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추가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41,345,56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2. 21.부터 2020. 7. 15.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40%는 원고가 부담하고, 60%는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 중 돈의 지급을 명한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농업협동조합법에 의한 C단체와 회원조합들은 2002. 8. 6. ‘D조합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부실채권과 부실채권으로 인하여 취득한 자산 등의 정리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채권추심 전문회사인 E 주식회사를 설립하였고, E 주식회사는 2011. 6. 27. B자산관리회사로 조직 변경하고 해산하였으며, B자산관리회사는 2011. 7. 15. 설립등기를 마쳤다(이하 E 주식회사와 B자산관리회사를 구별하지 않고 ‘피고’라 한다).
C단체는 2002. 9.경 피고와 채권추심위임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계약의 부칙에는 “① 위 계약은 2002. 10. 1.부터 효력을 가진다. ② 이 계약의 효력발생일 이전에 C단체의 채권회수특별반에서 수임 관리하는 채권은 이 계약에 의하여 피고에게 추심위임된 것으로 본다. ③ 이 계약의 효력발생일 이전에 C단체의 채권회수특별반 회수요원으로 활동 중인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원 피고가 인수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었다.
원고는 2005. 1. 3. 피고와 채권추심업무 수행계약을 체결하고, 6개월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재계약을 하는 형식으로 채권추심업무를 계속하다가(이하 계약 명칭과 관계없이 ‘채권추심업무계약’이라 한다) 2018. 2. 6. 채권추심업무계약을 해지하였다.
근로자성에 대한 분쟁과 피고의 대응
피고는 피고 소속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판결(대법원 2008. 2. 1. 선고 2007다49625 판결)이 확정되자,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대책을 마 련하기 위해 2008. 2. 12. 지사장 회의를 열었는데, 그 회의 자료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는 위 지사장 회의 후 ① 추심원에 대한 출근부, 출장기록부, 추심원활동현황을 작성하지 않고, ② 추심원에 의하여 매주 이루어지던 팀별, 개인별 회수예상액 및 예상목표 달성률, 채권 미회수 사유 등에 대한 작성․보고와 일부 지사에서 이루어지던 주간회수계획서 작성․제출을 폐지하고, ③ 추심원에게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업무모범규준에 정하여진 월 1회 불법 추심 및 민원 예방교육 외에 엑셀 파일 관리, 전산 시스템(AMS) 기록, 기타 업무수행 기본교육 등을 실시하지 않고, ④ 추심원 증표 중 ‘신분증’이라고 표기된 부분을 삭제하고, 채무변제 최고장 우편물의 추심원 이름 앞에 ‘실장’으로 표기되던 부분을 ‘담당’이라고 변경하고, ⑤ 채무자 실태조사를 위해 실시하던 월 3회 이상 의무방문 제도를 폐지하고, ⑥ 2008. 3.분부터 팀장 수당(팀원 1인당 2만 원씩)을 지급하지 않고, ⑦ 채권추심인 모집 시 근로자로 인식될 만한 문구(예: 근무조건, 급여, 고용형태-정규직․계약직 등)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였다.
피고는 2008. 6. 13. 본사 및 각 지사, 센터에 시행 일자를 2008. 6. 16.로 하여 ‘채권추심 업무방법서 개정 시행’을 보냈는데,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08. 6. 16.경 채권추심원에 대한 ‘We Best’상 및 경고장을 폐지하고, 채권추심원을 모집할 때 호적등본, 건강진단결과서, 최종학교졸업증명서를 제출받지 않고, ‘추심원 면접평가표’를 ‘채권추심업무 적성표’로 바꾸고, 업무지식 평가항목을 삭제하고, 채권추심원으로부터 제출받는 서약서 중 “직무수행에 전력을 경주하여 소관사무를 성실히 처리하며 고의 또는 태만으로 명령취지에 위반됨이 없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삭제하였다.
