하지 않았다고 보더라도 원고가 B에 채용된 후 약 8년 3개월 동안 피고의 분양업무팀 업무를 수행하면서 피고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받는 등으로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았으므로, 피고와 원고 사이의 관계는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파견법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한다.
피고의 주장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B는 피고의 자회사로서 독자성과 독립성이 있다. 원고는 피고가 B와 C 리조트의 운영에 관한 위탁계약을 체결하였기 때문에 상호 유기적 업무수행을 위하여 B로부터 전출되어 온 것일 뿐이고, 그 외에 피고가 원고의 근태관리나 이를 기초로 한 급여, 휴가 인사평가, 포상 등에 관하여 결정한 바가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를 직접 고용하려는 의사로 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형성하였다고 할 수 없다.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B는 파견법에 따른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회사가 아니고 원고가 피고에 전출된 것은 기업집단의 사업상 필요와 인력 활용의 효율성 등을 고려한 의사결정에 따른 것이며, 원고는 B의 직원으로 B로부터 관리·감독을 받았을 뿐 아니라 B가 원고의 보수나 상여 등을 결정하여 지급하였으므로 이를 두고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9, 13, 25, 58 내지 63, 68, 72 내지 74, 81 내지 8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4, 7 내지 10, 14, 16, 2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B의 정관, 인사규칙 등
B는 2009. 9. 1. 정관을 제정하였고, 2009. 12. 31. 인사규정을 제정한 후 2021. 2. 5.까지 10차례에 걸쳐 이를 개정하였는데, 정관과 인사규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B의 조직, 직원 채용 및 교육, 근태 관리, 임금 지급 등
B는 원고가 피고로 전출한 이후인 2014. 8. 25. 기준으로 대표이사와 감사(비상임)를 두고, 시설팀, 고객서비스팀, 판촉팀, 객실팀, 회원제운영팀, 코스관리팀, 스포츠레져팀 등의 조직을 구성하여 정규직 203명, 계약직 16명, 단기계약직 313명의 직원이 고용되어 있었으며, 원고를 포함하여 5명의 직원을 피고에게 전출시켰다.
B는 채용계획을 수립하여 서류전형, 필기 및 실기, 면접 등을 통해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신규 채용한 근로자들과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소속 직원들에 대한 인사발령 및 승진, 전보배치 등을 결정하였다.
B는 원고를 포함한 소속 직원들에 대하여 폭력예방교육,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 장애인인식개선 및 아동학대 예방교육, 부패방지 및 청탁금지법 등 법정의무교 육 및 외국어교육, 직무교육을 실시하였고, 특히 원고를 포함한 대리(5급) 직급 직원 60명에 대하여 실무전문가 직무교육을 실시하였는데, 원고는 위 각 교육에 모두 참석하였다.
B는 소속 직원에 대하여 월별 근태표를 작성하여 관리하였고, 피고로부터 B가 전출한 원고를 포함한 직원들에 대한 초과근무 및 근태현황을 통보 받아 이를 직접 관리하였다.
B의 재무현황 등
B는 관광숙박업, 체육시설업, 리조트 운영·관리·영업에 관한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2017. 12. 31. 기준으로 자산이 4,468,014,715원이고, 그 중 비유동자산은 794,657,655원이었으며, 시설장치의 경우 그 평가액은 1,609,530,210원이었다.
B의 전체 영업수익은 2017. 12. 31. 기준으로 20,593,913,000원이었고, 그 중 이 사건 위탁계약에 기한 리조트 운영수익은 20,016,643,000원, 영화시네마수익은 161,280,000원, 여행사사업수익은 11,114,000원, 면세점사업수익은 404,876,000원이었다.
B는 2017. 12. 31. 기준으로 소속 직원들의 급여 15,630,778,498원, 복리후생비 1,561,948,592원, 세금과공과 177,583,580원, 교육훈련비 44,626,513원 등의 비용을 지출하는 외에 법인세로 1,283,197,221원을 지출하였다.
B는 피고로부터 사무실을 임차하여 사용하였는데 2017. 12. 31. 기준으로 위 사무실 차임 638,663,000원을 영업비용으로 처리하여 피고에 지급하였다.
