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1. 31.부터 2016. 2. 1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4/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전남 신안군 C에서 염전(허가번호: D, 총면적 31,006㎡, 이하 '이 사건 염전'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자이고, 원고는 2006. 7. 18.경부터 2014. 1. 31.경까지 피고의 염전에서 근로를 제공한 지적장애 3급(지능지수 66, 사회지수 63, 실생활연령 10세 1개월)의 장애인이다.
전남 해남군 소재 김 양식장에서 일하던 원고는 2006. 7. 18.경 직업소개소의 소개로 이 사건 염전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피고가 원고에게 거처를 마련하여 주는 등 숙식은 제공하였으나, 위 가.항 기재와 같이 원고가 근로를 제공한 기간 동안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지는 않았다.
피고는 2011. 10. 7.경 본인이 사용할 목적으로 원고의 동의 없이 원고 명의의 휴대전화를 개통하였다.
피고와 관련한 사건을 수사한 광주지방검찰청 목포지청 검사는 2014. 6. 3.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14고단740호로 피고에 대하여 '원고의 심신장애를 이용하여 원고로 하여금 염전에서 일을 하게 한 후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할 생각으로 원고를 고용하여 2006. 7. 18.경부터 2014. 1. 31.경까지 원고로부터 84,001,100원 상당의 노무를 제공받고 같은 금액 상당의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준사기죄와 위 다.항 기재와 같이 '2011. 10. 7.경 원고 명의의 휴대전화 서비스 신규계약서를 위조·행사하였다'는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죄로 공소를 제기하는 한편, 근로기준법 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와 관련하여서는 원고의 처벌 불원의 의사가 있음을 이유로 공소권 없음의 불기소 결정을 하였다.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은 2014. 7. 24. 위 라.항 기재 각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피고에 대하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의 형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한편 피고는 위 형사재판 진행 중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조로 84,464,02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2호증, 갑 5호증의 10, 갑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부당이득반환청구 또는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주장
피고는 원고의 지적장애를 이용하여 2006. 7. 18.경부터 2014. 1. 31.경까지 원고에게 대가를 지급하지 않은 채 근로를 제공하게 하여 위 기간 동안 농촌일용노임 상당의 이득을 얻었다. 따라서 피고는 부당이득 또는 불법행위(준사기)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원고에게 농촌일용노임을 기준으로 하여 계산한 171,494,736원에서 피고가 형사재판 진행 중 원고에게 지급한 84,464,020원을 공제한 나머지 87,030,71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위자료에 관한 주장
피고는 위 1)항과 같이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수사가 개시되자 지적장애인인 원고에게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원고로 하여금 '휴대전화 개통에 동의하였고 피고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하게 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고자 하였다. 위와 같은 피고의 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정신적 고통을 입었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그 위자료로 1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원고의 동의 없이 원고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도용하여 원고 명의의 휴대전화를 개통하였고, 위와 같은 피고의 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정신적 고통을 입었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그 위자료로 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유효한 근로계약이 있었으므로(피고가 원고에게 염전에서 일한 대가로 1개월에 20만 원씩 지급하는 외에 숙식을 제공하기로 하였다) 근로계약이 무효임을 전제로 부당이득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원고 명의의 휴대전화도 피고가 원고로부터 동의를 얻어 개통한 것이다.
원고는 1년 중 3월부터 9월까지(길게 보더라도 10월까지)의 기간에만 염전에서 일하였을 뿐이므로 그 외의 기간에 해당하는 노임 상당 부당이득·손해의 주장이나 최저임금이 아닌 농촌일용노임을 기준으로 한 금원 청구는 부당하다.
피고는 이미 원고의 근로기간 전부에 대하여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임금을 초과하는 84,464,020원을 지급하였다.