또한 피고는 2008. 3. 17.부터 2017. 8. 10.까지 9회에 걸쳐 채권추심업무계약의 계약서 양식의 내용을 일부 변경하였는데, 그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위 채권추심업무계약서 양식의 변경 중 2016. 5. 1. 이후의 것은, 대법원이 위 2008. 6. 16.자 계약서 양식의 변경 후에도 피고 소속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성이 인정된다고 한 판결(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다23877 판결)이 확정된 후에 개정된 것이다.
원고와 피고의 계약관계
원고는 2008년경부터 2018년경까지 피고와 위와 같이 변경된 계약서 양식에 따라 아래와 같이 각 채권추심업무계약을 체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5, 제2호증의 13, 14, 제3, 5, 8, 34호증, 을 제1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원고는 2005. 1. 3.부터 2018. 2. 6.까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로서 근무하였으므로, 사용자인 피고는 원고에게 위 근무기간에 대하여 산정된 퇴직금으로 109,744,17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채권추심순서, 방법 등을 스스로 결정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고, 업무수행에 필요한 차량운행료, 식대, 전화요금 등을 직접 부담하였으며,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지 않고 오로지 채권회수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받았을 뿐만 아니라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으므로, 처음부터 근로자라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최소한 2008. 2. 또는 2009. 3. 1.자 계약서 양식 변경 이후 또는 2010. 8.경 이후에는 근로자성을 상실하였다.
판단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계약이 고용계약이든 위임계약이든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① 사용자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업무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② 근로제공자가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③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④ 근로제공자가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⑤ 근로제공자가 근로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⑥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⑦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⑧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 양 당사자의 경제적․사회적 조건들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고,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갑 제6 내지 15, 19, 20, 21, 30, 37 내지 74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F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의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는 2005. 1. 3. 피고와 채권추심업무계약을 체결한 이래 다른 피고 소속 채권추심원과 같이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채권추심원들은 피고로부터 배정받은 채권에 대한 추심업무를 주업무로 하였고,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에 출근하여 피고가 제공한 컴퓨터와 프로그램, 전화기 등을 이용하여 추심업무 내용을 피고의 전산시스템(AMS)에 입력하거나 전화연락, 우편물 발송, 문자메시지 발송 등을 통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채권추심원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채권추심실적에 따라 일정한 비율의 수수료를 지급받았고, 외부적으로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할 때에는 피고의 실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였으며, 채무변제최고장 등에는 피고의 명의를 사용하였다.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의 근무시간과 장소를 별도로 정하지 않았지만 필요한 경우 피고가 근무시간과 장소를 별도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였고, 채권추심원들에게 보고의무, 교육참석의무, 비밀유지의무 등을 부과하였으며, 제3자로 하여금 추심업무를 처리하도록 하는 행위를 금지하였다. 또한 계약위반 외에도 피고 규정의 미준수, 실적 부진, 업무처리능력 부족, 업무수행 부적격, 피고의 경영상 필요 등을 계약해지사유로 하였다.
피고는 채권추심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그 사업부문 내에 채권추심원에 대한 교육, 실적, 평가 등을 관리하는 부서를 두고 실적이 높은 경우에는 상품을 수여하고, 실적이 낮은 경우에는 경고 조치를 하는 등으로 채권추심원들의 실적을 관리하였고, 전산시스템을 통해 채권추심원들의 로그인 기록, 매월 실적, 업무 내용 등을 파악할 수 있었으며, 관리직원을 통해 채권추심원에 대한 출퇴근 상황과 업무 실적 등을 감독하거나 독려하였다.
그러던 중 2008. 2. 1. 피고와 채권추심업무계약을 체결한 채권추심원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자, 피고는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2008. 2. 12. 앞서 본 바와 같은 지사장 회의를 개최하고, 2008. 6. 13. 본사와 각 지사, 센터에 ‘추심원 실적관리 폐지, 시상과 주의제도 폐지, 추심원의 업무수행 시간과 장소를 별도로 정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 삭제, 근로자성으로 인정될 소지가 있는 용어와 계약서의 변경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채권추심 업무방법서 개정 시행’을 보냈다.
