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판결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1. 4. 6. 선고 2020가합11112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9. 4. 10. 원고 A에 대하여 한 감봉 1월 및 원고 B에 대하여 한 견책의 각 징계처분은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 A에게 5,000,000원 원고 B에게 2,000,000원과 각 이에 대하여 2020. 9. 14.부터 2021. 4. 6.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3.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3/10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 A에게 20,000,000원, 원고 B에게 10,000,000원과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 A은 1999. 3. 1. D대학교(현재는 E대학교로 교명이 변경되었다. 이하 '피고 학교'라고 한다)의 전임강사로 임용되어 2002. 4. 1. 조교수로 승진임용되었고, 원고 B은 1995. 3. 1. 피고 학교의 전임강사로 임용되어 2003. 10. 1. 부교수로 승진임용되었다. 원고들은 2005년경 피고 학교 교수협의회를 발기하여, 2018년부터 위 교수협의회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2)

피고는 피고 학교를 설치·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나.

피고의 비리 사실과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처벌

(1)

교육인적자원부가 2005. 8. 22.부터 2005. 9. 2.까지 피고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피고가 지출용도가 엄격히 정해져 있는 교비회계에서 법인 직원의 급여를 지급하거나 수익사업체인 F병원의 신축공사비로 지급하는 등의 비리사실이 발견되었다. 이에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 학교 소속 50여 명의 교수들은 2005. 12. 8. 교수협의회를 결성한 후 2006. 1. 10.경 위 감사결과에 따라 피고의 이사장, 이사, 총장, 부총장 등을 수사기관에 고발하였고, 당시 피고 학교 총장, 부총장이 형사처벌을 받았다.

(2)

교육부가 2014년경 다시 피고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피고 학교가 일반 경쟁입찰대상인 시설공사 등의 계약을 특정인과 수의계약을 체결하였고, G캠퍼스 1관 등 시설공사에서는 계약금액 결정을 위한 예정가격도 작성하지 아니하고 임의로 계약금액을 결정하였으며, 공사비를 과다, 중복계상하고 나아가 미시공한 공사비를 정산 감액하지 않고 공사비 잔액을 지급하는 등을 비롯하여 28가지의 비리사실이 발견되었다. 이에 교수협의회는 위 감사결과를 토대로 피고 학교 총장 H을 광주지방검찰청 목포지청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죄 등으로 고발하였는데, 검찰은 2017. 8. 11. 위 H에 대하여 사립학교법 위반, 근로기준법위반 혐의에 대하여 벌금 1,000만 원으로 약식기소를 하였다.

다.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징계처분의 경과

(1)

2006. 6. 28.자 징계

피고는 2006. 6. 28. 원고 B에 대하여 해임, 원고 A에 대하여 재임용 거부 및 정직 2월의 처분을 하였고, 이에 원고들이 교육인적자원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이하 '소청심사위원회'라고만 한다)에 소청심사를 청구한 결과, 소청심사위원회는 2006. 9. 11. 위 각 징계처분은 교원징계위원회 구성에 관한 사립학교법 제62조 제2항을 위반하였고, 원고 A에 대한 재임용 거부는 당해 교원에게 의견을 제출하거나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고 교원의 연구업적, 학생교육 등을 심사하여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는 사립학교법 제53조의2를 위반하였다는 등의 사유로 위 각 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다. 그러자 피고는 2006. 9. 1.자로 원고 A을 임기 4년의 조교수로 재임용하였다.

(2)

2007. 1. 25.자 징계

피고는 2007. 1. 25. 거듭하여 원고들에 대하여 해임처분을 하였고, 이에 원고들이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한 결과, 소청심사위원회는 2007. 4. 23. 피고가 위 해임처분을 함에 있어 이사회 심의·의결을 거치지 아니한 절차상의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원고들에 대한 위 해임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다.

(3)

2007. 6. 29.자 징계

그런데 피고는 또다시 2007. 6. 29. 원고들에 대하여 해임처분을 하였고, 이에 원고들이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한 결과, 소청심사위원회는 2007. 10. 15. 위 각 해임처분을 각 정직 2월로 변경하였으나, 원고들이 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위 변경결정에 대한 취소소송(서울행정법원 2008구합3272호 사건)을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08. 6. 20. 그 각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결정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이후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08누17983호 및 대법원 2009두10437호 사건).

