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23. 11. 9. 선고 2023나30991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3,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9. 15.부터 2023. 11. 9.까지 연 6%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4.

소송 총비용 중 4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농산물의 생산, 유통, 가공, 판매 등을 주목적으로 하여, 피고의 현재 대표자인 C가 자본금 1억 원의 40%, 감사인 D이 30%, E이 30%를 각 출자하여 2020. 7. 8. 설립된 농업회사법인이다.

나.

E은 2020. 12. 16. 개최된 피고의 주주총회에서 피고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선출되어 취임하였다.

다.

E은 2020. 12. 25. 원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

라.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회사명과 대표이사 항목에 피고의 명칭과 E의 이름이 각 기재되어 있고, 피고의 법인인감이 날인되어 있다.

마.

원고는 피고로부터, 2021. 2. 26.에 3,500,000원을, 2021. 4. 1.에 1,000,000원을 각 지급받았다.

바.

원고는 2022. 4. 21.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원주지청에 E을 상대로 임금이 체불되었다며 진정을 제기하였고, 원고와 E은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사.

원고는 2023. 5. 25. E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고, 이에 춘천지방검찰청 원주지청의 검사는 E에 대하여 공소권 없음의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호증, 을 제2, 5, 6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당심 증인 E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에 고용되어 2021. 1. 1.부터 같은 해 12. 30.까지 근무하다가 퇴사하였는데, 피고는 원고에게 2021. 2. 1.부터 같은 해 12. 30.까지의 임금 중 3,75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위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는지 여부

1)

앞서 든 증거에 더하여 갑 제7 내지 9, 12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2020. 12. 25.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된다.

①

처분문서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경우 그 문서에 표시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내용대로 법률행위의 존재를 인정하여야 하므로(대법원 2000. 10. 13. 선고 2000다3860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그 내용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인정하여야 한다.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실질이 용역계약 또는 도급계약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처분문서의 내용을 부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도 전혀 없으며, 이를 근로계약이 아닌 용역계약 또는 도급계약으로 볼 근거도 없다.

②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체결된 이후 피고의 버섯 재배사 분양을 위해 광고홍보물을 작성하고, 버섯 재배사 분양을 위해 고객들을 만나기도 하였으며, J, K 등과 버섯 재배사 분양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원고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③

피고는 2021. 2. 26.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연봉42,000,000원을 12개월로 나눈 금액에 해당하는 3,500,000원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면 피고가 원고에게 위 돈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

2)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원고와 E이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 아니라 다른 목적으로 형식상의 외관을 만들어 내기 위해 작성한 것에 불과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서상의 법률행위는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에 부합하는 듯한 당심 증인 E의 일부 증언은 처분문서인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배치되어 이를 믿기 어렵고, 달리 원고와 E이 다른 목적으로 형식상의 외관을 만들어 내기 위해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대표권 남용으로 무효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은 E이 원고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그 권한을 남용하여 체결한 것이어서 무효라고 주장한다.

대표이사가 대표권의 범위 내에서 한 행위는 설사 대표이사가 회사의 영리목적과 관계없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그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 할지라도 일단 유효하고, 다만 그 행위의 상대방이 대표이사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회사에 대하여 무효로 된다(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다34045 판결 참조).

피고의 대표였던 E이 원고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설령 원고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E의 그와 같은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도 전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사기 또는 착오취소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투자금을 유치해오겠다고 E을 기망하였고, 이에 속은 E이 착오를 일으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기망 또는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다고 주장한다.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투자금을 유치해오겠다고 E을 기망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설령 E이 원고가 투자금을 유치할 것으로 착오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동기의 착오에 지나지 않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을 것을 원고에게 표시하여 그 동기가의사표시의 해석상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거나, 원고가 동기의 착오를 유발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

1)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21. 8. 중순경 피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사실, 피고는 원고의 위 의사표시에 따라 2021. 9.부터 원고에게 노무의 제공을 요청하지 않았고, 원고도 피고에게 노무를 제공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해지를 청약하였고, 이에 대해 사용자인 피고는 원고에게 노무의 제공을 요청하지 않아 위 청약에 대해 묵시적으로 승낙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21. 8. 31. 당사자들의 의사가 합치되어 합의로 해지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은 합의로 해지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원고는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조사를 받으면서 처음에는 '2021. 1. 1.부터 2021. 8. 31.까지 근무하였다.'는 내용으로 진술하였던 점, 피고는 2021. 9.부터 원고에게 업무지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원고도 위 시기부터 피고에 노무를 제공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원고가 2021. 12. 30.까지 피고에게 노무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라.

원고의 피고에 대한 임금채권의 발생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의 2021. 1. 1.부터 2021. 8. 31.까지의 근무에 대한 임금 28,000,000원(= 3,500,000원 × 8개월) 중 미지급된 23,500,000원(= 28,000,000원 -3,500,000원 - 1,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2021. 9. 15.부터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선고일인 2023. 11. 9.까지 상법이 정한 연 6%의<1>,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마.

소결

결국, 원고의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3.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게 주문 제2항 기재 돈의 지급을 명하며, 제1심판결의 나머지 부분은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조미연(재판장) 이보라 고병용

각주1) 회사가 근로자와 체결한 근로계약은 보조적 상행위에 해당하므로, 그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청구에는 상법에서정한 연 6%의 이율이 적용된다(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6다276672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