피고는 2008. 2. 12.경부터 공식적으로는 추심원에 대한 출근부, 출장기록부, 추심원 활동현황 등을 작성하지 않고, 팀별, 개인별 회수예상액과 예상목표 달성률, 채권 미회수 사유 등에 대한 작성․보고와 일부 지사에서 이루어지던 주간회수계획서 작성․제출을 폐지하였으며, 불법추심과 민원 예방교육 외에 추심원들에 대한 업무수행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채무자 실태조사를 위한 월 3회 이상 의무방문제도를 폐지하였다.
한편 피고는 2008. 3. 17.부터 2010. 11. 1.까지 7회 등 앞서 본 바와 같이 채권추심원과 체결하는 계약서 양식을 변경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2008. 6. 16.자로 변경된 계약서 양식에 따라 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채권추심원들을 팀별로 관리하는 팀제도를 계속 유지하였고, 전산시스템을 통해 채권추심원들의 출퇴근과 실적을 관리할 수 있었으며, 일부 지사에서는 ‘월별 교육자료’, ‘지사장 당부 사항’, ‘담당자별 실적’ 등을 통해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실적을 관리하고 실적에 따라 시상이나 경고 등을 하여 왔다.
피고는 2010. 2. 5.자 회의자료(갑 제44호증)를 통하여, 채권추심원들이 채무자 면담결과를 상세히 기록하도록 하고, 영업점별로 배분된 대손보전채권 관리 및 회수실적을 높이도록 지시하였다.
피고의 이러한 업무방식은 그 후로도 계속되었는데, ① 2016. 4. 피고의 관리직원은 원고에게 “전화연락을 받고도 곧바로 사무실에 도착하여 관련 내용을 보고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질책하였고(갑 제67호증의 1), ② 2016. 11. 원고 등 팀장들이 모인 회의에서는, “팀장들이 회수실적을 올려 달라.”, “C단체 감사가 예정되어 있으니 준비를 철저히 하여 달라. 전산 등록되어 있는 상담정보 중 문제될 만한 것을 수정하도록 미리 보고하여 달라.”, “본사에서 채권추심재계약 기준을 강화하여 전국에서 채권추심원 5명의 재계약이 문제되었는데, 원고가 속한 지사는 2명이 그 대상자이다.”, “본사에서 채권재배당 기준을 강화하는 전산시스템을 개발하였다. 6개월 동안 상당내역이나 문서발생내역이 없으면 자동 재배분 대상이 된다.”라는 등의 업무지시를 하였다(갑 제67호증의 2).
한편, 피고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채권회수를 위한 각종 캠페인을 벌이거나 2017년경까지 ‘목표달성 및 추계 단합대회’ 명목의 모임을 개최하여 채권추심원들의 활동 및 실적을 독려하는 한편, 2018년경까지 피고 소속 채권추심원들에게 ‘채무자면담결과’ 기록 및 ‘회수검토실익표’ 작성 등을 지시하고, 피고 소속 팀장 및 지사장을 통하여 이를 검토하고 결재하게 하였다.
근로자성의 인정
위 인정사실과 인용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피고와 최초 채권추심업무계약을 체결한 2005. 1. 3.부터 마지막 계약을 해지한 2018. 2. 6.까지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였다고 할 것이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러한 판단을 뒤집기에 부족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근로자성 여부는 계약의 명칭 등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므로, 채권추심업무계약서의 내용이 변경된 이후 피고와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의 계약관계가 실질적으로 변경되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채권추심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므로 채권추심업무는 피고의 핵심적인 업무분야이고, 채권추심원은 피고에게 상시 필요한 인력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로서는 채권추심원들과의 지속적인 계약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채권추심원들의 적정한 업무수행을 위하여 상당한 지위․감독을 하려는 유인이 크다는 점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원고는 2005년경 피고와 계약을 체결한 이후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에 출근하여 피고가 제공한 컴퓨터와 프로그램, 전화기 등을 이용하여 추심업무 내용을 피고의 전산시스템(AMS)에 입력하거나 전화연락, 우편물 발송, 문자메시지 발송 등을 통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비록 2008. 6. 16.자로 채권추심업무계약서가 변경되면서 ‘업무수행 시간과 장소는 별도로 정할 수 있다’는 규정과 ‘채권추심원의 업무수행 횟수’에 대한 규정이 삭제되었으나, 원고를 포함한 채권추심원들은 피고의 전산시스템을 이 용하여야 했으므로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기는 어려웠고, 피고가 지정해준 자리에서 근무하였으며, 채무자면담을 위한 외근과 출장이 잦을 수밖에 없는 업무특성에도 불구하고 그 밖의 시간에는 위와 같이 지정된 근무 장소에서 업무를 처리했다. 또한, 만약 원고를 포함한 채권추심원들이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는 경우 추심해야 할 채권의 분배나 재계약에 있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상의 제약이 있었다.
