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택시기사의 사망이 운전업무에 따른 육체적 피로나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한 것이라고 추정하기 어렵다(1996.06.20, 광주고법 95구2332)
[요 지]
근로자의 사망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사망이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간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사망일까지 이미 3일간의 휴무일이 있었고, 위 망인은 퇴근하여 약 10시간이 지난 뒤 친구들과 모임에서 식사를 하고 약을 먹은 후 사망하였으며, 심근경색을 그 사인으로 의심해 볼 수는 있으나 이는 전후사정에 비추어 한 추측일 뿐이므로 달리 구체적인 사인을 알 수 없는 바, 이러한 사정하에서는 심근경색이 스트레스에 의하여 유발될 수도 있다는 일반론적인 설명 및 위 망인이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동안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누적되고 심리적 압박감을 갖고 있었으며 최근에 더욱 가중되었다는 점만으로 위 망인의 사망이 위와 같은 운전업무에 따른 육체적, 정신적 피로나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한 것이라고 추정하기에는 어렵다고 할 것이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바, 결국 위 망인의 업무와 사망간의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에 대한 원고의 입증이 부족하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 사 건 / 1996.6.20 선고, 광주고법 95구2332 판결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 원고 / 유○○
* 피고 / 근로복지공단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소외 주식회사 ○○택시(이하 소외회사라고 한다)의 운전기사로 근무해 오던 소외 김○○이 1994.10.23. 13:30경 퇴근하였다가 같은 날 23:55경 사망한 사실, 이에 위 망인의 처인 원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하여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지급청구를 하였으나 광주지방노동청장은 1995.1.12. 위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각 보험급여의 부지급결정을 통지한 사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2,5호증, 을제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고, 1994.12.22. 법률 제4826호로 개정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부칙 제7조에 의하여 이 사건 처분은 피고가 행한 것으로 의제된다.
원고는, 원래 건강하던 위 망인은 1988.1.9. 소외회사에 입사하여 휴식시간을 포함한 8시간 20분을 근무시간으로 하여 오전, 오후반으로 나누어 1일 2교대로 주, 야간을 번갈아 가면서 택시를 운전해야 하는 열악한 근무환경속에서 지내는 동안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누적되어 왔고, 교통체증이 심한 도로사정하에서 사납금을 채워야 한다는 강박감때문에 오후반일 때에는 근무시간을 연장하여 10-12시간 가량 운전하여야 했으며, 위 사망무렵에는 약 7년간 무사고 운전경력을 지닌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 대상자로서 위 면허를 받기 위하여 심각해진 교통사정 속에서도 각별히 더 신경을 써서 안전운전을 하여야 했기 때문에 육체적 피로와 심리적 압박감이 더욱 가중되었는데, 사망하기 10일 전인 1994.10.14.부터 같은 달 20.까지는 오전반으로 운전하여 8일째인 같은 달 21.에는 쉬어야 하나 소외회사가 배차를 빼주지 아니하여 쉬지도 못한 채 그날에는 13:30경부터 10시간 11분간 운전을 하여 오후반 근무를 하였고, 다음날인 같은 달 22.에도 오후반으로 11시간 17분 근무하고 위 사망일인 같은 달 23. 02:00경 퇴근하다가 수면과 휴식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고 다시 같은 날 07:00경 오전반 근무를 하는 등으로 낮과 밤이 뒤바뀌는 가운데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다가 갑작스런 심장질환을 일으켜 사망하게 되었던 것으로, 위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에도 이를 인정치 아니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무릇 근로자의 사망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사망이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간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살피건대 갑제5호증, 갑제7호증의1,2, 을제2호증의1,6 내지 13,15, 을제4호증, 을제5호증의1,2,3의 각 기재(다만 을제2호증의7의 기재 중 뒤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 제외), 증인 두○○의 증언 및 원고본인신문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위 망 김○○은 1956.7.4.일생으로 1988.1.9.