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들의 원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들은 C 주식회사(이하 ‘C’이라고 한다)와 택배집배점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A는 위 회사로부터 위탁받은 택배운송업무를 수행하는 춘천남대리점을, 피고 B는 소양대리점을 각 운영하고 있다.
원고들은 별지 2 원고별 청구금액 표의 ‘피고명’ 기재 각 피고들과 사이에 피고들 운영의 집배점 영업구역 내 담당구역에 관한 택배 집화 및 배송업무를 수행하고 수수료를 지급받기로 하는 각 위·수탁계약(이하 ‘이 사건 위수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택배기사이다.
D노동조합(이하 ‘D노조’라 한다)은 택배운송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 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원고들은 D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이다.
원고들의 쟁의행위와 피고들의 집화중단조치
D노조는 피고들과 2021년경 5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는데, D노조가 단체교섭에서 요구한 사항은 배송상품 인수 시간의 단축, 조합원의 휴가, 주 5일제 실시, 집배송 업무 외 분류작업 등의 강요 금지, 조합사무실 제공, 작업공간 개선 등 주로 조합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사항들이었다.
D노조와 피고들 사이에 위와 같이 수차례에 걸친 교섭이 진행되었음에도 노사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자, 2021. 5. 17.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 신청을 하였는데,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조정회의를 진행한 후 2021. 5. 27. ‘노사 당사자 간 주장의 현격한 차이로 조정안의 제시가 어려워 조정안을 제시하지 아니하고 조정을 종료한다’는 내용의 조정중지 결정을 하였다(AP~AQ).
위와 같이 단체교섭이 결렬되자 D노조는 2021. 12. 28.경 총파업을 실시하였고, D노조의 조합원인 원고들도 파업에 동참하였다.
C은 피고들의 요청에 따라 2021. 12. 말경부터 2022. 3. 22.까지 원고들의 담당구역에 관한 집화중단조치(이하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라 한다)를 하였고, 피고들은 대체 배송기사 등을 통하여 원고 담당구역 내 화물에 관한 집화 및 배송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
D노조는 2022. 3. 2. G연합(이하 ‘G’이라 한다)과 사이에 조합원들이 파업을 종료하고 현장에 복귀하기로 하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공동합의문(이하 ‘이 사건 공동합의문’이라 한다)을 작성하고, 2022. 3. 3.경 피고들에게 조합원인 원고들이 파업을 종료하고 2022. 3. 7.부터 업무에 복귀한다는 의사를 표명하였다. 공동합의문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생략>
피고들은 원고들의 업무복귀의사표명을 전달받고도 2022. 3. 22.까지 C에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의 해지를 요청하지 않았다.
청구취지
및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5, 8 내지 13, 19, 23호증, 을 제2, 5, 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피고들은 원고들이 소속된 D노조가 2021. 12. 28. 총파업에 돌입하자 같은 날 원고들의 책임 배송지역인 특정 배송지에 배송할 상품의 접수가 되지 않도록 하는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를 개시하였다. 피고들의 위와 같은 집화중단조치는 원고들이 명시적인 업무복귀의사를 밝힌 2022. 3. 7. 이후에도 같은 달 22.까지 계속 유지되었다.
피고들이 2022. 3. 7.부터 같은 달 22.까지 유지한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는 직장폐쇄에 해당하고, 이는 방어적인 목적에서 벗어나 공격적 직장폐쇄로 변질되어 대항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상당성 요건도 갖추지 못하여 위법하고 정당성이 없는 직장폐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위 기간 동안 별지 2 원고별 청구금액표의 해당 청구금액란 기재와 같이 산정한 미지급 수수료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를 유지한 피고들의 행위가 위법한 직장폐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정당한 이유 없이 집화중단조치를 유지한 것은 이 사건 위수탁계약상 의무위반으로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피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개인사업자로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나 이를 해지하지 않은 것은 집배점 출입금지나 해당 배송지에 대한 상품 전체 발송 금지가 아니어서 직장폐쇄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는 집단적 노무제공거부가 아니고 총파업에 참가한 특정 택배기사에 대한 상대적 노무제공거부이므로 직장폐쇄가 아니다.
