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B과 피고 C도는 공동하여 원고에게 4,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16. 9. 6.부터 2017. 9. 27.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 D에 대한 청구와 피고 B, 피고 C도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각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생긴 부분 중 80%는 원고가, 20%는 피고 B이 각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C도 사이에 생긴 부분 중 80%는 원고가, 20%는 피고 C도가 각각 부담하며,
원고와 피고 D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2015. 11. 25.부터 2016. 4. 15.까지 피고 C도의회 일반임기제 행정6급 주무관으로 채용되어 사무처 정책담당관실 입법연구팀에서 근무하였고, 그 당시 피고 B은 정책담당관실 정책팀장으로, 피고 D는 C도의회 사무처장으로 각각 근무하였다.
피고 B은 2015. 12. 10. 신입직원 환영회와 송년회를 겸한 회식 자리에서 원고에게 술을 따르도록 하고 술을 마시도록 강요하였으며, 2차로 간 노래방에서 원고에게 또다시 술을 마시도록 강요하였을 뿐 아니라 원고에게 가까이 다가와 손을 붙잡고 함께 춤을 추도록 요구하였으며, 이를 피하는 원고에게 "같이 춤을 춰야 조직원으로 받아 준다."는 말을 하였다.
또한 피고 B은 2016. 2. 18. 정책팀원 E의 송별 회식 자리에서 원고에게 자신과 러브샷을 할 것을 요구하여 러브샷을 하고, 2차 라이브카페에서 원고에게 손을 달라고 강경하게 요구하여 원고가 손을 내밀자 원고의 손을 E의 좌측 가슴으로 가져가 쓰다듬게 하였다.
원고는 피고 B을 상대로 위 나. 및 다.항 기재 각 행위에 대하여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였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조사를 거쳐 2016. 9. 21. '위 나.항 기재 행위에 관하여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9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기각하고, 위 다.항 기재 행위에 관하여 당사자에게 성적 굴욕감과 모멸감을 주기에 충분한 성희롱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허용되기 어렵다는 이유로 C도지사에게 피고 B에 대하여 징계조치를 권고하며, 피고 B은 특별인권교육을 수강할 것을 권고한다'는 등의 결정(이하 이를 '이 사건 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피고 B은 2016. 11. 28. 피고 C도로부터 이 사건 결정과 관련하여 감봉 1월의 징계를 받았다.
[인정 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내지 6호증, 을나 제3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 B의 손해배상책임
관련 법리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이를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제12조에서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의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다. 남녀고용평등법에서 규정한 '직장 내 성희롱'의 전제요건인 '성적인 언동 등'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나아가 위 규정상의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참조).
판단
위 법리에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B이 제1의 나. 및 다.항 기재와 같이 원고에게 한 행위들은 원고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한 것으로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에서 금지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다.
따라서 피고 B의 위 각 행위들은 민법 제750조에서 규정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비록 이 사건 결정은 피고 B이 제1의 나.항 기재와 같이 한 행위를 직장 내 성희롱으로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였으나, 앞서 든 증거들과 피고 B이 원고에게 한 행동 자체에 대한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는 점, 또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 B이 한 행동의 발생 경위와 그 내용, 그 이후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 B이 제1의 나.항 기재와 같이 한 행위도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에서 금지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
피고 B은 원고의 직근 상급자는 아니나 정책담당관실 상서열자였고, 한편 원고는 2015. 11. 25. 정책담당관실에서 근무를 시작한 지 채 1달이 되지 않은 미혼의 여성으로서, 평소 피고 B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고 직장생활을 계속하기 위해 피고 B에게 대외적으로 문제 제기를 쉽게 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 B이 제1의 나. 및 다.항 기재와 같이 원고에게 한 행위들은 모두 정책담당관 F을 포함하여 실 직원들이 대부분 참석한 신규 직원의 환영회식, 송별회식 등 저녁 회식 자리에서 이루어졌다.
원고는 피고 B으로부터 제1의 나. 및 다.항 기재와 같은 행위를 요구받자 위 ①항에서 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고 B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명시적으로 거부하거나 회피하는 행동을 하였다. 그런데도 피고 B은 이를 무시한 채 원고에게 계속적으로 성적인 언동(같이 춤을 춰야 조직원으로 받아 준다)이나 행동(술을 강제로 마시게 하고 춤을 같이 추자고 요구하였으며, 러브샷을 요구하고 원고의 손을 잡아끌어 남성인 E 주무관의 가슴을 쓰다듬게 한 행위)을 강제로 하였다.
