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년 9월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 및 장애인관련기관에 각 4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4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장애인복지법위반의 점, 무죄 부분)
피해자는 중증의 지적장애인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거나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상당히 부족한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남녀가 성관계를 하는 영상을 보여준 것은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에 해당한다.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1. 3.경 D 2층에 있는 피해자의 방에서 피해자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통해 남녀가 성관계를 하는 영상을 강제로 보도록 하는 등으로 장애인인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을 하였다.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9633 판결 참조).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일시 및 장소에서 피해자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로 남녀가 성관계를 하는 영상을 보여준 사실은 인정된다고 보면서도, 그 판시와 같은 상세한 이유를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에게 ‘강제로’ 성관계 영상을 보도록 하였다거나,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성관계 영상을 보여준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적 굴욕감이나 성적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 및 이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E은 경찰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남녀가 성관계를 하는 영상을 보여주는 모습을 목격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도, ”당시 피해자가 좋은 줄만 알고 좋아 했다. 피해자가 반항하거나 싫다고 표현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여준 성관계 영상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아 위 영상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피해자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것에 해당한다는 점이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항소이유로서 주장하는 사정들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원심의 증거판단 및 사실인정이 비합리적이거나 경험칙에 어긋난다고 보이지 않는다. 또한 당심에 이르러 원심의 판단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증거나 사정이 나타나지도 않았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증명되지 않으므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이 부분 원심판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등의 위법은 없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범행<1>은 장애인복지시설에 근무하면서 장애인을 보호하여야 할 의무를 지닌 피고인이 중증의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를 상대로 유사성행위를 한 것으로 그 구체적 경위와 내용, 행위 태양, 피해자의 지적장애의 정도, 피고인의 지위 및 피고인과 피해자와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신체적 유형력이나 위계 등을 행사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과거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면서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피고인이 원심 과정에서 피해자의 누나 F에게 소정의 합의금을 지급하여, 위 F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바 있고, 피고인이 2023. 1. 5. 위 F에게 500만 원을 추가적으로 지급하였으며, 피해자가 당심에서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사를 표시하였다(피해자가 중증의 지적장애인에 해당하긴 하나, 합의서에 자필로 ‘A씨<2> 좋은 사람 벌주지 마세요’라고 기재하였는바,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는 진의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피고인에게 불리하거나 유리한 양형요소들 및 당심에 이르러 변경된 일부 양형조건, 이 사건 범행의 구체적 경위와 내용, 행위 태양, 그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공판과정에서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점을 다투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