설령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가 직장폐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피고들의 업무복귀 요청을 거부하였고, 원고들은 2022. 3. 7. 이후에도 부분파업을 지속하였으므로, 쟁의행위를 중단하고 진정으로 업무에 전면 복귀할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수 없어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가 공격적 직장폐쇄로 변질되었다고 볼 수 없다. 아울러 집화중단조치의 주체는 피고들이 아니라 C이므로, 피고들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나아가 위법한 직장폐쇄라고 하더라도, 원고들의 업무 복귀와 동시에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가 해지되었으므로 원고들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전제로 한 일일 평균 수수료액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하는 것은 부당하다.
판단
원고들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노동조합법은 근로자가 노동조합의 주체라고 명시하고(제2조 제4호 본문), 근로자에 관하여 직업의 종류를 묻지 않고 임금·급료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수입으로 생활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제2조 제1호).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는 사용자와 사용종속관계에 있으면서 노무에 종사하고 대가로 임금 그 밖의 수입을 받아 생활하는 사람을 말하고, 사용자와 사용종속관계가 있는 한 노무제공계약이 고용, 도급, 위임, 무명계약 등 어느 형태이든 상관없다. 구체적으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노무제공자의 소득이 주로 특정 사업자에게 의존하고 있는지, 노무를 제공받는 특정 사업자가 보수를 비롯하여 노무제공자와 체결하는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지,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의 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특정 사업자의 사업을 통해서 시장에 접근하는지, 노무제공자와 특정 사업자의 법률관계가 상당한 정도로 지속적·전속적인지, 사용자와 노무제공자 사이에 어느 정도 지휘·감독관계가 존재하는지,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로부터 받는 임금·급료 등 수입이 노무 제공의 대가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노동조합법은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는 것 등을 목적으로 제정된 것으로(제1조), 개별적 근로관계를 규율하기 위해 제정된 근로기준법과는 목적과 규율내용이 다르다. 이러한 노동조합법의 입법 목적과 근로자에 대한 정의 규정 등을 고려하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노무제공관계의 실질에 비추어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지라는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하고, 반드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4두12598, 1260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헌법 제33조 제1항이 보장하는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의 성격과 내용, 노동조합법이 위 노동3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자 마련된 점,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의 정의’ 규정이 특정 사업자에 대한 소속을 전제로 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고용 이외의 계약 유형’에 의한 노무제공자까지도 포함할 수 있도록 정한 점 등과 함께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들의 사업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피고들과 경제적·조직적 종속관계를 이루고 있는 택배기사인 원고들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집배점주인 피고들은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
택배기사는 C의 전국적인 물류시스템에 편입되어 택배사업에 필수적인 배송·집화 업무 등의 노무를 제공하고 있고, 그 업무의 핵심적인 내용은 각 택배기사별, 집배점별로 크게 다르지 아니하다. 그럼에도 택배기사는 집배점주와 택배 위수탁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주요한 부분인 집배점 수수료율 책정에 관하여 충분한 교섭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각 택배기사별, 집배점별로 집배점주가 공제하는 집배점 수수료율에 큰 차이가 나타나고, 집배점 수수료율 책정이나 택배 업무 수수료 지급 명세 내역에 관한 구체적·합리적인 근거가 제시되고 있다고도 볼 수 없다. 또한, 물류작업방식의 변경이 발생하고 이는 택배기사의 업무시간과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는 중요한 변화임에도, 전체적인 물류시스템하에서 상호 연계하여 통일적으로 이루어지는 택배업무의 특성상 개별 택배기사가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여 집배점주와 노무제공 조건에 관하여 교섭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지기 어려워 보인다.
