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결정을 취소한다.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발송한 2017. 10. 30.자 해임 및 위임해지 통보에도 불구하고,
채권자는 의 담임목사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
채무자는 별지 기재의 각 행위를 하거나, 채권자가 위 의 로서 목회활동을 수행하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된다.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이 가처분결정 정본 송달일 이후 매월 10일에 급여 300만 원 및 매월 말일에 목회활동비 200만 원을 임시로 지급하라.
제2항은 채권자가 채무자를 위한 담보로 50,000,000원을 공탁하거나 위 금액을 보험금액으로 하는 지급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
소송총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한다.
신청취지및항고취지
제1, 2항 기재와 같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이 사건 기록 및 심문결과에 의하여 소명되거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채권자는 2013. 1. 1.경 채무자가 설립한 서귀포시 에 있는 (이하 '이 사건 교회'라 한다)의 담임목사로 선임되어 위 교회의 예배와 성찬식 등을 주재하는 등 목회자로 활동하여 왔다.
채무자는 채무자의 정관 제4조 제1항, 제33조 제1호에 따라 2015. 3. 27.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이 사건 교회의 운영규정(이하 '개정 전 운영규정'이라 한다)을 제정하였고, 이후 2017. 8. 26.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위 운영규정을 개정하였는바(이하 '개정 후 운영규정'이라 한다), 위 운영규정 중 담임목사의 임면과 직무에 관련된 규정들을 비교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채무자는 2017. 10. 26. 개최된 이사회에서 채권자를 이 사건 교회의 담임목사직에서 해임하기로 결의하고, 2017. 10. 30. 채권자에게 이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임통보'라 한다).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제시한 해임사유는 ① 채권자가 채무자의 설립 목적 및 이 사건 교회 운영 취지에 반하는 방식으로 교회를 운영한 점, ② 채권자가 자기중심적인 목회방향을 설정하고, 이 사건 교회의 특성인 '개방된 교회', '열린교회', '관광교회'의 취지에 따라 방문교인들을 위한 예배증설 의무를 해태한 점, ③ 방문객들에 대하여 이 사건 교회 내부를 원칙적으로 공개하라는 채무자의 방침을 해태한 점(예컨대 내부 개방 시간을 임의조정 및 축소, 채플웨딩의 진행을 자의적으로 방해하는 행위 등), ④ 목회자로서 부적절한 언동을 보인 점(예컨대 2017. 8. 20.경 주일예배 후 다수 교인들 앞에서 식판을 던지는 행위 등)이다.
한편 채권자는 그동안 채무자로부터 매월 10일에 급여 명목으로 300만 원 및 매월 말일에 목회활동비 명목으로 200만 원을 지급받아 왔고, 이 사건 교회의 담임목사의 지위에서 채무자로부터 별지 목록 제1항 기재 사택(이하 '이 사건 사택'이라 한다) 및 제3항 기재 자동차(이하 '이 사건 자동차'라 한다)를 제공받아 이용하여 왔다. 그런데 채무자는 이 사건 해임통보를 통해 채권자에게 2017. 11. 3. 18:00 이후 이 사건 교회 출입을 하지 않을 것과 이 사건 자동차를 반납하며, 2018. 1. 6.까지 이 사건 사택에서 퇴거할 것을 통보하였다. 현재 채무자는 채권자를 대신할 목사를 초빙하여 이 사건 교회에서 예배를 주재하도록 하고, 채권자가 위 교회 내에서 목회활동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채권자 주장의 요지
채권자는 채무자가 설립한 이 사건 교회의 담임목사로 고용된 사람으로서,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법률관계는 고용계약 관계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통보는 근로자에 대한 해고의 성질을 가지나, 적법한 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설령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법률관계가 위임계약에 근거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채무자가 채권자와의 사이에 계약을 해지할 만한 사유가 없고, 신뢰관계가 파탄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결국 이 사건 해임통보는 효력이 없음에도 채무자는 채권자에 대하여 이 사건 교회의 담임목사의 지위를 부인하면서 채권자의 목회활동을 방해하고 있으므로 채권자는 채무자에 대하여 담임목사 지위보전 청구권에 기하여 그 방해금지 등의 가처분을 구한다.
