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각 취소하고, 각 그 부분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기초 사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금 36,948,730원 및 이에 대한 2000. 1. 29.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각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사건정보
광주고등법원
판결
사건
2002나788
판결선고
2003. 1. 30.
판결
채택 증거
갑1, 2, 4호증의 각 1, 2, 갑3, 5, 6, 10 내지 15호증, 을1호증의 1 내지 10, 12, 14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당사자들의 지위 및 보험관계
피고 1994. 4. 3. 피고 서귀포시(이하 '피고시'라고만 한다) 소속 지방 공무원으로 임용된 후, 피고시청 산하의 폐기물환경사업소에서 피고시 소유의 이 사건 청소차량인 덤프트럭을 운전하여 쓰레기 수거 및 처리작업을 하면서 이 사건 청소차량에 배치된 일용직 환경미화원들을 감독하고 있다.
피고시는 위 사업소를 통하여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업무인 쓰레기 수거 및 처리사업 등 청소업을 직접 행하면서, 업무상 재해가 발생할 경우 소속 공무원들에 대하여는 공무원연금법에 의한 보상이 가능한데 반하여, 일용직 환경미화원들에 대하여는 따로 재해보상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점을 감안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소정의 이른바 임의적용사업의 사업주로서 법 제7조 제2항에 의거 원고에게 상시근로자를 위 사업소 소속 일용직 환경미화원 98명으로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가입 신청을 하여 원고의 승인을 얻음으로써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한 바 있고, 한편 이와는 별도로 1999. 5. 9. 피고들 보조참가인과 사이에 이 사건 청소차량에 관하여 보험기간을 1년으로 하는 업무용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교통사고의 발생 및 주변 도로상황
피고 1999. 10. 23. 03:30경 이 사건 청소차량에 소외 망 이하 '망인'이라고만 한다) 등 환경미화원 4명을 태우고 서귀포시 동홍동 및 천지동 일원의 쓰레기 수거작업을 하던 중, 서귀포시 서귀동 소재 청포도식당 앞 도로를 구 중앙파출소 방면에서 한라석재 방면으로 지나게 되었는바, 그 곳은 원래 일방통행만이 허용된 폭 8.5m의 주택가 이면도로로서 우측 도로변에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 소유의 자동차가 일렬로 주차되어 있어 차량이 지날 수 있는 도로 폭이 4.25m 정도 되고, 약 4m 상공에는 도로 좌측의 전신주에서 우측의 유정식당 쪽으로 연결되는 5mm 굵기의 검은색 케이블텔레비전 전선줄이 도로를 가로질러 설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피고 이 사건 청소차량을 운전하여 시속 약 7-8km의 속도로 위 도로를 진행함에 있어, 그 주변 상공에 여러 개의 전선이 다른 지역에 비하여 낮게 설치되어 있어서 이 사건 청소차량의 적재함 위에 올라설 경우 위 전선에 신체부위가 접촉되는 등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쓰레기 수거작업이 거의 완료되어 적재함에 3t 가량의 쓰레기가 가득 찬 상태에서 망인이 작업 편의를 위하여 덮개 없는 적적함 앞 부분 쓰레기 더미 위에 올라타 있는 것을 그대로 방치해 두고 이 사건 청소차량을 운행함으로써, 심야에 위 전선줄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망인이 가슴 부분에 위 전선줄이 걸려 이 사건 청소차량 뒤쪽의 도로 바닥에 떨어짐으로써 뇌진탕, 제3요추 압박골절 등의 부상을 당하게 하는 이 사건 사고를 냈고, 이 사건 사고로 말미암아 망인은 인근 서귀포의료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았으나, 같은 날 07:15경 심장쇼크로 인하여 사망하였다.
원고의 산업재해보상보험금 지급 및 망인의 상속관계
위 망인의 사망 당시 그의 상속인으로는 처인 소외 3명의 자녀가 있었고,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사고 후 유족들의 청구에 따라 2000. 1. 17. 위 에게 유족보상일시금으로 금 62,740,920원을, 망인의 형인 소외 에게 장의비로 금 5,791,470원을 각 지급하는 한편, 같은 달 26.부터 같은 달 29.까지 사이에 위 서귀포시 의료원측에 요양급여로 진료비 금 819,590원을 지급하였다.