원고는 각 위 회식 자리의 분위기를 깨뜨리지 않기 위해 피고 B의 계속된 강권에 어쩔 수 없이 응하여 피고 B이 제1의 나. 및 다.항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고, E도 피고 B이 원고로 하여금 손을 가슴에 쓰다듬게 한 행위로 인하여 상당히 당황하였다.
또한 피고 B은 위 각 행위 이후인 2016. 5. 18. 국가인권위원회에, 원고를 상대로 한 위 각 행위에 대하여 사과하는 취지로 조정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하였다.
소결론
이를 모두 종합하면, 피고 B은 원고에게 위 불법행위(이하 피고 B의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이 사건 불법행위'라 한다)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금전으로 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따라서 이에 반하는 피고 B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 C도의 손해배상책임
관련 법리
앞서 본 바와 같이 공무원인 피고 B이 이 사건 불법행위를 하였으므로, 피고 C도는 피고 B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원고에게 이 사건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불법행위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부담한다.
이에 관하여 보건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직무를 집행하면서'라 함은 직접 공무원의 직무집행 행위이거나 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행위를 말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행위 자체의 외관을 관찰하여 객관적으로 공무원의 직무 행위로 보이는 경우 비록 그것이 실질적으로 직무 행위가 아니거나 행위자로서는 주관적으로 공무집행의 의사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한 행위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4다26805 판결 등 참조).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B이 원고에게 한 이 사건 불법행위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서 규정한 '직무를 집행하면서' 한 행위로 봄이 타당하다(따라서 이에 반하는, 이 사건 불법행위가 행하여진 회식 자리가 비공식적인 것으로서 직원들 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것일 뿐이어서 이 사건 불법행위가 업무수행과 시간·장소적으로 근접하여 발생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직무를 집행하면서' 한 행위로 볼 수는 없다거나, 피고 B이 업무와 무관하게 개인적 일탈행위로 이 사건 불법행위를 하였다는 취지의 피고 C도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2호에서 규정한 '직장 내 성희롱'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서, 그 장소적 범위를 반드시 '직장 내'로 제한하여 볼 필요성은 없다.
또한 남녀고용평등법 제5조 제2, 3항, 제12조, 제13조 제1항, 제14조의 각 규정<1>에 의하면,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하고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된 경우 해당 피해 근로자를 직장 내 성희롱으로부터 보호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사업주의 사무에는 위와 같은 직장 내 성희롱 예방 등의 사무가 규범적으로 포함되게 되었다.
나아가 주로 피해 근로자의 업무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급자가 그 지위를 이용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자행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남녀고용평등법의 위와 같은 입법 취지를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하여는 동료 근로자나 단순 상급자는 별론으로 하고, 적어도 부하 직원의 업무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급자의 경우에는 설령 사업주로부터 명시적으로 직장 내 성희롱 예방 등의 직무를 부여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부하 직원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 예방 등은 규범적으로 그가 수행하여야 할 직무의 하나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부하 직원의 업무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급자가 그 부하 직원에 대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한 경우에는 그 자체로 직무위반행위로서 민법 제756조에서 말하는 '사무집행에 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 B은 정책담당관실 정책팀장이었고 원고는 입법 연구팀원이었으므로, 피고 B을 원고의 직근 상급자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정책담당관실 업무는 팀별 분장업무 외에도 특별한 행사를 앞둔 경우 실 전체 직원이 참여하기도 하고, 또한 피고 B은 정책담당관실의 3개 팀 중 선임팀장으로서 정책담당관 부재시 대결을 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
그러므로 피고 B은 '원고의 업무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급자'에 해당하고, 피고 B이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불법행위는 그 자체로 직무위반행위로서 민법 제756조에서 말하는 '사무집행에 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불법행위는 공무원인 피고 B의 직무집행과 관련이 있다.
이 사건 불법행위 당시 C도의회 정책담당관으로 근무하였던 F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전체 정책담당관실 차원의 회식이 정해진 것은 없으나 2015년 7월 개관한 후 2015년 송년회 겸 첫 회식을 하고, 2016년 2월경 직원 6급(E)이 세종시로 발령이 나 송별회 겸 회식을 하였다. 관례적으로 아마 담당관실 직원이 관외에 나가면과 차원의 개념으로 우리 행정기관의 대부분 관습이 전체 직원이 가서 회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하였다.