택배기사의 기본생활을 담보할 수 있는 택배 업무 수수료는 책임배송구역에 배정되는 물량과 집배점주가 공제하는 집배점 수수료율에 의하여 좌우된다. 집배점주는 책임배송구역이나 물량, 집배점 수수료율의 조정을 통해 택배기사의 소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위에 있고, 택배기사는 각종 사유로 인한 계약해지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집단적으로 단결함으로써 대등한 위치에서 교섭권을 보장받을 필요성이 있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가 직장폐쇄에 해당하는지 여부
노동조합법 제2조 제6호에서 직장폐쇄를 사용자의 쟁의행위의 일종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직장폐쇄’란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항하여 근로자에 대하여 그 노무의 수령을 집단적으로 거부함으로써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살피건대, 원고들과 같은 택배기사들은 소속된 대리점에서 일정한 구역을 할당받고, 해당 구역에 대한 집화코드를 발급받는데, 택배기사에 대한 집화중단조치가 이루어질 경우 해당 택배기사가 담당하는 구역의 택배물품에 대한 집화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고<1>, 당연히 위 배송구역을 담당하는 기사는 배송할 물건이 입고되지 않아 배송을 할 수 없게 된다. 결국 피고들의 집화중단조치는 D노조 조합원인 원고들의 노무 수령을 거부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측면이 있어 실질적으로 직장폐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집화중단조치는 집배점 출입금지나 해당 배송지에 대한 상품 전체 발송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고, 총파업에 참가한 특정 택배기사에 대한 상대적 노무제공 거부의 의사표시이므로 직장폐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극히 일부 상품의 집화 및 배송이 가능하였다고 하더라도 택배기사인 원고들의 주요 배송업무를 불가능하게 하는 집화중단조치는 집단적 노무수령거부에 해당하고, 게다가 총파업에 참가한 택배기사에 대한 노무수령을 거부한 것은 D노조 조합원의 쟁의행위에 대항하여 이루어진 것이어서 직장폐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를 해지하지 않고 유지한 것이 위법한지 여부
인정사실
C이 속한 AR협회, 정부(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우정사업본부), 택배기사들을 대표하는 AS위원회, G 등은 2021. 1. 21., 2021. 6. 22. 두 차례 택배기사의 과로사 문제에 따른 대책 등에 관한 합의(이하 합하여 ‘이 사건 사회적 합의’라고 한다)를 하였는데, 그 주된 내용은 ㉮ 택배 분류작업에서 택배기사를 제외하는 것, ㉯ 택배기사의 주 최대 작업시간을 60시간으로, 일 최대 작업시간을 12시간으로 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 ㉰ 밤 9시 이후의 심야배송을 제한하는 것 등이었다.
국토교통부는 이 사건 사회적 합의 및 2021. 7. 27. 시행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제32조에 따라 ‘영업점-택배기사 위수탁 표준계약서’를 공고하였다. 위 표준계약서에는 택배기사의 작업시간이 일 12시간, 주 60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규정이 있고, 당일배송 의무와 관련한 규정은 없다.
G은 2022. 3. 4. 피고들을 포함한 대리점주들에게 총파업에 참가하였던 택배기사들의 업무복귀 절차(택배기사 업무복귀 프로세스)에 대한 안내를 하였는데, 서비스 정상화에 대한 의사를 확인하고 서비스 정상화에 대한 의사표명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집화제한조치 등을 계속 유지하라는 내용 등이었다.