피고는 2005년경부터 2008년까지 원고를 포함한 채권추심원들에게 보고의무, 교육참석의무, 비밀유지의무 등을 부과하였고, 계약위반 외에도 피고 규정의 미준수, 실적 부진, 업무처리능력 부족, 업무수행 부적격, 피고의 경영상 필요 등을 계약해지사유로 하였다. 그 후 피고는 2008. 3. 17.자로 변경된 채권추심업무계약서에서 피고 규정의 미준수, 실적 부진, 업무처리능력 부족으로 인한 계약해지 규정을 삭제하였고,2008. 6. 16.자로 변경된 채권추심업무계약서에서 업무수행 부적격, 피고의 경영상 필요 등으로 인한 계약해지 규정을 삭제하였으며, 2010. 2. 16.자로 변경된 채권추심업무계약서에서는 계약해지 사유에 관한 규정을 모두 삭제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이후에도 실적 부진, 업무수행 부적격 등을 이유로 채권추심원들과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는데, 채권추심원들과의 계약은 6개월마다 갱신되었으므로 재계약 체결거부는 계약해지 내지 해고와 같은 효과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피고는 2016. 5. 1.자 채권추심업무계약서에서 구체적인 재계약 기준을 마련하면서(갑 제70호증 참조), “지급수수료가 전체 추심인 중 2회 이상 하위 10%에 해당됨과 동시에 회사에 대한 손익이 마이너스(-)이 경우에는 재계약하지 않는다“, ”계약 당월의 익월부터 3개월 실적을 월 단위로 점검하여 재계약적합 여부를 판단한다.“라고 규정하였다(이러한 재계약 기준은 2017. 8. 10.자로 변경된 채권추심업무계약서에 이르러서야 삭제되었다). 이와 같이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게 각종 의무를 부과하고, 계약해지 및 재계약 기준을 정함으로써,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에 대하여 상당한 관리․감독을 하였다.
피고는 채권추심원에 대한 교육, 실적, 평가 등을 관리하는 부서를 두고 실적이 높은 경우에는 상품을 수여하였고, 실적이 낮은 경우에는 경고 조치를 하였으며, 각종 ‘회수 캠페인‘과 ‘월별 교육자료’, ‘지사장 당부 사항’, ‘지사별, 추심원별 목표 배정’ 등을 통해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실적을 관리하였다. 또한 피고는 피고의 전산시스템을 통해 원고를 포함한 채권추심원들의 로그인 기록, 매월 실적, 업무 내용 등을 파악할 수 있었고(이와 같은 전산시스템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8조 제2호 및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기는 하나, 그와 같은 법률상 규제에도 불구하고 전산시스템의 사용 및 이를 통한 업무 관리 사실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관리직원을 통해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출퇴근 상황과 업무실적, 채무자면담결과 기록, 회수검토실익표 작성 등을 감독하거나 독려하였으며, 피고의 팀장과 지사장은 위와 같은 작성된 서류에 결재하였는데, 이러한 관계는 원고가 피고와의 계약을 해지한 2018. 2. 6.경까지 유지되었다.