원고의 주장과 당원의 판단
주장
피고 는 이 사건 청소차량을 운전하여 쓰레기 수거작업을 하면서 망인이 안전을 도외시한 채 단지 작업의 편의만을 위하여 쓰레기 적재함에 탑승한 채 이동하는 것을 묵인 내지 방조하였고, 전방의 도로 상황을 잘 살펴 전선줄 등 장애물이 있으면 적절한 방법으로 주의를 환기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함으로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로 이 사건 사고를 발생케 한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망인 및 그 유족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피고시도 이 사건 청소차량의 소유자 겸 피고 의 사용자로서 피고 와 함께 위 손해에 대하여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책임을 져야 할 것인바, 원고는 망인의 유족들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함으로써 법 제54조 제1항에 따라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망인의 유족들이 피고들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취득하게 되었으므로, 결국 피고들은 각자 원고의 구상에 응하여 피고 의 책임부분에 대한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그러므로 살피건대, 법 제54조 제1항은 "공단은 제3자의 행위로 인한 재해로 인하여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구상권 행사의 상대방이 되는 '제3자'라 함은 피해 근로자와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없는 자로서 피해 근로자에 대하여 불법행위 등으로 인한 재해배상책임을 지는 자를 말하는 것인바(대법원 1988. 3. 8. 선고 85다카2285 판결 등 참조), ① 산업재해보상보험은 업무상 재해로 부상, 질병이 생기거나 사망한 근로자에 대하여 사업주가 낸 보험료로써 정하여진 현물이나 금전보상을 행함으로써 신속하고 공정한 재해보상을 함과 동시에 보험의 원리에 기하여 사업주의 위험부담을 분산시켜 기업의 안정성장을 지원·보존시키려는 제도로서, 근로자의 생활보장적 성격 외에 근로기준법에 따른 사용자의 재해보상에 대하여는 책임보험의 성질도 가지고 책임보험적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므로, 사업주와 근로복지공단(국가)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근로복지공단(국가)이 궁극적으로 보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해석하여야 하는 점(대법원 1994. 5. 24. 선고 93다38826 판결 참조), ② 비록 피고시는 소속 공무원인 피고 에 대하여는 공무원연금법에 의한 재해보상이 가능하였던 까닭에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하였지만, 일용직으로서 공무원연금법이 적용되지 않는 망인에 대하여는 망인을 고용한 사업주로서 이른바 임의적용사업인 청소업에 관하여 원고의 승인을 얻어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함으로써 산업재해에 해당하는 망인의 사망에 대하여 보험가입자의 지위를 가진다고 할 것인바, 이러한 피고시를 제3자에 포함시켜 구상을 허용함으로써 보험급여를 부담하게 한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여 보험료를 부담하는 보험가입자에게 이미 지급한 보험급여의 반환을 청구하는 것이 되어 피고시가 보험에 가입한 의미를 상실케 하는 것인 점, ③ 만일 피고시가 망인에게 제공한 장비의 하자 또는 망인에 대한 관리, 감독 의무의 소홀 등 그 자신의 전적인 과실이나 피고 아닌 피고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제3자의 과실이 개입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면, 원고와 피고시 사이에는 전혀 구상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 할 것인데, 우연히 피고시 소속 공무원의 과실이 이 사건 사고발생에 기여하였다는 사정에 의하여 피고시가 원고에게 구상을 당하게 된다는 것은 상호 모순되고 피고시에 지나치게 불이익한 점(특히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시는 지방자치단체로서 직접 행하는 청소업 자체가 법 제5조 단서가 규정하는 이른바 임의적용사업임에도 적극적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함으로써 소속 환경미화원들의 업무상 재해로 인한 보상책임을 면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가능한 모든 조치를 다 취하였다고 할 것이다), ④ 나아가 동일한 사업에 고용된 동료 근로자에 대하여 구상권행사를 허용할 경우, 우선 근로자의 보호라는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목적에 반할 뿐만 아니라, 민법 제756조 제1항에 의하여 결국 그 사용자인 사업주에 대해서도 구상할 수 있다는 결론이 되어 보험가입자에 대한 구상을 허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보험가입자인 사업주 및 그 소속 근로자는 직, 간접적으로 피해 근로자와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를 가지는 자로서 법 제54조 제1항 소정의 '제3자'에서 제외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망인을 비롯한 피고 시청 산하 폐기물환경관리사업소 소속 환경미화원들을 상시근로자로 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한 피고시는 물론, 망인과 함께 청소업을 수행하는 동료 근로자인 피고 구상권 행사의 상대방이 되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겠으므로, 피고들이 위 구상권 행사의 상대방이 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각 취소하고, 각 그 부분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용무(재판장) 김태병 이정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