피고 B는 2022. 3. 7. 원고들에게 ‘기존 위수탁계약서 제5조 제3항에 의거 책임배송구역 내 상품은 당일배송(서브터미널에 도착한 물품을 전부 당일배송하는 것을 의미한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주6일 계약 업무를 수행한다.’는 내용이 담긴 ‘서비스 정상화 확약서’를 작성하여 줄 것을 요구하며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피고 B는 2022. 3. 7. D노조에, 태업을 계속 이어간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사건 공동합의문에 정한 바와 같이 서비스 정상화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D노조는 2022. 3. 7. C 각 대리점에, 위와 같은 태업지침을 내린 적이 없고, 조기출차(일정시간이 되면 간선차량의 하차작업 완료 여부와 무관하게 출차하는 것을 의미한다)나 토요휴무 등에 대한 지침 역시 내린 적이 없으며, 대리점들이 이 사건 공동합의문의 ‘서비스 정상화’에 대한 자의적 해석으로 위 내용을 왜곡하고 있다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2022. 3. 8. D노조 AT지회 노조원들(이하 ‘D노조 측’이라고만 한다)과 대리점주들(이하 ‘G 측’이라고만 한다) 간 이루어진 회의에서, D노조 측은 ‘복귀하여서도 총파업 이전에 하던 12시 조기출차를 할 것이고, 생물에 대해서는 대체배송을 허용하겠다. 토요휴무는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고, G 측은 ‘서비스 정상화의 의미는 다른 택배기사들이 일하고 있는 것과 똑같이 해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안정이 된 다음에 태업을 하든 개선을 하든 협의해나가야 할 문제이다. 지금 사태를 안정화시키려면 12시 출차는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G은 2022. 3. 8. 대리점주들에게 ‘태업 등 쟁의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아 서비스 정상화를 요구하는 것은 노동3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별도의 조건 없이 서비스 정상화 의사만을 확인하라. 서비스 정상화 의사를 표명하지 않거나 태업 등 쟁의행위를 강화하겠다는 조건부 서비스 정상화 의사를 표명하는 경우에는 표준계약서를 작성하지 말고 집하제한조치 해지 요청 후 일시를 정하여 업무복귀를 통보하라.’는 취지의 택배기사 업무복귀 프로세스(2차)를 안내하였다.
G은 2022. 3. 10. 대리점주들에게 ‘D노조에서 서비스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확고함을 통보해왔으므로 서비스 정상화 의사 확인은 불필요하고, 개별 조합원이나 지회 단위에서 태업의사를 밝힌 경우에도 노조의 투쟁지침에 따른 쟁의행위를 전제하지 않으므로 개의치 말고 표준계약서를 작성하고 집하중단조치의 해제를 요청하라’는 취지의 택배기사 업무복귀 프로세스(3차)를 안내하였다.
피고 B는 2022. 3. 11. 및 같은 달 14. D노조 AT지회에 ‘D노조 AT지회와의 2022. 3. 8.자 간담회에서 지회는 토요휴무, 조기출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전에 발송하였던 확약서를 부탁하며, 작성되면 집화중단조치의 해제를 요청할 것이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2022. 3. 18. 열린 D노조 측과 G 측 간 회의에서도 D노조 측은 12시 조기출차를 유지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2022. 3. 21. 당시 D노조 위원장이었던 AU를 비롯한 D노조 측과 G 측간 회의에서, D노조 측은 ‘전국적으로 집화중단조치를 해제하지 않은 곳은 AT밖에 없다. 일단 집화중단조치를 풀고 인수시간(화물을 택배기사의 차량에 상차하는 시간을 말한다) 등에 대한 논의를 해가자.’는 의견을 밝혔다.
