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와 피고(반소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본소 중 이 법원에서 확장된 부분을 각하한다.
본소 및 반소로 인한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하고, 본소 중 이 법원에서 확장된 부분으로 인한 소송비용은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의 피고 재직
원고는 1991. 1. 1. 피고에 입사하였고, 1992. 7. 13.부터 1995. 2. 16.까지는 피고의 업무와 관련된 발명을 하는 부서인 'C팀'에 소속되어 있었으며, 2010. 7. 31. 피고에서 퇴직하였다.
원고의 발명 및 피고의 특허 등록
원고는 위 'C팀'에 소속되어 있던 중 피고의 업무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두 건의 특허발명(이하 두 건의 특허발명을 합쳐 '이 사건 특허발명'이라 한다)을 완성하여 피고에게 승계하였고, 피고는 이를 특허출원하여 등록받았다.
제1발명
발명의 명칭: D
출원일/ 출원번호: E/ F
등록일/ 등록번호: G/ H
발명자: 원고(1993. 2. 19. 피고에게 직무발명신고 및 권리양도)
특허권자: 피고
제2발명
발명의 명칭: I
출원일/ 출원번호: J/ K
등록일/ 등록번호: L/ M
발명자: 원고 및 N(1994. 10. 13. 피고에게 직무발명신고 및 권리양도)
특허권자: 피고
원고와 피고의 합의서 작성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특허발명과 관련하여 두 번에 걸쳐 합의를 하고 각 합의서를 작성하였는바, 그 중 이 사건과 관련 있는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2003. 11. 21.자 합의서(이하 '2003년 합의서'라 하고, 그 합의는 '2003년 합의'라 한다)
2010. 7. 29.자 합의각서(이하 '2010년 합의서'라 하고, 그 합의는 2010년 합의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3, 66, 67호증, 을 제1, 3, 6, 2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에 관한 판단
본소청구의 요지 및 피고의 본안 전 항변
원고는, "직무발명인 이 사건 특허발명으로 인하여 원고가 특허법(2001. 2. 3. 법률 제64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특허법'이라 한다) 제40조 제1항에 따라 지 급받아야 하는 '정당한 보상'의 액수는 제2발명의 특허 존속기간 만료시점인 2015. 5. 11.까지 총 1조 1,437억 39,382,400원(=자기 실시 보상금 638,578,382,400원 + 크로스라이선스 보상금 505,161,000,000원)에 이르는데, 원고는 피고로부터 2003년 합의에 의하여 이 사건 특허발명을 포함한 3건의 특허에 관하여 10억 원을 지급받았을 뿐이므로, 이 사건 특허발명에 관하여 지급받은 6억 6,000만 원(=10억 원 × 2건/3건, 1,000만 원 미만 버림)을 제외한 나머지 금원의 일부로서 본소 청구취지 기재 금원의 지급을 구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03년 합의서와 2010년 합의서에는 모두 이 사건 특허발명의 직무발명보상금에 대하여 제소하지 않기로 하는 부제소 합의가 포함되어 있는바, 원고의 이 사건 본소는 위 각 부제소 합의에 위반한 것으로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취지의 본안 전 항변을 한다.
