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판결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16. 2. 17. 선고 2015가합10528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6,091,609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2. 13.부터 2016. 2. 1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70%은 원고가, 나머지 3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전남 신안군 D에 있는 'E'(이하 '이 사건 염전'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원고는 2007. 12.경부터 2014. 2. 9.경까지 이 사건 염전에서 근로를 제공한 지적장애인(지능지수 76, 사회지수 56)이다.

나.

원고는 2007. 12.경 목포시 호남동 소재 목포역 대합실에 앉아 있던 중 "염전해서 일해 볼 생각 있냐? 월급을 50만 원씩 주겠다."는 피고의 제안에 따라 이 사건 염전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피고가 원고에게 거처를 마련하여 주는 등 숙식은 제공하였으나, 위 가.항 기재와 같이 원고가 근로를 제공한 기간 동안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지는 않았다.

다.

피고와 관련한 사건을 수사한 광주지방검찰청 목포지청 검사는 피고에 대하여, 2014. 5. 20.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14고합61호로 '원고의 심신장애를 이용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염전에서 일하게 한 후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할 생각으로 원고에게 임금을 준다고 거짓말하며 이 사건 염전으로 유인하여 2008. 1.경부터 2014. 2. 9.경까지 원고로부터 77,703,040원 상당의 노무를 제공받고 같은 금액 상당의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영리유인죄와 준사기죄로 공소를 제기하였고, 2014. 7. 15.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14고합115호로 '원고에게 2008. 1. 1.부터 2014. 2. 9.까지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근로기준법위반죄로 공소를 제기하였다.

라.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은 위 다.항 기재 각 형사 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한 결과 2014. 7. 24. 위 공소사실 중 영리유인 및 준사기죄에 관하여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의 형을 선고하였고, 근로기준법위반죄에 관하여는 피해자인 원고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이유로 공소를 기각하였다. 검사는 위 판결에 대하여 광주고등법원 2014노357호로 항소하였으나 광주고등법원이 위 항소를 기각하였고, 1심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마.

한편 피고는 위 형사재판 진행 중이던 2014. 8. 12. 원고를 피공탁자로 하여 2014년 금제1301호로 50,000,000원을 공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의 주장

1)

노임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 또는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주장

피고는 원고의 지적장애를 이용하여 2008. 1. 1.경부터 2014. 2. 9.경까지 원고에게 대가를 지급하지 않은 채 근로를 제공하게 하여 위 기간 동안 농촌일용노임 상당의 이득을 얻었다. 따라서 피고는 부당이득 또는 불법행위(준사기)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원고에게 농촌일용노임을 기준으로 하여 계산한 145,288,200원에서 피고가 형사재판 진행 중 원고에게 공탁한 50,000,000원을 공제한 나머지 95,288,2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위자료에 관한 주장

피고는 위 1)항과 같이 원고의 지적장애를 이용하여 유인한 다음 원고로부터 근로를 제공받고도 임금을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노동력을 착취하는 등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입게 하였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그 위자료로 22,000,000원(= 근로기간인 74개월 × 1월당 3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원고는 1년 중 4. 1.경부터 10. 15.경까지 기간만 염전에서 일하였을 뿐이므로 그 외의 기간에 해당하는 노임 상당액 청구는 부당하다.

2)

피고는 이미 원고에게 50,000,000원을 공탁하였는바, 위 공탁금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는 돈에서 공제 내지 상계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노임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 또는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가)

근로계약 체결 여부

살피건대, 앞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 등 원고의 노무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유효한 내용의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는 원고의 노무 제공에 따라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은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원고의 지적장애를 이용하여 원고로 하여금 염전에서 일을 하게 한 후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할 생각으로 원고를 사실상 고용한 범죄사실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아가, 설령 원·피고 사이에 피고가 당초 원고에게 제안한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 운영의 염전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대가로 다달이 50만 원 상당의 임금을 수령하고, 그 밖에 피고가 원고에게 숙식을 제공한다'는 내용으로 고용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계약체결의 경위 및 내용,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현저한 불균형, 최저임금에 현격히 미달하는 임금 지급의 약정, 원고의 지적장애 상태 및 이를 적극 이용한 피고의 의도 등에 비추어 이는 불공정한 법률행위(민법 제104조)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되므로, 어느 모로 보나 원·피고 사이에 유효한 근로계약이 성립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근로 기간

살피건대, 피고의 주장과 같이 염전의 통상적인 가동 기간이 1년 중 4. 1.경부터 10. 15.경까지에 한정된다고 하더라도 앞에서 인정하였거나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2008. 1. 1.경부터 2014. 2. 9.경까지의 전체 기간 동안 피고에게 다양한 형태의 노무를 제공해왔던 것으로 판단함이 타당한다.