원고들과 피고들 사이에 2022. 10.경 새롭게 이 사건 위수탁계약이 체결되었는데, 이 사건 위수탁계약서와 그에 부속한 부속합의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16, 17호증, 제21호증의 1, 제25 내지 28, 34 내지 37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리
사용자의 직장폐쇄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교섭태도와 교섭과정, 근로자의 쟁의행위의 목적과 방법 및 그로 인하여 사용자가 받는 타격의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에 비추어 쟁의행위에 대한 방어수단으로서 상당성이 있어야만 사용자의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될 수 있고, 그 직장폐쇄가 정당한 쟁의행위로 평가받는 경우 사용자는 직장폐쇄 기간 동안의 대상 근로자에 대한 임금지불의무를 면한다(대법원 2000. 5. 26. 선고 98다34331 판결,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도2243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의 쟁의행위 등 구체적인 사정에 비추어 직장폐쇄의 개시 자체는 정당하다고 볼 수 있지만, 어느 시점 이후에 근로자가 쟁의행위를 중단하고 진정으로 업무에 복귀할 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사용자가 직장폐쇄를 계속 유지하면서 근로자의 쟁의행위에 대한 방어적인 목적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노동조합의 조직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목적 등을 갖는 공격적 직장폐쇄의 성격으로 변질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이후의 직장폐쇄는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에 따라 사용자는 그 기간 동안의 임금지불의무를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16. 5. 24. 선고 2012다8533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2022. 3. 7. 이후 업무복귀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혔음에도 피고들이 2022. 3. 7.부터 2022. 3. 22.까지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를 해지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한 것은 위법한 직장폐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들은 이로 인해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이는 이상 선택적 관계에 있는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는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D노조와 G은 2022. 3. 2. 이 사건 공동합의문을 작성하고, D노조는 2022. 3. 3. 쟁의행위를 종료하며 택배기사들이 정상적인 업무를 2022. 3. 7.부터 진행할 것임을 공지하는 공문을 각 대리점에 발송하였다. 이후 원고들은 2022. 3. 4.과 2022. 3. 5. 이틀 동안 사업장에 복귀하여 업무를 수행할 준비를 하였다. 그러나 피고들은 2022. 3. 7. 이후에도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를 해지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원고들은 쟁의행위 종료 이후 매일 대리점으로 출근하였음에도 2022. 3. 22.까지 담당하는 배송구역 물품이 입고되지 않아 이에 대한 배송업무를 전혀 하지 못하였다.
원고들이 업무복귀의사를 밝힌 이후 피고 B가 3차례에 걸쳐 D노조 측에 보낸 공문의 내용, 피고 B는 원고들에게 ‘당일배송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긴 ‘서비스 정상화 확약서’ 작성을 요구한 점,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가 해지되기까지 이루어진 D노조 측과 G 측 간의 3차례에 걸친 회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이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를 해지하지 않았던 실질적 이유는 원고들이 조기출차를 주장하며 당일배송에 대한 확약을 거부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피고들은 원고들이 토요일 휴무를 주장하며 부분파업을 하였기 때문이라고도 주장하나, 원고들이 위와 같이 업무복귀의사를 밝히면서 토요일 휴무를 전제로 복귀하겠다고 한 것으로 볼 자료가 없다(토요일 휴무 도입 관련하여서는 총파업 기간 이전부터 D노조와 G 사이에 교섭사항 중 하나였던 것으로 보이나, 교섭이 결렬되었고 D 노조는 쟁의행위를 종료하면서 토요일 휴무가 없었던 총파업 이전 상태로 업무복귀하기로 하였다). 또한 피고들은 원고들이 석사대리점과 중앙대리점의 계약해지와 관련하여 쟁의행위를 하였기 때문이라고도 주장하나, 원고들이 위 해지 건을 문제 삼아 조기출차나 배송거부 등의 쟁의행위를 이어나갔다는 자료도 없다.
따라서 원고들이 업무복귀의사를 표시하면서도 조기출차 주장을 유지한 것이 진정한 업무복귀의사의 표시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또는 원고들의 조기출차 주장에 대항하여 한 피고들의 이 사건 집화중단치의 유지가 방어수단으로서의 상당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조기출차 주장을 유지하면서 업무복귀의사를 표시하였다고 하여 그 의사가 진정한 것이 아니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들이 원고들의 업무복귀의사의 진정성을 의심할 만한 이유도 없었다고 보인다.
택배기사의 작업시간은 이 사건 사회적 합의의 주된 내용이었고, 이후 국토교통부가 공고한 표준계약서에서도 이를 반영하여 작업시간을 주 60시간, 일 12시간으로 명시하였다. 특히 일일 작업시간은 인수시간의 제한 문제와 직결되는데(택배기사들의 작업시간은 인수시간과 배송시간을 모두 포함하는데, 인수시간이 길어지면 일일 작업시간을 초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원고들은 총파업 이전부터 조기출차를 통해 위와 같은 작업시간 문제를 개선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이는 쟁의행위로 볼 수 있다).