채무자 주장의 요지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법률관계는 이 사건 교회가 속한 재단법인인 채무자를 위임인으로, 위 교회의 담임목사인 채권자를 수임인으로 하는 위임계약 관계이다. 따라서 채무자는 민법 제689조 제1항에 따라 채권자와 사이에 체결된 위임계약을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해임통보는 유효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통보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채권자의 이 사건 신청은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판단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법률관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이 사건 기록 및 심문결과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목회자로서의 채권자의 지위, 이 사건 교회 내에서의 활동 내역 및 그 활동에 보장되는 독립성의 내용과 범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채권자는 채무자에 대하여 사용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가 아니라 채무자로부터 이 사건 교회의 목회활동에 관한 사무를 위탁받은 수임인의 지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채권자는 이 사건 교회의 담임목사로서 교인들을 위한 종교적·영적 가르침을 중점으로 하는 목회활동을 주된 업무로 하였는바, 그 업무의 내용 및 성격상 채권자가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고, 채무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던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더욱이 채권자가 담임목사로서 이 사건 교회 운영위원회의 당연직 의장이 되어 교회의 운영과 관련된 사항을 정하였고, 2014. 3. 1. 채무자의 이사로 선임되어 임기만료로 퇴임한 2017. 3. 15.까지 이사직을 유지하기도 하였다.
채무자가 이 사건 교회의 이념을 '개방된 교회', '열린교회', '관광교회'로 설정하고 채권자에게도 이러한 방향에 맞추어 이 사건 교회를 운영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이 사건 교회 운영의 기본 방향을 설정한 것에 불과하고, 목회활동에 관한 담임목사의 권한은 최대한 존중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채권자가 담임목사로 재직하던 중 이 사건 교회에 채무자의 요구사항이었던 관광객 및 방문객들을 위한 3부 예배가 신설되었지만, 이는 채무자의 요청을 담임목사인 채권자가 받아들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 3부 예배가 채무자의 요구사항이었다는 사정만으로 채무자가 고용주의 입장에서 채권자에게 구체적인 지휘·감독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채권자가 사업장을 채무자로 하는 4대 사회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나, 그러한 사실만으로 채권자를 근로자로 단정할 수 없다.
이 사건 해임통보의 무효 여부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위임계약 관계에 해당하는 이상,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한 이 사건 해임통보의 실질은 위임계약 해지의 의사표시라고 할 것이다.
민법 제689조 제1항에서는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민법의 규정은 임의규정에 불과하므로 법인인 위임인이 자치법규인 정관 등으로 수임인의 해임사유 및 절차 등에 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이와 같이 법인인 위임인이 정관 등에 수임인의 해임사유 및 절차 등을 따로 정한 경우 그 규정은 법인과 수임인의 관계를 명확히 함은 물론 수임인의 신분을 보장하는 의미도 아울러 가지고 있어 이를 단순히 주의적 규정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법인인 위임인의 정관 등에 수임인의 해임사유에 관한 규정이 있는 경우 그 위임인으로서는 수임인의 중대한 의무위반 또는 정상적인 사무집행 불능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정관 등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유로 수임인을 해임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41741 판결 참조).