①

피고는 원고의 심신장애를 이용하여 2008. 1. 1.경부터 2014. 2. 9.경까지의 전체 기간 동안 원고로부터 합계 77,703,040원 상당의 노무를 제공받고도 그 임금을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는 준사기죄로 유죄판결을 받아 그 판결이 확정 되었다.

②

피고가 판단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지적장애인인 원고를 종업원으로 고용한 다음 자신이 운영하는 염전 인근의 숙소에서 1년 내내 거주하도록 한 것은 염전 가동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필요 내지 목적에서 연유한 것으로서, 염전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기간 외에도 원고가 피고 지정의 숙소에서 계속하여 기거하였던 것은 주로 피고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는 염전이 제대로 가동되는 기간 외에도 피고나 그 가족의 지시 등에 따라 심부름이나 갖가지 허드렛일(염전의 흙을 가는 작업 등) 등을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④

원고의 지적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 원고가 이 사건 염전에서 노무를 제공하게 된 경위, 원고가 본인의 가족이나 보호자 등의 개입 없이 피고와 업무적으로나 일상생활 면에서 상당히 밀착된 상태에서 사실상 피고의 지배하에 노무를 제공하며 거주하여 온 내역, 원고와 피고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4. 1.경부터 10. 15.경까지의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 동안 피고가 지정한 숙소를 벗어나 타지에서 임금 노동에 종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

이득액 또는 손해액의 기준

피고는 2008. 1. 1.경부터 2014. 2. 9.경까지 적어도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고 원고에게 위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기간의 최저임금액 상당을 부당이득 혹은 손해배상으로서 지급할 의무가 있다. 위 금액은 별지 표 기재와 같이 71,091,609원이다.

원고는 부당이득액 내지 손해배상액으로서 위 기간 동안의 농촌일용노임 상당액을 주장하나, 원고가 이 사건 염전에서 임금을 지급받지 않은 채 노무를 제공함으로 인하여 농촌일용노임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로 인하여 피고가 농촌일용노임 상당의 이득을 얻었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부당이득반환의 범위는 상대방이 얻은 이익을 한도로 한다),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가 2007. 12.경 원고의 심신장애를 이용하여 원고를 이 사건 염전으로 유인하여 2008. 1. 1.경부터 2014. 2. 9.경까지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채 염전에서 노무를 제공하도록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지적장애를 가진 원고 또한 독립된 인격주체로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대등한 경제주체로서 스스로의 성장과 발전을 통하여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마땅히 누려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원고의 지적장애 상태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오랜 기간 동안 자신의 사실상 지배하에 두고 임금을 지급하지도 않은 채 염전에서 노무를 제공하도록 하였는바, 이는 지적장애를 가진 사회경제적 약자에 대한 착취행위에 다름 아니며, 이로 인하여 원고는 정신적으로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의 나이, 지적능력, 원고가 피고의 염전에서 노무를 제공하게 된 경위, 원고가 장기간 피고로부터 임금을 받지 못한 채 노무를 제공해 온 내역, 특히 이 사건 각 불법행위는 사회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지적장애인에 대한 중대한 범죄 행위로 비난 가능성이 적지 않은 점 및 피고가 형사재판 과정에서 원고에게 50,000,000원을 공탁한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원고에 대한 위자료를 15,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나.

피고의 공제 등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가 2014. 8. 12. 원고에게 50,000,000원을 공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50,000,000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노무 제공으로 인한 부당이득금과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상당액에서 공제 내지 상계되어야 한다(원고도 그 주장의 부당이득금 내지 손해배상금에서 50,000,000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원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다만 위 50,000,000원은 앞서 인정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금원 합계 86,091,609원(= 노임 상당 부당이득금 71,091,609원 + 위자료 15,000,000원) 전부를 변제하기에 충분하지 않고, 달리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 50,000,000원의 변제충당에 관하여 합의 또는 지정이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위 50,000,000원은 민법 제477조 제2호에 따라 채무자인 피고에게 변제이익이 더 많은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15,000,000원에 먼저 충당되고, 나머지 35,000,000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노무 제공으로 인한 부당이득금에 충당되는바, 이에 따라 노임 상당 부당이득금은 36,091,609원(= 71,091,609원 - 35,000,000원)이 남게 된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36,091,609원 및 이에 대하여 최종 부당이득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5. 2. 13.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6. 2. 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 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일부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선지(재판장) 류봉근 강나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