본소의 적법 여부
2003년 합의서에 "원고는 사건 또는 대상특허와 관련하여 추가적인 보상청구 기타민·형사를 포함한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한다(제3항)"는 내용의 부제소 합의가 포함되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부제소 합의의 대상, 즉 부제소 합의에서 제소가 금지되는 소가 무엇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2003년 합의서 제1항에 이 사건 특허발명이 명시되어 있는 점, 제4항에 피고가 원고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근거로 '(구) 특허법 제40조'가 명시되어 있는점, 제3항에 추가적인 보상청구 및 기타 민·형사를 포함한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대상을 '대상특허'라고 기재하여 이 사건 특허발명을 명시적으로 포함시킨 점 등을 고려할 때, 2003년 합의서에 포함된 부제소 합의의 대상은 이 사건 특허발명에 대한 직무발명보상금(구 특허법 제40조의 규정에 의한 것)임이 분명하다(원고와 피고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특허발명에 대한 직무발명보상금(구 특허법 제40조의 규정에 의한 것)의 추가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본소는 2003년 합의서에 포함된 부제소 합의에 위반한 것으로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원고의 부제소 합의(2003년 합의서) 무효 주장 및 판단
강행규정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는, "원고가 이 사건 특허발명과 관련하여 지급받을 수 있는, 구 특허법 제40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보상'은 1조 원을 초과하는바, 원고가 직무발명보상금으로 지급받은 10억 원은 위 정당한 보상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그런데 구 특허법 제40조 제1항은 강행규정으로서, 이에 반하여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의 발생, 행사 및보상금의 정당한 액수에 어떠한 제한을 가하는 계약은 무효이므로, 2003년 합의서에 포함된 부제소 합의는 무효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구 특허법 제40조 제1항은 "종업원등은 직무발명에 대하여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 또는 직무발명에 대한 특허권을 계약 또는 근무규정에 의하여 사용자등으로 하여금 승계하게 하거나 전용실시권을 설정한 경우에는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의 주장과 같이 위 규정은 강행규정으로서, 직무발명보상금청구권의 발생, 행사 및 보상금의 정당한 액수에 어떠한 제한을 가하는 계약 또는 근무규정은 무효이다.
그러나 이는 회사가 미리 일방적으로 정해 놓은 계약 또는 근무규정에 따라 종업원의 정당한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을 제한하는 경우 그러한 계약 또는 근무규정이 무효라는 것일 뿐, 직무발명보상금에 대한 사용자와 종업원 사이의 합의에 의한 모든 개별 계약을 무효로 해석하여야 한다거나,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모든 합의가 무효로 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즉, 이미 직무발명이 완료되어 구체적으로 발생한 보상금 지급청구권의 액수를 당사자가 사후에 합의한 경우마저도 일률적으로 무효라고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위와 같이 판단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당사자가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권리관계에 대하여 부제소특약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부제소특약으로 말미암아 그 대상으로 된 권리관계가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라는 주장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가 초래된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그 부제소특약이 당해 강행법규에 위반하여 무효로 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6다18969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구 특허법 제40조 제1항은 직무발명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를 규정하는 것일 뿐 그 권리관계에 대한 당사자의 처분을 직접적으로 금하는 취지의 강행법규는 아니다. 따라서 2003년 합의서에 포함된 부제소 합의가 당사자가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권리관계에 대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면, 설령 그 부제소 합의로 말미암아 그 대상으로 된 구 특허법 제40조 제1항의 직무발명보상금에 관한 권리관계가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라는 주장(부제소 합의 당시 지급받은 직무발명보상금이 정당한 보 상금의 액수에 미치지 못한다는 등의 주장)을 하지 못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을 들어 그 부제소 합의가 강행법규인 구 특허법 제40조 제1항에 위반하여 무효로 된다고 할 수는 없다.
나아가 2003년 합의서에 포함된 부제소 합의 당시 이 사건 특허발명에 대한 구 특허법 제40조 제1항의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이 당사자가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권리관계였는지에 관하여 본다.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거나 사전에 그에 관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특약을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4973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근로자가 회사를 퇴직하고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회사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함에 있어 노사합의에 의한 퇴직금, 가산금 및 특별위로금 등 근로 대가 일체를 지급받은바, 근로관계 종료와 관련하여 추후 여하한 이의 제기도 하지 않을 것을 서약합니다."라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한 경우, 그 문언에 표시된 대로 회사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됨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모든 법률관계 특히 퇴직금, 가산금 및 특별위로금 등 근로 대가와 관련된 일체의 청구권을 포기한 것이거나 향후 이에 관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특약을 한 것으로 봄이 합리적인 의사 해석의 방법이고, 소권이 공권이라거나 퇴직금제도 자체가 강행법규의 성질을 띠고 있다고 하여 이러한 특약을 할 수 없는 것이 아닐 뿐 아니라, 근로자가 퇴직금 청구소송을 먼저 제기한 후 서약서에 서명날인하고서도 퇴직금 청구소송을 계속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정은 근로자의 내심의 의사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그와 같은 의사가 외부로 표시된 것이 아닌 이상 의사표시의 해석에 참작할 것도 아니다(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다11133 판결 등 참조). 나아가 회사와의 근로관계를 장차 일정한 시점에서 종료시키기로 하고 그 퇴직을 전제로 하여 퇴직금 또는 퇴직위로금 등을 수령하면서 향후 퇴직 또는 퇴직금과 관련하여 회사에 대하여 어떠한 청구나 이의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부제소 합의를 하는 것은 퇴직금의 사전포기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2. 8. 선고 2005다36762 등 참조).