피고의 B에 대한 감사 실시 등
피고의 미래전략팀은 B와 관련하여 C 리조트의 시설운영관리 과업의 관리·감독 강화를 통한 리조트 사업의 경영합리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자회사 관리 강화 지침’을 제정하였다.
피고는 2017. 5. 22.부터 같은 달 31.까지 B 조직 관리 체계를 개선하고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직, 인력 관리 적정 여부’, ‘근태 관리(출장 포함) 적정 여부’, ‘원가 절감 적정 여부’, ‘기타 개선항목 점검’ 등에 관하여 감사를 실시하였고, 피고는 위 감사를 통해 B의 예산집행 부적정, 골프장 무료식사 및 무료라운딩 제공, 경력산정 부적정, 승진자 선정절차 부적정, 초과근무관리 미흡, 근태관리 미흡, 비서 채용 부적정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주의 내지 개선, 시정 등의 조치를 요구하였다.
피고와 B 사이 직원 전출
2013년 이후부터 2022. 3.경까지 B로부터 피고로 전출된 직원은 원고를 포함하여 총 11명이고, 피고로부터 B로 전출된 직원은 총 8명이다. 파견기간을 포함한 사항은 아래와 같다.
원고의 피고 조직에서의 근무형태
원고는 피고 고객지원팀으로 전출된 후 C 리조트의 분양실적관리, 분양문의 관련 업무, 분양(입회)계약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가 출장이나 휴가 및 연차, 초과근무 및 휴일근무의 경우 피고 고객지원팀 상사 등에게 일정을 알리고, 피고의 업무시스템에 이를 등록하여 승인을 받았고, 피고는 B에 원고의 근태에 관하여 통지하였다.
원고는 피고 소속 상사로부터 인사고과 평가를 받았는데, 위 평가표에는 원고의 소속이 B로 적시되어 있고, 1차 평가자의 ‘B로부터 장기간 피고에 파견되어 있으므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인사평정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의견이 기재되어 있었다.
한편 피고는 피고 직원의 근태관리를 위하여 PC-OFF 제도를 도입하였는데, 원고와 같이 타 회사에서 전출된 직원에 대하여는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묵시적 근로계약관계 성립을 전제로 한 근로자지위확인)
관련 법리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5다75088 판결,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원고용주인 B가 이 사건 위탁계약에 있어서 노무대행기관 정도의 역할만을 하는 것에 불과하여 근로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사용자 지위를 부정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독자성·독립성을 결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B가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그 존재가 형식적·명목적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B가 형식적이고 명목적인 존재임을 전제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음을 이유로 근로자 지위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
B는 관광숙박업, 체육시설업, 리조트 운영·관리·영업에 관한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2017. 12. 31. 기준으로 44억 원 이상의 자산과 독립적인 운영조직을 보유한 별도 법인으로, 정관을 통해 이사회, 주주총회, 사채의 발행, 임원의 수와 선임 등의 절차에 관한 규정을 두고, 인사규정에서 사원의 채용, 보직, 승진, 근무성적평정, 상벌, 보수 등과 관련한 규정을 정하였으며, 법인세 및 소속 직원들에 대한 세금 등을 모두 납부하는 등으로 독립적인 사업주체로 활동하였다.
