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700,000원 및 이에 대한 2015. 6. 12.부터 2018. 11. 2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반소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한 부분은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하고, 반소로 인한 부분 중 90%는 피고(반소원고)가, 나머지는 원고(반소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본소와 반소에 관하여 함께 본다.
원고는 C 전남동부고객센터인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서 기술팀장으로 근무하는 사람이고, 피고는 위 회사 소속 인터넷 개통기사로서 E노동조합 C 비정규직지부 전남동부지회(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지회장으로 재직하던 사람이다.
피고는 다음과 같은 범죄사실로 약식기소되어 2016. 1. 22. 이 법원 2015고정674 사건에서 모욕죄로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하여 피고가 불복하였으나 2016. 11. 29. 광주지방법원 2016노312호로 항소가 기각되었고, 2017. 1. 31. 대법원 2016도21031호로 상고도 기각되었다.
원고는 2015. 9. 5. 09:00경부터 09:20경 사이에 이 사건 회사 사무실에서 피고와 업무 문제로 서로 다투다가 위 회사의 직원 G 등이 있는 자리에서 피고에게 "염병하네. "라고 말하였다. 이에 피고는 원고를 모욕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 소속 검사는 2016. 3. 30. 위 표현이 모욕적 언사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기소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한편 원고는 다음과 같은 범죄사실에 관하여 이 법원 2016고정538, 2017고정88(병합) 사건에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 및 개인정보보호법위반죄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위 판결에 불복하여 원고가 항소하였는데, 항소심(광주지방법원 2017노4405호)에서는 원고가 공개된 장소에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운영한 것이 아니어서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정한 영상정보처리기기운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2018. 8. 21. 개인정보보호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고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에 대하여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을 제2, 5, 8, 17, 2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2015. 5. 13. 09:20경 이 사건 회사 사무실에서 원고에게 "개새끼가 임대장비나 잘하지."라고 말하여 모욕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이로 인한 위자료 지급을 구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판단
민사재판에 있어서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고, 다만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지만,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그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피고가 원고의 주장과 같은 말을 하여 원고를 모욕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유죄판결을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하 피고에 대한 위 형사사건을 '이 사건 형사사건'이라 한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호증, 을 제10 내지 12, 15, 18,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유죄판결이 있었다는 점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당일 원고에게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할 만큼의 모욕적인 발언을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형사사건 제1심에서는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K, L, M이 증인으로 출석하여 모두 '원고와 피고 사이의 언쟁은 들었으나 피고가 "개새끼야"라고 욕설을 하는 것은 듣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원고와 F, G, N('H'의 오기로 보임)의 증언이 유죄의 증거로 채택되었다. 그런데 위 사람들은 피고와 형사 고소 등의 문제로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나아가 G은 이 사건 형사사건 제1심에서 증언을 하면서, ㉠ 2015. 9. 5. 이 사건 사무실에서 자신이 피고에게 "다 해봐, 니 씨발 좆 꼴린대로 해, 새끼야."라는 욕을 한 사실이 있었음에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고, ㉡ 같은 날 원고가 피고에게 렌툴기를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지급하였다고 진술하였으며, ㉢ 이 사건 사무실 내 음성녹음이 되는 CCTV가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다고 허위로 진술한 것이 밝혀져, 2017. 12. 1. 이 법원 2017고정203 사건에서 위증죄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아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기도 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당일 원고와의 대화 내용을 녹취하였는데, 해당 녹취록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장비일 똑바로 하시라고요. "라고 말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개새끼가 임대장비나 잘하지. "라는 말을 한 것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위 녹취가 피고가 욕설을 한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녹취록에 따르면 원고가 피고에게 계속적으로 "반말하지 마시라고요, 반말하고 있는 거 다 들었어요. "라고 말하였으며, 주변에서 말리던 O도 반말을 문제 삼는 것으로 보일 뿐이고, 달리 원고 등이 피고가 한 욕설에 대하여 항의하거나 지적하지는 않았다.