위 법리를 종합하면, 근로기준법 등 강행법규상의 근로조건은 최저기준임과 동시에 강행성을 가지는 것으로서 사전에 당사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 아니므로 권리발생 이전에 행한 부제소 합의는 무효인 반면, 권리가 발생한 임금 및 퇴직금 등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기 때문에 근로자는 자유로이 이를 포기하거나 부제소 합의를 할 수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즉, 부제소 합의의 유효성은 강행법규(실체법)상의 청구권 발생 전과 발생 후로 나누어 보아야 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실체법)상의 청구권 발생 후에는 그 강행법규(실체법)상의 권리를 당사자가 자유롭게 처분하는 것이 허용되므로 그 권리에 관한 부제소 합의 또한 유효한 것이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구 특허법 제40조 제1항의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은 사용자가 직무발명에 대한 특허를 받을 권리를 종업원한테서 승계한 시점에 발생하는 것인바, 이 사건 특허발명에 대한 특허받을 권리가 원고로부터 피고에게 승계된 시점이 1993. 2. 19.(제1발명) 및 1994. 10. 13.(제2발명)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그 승계 후에 이루어진 2003년 합의서에 포함된 부제소 합의는 강행법규(실체법)인 구 특허법 제40조 제1항의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 발생 후에 이를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유효하다.
합의 과정의 정당성 결여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는, "원고는 2003년 합의서 작성에 이르는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회유와 강압을 받는 등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협의하지 못하였으므로, 2003년 합의 및 그 합의에 포함된 부제소 합의는 그 합의 과정에 정당성이 결여된 것으로서 무효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기초사실에서 인용한 증거들 및 갑 제53호증, 을 제1 내지 3, 8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01. 11. 20. 이 사건 특허발명이 직무발명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가 이를 실시하여 얻은 수익을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등을 구하는 소(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2001가합13977호)를 제기한 사실, 위 법원은 2002. 8. 22. 원고의 청구를 각하 내지 기각하는 판결을 선 고한 사실, 원고는 위 판결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 2002나53164호로 항소를 제기한 후 주위적 청구를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 제1 예비적 청구를 부당이득반환, 제2예비적 청구를 직무발명보상금으로 변경한 사실, 원고는 위 소송 과정에서 법원(서울고등법원의 항소심에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에 이 사건 특허발명의 가치를 추정하는 자료로 'O의 시장가치 평가'라는 제목의 문서(을 제8호증의 1)를 제출한 사실, 피고 또한 법원에 위와 유사한 취지의 'O특허 보상금 산정'이라는 제목의 문서(을 제8호증의 2)를 제출한 사실, 그러다가 원고는 2003년 합의서 작성일 다음날인 2003. 11. 22. 위 법원에 항소취하서를 제출함으로써 위 항소를 취하한 사실, 원고의 위와 같은 소송 과정에서 원고를 대리한 변호사 R, S 등이 있었던 사실, 한편 원고는 위와 같은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의 판결이 선고된 후인 2002. 10. 8. 특허심판원에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특허발명 중 제2발명에 관한 특허등록무효심판을 청구(특허심판원 2002당2667호)한 사실, 특허심판원은 2003. 7. 31. 위 심판청구를 기각한 사실, 이에 원고는 2003. 9. 1. 특허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위 특허발명의 무효를 구하는 소(특허법원 2003허4610호)를 제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피고를 상대로 수건의 소를 제기하며 이 사건 특허발명의 직무발명보상금과 관련한 많은 주장을 하였고, 스스로 이 사건 특허발명의 가치를 추정하는 자료를 제시하기도 하였으므로,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친 끝에 이르게 된 2003년 합의가 원고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충분한 협의가 결여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2003년 합의서 작성 당시 원고가 여전히 피고에 재직 중이었고, '오래 전부터 인간적 친분을 쌓아 제안을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인사팀의 T 차장'을 생각해서 2003년 합의서를 작성하게 된 것으로서, 피고의 회유와 강압으로 인하여 합의 과정에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충분한 협의를 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여전히 피고에 재직 중이었다는 점만으로 원고가 2003년 합의서 작성 당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충분한 협의를 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볼 수는 없고, 피고가 원고에게 위 T 차장을 보내어 회유한 행위가 바로 2003년 합의를 무효로 돌릴 정도의 강박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달리 2003년 합의서 작성 과정에서의 피고의 회유와 강압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2003년 합의서의 주요 내용을 설명 받지 못하였고 피고는 합의를 하면서 원고에게 인사상 불이익 등을 주지 않겠다고 