이 사건 기록 및 심문결과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임통보는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교회의 운영규정은 채무자 정관 제33조 제1호에 따라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제정된 것으로서 담임목사를 비롯한 이 사건 교회의 교역자의 지위, 역할, 선임과 해임 등을 포함하여 이 사건 교회 운영에 관한 제반사항을 정하고 있는바, 위 운영규정은 채무자의 정관과 더불어 이 사건 교회 내부의 법률관계에 적용되는 자치법규로 봄이 상당하다. 그리고 이 사건 해임통보 당시에는 개정 후 운영규정이 시행되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해임통보의 무효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개정 후 운영규정이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개정 후 운영규정은 담임목사의 해임에 관한 내용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아니하다. 따라서 민법 제689조 제1항에 따라 위임인인 채무자가 수임인인 채권자를 임의로 해임할 수 있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런데 개정 전 운영규정에서는 담임목사의 임기를 정하지 아니하고 정년(70세가 되는 해의 9월까지)만을 규정하면서(제18조) 사실상 해임이라고 볼 수 있는 퇴직 규정(제19조)을 두고 있었으나, 개정 후 운영규정에서는 임기제를 도입하여 담임목사의 임기를 3년으로 하고, 2년마다 재신임하도록 규정하면서(제18조) 위 퇴직 규정을 삭제하고 담임목사를 비롯한 교역자가 범죄행위로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거나 질병 등으로 6개월간 업무가 임의적으로 중단될 경우 직무가 정지되도록 하는 직무정지 규정(제19조)을 두게 되었다.
이 사건 교회 운영규정의 개정 전, 후를 대조하여 보면, 개정 후 운영규정은 담임목사의 임기제를 도입하는 대신, 사실상 해임이라고 볼 수 있는 퇴직 규정을 삭제하고, 직무정지에 관한 규정만을 둠으로써 담임목사의 임기 동안 신분을 보장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운영규정의 위와 같은 개정 내용 및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개정 후 운영규정에 담임목사의 해임에 관한 규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채무자가 민법규정에 따라 임의로 담임목사를 해임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적어도 담임목사에게 개정 후 운영규정에서 정한 직무정지 사유에 준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해임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만약 개정 후 운영규정에 담임목사에 대한 명시적인 해임 규정이 없다고 하여 채무자가 민법 규정에 따라 채권자를 임의로 해임할 수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은 채무자가 담임목사의 임기제를 도입하면서 종전의 해임 규정을 삭제하여 그 임기 동안 담임목사의 신분을 보장하려 한 개정 후 운영규정의 취지에 반하여 용인될 수 없다).
그런데 채무자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채권자에게 개정 후 운영규정에서 정한 직무정지 사유나 이에 준하는 사유가 있다거나 채권자가 중대한 의무위반을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소명할 자료도 없다(채무자가 이 사건 해임통보를 하면서 든 해임사유들은 이러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채무자는 이 사건 해임통보는 개정 전 운영규정 제19조 제3호에 근거한 것으로서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임통보의 효력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개정 후 운영규정이 적용된다고 할 것이므로, 개정 전 운영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채무자의 주장은 이유 없다(개정 전 운영규정 제19조 제3호가 퇴직사유로 규정한 '담임목사의 비리 등으로 채무자 이사회에서 권고사직을 요청할 때'라는 사유는 그 규정 내용이나 취지 등에 비추어 담임목사가 비리를 저지르거나 그에 준하는 사유가 있어 채무자 이사회에서 권고사직을 요청한 경우로 해석함이 상당한바, 채권자에게는 위 규정에 따른 퇴직 사유가 있다고도 보기 어렵다).
소결론
위와 같이 이 사건 해임통보가 효력이 없는 이상, 채권자는 위 해임통보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교회의 담임목사의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다(개정 후 운영규정 제18조 제1항에 따라 그 임기는 개정 후 운영규정이 시행된 2017. 8. 26.부터 3년간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채무자가 채권자의 지위를 부인하면서 채권자의 이 사건 교회 담임목사로서의 목회활동을 방해하고 있으므로, 채권자에게는 채무자에 대하여 가처분으로써 그 방해금지 등을 구할 피보전권리가 있고, 보전의 필요성 또한 인정된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은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결정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채권자의 항고를 받아들여 제1심 결정을 취소하고, 담보 제공을 조건으로 채권자의 신청을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8. 8. 23
판사 이재권(재판장) 이장욱 이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