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판결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11. 8. 30. 선고 2010가합144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등

(1)

원고는 전국의 금속산업 및 금속관련산업의 노동자 등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전국 단위의 노동조합이고, 피고는 각종 펄프류 및 지류의 제조, 가공, 도·소매 및 수출입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2)

피고 소속 근로자로 구성된 A 노동조합은 2008. 11. 3.경 원고에 가입함으로써 전국금속노동조합 A지회가 되었다(이하 위 A 노동조합과 전국금속노동조합 A지회를 통칭하여 '원고 지회'라고 한다).

나.

이 사건 단체협약

원고 지회는 2006. 11. 15. 피고와 사이에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중 유효기간과 협약의 갱신에 관한 규정은 아래와 같다.

○

부칙

제1조 (유효기간)

본 협약은 체결일로부터 효력이 발생하며 유효기간은 2년으로 한다. 단 임금협약의 경우 별도로 한다.

제2조 (협약의 갱신)

1.

회사와 조합이 본 협약을 갱신하고자 할 때에는 유효기간 30일 전에 상대방에게 갱신안을 제출하고 단체교섭을 요청하여야 한다.

2.

본 협약은 갱신 될 때까지 그 효력을 갖는다.

다.

이 사건 단체협약의 해지통보

피고는 2009. 6. 19. 원고에게 '새로운 단체협약이 갱신되기 어렵다고 판단되어「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고 한다) 제32조 제3항 단서 규정에 따라 이 사건 단체협약을 해지한다'는 취지를 통보(이하 '이 사건 해지통고'라고 한다)하였다.

라.

관련 법규

○

노조법 제32조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①

단체협약에는 2년을 초과하는 유효기간을 정할 수 없다.

②

단체협약에 그 유효기간을 정하지 아니한 경우 또는 제1항의 기간을 초과하는 유효기간을 정한 경우에 그 유효기간은 2년으로 한다.

③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때를 전후하여 당사자 쌍방이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고자 단체교섭을 계속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별도의 약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종전의 단체협약은 그 효력만료일부터 3월까지 계속 효력을 갖는다. 다만, 단체협약에 그 유효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때에는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종전 단체협약의 효력을 존속시킨다는 취지의 별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르되, 당사자 일방은 해지하고자 하는 날의 6월전까지 상대방에게 통고함으로써 종전의 단체협약을 해지할 수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 주장의 요지

(가)

피고는 원고 지회를 약화시키고자 하는 반 노동조합적 동기를 가지고 노동조합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단체협약 개악안을 제시한 다음, 사실상 새로운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거부하여 해지통고 후 6개월이라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무단협 상태로 만드는 것을 의도하고 이 사건 해지통고를 하였으며, 피고의 의도대로 이 사건 단체협약 해지로 인해 원고 지회는 지금까지 노동조합을 유지하기조차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위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단체협약의 해지는 노조법 제81조 제4호의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 규정은 강행법규로서 위 규정에 위반한 법률행위는 사법상으로도 그 효력이 없으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 해지는 무효라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해지통고는 신의칙에 반하고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2)

피고 주장의 요지

단체교섭의 파행으로 단체협약의 해지에 이른 것에 대하여 노동조합측이 그 원인을 제공한 점, 피고가 성의있는 교섭을 계속하였음에도 단체교섭이 교착상태에 빠졌고, 교섭이 더 이상의 진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 하에서 단체협약을 해지한 점, 노동조합측 수정안의 내용이 단체협약의 내용을 그대로 유지한 채 사용자가 수용할 수 없는 주장만 무리하게 되풀이하는 것일 경우에 피고 회사에는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지통고는 정당하고 적법하다.

나.

노조법 제32조의 규정 취지

원래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은 협약 당사자의 자치에 맡기는 것이 원칙이라 하겠으나, 노조법 제32조 제1, 2항이 그 유효기간을 제한하는 규정을 둔 것은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너무 길게 하면 변동하는 산업사회의 사회적, 경제적 여건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당사자를 부당하게 구속하는 결과가 되고, 그렇게 되면 단체협약에 의하여 적절한 근로조건을 유지하고 노사관계의 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목적에도 어긋나게 되므로 그 유효기간을 일정한 범위로 제한하여 단체협약의 내용을 시의에 맞고 구체적 타당성 있게 조정해 나가도록 하자는 데 그 뜻이 있는 것이다.

한편, 이 사건 단체협약과 같이 당사자가 가급적 단체협약이 없는 공백상태를 방지하기 위하여 미리 단체협약에 본 협약은 갱신 될 때까지 그 효력을 갖는다'는 자동연장협정을 규정한 경우에는, 노조법 제32조 제3항 단서에 의하여 당사자 일방은 해지하고자 하는 날의 6월 전까지 상대방에게 통고하여 종전의 단체협약을 해지함으로써, 실정에 맞지 않는 단체협약의 지속방지와 단체협약의 공백방지를 조화시켜 노사관계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

다.

판단

(1)

이 사건 단체협약의 해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단체협약은 2008. 11. 14. 유효기간의 만료로 그 효력을 상실하였으나, 단체협약 제2조 제2항에 따라 갱신 될 때까지 그 효력을 가지게 되었고, 피고가 노조법 제32조 제3항 단서 규정에 따라 2009. 6. 19. 이 사건 해지통고를 함으로써 이 사건 단체협약은 위 해지통고일로부터 6월이 경과한 2009. 12. 20.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 할 것이다.

(2)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해지통고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살피건대, ① 노조법 제32조 제3항 단서가 규정한 해지권은 노사가 어느 일방에게 불리한 기존의 단체협약에 장기간 구속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인 점, ② 피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한 이후 노조법 제32조 제3항 단서 규정에 따라 이 사건 해지통고를 한 점, ③ 이 사건 단체협약이나 노조법에는 노조법 제32조 제3항 단서 규정에 의한 해지권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는 점, ④ 노조법 제32조 제3항 단서 규정에 의한 해지권 행사가 반드시 단체교섭을 전제로 한다고 보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가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하였다면, 그와 같은 행위는 노조법 제81조 제3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게 될 것이고, 원고는 노조법 규정에 따라 구제를 받을 수 있는데 그러한 사정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해지통고를 한 것은 노조법 관련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해지권을 행사하였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를 가리켜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 피고가 원고와의 교섭과정에서 그 주장 차이로 인해 교섭에 성실하게 응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해지통고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2)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해지통고가 신의칙에 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1)

민법상의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안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하는 것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하여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또한, 권리행사가 권리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으려면, 주관적으로 그 권리행사의 목적이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행사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는 경우이어야 하고, 객관적으로는 그 권리행사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며, 이와 같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비록 그 권리의 행사에 의하여 권리행사자가 얻는 이익보다 상대방이 잃을 손해가 현저히 크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를 권리남용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0. 8. 19. 선고 2009다90160, 90177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피고가 원고에게 노조법 제32조 제3항 단서 규정에 의한 해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신뢰를 주었다거나, 원고가 정당하게 위와 같은 신뢰를 가졌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해지통고가 오직 원고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피고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는 것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단체협약은 피고의 이 사건 해지통고에 의하여 그로부터 6월이 경과한 2009. 12. 20. 적법하게 해지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형권(재판장) 현영수 유상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