(4)

2009. 9. 2.자 징계

피고는 2009. 9. 2. 원고들이 성실의무,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들에게 각 파면처분을 하였고, 이에 원고들이 위 각 파면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09가합2595호)을 제기하였는바, 위 법원은 2010. 6. 8. 피고의 위 각 파면처분이 징계권의 재량 범위를 벗어나 무효임을 확인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피고가 위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광주고등법원 2010나3291호) 항소심법원 역시 2012. 2. 10.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이에 피고가 다시 불복하여 상고하였으나(대법원 2012다27285호) 대법원이 2012. 6. 14. 그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위 제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5)

2012. 8. 10.자 재임용거부처분(복직 취소처분)

원고들에 대한 위 (4) 항의 징계처분이 무효임이 확정되자, 피고 학교 총장은 2012. 7. 12. 원고들에게 복직을 통지하였는데, 이후 2012. 8. 10. 원고 B에게는 부교수 임용기간이 2010. 2. 28.자로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원고 A에게는 조교수 임용기간이 2010. 8. 31.자로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각 복직통보를 취소하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재임용 거부처분(복직 취소통지) 무효확인 및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2014. 8. 28. 제1심 법원(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12가합10244호)으로부터 '피고의 재임용거부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하고, 피고들에게 미지급임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일부 승소판결을 받았는데, 위 판결 중 피고가 지급해야 할 임금의 범위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면서 위 판결은 항소, 상고 및 파기환송심을 거쳐 2017. 9. 26.에야 확정 되었다(광주고등법원 2014나13043호, 대법원 2015다239393호, 광주고등법원 2016나16701호).

라.

원고들의 복직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재임용거부처분을 무효로 확정하고, 임금 부분에 대한 판단만 파기하는 내용의 위 대법원 판결이 2016. 12. 27. 선고되자, 2017. 6. 27. 원고들을 재임용하였고, 이로써 원고들은 피고 학교로 복직하게 되었다.

마.

원고들의 기고문 작성 등과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각 징계처분

(1)

원고 B은 2018. 4. 20.경 여러 사학재단 소속 교수들과 함께 대검찰청 앞에서 검찰의 사학비리 엄정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였고, 원고 A은 2018. 5. 14. '언론'이 관리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별지 'J'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하였다.

(2)

피고 학교의 총장은 2019. 4. 1. 원고 A의 기고문 및 원고 B의 공동기자회견의 내용이 '교원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학교를 비방하고 명예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해교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였고, 피고는 2019. 4. 10. 원고 A에게는 '별지 1 징계사유', 원고 B에게는 '별지 2 징계사유' 기재와 같이 각 원고들이 '허위, 과장, 왜곡된 사실을 유포함으로써 피고 학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이유로 원고 A에게는 감봉 1월, 원고 B에게는 견책 처분을 하였다(이하 원고들에 대한 각 징계처분을 통칭하여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이라고 한다).

바.

원고 A에 대한 형사고소

한편, 피고는 위 징계처분과는 별도로 2018. 6.경 원고 A을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으나, 광주지방검찰청 목포지청은 2018. 12. 24. 위 행위가 공공의 이익에 해당하여 죄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고, 이에 대해 피고가 재정신청을 하였으나 2019. 8. 9. 위 재정신청이 기각되었다.

사.

관계 법령 등

이 사건과 관련한 피고 학교 징계규정 및 관련 법령은 별지 관계법령 등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1 내지 1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1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징계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들의 주장

기고문과 기자회견의 내용은 모두 사실에 부합하여 허위가 아니고, 사학재단의 비리행위에 대해 제대로 기소하지 않거나 가볍게 처벌하는 검찰의 행태를 지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거나 비리 사학재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을 뿐이어서 원고들의 행위는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은 징계사유가 부존재하여 무효이다.

(2)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기고문과 기자회견을 통해 피고 학교의 교비 횡령사건 등과 관련하여 허위이거나 과장, 왜곡된 사실을 유포하여 피고 학교의 명예를 훼손하는 해교행위를 하였으므로, 이는 관련 법령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나.