피고는 2010년경 채권추심원을 팀으로 나누어 팀장이 팀원들을 관리하면서 실적을 독려하는 팀제도를 형식적으로는 폐지한 것으로 보이게 하였다. 그러나 그 후인 2016년경 회의기록 등에도 팀장 회의를 통하여 실적을 독려하고, 채권추심원들의 좌석 배치를 팀별로 배치하여 관리하는 등 팀제도를 상당 기간 유지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는 원고의 업무 내용을 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
피고는, 2008. 2.경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이 선고된 이후 피고의 2008. 2. 12. 지사장 회의와 2008. 6. 13. 채권추심 업무방법서 개정 시행 등으로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의 근무형태가 변경되어 2008. 2. 이후 등에는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 원고가 근무하였던 광주전남지사에서 2008. 4. 30.경 작성된 자료에는 “회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월 15일까지 회수계획표를 제출하고, 회수부진 직원은 개인별 티타임을 실시”하도록 기재되어 있는 점, ㉯ 2008. 9.경 작성된 자료에도 “AMS 상담정보에 상담기록 관리를 철저히 하고 법 조치 관련 정보를 필히 등록하도록” 기재되어 있는 점, ㉰ 2008. 9. 30. 작성된 피고의 지사장 전달사항에는 “2009년 담당지역 변경기준에 관하여, 2007년, 2008년 연간 목표 대 실적을 합산하여 순위를 산출하여 산출된 순위에 따라 순위 우수자부터 2009년 담당지역을 선택하도록 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 점, ㉱ 피고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채권회수를 위한 각종 캠페인을 벌이거나 2017년경까지 ‘목표달성 및 추계 단합대회’를 개최하여 채권추심원들의 활동을 독려한 점, ㉲ 피고가 2017년경까지 피고 소속 채권추심원들에게 채무자면담결과 기록 및 회수검토실익표 작성 등을 지시하고 피고의 팀장 및 지사장이 이를 검토하여 결재한 점 등을 종합하면, 2008. 2.경 이후에도 여전히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의 채권회수 실적에 대한 관리․감독을 계속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가 추심업무 수행에 필요한 차량운행비용, 식대, 전화요금, 우편료, 교통비 등을 스스로 부담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가 제공한 책상과 컴퓨터, 전화기 등의 사무집기를 이용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고, 채권추심 과정에서 지출한 재판기록열람비용, 송달료, 집행문신청비용 및 채무자에 대한 채권양도통지비용을 피고로부터 보전 받았다. 즉, 노무제공자인 원고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였거나, 업무 수행에 필요한 비용을 직접 부담하면서 피고로부터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채권추심업무 외에도 피고가 당사자인 소송이나 경매절차에서 답변서 작성 및 제출, 배당이의와 배당금 청구 및 수령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특히 배당이의와 청구이의 사건 등의 소송대리는 민사소송법 제87조, 제88조에 따라 변호사가 아닌 경우, 당사자와 고용계약 등으로 통상 사무를 처리․보조하여 오는 등 일정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 할 수 있는데, 피고는 2015년경 원고에게 소송대리를 위한 재직증명서(갑 제59호증)를 발급하여 주기도 하였다.