이 사건 공동합의문에는 “모든 조합원은 서비스 정상화에 적극 참여하고 합법적 대체 배송을 방해하지 않는다. 다만, G과 D노조는 복귀 즉시 부속합의서 논의를 개시하여 6월 30일까지 마무리되도록 한다.”라는 문구가 있다. 이에 관하여 당시 D노조 수석부위원장이었던 AV은 ‘이 사건 사회적 합의에 따라 추후 논의될 주 60시간 근무, 주 5일제 등과 관련해서 대체배송이 가능하여야 하기에 그러한 문구를 넣은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당시 D노조 위원장이었던 AU는 ‘앞으로 택배기사들의 작업시간 중 인수시간은 3시간, 배송시간은 7시간(이 사건 사회적 합의에 따른 주 60시간의 작업시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일 10시간)으로 논의될 것이고, 그런 이유로 6월 말까지 부속합의서 논의를 마무리하기로 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G 이사이자 가평대리점 소장인 AW도 제1심에서 ‘이 사건 공동합의문 작성 당시 우선 노조원들의 업무복귀를 통한 서비스 안정화가 우선이었고, 노조원들의 계약상 의무 불이행 가능성을 열어두었기 때문에 합법적 대체 배송을 허용한다는 문구가 들어간 것이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D노조와 G은 노조원들이 총파업을 중단하고 복귀한 이후에도 이 사건 사회적 합의에 따른 사항, 그중 특히 작업시간 제한을 이행하기 위한 부분파업 또는 태업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음을 서로 인지, 확인하면서 이 사건 공동합의문을 작성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들은 이 사건 공동합의문에서 말하는 ‘서비스 정상화’의 의미는 원고들이 이 사건 위수탁계약상의 의무를 다하는 것, 다른 택배기사들과 같이 당일배송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므로, 원고들이 조기출차를 주장하면서 부분파업을 이어나간 것은 쟁의행위를 중단하고 진정한 업무복귀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총파업 이전 원고들과 피고들과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위수탁계약서 제5조 제3항은 “수탁자는 책임배송구역 내 배송해야 할 화물 전부를 당일 배송 완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기는 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미 총파업 이전부터 원고들은 이 사건 위수탁계약상의 당일배송 의무에도 불구하고 조기출차를 주장하며 이를 실행해 왔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공동합의문 작성 경위와 그 문구의 의미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은 원고들이 파업을 종료하고 복귀하여서도 조기출차를 주장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피고 B는 2022. 3. 7. D노조로부터 ‘서비스 정상화’에 대한 자의적 해석으로 위 의미를 왜곡하지 말라는 취지의 공문을 받았고, 피고들은 2022. 3. 8. G으로부터 ‘태업 등 쟁의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아 서비스 정상화를 요구하는 것은 노동3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별도의 조건 없이 서비스 정상화 의사만을 확인하라. 서비스 정상화 의사를 표명하지 않거나 태업 등 쟁의행위를 강화하겠다는 조건부 서비스 정상화 의사를 표명하는 경우에는 표준계약서를 작성하지 말고 집화중단조치 해지 요청 후 일시를 정하여 업무복귀를 통보하라.’는 취지의 택배기사 업무복귀 프로세스(2차)를 안내받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계속하여 당일배송의 확약을 요구하며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의 해지를 요청하지 않았다. 피고들은 D노조 측과의 회의에서 원고들이 조기출차를 하는 경우 발생하는 대체배송에 과다한 비용이 소요되고, 다른 택배기사들도 조기출차를 요구하면 감당하기 어렵다는 등의 의견을 밝히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사정들까지 더하여 보면, 오히려 피고들은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 즉 직장폐쇄가 원고들의 총파업에 대항하여 이미 개시되어 있었음을 기화로 당일배송에 관한 피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직장폐쇄를 유지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원고들이 2022 3. 23. 업무를 재개한 이후 피고들과 협의하여 출차시간을 1시로 조정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이는 복귀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고, 이 또한 시간만 조정하였을 뿐 조기출차는 그대로 유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즉, 피고들의 요구처럼 당일배송을 확약한 것이 아니었다).