징계사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언론매체 등을 통해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에는 진실한 사실이거나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할 것인바, 여기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라 함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을 의미하는데, 행위자의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무방하고, 또 여기서 '진실한 사실'이라고 함은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이라는 의미로서 세부에 있어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2268 판결 참조).

(2)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들의 기자회견이나 기고문 게재를 통해 한 발언이나 표현행위가 '피고 학교의 명예를 크게 훼손하거나 대학발전을 저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는 원고들이 기고문이나 기자회견을 통해 한 발언이나 표현행위가 피고 학교의 명예를 훼손하고, 해교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징계사유로 들고 있고, 어떤 표현행위가 징계처분 대상으로서 명예훼손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형사상 명예훼손죄의 성립여부와는 달리 별개의 기준이 적용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학교 정관 제68조 제1항 제4호는 교원이 '대학의 명예를 크게 훼손하거나 대학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를 징계사유로 정하고 있어 중대한 명예훼손행위만을 징계대상으로 삼고 있는 점, 사용자가 피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거나 정당한 문제제기나 비판을 막는 수단으로 징계권을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징계사유로서 표현행위의 명예훼손 여부를 평가함에 있어서도 그 표현행위가 공공의 이해와 무관하게 오로지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시킬 의도를 가지고 있는 등 위법한 경우에 한정해야 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실적시나 비방목적이 없는 사실적시 행위는 그것이 비록 피고 학교의 사회적 가치를 저하하는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인 점을 고려하면, 형사처벌의 기준으로서 명예훼손과 징계사유로서의 명예훼손에 대하여 본질적으로 그 평가방법을 달리할 것은 아니다.

②

원고 A의 기고문 내용 중 '2006년에 수백억의 교비를 횡령한 전 총장은 1심에서 법정구속 됐다가 2심에서 집행유예, 현 총장은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돌연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더니 곧 사면복권되고, 2010년에 총장에 복귀했다.', '2014년 교육부 감사결과 총장이 100억여 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E대 교수협의회는 현 총장을 광주지방검찰청 목포지청에 고발하였으나 대부분 무혐의 또는 불기소 처분했고, 오로지 1건만 벌금 1,000만 원에 약식기소', '학생들 등록금이 교육보다는 총장 일가의 건설회사의 건축 리베이트로(G 캠퍼스 1, 2, 3 공사비 271억 원) 들어가는 등 불법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은 모두 교육부의 감사결과나 수사결과를 통해 사실로 확인된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③

한편, 원고 A의 기고문 내용 중 '대학의 경영진이 족벌경영체제를 만들어 등록금 장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E대는 교비를 빼돌리는 사리사욕을 채울 목적으로 대학을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600억 원 대의 학교부설 병원이 총장 일가의 사유재산으로 둔갑하는데 검찰의 솜방망이 처벌이 일조했다.', '총장은 제버릇 남 주랴는 속담대로 다시 등록금에 손을 댄다', '교육부가 눈감아 주고, 검찰이 약식기소 내지 무혐의 처리를 해버리는 행태가 자행되고 있다'라는 표현이나 원고들의 기고문, 기자회견 내용 중 '사학의 교비횡령 행위를 인지한 교수협의회가 나서서 그 심각성을 검찰에 고발한들 교육부가 눈감아 주고 검찰이 약식기소 내지 무혐의 처리를 해버린다', '사학운영자들이 형사처벌을 받고도 또다시 반복해서 죄를 짓는 대담함을 보이는 행위는 그들의 불법행위가 관리감독 기관으로부터 형사고발되지 아니하였다는 자신감과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는 교만함에서 비롯된 것' 등의 표현을 통해 피고 학교 및 운영진에 대하여 다소 부정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은 피고 학교 재단관련자들의 반복되는 비리행위와 형사처분 내용 등 일련의 사실관계를 기초로 검찰의 처분이 약하여 사학비리가 반복되고 있다는 논평과 사학비리 반복을 막기 위해서는 사학재단에 대한 엄벌이 필요하다는 의견개진을 다소 부정적이고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여 한 것일 뿐 이를 사실의 적시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위 논평이나 의견개진의 내용이 마치 '검찰이 피고 학교를 비호'하는 것처럼 왜곡된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검찰의 사회적 평가저하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피고 학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사실의 적시라고 보기도 어렵다.