원고는 2005. 1. 3. 피고와 채권추심업무 수행계약을 체결한 이래로 6개월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재계약을 하는 형식으로 채권추심업무를 계속 수행하였는데,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재계약이 이루어졌고(2008. 3. 17. 이전까지 원고와 피고는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는 경우 계약종료일로부터 6개월간 연장”된다는 내용이 담긴 채권추심업무계약서 양식으로 계약을 체결하였다), 실제로 원고는 2005. 1. 3.부터 2018. 2. 6.까지 약 13년 동안 계속하여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하였다. 또한 원고는 추심업무를 통해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 수익으로 생계를 유지하였고, 피고와의 계약기간 중 다른 곳에서 소득을 얻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원고의 피고에 대한 근로제공 관계는 어느 정도 업무 수행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종속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피고가 2009. 8. 1. ‘채권추심업무 위촉계약서’를 ‘채권추심업무 위임계약서’로 변경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계약이 고용계약이든 위임계약이든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위임은 당사자의 일방이 법률행위 기타의 사무 처리를 상대방에게 위탁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효력이 생기는 계약인데, 고용계약과는 달리 노무 그 자체의 공급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위임받은 목적의 범위 내에서 수임인 스스로 다소의 자유재량권을 갖는다는 점에서 고용과는 다른 본질적 특색이 있다. 또한 위임은 타인의 특수한 지식․경험․재능 등을 이용하는 제도로서 수임인의 인격․식견․기능 등을 신뢰하는 정신적 요소를 중심으로 하고, 이러한 신뢰관계의 절대성에 있어서 타인의 노무를 목적으로 하는 고용이나 도급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는 자신이 배분받은 채권 중 어느 채권을 어떻게 추심할지를 스스로 결정하여 추심업무를 수행하는 정도의 재량은 있었으나, 피고는 원고를 포함한 채권추심원들의 특수한 지식이나 경험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고, 원고와 피고의관계는 채권추심원인 원고의 인격이나 식견에 대한 신뢰성을 바탕으로 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게 채권추심업무를 ‘위임’하였다기보다는, 오히려 채권추심업무를 위하여 그들을 ‘고용’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은, ㉮ 채권추심업무 수행을 위하여 투입한 시간․비용과는 관계없이 오로지 객관적으로 나타난 채권회수실적에 따른 보수(수수료)를 지급받을 뿐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지는 않았고, ㉯ 피고의 취업규칙, 인사규정 등 복무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고, ㉰ 보수(수수료)에 대하여 사업소득세를 납부 할 뿐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않고, ㉱ 피고를 사업자로 한 국민연금보험, 직장의료보험,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은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것이어서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근로자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29120호 판결 참조),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퇴직금의 산정
퇴직금청구권의 발생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2005. 1. 3.부터 2018. 2. 6.까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직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의 범위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과 근로기준법 시행령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퇴직을 즈음한 일정 기간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임금액 변동이 있었고, 그 때문에 위와 같이 산정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전체 근로기간, 임금액이 변동된 일정 기간의 장단, 임금액 변동의 정도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출하는 것은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출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정신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으므로,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그 평균임금을 따로 산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위와 같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다고 볼 예외적인 정도까지 이르지 않은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6다17287 판결, 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평균임금 및 퇴직금의 산정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근무기간은 2005. 1. 3.부터 2018. 2. 6.까지 13년 1개월 4일 동안이고, 갑 제2호증의13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퇴직 전 3개월(92일) 동안 받은 수수료의 총액과 그에 기초하여 산정한 1일 평균임금액(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퇴직 전 1년 동안 받은 수수료의 총액과 그에 기초하여 계산한 1일 평균임금액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퇴직 전 1년 기준 1일 평균임금이 퇴직 전 3개월 기준 1일 평균 임금의 약 55.2%(= 154,239원/279,369원 × 100%)에 불과하므로, 원고가 퇴직 전 3개월 동안 받은 수수료가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많다고 볼 정도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평균임금은, 원고가 퇴직 전 1년 동안 받은 수수료의 총액을 기초로 계산한 1일 평균임금 154,239원을 기초로 하여 산정함이 타당하고, 이에 따라 산정한 원고의 법정퇴직금은 60,589,516원[= (13년 + 1/12개월 + 4/365일) × 30 × 154,239원]이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60,589,516원 및 그 중 ① 제1심에서 인용된 19,243,956원에 대하여는 채권추심업무계약이 해지된 2018. 2. 6.로부터 14일이 되는 날의 다음날인 2018. 2. 21.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9. 12. 12.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제37조 및 그 시행령 제17조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② 당심에서 추가로 인용된 41,345,560원에 대하여는 위 2018. 2. 21.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20. 7. 15.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제37조 및 그 시행령 제17조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이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그 부분에 대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다만, 제1심판결에서 인용된 금액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은 일부 부당하나, 원고만이 항소한 이 사건에서 불이익금지의 원칙상 원고에게 불리하게 변경하지 아니한다), 피고에 대하여 당심에서 인정된 돈의 추가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태현(재판장) 도우람 황성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