약속하였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오랜 기간 소송이 이어져 왔던 점, 2003년 합의서의 주요 내용은 직무발명보상금, 비밀유지, 소 취하 및 부제소 합의정도일 뿐인 점, 위 합의 이후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제기하였던 여러 소송이 실제로 취하 또는 항소취하로 종료되었던 것으로 보아 원고는 원고만이 발급받을 수 있었던 인감증명서와 원고만이 작성할 수 있었던 위임장을 피고에게 교부해 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2003년 합의서의 주요 내용을 설명 받지 못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리고 피고가 합의 당시 원고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지 않기로 하였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은, 그러한 원고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가정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바로 2003년 합의서 작성에 따른 부제소 합의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민법 제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 무효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는, "원고가 이 사건 특허발명과 관련하여 지급받을 수 있는 구 특허법 제40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보상'은 1조 원을 초과하는데, 원고는 피고로부터 불과 10억 원을 받고 부제소 합의를 하여 주었는바, 2003년 합의서 작성 당시 피고는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는 원고가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의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여러 인맥을 동원하여 원고로 하여금 2003년 합의서를 작성하게 한 것이므로, 이와 같은 경위로 체결된 2003년 합의 및 그 합의에 포함된 부제소 합의는 민법 제104조에 따라 무효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의 주장과 같이 2003년 합의서 작성에 기한 합의에 따른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2003년 합의가 원고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고,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피고를 상대로 수건의 소를 제기하며 충분한 주장을 한 끝에 2003년 합의에 이르게 된 점 등 그 합의에 이르게 된 과정 내지 경위에 비추어 볼 때, 2003년 합의는 원고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하여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반소에 관한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반소청구의 요지
피고는 원고에게 2003년 합의에 따른 10억 원과 2010년 합의에 따른 12억 5,000만 원을 모두 지급하였음에도, 원고가 2003년 합의서 및 2010년 합의서에 포함된 각 부제소 합의를 위반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2003년 합의서 제9조에 따른 위약벌 10억 원과 2010년 합의서 가. 항에 따른 위약벌 12억 5,000만 원 합계 22억 5,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2003년 합의서 관련
2003년 합의서에 "3. 원고는 사건 또는 대상특허와 관련하여 추가적인 보상청구 기타 민·형사를 포함한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한다"는 부제소 합의 및 "9. 원고가 본 합의서를 위반한 경우 원고는 제4조에 의해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을 즉시 피고에게 반환하고 이로 인해 피고가 입은 손해 일체를 배상하여야 한다"는 위약벌 약정이 포함되어 있음에도 원고가 이 사건 본소를 제기함으로써 위 부제소 합의를 위반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피고로부터 위 합의서 제4조에 의한 직무발명보상금으로 10억 원을 지급받았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에게 2003년 합의서에 포함된 부제소 합의 위반에 따른 위약벌로 위와 같이 지급받은 10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010년 합의서 관련
2010년 합의서에 "가. 원고는 다음의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만일 이를 어길 경우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위 금원(12억 5,000만 원) 전액을 위약금으로 즉시 회사에 반환함은 물론 위반행위로 인해 회사가 입은 손해 일체를 배상한다.
회사 또는 Q그룹 및 임직원에 대한 민·형사/행정상 소송·진정 등 일체의 행위, 4. O 특허 관련 민, 형사 소송, 진정 등 이의제기, 5. 퇴직 이후 어떠한 명목의 추가적인 임금채권, 퇴직위로금, 직무발명보상금 등 일체의 금원을 요구하는 행위"로 기재된 부제소 합의 및 위약벌 약정이 포함되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특허발명에 관한 구 특허법 제40조 제1항에 따른 보상금에 관한 원고의 이 사건 본소 제기가 위 합의서에서 예정하고 있는 부제소 합의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의 반소청구 중 2010년 합의서 관련 부분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부제소 합의는 합의 당사자가 처분할 권리 있는 범위 내의 것으로서 특정한 법률관계에 한정될 때 허용되는 것이고(대법원 1977. 4. 12. 선고 76다2920 판결, 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다63988 판결 등 참조), 그 효력의 유무나 범위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한 후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등 참조).