④

한편, 원고들이 기고문이나 기자회견에서 표현한 내용에 경멸적·모욕적 내용이나 교원으로서 품위를 잃었다고 볼 만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기고문, 기자회견의 형태로 의견개진과 논평을 한 것이어서 그 표현들을 표출하는 수단과 방법 또한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⑤

원고들이 1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해고와 복직을 반복하면서도 교수협의회에 참가하여 피고재단의 비리를 밝히고, 그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촉구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오로지 피고 학교의 정상화를 위한 공익적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지, 사적 이익을 추구하거나 피고 학교를 비방하거나 괴롭힐 목적으로 행해지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⑥

그밖에 원고들이 기고문을 작성하거나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교원 본연의 연구업무, 강의업무 등에 불참하였다거나 이를 불성실하게 이행했다고 볼 만한 다른 사정도 보이지 않는바, 기고문 작성이나 기자회견 행위 자체로 교수로서의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게을리한 것으로 평가할 수도 없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한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은 정당한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무효이고, 피고가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의 유효를 주장하며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들로서는 그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도 인정된다.

3.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징계사유가 없음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오로지 원고들의 임용기간이 종료된 이후 재임용 거부처분을 하기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해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을 하였는바, 피고는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명목으로 원고 A에게 20,000,000원, 원고 B에게 10,000,000원과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여부

직위해제 처분을 할 만한 사유가 없음에도 오로지 교원을 학교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명목상의 직위해제사유를 내세우거나 만들어 직위해제처분을 한 경우와 같이, 직위해제 처분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 직위해제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으로서 그 효력이 부정됨에 그치지 아니하고,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그 교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하는바(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6다30730 판결 참조), 이는 감봉처분 및 견책 처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살피건대,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이 적법한 징계사유가 없는 처분으로 무효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들이 소속된 교수협의회에서 피고의 사학비리를 고발하여 피고 학교의 전 총장 등이 형사처벌을 받게 되자, 2006년경 처음으로 원고들에 대한 징계처분이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 15년이 넘는 기간 동안 무려 6차례에 걸쳐 징계처분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점, ② 이 사건 각 징계처분 전에 원고들에 대하여 행해진 다수의 징계처분이 모두 소청심사 또는 소송 결과 취소되거나 무효로 확인된 점, ③ 특히, 피고는 원고 A의 이 사건 기고문 게시행위에 대하여 형사고소를 하여 혐의없음 불기소결정을 받았음에도 징계처분을 감행하였는바, 피고로서는 위와 같은 원고 A에 대한 고소사건의 결과나 그간 원고들과 사이에 계속되었던 일련의 징계처분 무효 소송들의 결과를 통해 원고들의 기고문 게시나 기자회견을 통한 의견개진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않음을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 인사규정에 따르면 징계처분을 받은 자는 승진임용의 제한을 받고, 재임용되지 아니할 수 있는 점,⑤ 원고들은 2017. 6. 27. 피고 학교에 복직한 후 2018년부터 교수협의회의 공동대표를 맡아오고 있었는데, 피고 학교 입장에서는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을 통해 피고 학교의 비리 폭로와 정상화촉구에 적극적인 원고들이 교수협의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을 견제하고, 원고들의 활동을 위축시킬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은 적법한 징계사유가 없음에도 원고들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을 가하려는 의도로 명목상의 징계사유를 내세워 행해진 처분으로서 위법한 처분에 해당하고, 이는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하므로 원고들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며,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징계처분으로 인하여 재임용 심사에 탈락할지도 모른다는 등 불안감에 시달리며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를 금전적으로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손해배상의 범위

나아가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들의 사회적 지위, 이 사건의 경위, 원고들이 받은 징계처분의 정도, 이 사건 각 징계처분에 대한 피고의 태도, 원고 A이 무효인 감봉처분으로 인해 입은 재산상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청구를 하고 있지 않은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피고가 배상할 위자료의 액수를 원고 A에 대하여는 5,000,000원, 원고 B에 대하여는 2,000,000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3)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5,000,000원, 원고 B에게 2,000,000원과 각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2020. 9. 14.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4. 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재향(재판장) 박상훈 신호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