이후 2022. 10.경에는 이 사건 사회적 합의의 취지에 따라 원고들과 피고들 사이에 표준계약서와 부속합의서가 작성되었는데, 표준계약서는 이 사건 사회적 합의와 국토교통부가 공고한 표준계약서에 따라 총 작업시간이 주 60시간, 일 12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고, 부속합의서는 원고들이 주장하여 왔던 조기출차를 반영하여 인수시간은 3시간 이내를 원칙으로 하며, 위 상차작업이 종료한 후 서브터미널에 도착한 물품은 당일 배송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결국, 원고들이 진정으로 업무에 복귀할 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피고들이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를 유지한 것은 원고들의 당초의 쟁의행위(총파업)에 대한 방어적인 목적에서 벗어나 공격적 직장폐쇄의 성격으로 변질된 것이고, 원고들의 쟁의행위(조기출차 주장)에 대한 방어수단으로서의 상당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도 없어 정당성이 없다.
한편, 피고들은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와 그 해지의 주체는 피고들이 아닌 C이므로 피고들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와 그 해지를 C에 요청한 것은 모두 피고들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원고들이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 유지로 인해 입은 재산상 손해는 집화중단조치를 해지하였더라면 이 사건 위수탁계약에 따라 취득할 수 있었던 수수료 등 상당액이다.
원고들의 직전 6개월간 평균 수수료는 별지 2 원고별 청구금액 표의 ‘총 수수료액’ 기재와 같고, 이를 ‘일일 평균 수수료’로 환산한 금액은 같은 표의 ‘일일 평균 수수료’ 기재와 같다. 원고들이 파업을 종료하고 근로제공의사를 표시한 날인 2022. 3. 7.부터 피고들이 직장폐쇄를 해지하여 실제로 업무를 재개한 날의 전날인 2022. 3. 22.까지인 16일을 곱한 금액은 같은 표의 ‘청구금액’ 기재와 같다.
<생략>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이 사건 집화중단조치를 2022. 3. 7. 해지하였더라도 원고들이 태업을 유지하는 한 종전 수준의 수수료를 지급받는 것은 불가능하였으므로, 위 일일 평균 수수료를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원고들은 총파업 이전부터 조기출차를 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직전 6개월의 각 수수료 간에 그에 따른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대체배송을 허용하는 물품은 한정적으로 원고들이 받을 수수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일일 평균 수수료를 기준으로 하여 손해를 산정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 A는 별지 2 원고별 청구금액 표의 ‘원고명’ 기재란의 순번 1 내지 19의 원고들에게, 피고 B는 같은 표의 ‘원고명’ 기재란의 순번 20 내지 34의 원고들에게 손해배상금으로 각 같은 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2024. 1. 1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들의 원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허이훈(재판장) 허경은 최윤경
사건정보
사건
2024나33324 손해배상청구의 소
원고,피항소인
별지 1 원고 목록 기재와 같다.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여는
담당변호사 조혜진
피고,항소인
A
B
피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동인
담당변호사 조준호
제1심판결
춘천지방법원 2024. 5. 22. 선고 2022가단31835 판결
변론종결
2025. 6. 11.
판결선고
2025. 7. 9.
항소취지
청구취지
피고 A는 별지 2 원고별 청구금액 표의 ‘원고명’ 기재란의 순번 1 내지 19의 원고들에게, 피고 B는 같은 표의 ‘원고명’ 기재란의 순번 20 내지 34의 원고들에게 각 같은 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2024. 1. 15.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