또한 F은 "이 사건 불법행위 이후 원고로부터 이 사건 불법행위 사실을 전해 듣고 원고에게 '제가 B을 타이르겠다. 앞으로는 그러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답한 후 피고 B을 불러 '여직원들에게 스킨십하지 말고, 앞으로 동료 여직원들에게 각별히 언행에 신중을 기하라.'는 취지로 지시하였다."고 증언하였다.
한편 정책담당관실 직원 14명 대부분이 위 각 회식에 참석하였고, 그중 회식에 참석하지 못하거나 회식 도중에 사정이 생긴 사람들은 각자 불참 사유를 사전에 F 등에게 밝혀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정책담당관실에 근무한 지 불과 1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상관인 F, 피고 B 등과의 관계를 호의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위 각 회식 참여 권유에 어느 정도의 부담을 느꼈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더하여 국가인권위원회도 이 사건 결정을 통하여, 이 사건 불법행위가 발생한 위 각 회식 자리는 신규 직원의 환영회식, 같은 과 직원의 송별회식 등 업무와 관련하여 가진 회식이므로 업무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이를 모두 종합하면, 이 사건 불법행위가 발생한 2015. 12. 10.자 및 2016. 2. 18.자 회식을 단순히 직원들 사이에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사사로운 모임으로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위 각 회식은 정책담당관인 F이 공식적으로 주재한 것으로서 정책담당관실 직원 업무의 연장선에 있다고 보이므로, 행위 자체의 외관을 관찰할 때 객관적으로 공무원의 직무 행위에 해당하며, 이는 이 사건 불법행위가 위 각 회식 중 2차 회식자리에서 발생하였고 그 과정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이탈하였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피고 C도의 기타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 C도는, 2014. 8. 1. 'C도 성희롱 예방 및 처리에 관한 지침'을 제정, 시행하였고 이 사건 불법행위 이전인 2013년, 2014년 및 2015년도에 전 직원을 상대로 성희롱, 성매매 및 성폭력에 대한 예방 교육을 하는 등으로 피고 B을 관리·감독함에 있어 주의의무를 다하였으므로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무원의 직무 수행상 발생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서 규정한 배상책임으로, 공무원이 직무수행에 당하여 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것으로 주장하는 경우 특별법인 국가배상법이 적용되어 민법상의 사용자책임에 관한 규정은 그 적용이 배제되고(대법원 1996. 8. 23. 선고 96다19833 판결 등 참조), 이때의 국가배상책임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선임·감독상 과실이 있는지를 묻지 않는다(대법원 1996. 2. 15. 선고 95다3867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설령 피고 C도가 과실 없이 피고 B의 관리·감독의무를 다하였다 하더라도 이 사건 불법행위에 대하여 면책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 C도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결론
이를 모두 종합하면, 피고 C도는 원고에게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불법행위로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따라서 앞서 판시한 것 외에, 이 사건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피고 C도의 다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고, 또한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원고의 피고 C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이는 이상 원고의 피고 C도에 대한 다른 주장(예비적 사용자책임 주장 등)에 관하여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피고 D의 손해배상책임
원고의 주장
피고 D는 이 사건 불법행위 당시 C도의회 사무처장으로 지방자치법 제91조 제2항에 따른 원고의 임명권자이므로, 민법 제756조 제2항에 따라 피고 C도에 갈음하여 피고 B을 감독하여야 할 지위에 있었다.
그런데도 피고 D가 위 감독의무를 게을리한 결과 피고 B이 원고에게 이 사건 불법행위를 하였으므로, 원고에게 피고 B의 감독의무자로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원고는 2017. 4. 30.자 및 2017. 7. 9.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피고 D에 대하여 민법상 사용자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이 점에 한정하여 판단한다).
판단
민법 제756조 제2항에 정한 '사용자에 갈음하여 사무를 감독하는 자'란 객관적으로 볼 때 사용자에 갈음하여 현실적으로 구체적인 사업을 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자를 뜻하는바(대법원 1998. 5. 15. 선고 97다58538 판결 등 참조), 피고 D는 C도의회 사무처장으로서 이 사건 불법행위 당시 피고 B의 사용자인 피고 C도에 갈음하여 피고 B을 감독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인다.