B는 전체 영업수익 중 이 사건 위탁계약에 따른 C 리조트 운영수익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나, 그 외에도 영화시네마 수익, 여행사사업 수익, 면세점사업 수익을 올리기도 하였다.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B가 매출의 대부분을 피고에게 의존한다는 사정은 피고가 B 주식을 100% 보유한 데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B는 채용·복무·보수·해고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규정을 마련한 후 그에 근거하여 채용·승진·직급체계를 결정하였고, 교육계획을 수립하여 직접 교육 및 근무평가를 실시하는 등 인사권을 직접 행사하였다. 비록 B의 정관이나 직제 및 보수에 관한 사항은 피고 사장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으나 이는 피고와 B의 특수관계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또한 B의 채용 및 교육 등의 과정에서 피고 소속 직원 일부가 채용면접관으로 일시적으로 참여하거나 원고가 피고의 위탁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만으로 B가 채용 및 교육의 주체라는 점을 부인하는 근거로 삼기에는 부족하고, 원고가 피고 소속 상사로부터 인사고과 평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가 피고에 전출되어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으로 보일 뿐 원고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나 이에 따른 연봉 조정을 B를 대신하여 피고가 직접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한편, 원고는 원고가 피고 고객지원팀으로 전출된 후 피고 고객지원팀 상사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아 수행하고, 출장이나 휴가 및 연차, 초과근무 및 휴일근무에 관하여 승인을 받았으며, 인사고과 평가를 받았으므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였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피고에 전출되어 근무하는 이상 소속 부서 상사로부터의 업무 지시나 근무 관련 승인 및 인사고과 평가 등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B에 원고의 근태에 관하여 통지하고, 인사고과 평가의 경우 1차 평가자로서의 의견이 작성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위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근로자관계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피고는 B의 주식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모회사로서 자회사인 B의 업무에 관하여 감사를 진행하고, 문제점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모회사와 자회사의 관계에 비추어 이례적이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가 B가 수행한 업무에 관하여 감사를 진행하였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B가 자신이 수행하는 업무에 관하여 피고의 사전 지시를 받은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주체로서 독자적인 판단을 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원고는, 피고가 B에 관하여 운영목표, 전략 등을 계획하고 관리하며 피고 내부의 사업부문 조직으로 운영하고 있어 B를 독립된 법인격을 가진 주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B는 그 정관에 따라 B의 연간 사업계획, 예산, 결산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B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들고 있는 피고의 사업계획 보고서에 B 관련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B가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상실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와 같이 B가 피고와 체결한 이 사건 위탁계약에 따라 C 리조트를 운영·관리하면서, 직원을 직접 고용하여 관련 업무에 투입하고 그에 대한 인사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던 점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위탁계약이 단지 도급계약의 형식만 갖춘 것이라거나, B가 원고와 맺은 근로계약이 명목적인 것에 불과할 뿐 원고가 사실상 피고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고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주체가 피고라고 보기 어렵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파견을 전제로 한 고용의 의사표시 청구)
관련 법리
파견법은 근로자파견사업의 적정한 운영을 도모하고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 등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여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과 복지증진에 이바지하고 인력수급을 원활하게 함을 입법 목적으로 한다(제1조). 파견법상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하고(제2조 제1호), 파견사업주란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자’를 말하며(제2조 제3호), 근로자파견사업이란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제2조 제2호). 파견법은 제2장에서 근로자파견사업의 적정한 운영을 위해 근로자파견사업에 대한 다양한 규제 조치를 두고 있는바, 근로자파견사업의 대상 업무를 원칙적으로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하고 전문지식·기술·경험 또는 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하여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로 제한하고(제5조 제1항), 근로자파견의 기간을 원칙적으로 1년을 한도로 하되, 파견사업주, 사용사업주, 파견근로자 간의 합의로 파견기간을 연장하는 경우에도 총파견기간이 2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며(제6조 제1항, 제2항),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려는 자는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면서 사용사업주가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제7조 제1항, 제3항). 나아가 파견법은 사용사업주가 위와 같은 제한을 위반하여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거나,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또는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 등에 해당하는 경우 사용사업주에게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6조의2 제1항 제1호, 제3호, 제5호).