부터 소외회사의 영업용 택시의 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온 사실, 소외회사의 운전기사의 근로시간은 1일 7시간 20분, 주 44시간으로 하되 노사간의 합의에 의하여 12시간을 한도로 초과근무할 수 있고, 월간 근무일수는 26일인데 7일간 근무 후 1일 쉬며, 근무방식은 1일 2교대로 하여 오전반은 휴식시간을 포함하여 07:00부터 15:20까지, 오후반은 휴식시간을 포함하여 16:00부터 다음날 00:20까지 근무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근무자가 소외회사에 납입하여야 할 수입금(이른바 사납금으로 위 망인의 사망 무렵에는 1일 금 62,500원이다)을 정하고 그 액수를 초과할 경우에는 그 일부를 업적급으로 월급여에 추가하여 지급하고 부족한 경우 부족액을 지급될 월급여에서 공제하기 때문에 운전기사는 사납금을 채우기 위하여 연장근무를 하는 일이 자주 있는 사실, 위 망인은 1995. 8.에 19일간 오전반으로, 8일간 오후반으로 근무하고 업적금은 없었으며, 같은 해 9월에 12일간 오전반으로, 14일간 오후반으로 근무하고 업적급으로 15,600원을 지급받았으며, 같은 해 10월 중에는 3일과 4일에 오전반으로 근무하고 하루 쉰 다음 6일과 7일에 오후반으로 근무하였고 다음날 쉰 뒤 9일에 오전반으로, 10일, 11일, 12일에 오후반으로 근무하고 하루 쉬었으며, 14일부터 20일까지 7일간 오전반으로 대략 07:00경부터 12:30분까지 근무하다가 21일부터는 오후반으로 변경되어 21일에 13:40경부터 23:51경까지 근무하고, 22일에 13:53경부터 다음날 01:10경까지 근무한 후 퇴근하였는데, 23일에도 오후반으로 근무하게 되면 그날 오후에 있을 친구들과의 모임에 참석할 수 없는 관계로 당일에는 다른 택시를 배차받아 08:05경부터 13:08까지 근무한 사실, 위 망인은 퇴근 후 휴식을 취한 후 같은 날 19:00경 친구들과 만나 식당에서 식사를 한 다음 20:30경 친구집으로 갔는데 몸이 좋지 아니하여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 못하고 의자에 앉아 있다가 속이 메스껍다는 위 망인의 이야기를 들은 원고가 근처 약국에서 사온 소화제류의 약을 먹고 갑자기 토하면서 쓰러져 22:00경 광주 서구 양동 소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자가호흡이 없고 전신이 창백하며 말초동맥을 촉지되지 아니하고 동공이 열려있으며 대광반사가 없는 상태이었으며 심폐소생술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사망하고 만 사실, 위 망인의 상태를 최초로 진단한 의사에 의하면 위 망인의 사인으로 심근경색이 의심스러우나 정확한 원인은 부검을 요한다고 하고 있는 사실, 한편 위 망인은 위 사망 무렵에는 약 7년간 무사고 운전경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166cm의 키에 55.6kg의 체중인 위 망인은 1993년에 실시한 건강진단시 의사에게 복부불쾌감을 느낀다고 이야기하였으나 별다른 질병은 없고 각종 검사결과 간, 혈압, 요(尿)단백, 요당 등에도 이상이 없어 건강상태는 정상으로 진단받은 바 있고 평소에 담배를 피우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에 반하는 을제2호증의 7의 일부기재는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망인은 영업용 택시 운전업무의 특성상 주, 야간을 번갈아 운전해야 하기 때문에 소외회사에 입사한 이래 6년 9개월간 밤과 낮이 뒤바뀌는 생활을 하고, 월급여액과 연관되는 사납금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오후반 근무시에는 근무시간을 연장하여 10시간 이상 근무하고 그 가운데서도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를 받기 위해서는 종전의 무사고 운전경력을 유지하고 연장하여야 하는 심리적 압박감에 있었으며, 최근에는 1994.10.14.부터 사망일인 같은 달 23.까지 13일간 연속근무를 하고 특히 사망일에는 새벽까지 근무한 뒤 제대로 수면이나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약 7시간 뒤에 다시 근무를 함으로써 육체적 피로가 과중되었다고 보여지나, 한편 근무일의 절반을 차지하는 오전반 근무시의 위 망인의 평소 근무시간은 대체로 6시간 미만에 불과하고, 위와 같이 연속근무한 13일간 중 오후반으로 근무형태가 변경된 1994.10.21.의 근무개시시점은 전날 근무종료시점으로부터 24시간이 지난 뒤이며, 1994.10.3.부터 위 사망일까지 이미 3일간의 휴무일이 있었고, 위 망인은 퇴근하여 약 10시간이 지난 뒤 친구들과 모임에서 식사를 하고 약을 먹은 후 사망하였으며, 심근경색을 그 사인으로 의심해 볼 수는 있으나 이는 전후사정에 비추어 한 추측일 뿐이므로 달리 구체적인 사인을 알 수 없는 바, 이러한 사정하에서는 심근경색이 스트레스에 의하여 유발될 수도 있다는 일반론적인 설명 및 위 망인이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동안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누적되고 심리적 압박감을 갖고 있었으며 최근에 더욱 가중되었다는 점만으로 위 망인의 사망이 위와 같은 운전업무에 따른 육체적, 정신적 피로나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한 것이라고 추정하기에는 어렵다고 할 것이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바, 결국 위 망인의 업무와 사망간의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에 대한 원고의 입증이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맹천호(재판장), 김규장, 최진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