그러나 공무원이 직무수행 중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국가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외에 공무원이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 공무원 개인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지만, 공무원 개인에게 단순히 경과실만 있는 경우 공무원 개인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하는바(대법원 1996. 8. 23. 선고 96다19833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과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D에게 이 사건 불법행위에 관하여 고의 또는 거의 고의에 가까운 현저한 주의를 결여한 중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그 밖에 원고의 위 주장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D에 대한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하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위자료의 산정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 즉, ① 피고 B은 원고의 상급자로서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에 반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불법행위를 하였고, 이 사건 불법행위의 횟수가 적지 아니하며 원고가 명시적으로 거부하였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이 사건 불법행위에 나아간 점, ② 원고는 이 사건 불법행위로 적지 아니한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고, 다른 원인이 경합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 사건 불법행위 이후 다니던 직장을 사직하기까지 하였던 점, ③ 이 사건 불법행위와 같은 직장 내 성희롱 행위는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근절해야 할 행위이고, 특히 공무를 집행하면서 모범적으로 남녀고용평등법을 준수할 의무가 있는 공무원인 피고 B과 피고 C도의 경우 사인의 직장 내 성희롱 행위와 비교하여 그 책임이 상대적으로 중하다고 보이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들이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지급할 위자료를 4,000,000원으로 정한다.
피고 B, 피고 C도가 부담하는 각 손해배상의무 사이의 관계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본문 및 제2항의 입법 취지는 공무원의 직무상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변제할 능력이 충분한 국가 등에게 선임감독상 과실 여부에 불구하고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켜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되, 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경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그 직무 수행상 통상 예기할 수 있는 흠이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공무원의 행위는 여전히 국가 등의 기관의 행위로 보아 그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도 전적으로 국가 등에만 귀속시키고 공무원 개인에게는 그로 인한 책임을 부담시키지 아니하여 공무원의 공무집행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반면에 공무원의 위법행위가 고의·중과실에 기한 경우에는 비록 그 행위가 그의 직무와 관련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행위는 그 본질에 있어서 기관의 행위로서 품격을 상실하여 국가 등에게 그 책임을 귀속시킬 수 없으므로 공무원 개인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키되,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그 행위의 외관을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공무원의 직무집행으로 보일 때에는 피해자인 국민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하여 국가 등이 공무원 개인과 중첩적으로 배상책임을 부담하되 국가 등이 배상책임을 지는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에게 구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그 책임이 공무원 개인에게 귀속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봄이 합당하다(대법원 1996. 2. 15. 선고 95다3867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 B의 이 사건 불법행위는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이고, 여기에 위 법리를 더해 볼 때 피고 C도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고의 또는 중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공무원 개인인 피고 B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과 부진정연대관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며, 이는 원고에 대한 피고 B과 피고 C도의 각 채무가 원고 손해의 전보라는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가지고 있어 서로 중첩되는 부분에 관하여 일방의 채무가 변제 등으로 소멸할 경우 다른 일방의 채무도 소멸하는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보더라도 마찬가지이다(원고는 피고 B, 피고 C도에 대하여 각 20,000,000원의 위자료 지급을 구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B과 피고 C도가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할 의무가 중첩되는 이상 위 인정범위를 초과한 원고의 피고 B, 피고 C도에 대한 각 위자료 지급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론
이를 모두 종합하면, 피고 B, 피고 C도는 공동하여 원고에게 4,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피고 B, 피고 C도가 각 이 사건 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다음 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6. 9. 6.부터 피고 B, 피고 C도가 각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7. 9. 27.까지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B, 피고 C도에 대한 각 청구를 일부 인용하고, 원고의 피고 D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각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류봉근
각주1) 남녀고용평등법 제5조(근로자 및 사업주의 책무)
사업주는 해당 사업장의 남녀고용평등의 실현에 방해가 되는 관행과 제도를 개선하여 남녀근로자가 동등한 여건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근로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사업주는 일·가정의 양립을 방해하는 사업장 내의 관행과 제도를 개선하고 일·가정의 양립을 지원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각주2) 제12조(직장 내 성희롱의 금지)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각주3) 제13조(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하고 근로자가 안전한 근로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하여 직장 내 성희롱의 예방을 위한 교육(이하 "성희롱 예방 교육"이라 한다)을 실시하여야 한다.
사업주 및 근로자는 제1항에 따른 성희롱 예방 교육을 받아야 한다.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성희롱 예방 교육의 내용·방법 및 횟수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각주4) 제14조(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조치)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된 경우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조치를 하여야 한다.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성희롱 피해 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