원고가 주장하는 임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사실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다. 위 채권 및 피고가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채 근로를 제공받았다는 부분에 관한 위자료 청구채권은 원고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함으로써 시효로 소멸하는바,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날로부터 3년 전에 발생한 채권은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
피고는 2006. 9. 11.부터 2014. 2. 10까지 원고의 국민건강보험료 1,495,520원을 대신 납부하였고, 원고에게 숙식, 용돈, 술, 담배, 간식, 옷 기타 생필품을 제공하였는바 그에 지출된 비용 합계액(위 국민건강보험료 대납액 포함)은 57,600,000원 상당(1일 2만 원 상당)에 이른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위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는바, 위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또는 손해배상청구권) 및 위자료 채권과 상계한다.
판단
노임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한 판단
근로계약 체결 여부
살피건대, 앞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 등 원고의 노무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유효한 내용의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는 원고의 노무 제공에 따라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은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피고 사이에 과연 피고 주장과 같은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5호증의 5의 기재만으로는 위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피고가 원고의 지적장애를 이용하여 원고로 하여금 염전에서 일을 하게 한 후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할 생각으로 원고를 사실상 고용한 범죄사실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아가, 설령 원·피고 사이에 피고 주장과 같이 '원고가 피고 운영의 염전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대가로 다달이 20만 원 상당의 임금을 수령하고, 그 밖에 피고가 원고에게 숙식을 제공한다'는 내용으로 고용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계약체결의 경위 및 내용,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현저한 불균형, 최저임금에 현격히 미달하는 임금 지급의 약정, 원고의 지적장애 상태 및 이를 적극 이용한 피고의 의도 등에 비추어 이는 불공정한 법률행위(민법 제104조)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되므로, 어느 모로보나 원·피고 사이에 유효한 근로계약이 성립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근로 기간
살피건대, 피고의 주장과 같이 염전의 통상적인 가동기간이 1년 중 3월부터 9월까지에 한정된다고 하더라도, 앞에서 인정하였거나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2006. 7. 18.부터 2014. 1. 31.까지의 전체 기간 동안 피고에게 다양한 형태의 노무를 제공해왔던 것으로 판단함이 타당하다.
피고는 원고의 심신장애를 이용하여 2006. 7. 18.부터 2014. 1. 31.까지의 전체 기간 동안 원고로부터 합계 84,001,100원 상당의 노무를 제공받고도 그 임금을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는 준사기죄로 유죄판결을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가 판단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지적장애인인 원고를 종업원으로 고용한 다음 자신이 운영하는 염전 인근의 숙소에서 1년 내내 거주하도록 한 것은 염전 가동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여 공급받을 필요 내지 목적에서 연유한 것으로서, 염전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기간 외에도 원고가 피고 지정의 숙소에서 계속하여 기거하였던 것은 주로 피고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염전이 제대로 가동되는 기간 외에도 피고 및 그 가족 등의 지시에 따라 심부름이나 갖가지 허드렛일 등을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지적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 원고가 이 사건 염전에 사실상 고용되게 된 경위, 원고가 본인의 가족이나 보호자 등의 개입 없이 피고와 업무적으로나 일상생활면에서 상당히 밀착된 상태에서 피고의 사실상의 지배하에 노무를 제공하며 거주하여 온 내역, 원고와 피고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3월부터 9월까지의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 동안에도 피고 지정의 숙소를 벗어나 타지에서 임금 노동에 종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득액 또는 손해액의 기준
살피건대, 피고는 2006. 7. 18.경부터 2014. 1. 31.경까지 적어도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고 원고에게 위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기간의 최저임금액 상당을 부당이득반환 혹은 손해배상으로서 지급할 의무가 있다. 위 금액은 별지 표 기재와 같이 84,001,100원인데, 원고가 피고로부터 위 금액을 초과하는 84,464,020원을 지급받았음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는 부당이득액 내지 손해배상액으로서 위 기간 동안의 농촌일용노임 상당액을 주장하나, 원고가 이 사건 염전에서 임금을 지급받지 않은 채 노무를 제공함으로 인하여 농촌일용노임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로 인하여 피고가 농촌일용노임 상당의 이득을 얻었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부당이득반환의 범위는 상대방이 얻은 이익을 한도로 한다),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이기 어렵다.