우선 위약벌의 사유로 되어 있는 위반행위 중 "3. 회사 또는 Q그룹 및 임직원에 대한 민·형사/행정상 소송·진정 등 일체의 행위"는 특정한 법률관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어서 이러한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은 부제소 합의로서 허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그 위반을 이유로 한 위약벌 청구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위약벌의 사유로 되어 있는 위반행위 중 "4. O 특허 관련 민, 형사 소송, 진정 등 이의제기, 5. 퇴직 이후 어떠한 명목의 추가적인 임금채권, 퇴직위로금, 직무발명보상금 등 일체의 금원을 요구하는 행위"는 어느 정도 법률관계가 특정되고, 그 문언만을 따른다면 원고가 이 사건 특허발명 내지 직무발명보상금과 관련한 모든 민사상 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한다는 의미로 풀이될 여지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2010년 합의의 주된 내용으로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한 금원 12억 5,000만 원이 구 특허법 제40조 제1항에 따른 보상금이 아니라는 데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점, 이 사건 특허발명에 관한 구 특허법 제40조 제1항에 따른 보상금에 관한 부제소 합의는 이미 2003년 합의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 보상금에 관한 합의도 아닌 2010년 합의에서 또다시 구 특허법 제40조 제1항에 따른 보상금에 관한 부제소 합의를 하여야 할 이유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2010년 합의서에 포함되어 있는 부제소 합의의 대상으로서 제소가 금지되는 소는 퇴직위로금 및 직무발명보상금(구 특허법 제40조 제1항에 기하지 않은 것)에 관한 추가지급 등을 구하는 민사상 소 등을 말하는 것일 뿐으로서, 거기에 이 사건 본 소와 같이 이 사건 특허발명에 관한 구 특허법 제40조 제1항에 따른 보상금의 추가지급을 구하는 소는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원고의 위약벌 약정(2003년 합의서) 무효 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는, 2003년 합의서에 포함된 위약벌 약정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라는 취지로 항변한다.
위약벌의 약정은 채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정해지는 것으로서 손해배상의 예정과 다르므로 손해배상의 예정에 관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 적용하여 그 액을 감액할 수 없고, 다만 그 의무의 강제에 의하여 얻어지는 채권자의 이익에 비하여 약정된 벌이 과도하게 무거울 때에는 그 일부 또는 전부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로 된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다23932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2003년 합의에 따라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한 금원이 10억 원으로서 적지 않기는 하나, 이는 이 사건 특허발명에 관한 구 특허법 제40조 제1항에 따른 보상금으로서 피고가 원고에게 당연히 지급하여야 하는 금원이다. 나아가 이에 관한 부제소 합의까지 하였으므로, 원고가 2003년 합의 후 구 특허법 제40조 제1항에 따른 추가적인 보상금의 지급을 소로써 구하더라도 그 소는 각하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부제소 합의에 따른 원고의 의무를 그 위반에 따른 위약벌 약정을 추가로 두어 강제함으로써 피고가 얻는 이익은 거의 없다.
반면, 원고는 부제소 합의를 위반한 경우 그 위반에 따른 추가 위약벌 약정에 따라, 피고로부터 정당하게 지급받은 보상금 10억 원을 피고에게 반환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피고의 손해 일체를 별도로 배상하기까지 하여야 한다.
따라서 2003년 합의서에 포함된 위약벌 약정 중 원고의 부제소 합의 위반을 사유로 한 부분은, 그 약정에 의하여 원고의 부제소 의무를 강제함으로써 얻어지는 피고의 이익에 비하여 약정된 벌이 과도하게 무거우므로,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로 봄이 상당하고,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항변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본소는 각하하고 이 사건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본소 중 이 법원에서 확장된 부분을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제정(재판장) 나상훈 이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