원고는 2015. 6. 12. 피고가 욕설을 하였다면서 피고를 고소하였는데, 원고가 이미 2015년 3월경부터 이 사건 사무실에 음성녹음이 되는 CCTV를 설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당일에 있었던 피고의 발언이 녹음된 영상을 제출하지 않았고, 그 후 수사기관이 원고에게 CCTV 확인을 요청하자 자료가 저장되어 있지 않아 제출할 수 없다고 회신하였다.
노동조합 활동을 하던 피고와 노동조합원이 아닌 원고는 이 사건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갈등 관계에 있었던 점이나 이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직원들 중 피고가 욕설을 하는 것을 듣지 못하였다고 증언한 직원들도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설령 피고가 욕설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와의 언쟁 도중에 자신의 불만을 혼잣말로 내뱉는 발언에 그쳤을 가능성도 있는바, 그와 같은 말이 곧바로 원고를 모욕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피고는, 원고가 2015. 9. 5. 피고에게 "염병하네."라고 욕을 하였고, 이 사건 사무실에 CCTV를 설치하여 피고의 음성을 녹음하는 등 감시 행위를 하였으며, 2015. 6. 4. 발언 등 부당노동행위를 하였고, 그 밖에 피고를 무고하고 위증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하여 위자료의 지급을 구한다. 원고는 피고가 아무런 근거 없이 위자료를 청구한다고 주장한다.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불법행위로 인정되는 부분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를 휴게시간 미부여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고소하는 등 이 사건 회사와 노동조합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자 원고가 2015. 6. 4. 노조원인 I에게 전화하여 '이런 식으로 가면 조합원 전체가 불이익을 입을 수 있다', '조합원들 중 누군가 피고를 말려주길 바란다', '나도 이제 방법을 다시 바꿔야 되는지 센터와 얘기한다'는 등의 발언을 함으로써 이 사건 노동조합의 운영에 부당하게 개입하였음이 인정되고, 이는 이 사건 노동조합 뿐만 아니라 위 노동조합의 지회장이자 사건의 실질적인 이해관계인에 해당하는 피고에 대하여도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초상권과 마찬가지로 사람은 자신의 음성이 자기의 의사에 반하여 녹음·재생·방송·배포되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 할 것인데, 원고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무실에 음성녹음이 가능한 CCTV를 설치하여 그곳에서 근무하는 피고의 음성을 피고의 동의 없이 녹음하였다. 비록 원고가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정한 영상정보처리기기운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원고와 피고의 관계, CCTV 설치 전후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CCTV 설치 및 녹음 행위가 정당한 목적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행위 역시 피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는 위 각 불법행위로 인하여 피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불법행위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부분
먼저 원고가 2015. 9. 5. 이 사건 회사 사무실에서 피고와 언쟁을 하던 중 피고에게 "염병하네. "라고 말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러나 위와 같은 표현이 듣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거친 표현에 해당할 수는 있겠으나 더 나아가 사회상규에 위배될 정도로 지나치게 모멸적인 표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을뿐더러, 구체적으로 피고를 상대방으로 특정한 욕설이라기 보다도 혼잣말로 자신의 불만을 표출한 발언에 가깝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발언이 피고를 모욕하는 표현으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그 밖에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를 무고하거나, 피고에 대한 형사사건에서 위증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앞서 불법행위로 인정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손해배상의 범위
피고는 위자료로 30,000,000원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나, 원고와 피고의 관계, 이 사건 각 불법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원고가 녹음한 내용을 다수에게 공개하거나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행위에까지 나아가지 않은 점, 피고의 고소·고발 행위로 인하여 갈등이 격화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위자료의 액수는 총 700,000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손해배상으로서 7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피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5. 6. 12.부터 이 판결선고일인 2018. 11. 2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이 판결 선고일 다음날부터 연 20%의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2015. 9. 25. 대통령령 제26553호로 개정되어 2015. 10. 1.부터 시행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에 따라 2015. 10. 1.부터는 연 15%의 법정이율이 적용되므로, 피고의 청구 중 이를 초과하는 부분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혜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