소멸시효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위 최저임금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위 청구권은 민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서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고, 이 사건 소가 2006. 7. 18.(원고가 이 사건 염전에서 최초로 노무를 제공한 날)로부터 10년이 경과하기 이전에 제기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가 2006. 7. 18.경부터 2014. 1. 31.경까지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채 본인 운영의 염전에서 노무를 제공하도록 한 사실, 원고의 동의 없이 원고 명의의 휴대전화를 개통하여 사용한 사실(피고는 원고의 동의를 얻었다고 주장하나, 을 5호증의 2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지적장애를 가진 원고 또한 독립된 인격주체로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대등한 경제주체로서 스스로의 성장과 발전을 통하여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마땅히 누려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원고의 지적장애 상태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오랜 기간 동안 자신의 사실상 지배하에 두고 임금을 지급하지도 않은 채 염전에서 노무를 제공하도록 하였고, 원고의 명의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휴대전화를 개통하기도 하였는바, 이는 지적장애를 가진 사회경제적 약자에 대한 착취행위에 다름 아니며, 이로 인하여 원고는 정신적으로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다만, 갑 3 내지 6호증(일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하여 원고에게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하도록 강요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아가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의 나이, 지적능력, 원고가 피고의 염전에서 근무하게 된 경위, 원고가 장기간 피고로부터 임금을 받지 못한 채 근로를 제공해 온 내역, 피고가 원고의 개인정보 등을 무단으로 사용한 행위 및 피고가 형사재판 과정에서 원고에게 84,464,020원을 지급한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참작하면 원고에 대한 위자료를 15,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각 행위별로 위자료를 청구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각 불법행위는 모두 피고가 원고의 지적장애 상태를 이용하여 자신의 영향력 하에 둔 채 이 사건 염전에서 노무를 제공하게 한 일련의 행위 및 그와 같은 단일한 환경·기회에서 이루어진 행위이므로, 이를 모두 종합하여 위자료 액수를 정함이 타당하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소멸시효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위자료 채권이 3년의 단기소멸시효 완성으로 인하여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불법행위가 계속적으로 행하여지는 결과 손해도 역시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손해는 날마다 새로운 불법행위에 기하여 발생하는 손해로서 각 손해가 발생한 때로부터 각별로 소멸시효가 진행하고(대법원 2008. 4. 17. 선고 2006다35865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0. 7. 22. 선고 2010다1893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위자료 채권은 일반의 불법행위채권으로서 원고가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함으로써 시효로 소멸하는 것이다.
그런데, ①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 중 일부 준사기 행위와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행위는 이 사건 소 제기일인 2014. 8. 4.부터 역산하여 3년 전인 2011. 8. 4. 이후에 행하여진 것으로서 아직 단기 소멸시효가 도과하지 않았고, ② 피고가 원고의 지적장애 상태를 이용하여 원고로 하여금 2011. 8. 5.부터 2014. 1. 31.까지 임금도 지급받지 않은 채 이 사건 염전에서 노무를 제공하도록 한 행위나 원고 명의를 도용하여 휴대전화를 개설한 행위만으로도 앞에서 인정한 위자료 액수(15,000,000원)가 과다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한편 2011. 8. 4. 이전의 불법행위에 관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기왕의 역사적 사실은 불법행위의 경위 및 내역, 당사자 사이의 관계 등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액수를 산정함에 있어 참작할 만한 사정이 될 수는 있다), 이 사건 위자료 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상계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을 5, 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 대신 원고에게 부과된 국민건강보험료 1,495,520원을 납부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 밖에 57,600,000원에 이르는 생활비 등을 제공하거나 지출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더욱이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는 허용되지 않는 것이므로(민법 제496조),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위자료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한 피고의 상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로 1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최종 불법행위일인 2014. 1. 31.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기간인 이 판결 선고일인 2016. 2. 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선지(재판장) 류봉근 강나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