이와 같이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따른 직접고용의무는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파견사업주, 즉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가 주체가 되어 행하는 근로자파견의 경우에 적용된다.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란 반복·계속하여 영업으로 근로자파견행위를 하는 자를 말하고,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파견행위의 반복·계속성, 영업성 등의 유무와 원고용주의 사업 목적과 근로계약 체결의 목적, 근로자파견의 목적과 규모, 횟수, 기간, 태양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위와 같은 반복·계속성과 영업성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파견행위를 한 자, 즉 원고용주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전출은 근로자가 원소속 기업과의 근로계약을 유지하면서 휴직·파견·사외근무·사외파견 등의 형태로 원소속 기업에 대한 근로제공의무를 면하고 전출 후 기업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근로제공의 상대방이 변경되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원소속 기업 복귀가 예정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고유한 사업 목적을 가지고 독립적 기업 활동을 영위하는 계열회사 간 전출의 경우 전출 근로자와 원소속 기업 사이에는 온전한 근로계약 관계가 살아 있고 원소속 기업으로의 복귀 발령이 나면 기존의 근로계약 관계가 현실화되어 계속 존속하게 되는바, 위와 같은 전출은 외부인력이 사업조직에 투입된다는 점에서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과 외형상 유사하더라도 그 제도의 취지와 법률적 근거가 구분되므로, 전출에 따른 근로관계에 대하여 외형상 유사성만을 이유로 원소속 기업을 파견법상 파견사업주, 전출 후 기업을 파견법상 사용사업주의 관계로 파악하는 것은 상당하지 않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19다299393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따른 직접고용의무는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파견사업주, 즉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가 주체가 되어 행하는 근로자파견의 경우에 적용되는바 먼저 B가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에 해당하는지 살펴본다.
앞서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에서 본 사정들에 앞서 본 법리에 기초하여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B가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용주가 근로자파견으로 인한 대가나 수수료 혹은 이와 동일시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였는지는 근로자파견행위의 영업성을 인정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되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B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위탁계약에 따른 위탁운영비를 지급받았을 뿐,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 전출과 관련한 별도의 대가나 수수료를 취득하지 않았고 이와 동일시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B가 매출 대부분을 피고에 의존한다는 사정은 피고가 B의 주식을 100% 보유한 특수관계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위 매출을 근로자 전출의 대가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보인다.
피고가 그 소유의 자산인 C 리조트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하기 위해 자본금을 100% 출자하여 B를 설립하고, 위 자산의 운영 및 관리에 관한 위탁계약을 체결하면서 모회사와 자회사의 특수관계 및 위탁계약의 내용이나 특성에 따라 어느 정도의 지시나 감독이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B가 피고에 근로자를 파견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다거나 원고가 주장하는 이른바 사내 하도급(사내 하청)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오히려 앞서 본 B의 주된 영업 분야, 자산 규모와 운영 조직을 고려하여 보면, B의 사업 목적 자체는 C 리조트의 효율적인 운영 및 그와 연계된 관광업 등이라고 보인다.
원고가 2012. 6. 25. B에 입사한 후 약 1년 5개월이 지난 2013. 12. 16. 피고에 전출되었는데, 원고의 입사 및 전출 시기 등에 비추어 보면 B의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 체결 목적은 근로자파견과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와 B는 이 사건 위탁계약에 따른 C 리조트 운영과 관련하여 2013년경부터 2022년경까지 B의 직원 11명, 피고의 직원 8명 등 상호간 직원들을 전출하기도 하였는데, 원고가 피고로 전출한 이후인 2014. 8. 25. 기준으로 한 B의 근로자 수인 532명(= 정규직 203명 + 계약직 16명 + 단기계약직 313명)에 비하면 소수에 불과할 뿐 아니라, 위와 같은 직원의 전출은 피고와 B의 특수관계 및 이 사건 위탁계약의 내용 등을 감안한 결정으로 보이고, 전출 근로자들은 원칙적으로 소속 부서로의 복귀가 예정되어 있었으며 실제 원고를 비롯한 전출 근로자들은 각 회사로 복귀하였다.
B는 C 리조트 매각 이후 D과 새로운 위탁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무렵 원고는 B로 복귀하여 사직서를 제출한 후 D이 위 리조트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하여 설립한 주식회사 R의 소속이 된 것으로 보이는바, 파견법이 규정한 직접고용의무 규정은 근로자파견의 상용화·장기화를 방지하고 그에 따른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하는 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2022. 1. 27. 선고 2018다207847 판결 등 참조), 원고의 경우를 위와 같은 파견법이 예정하고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B가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한 자로서 피고에게 직접고용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경아(재판장) 김민욱 최윤경
각주1) 이 사건 위탁계약서 [별표 2] 위탁대상 업무의 범위에는 C 리조트 기획 및 전산 관리, 인사 및 총무 관리, 재무 등 지원 업무, 시설의 운영 관리, 홍보 관리 등이 포함되어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