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03. 2. 1. 자동차 등의 제조·판매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피고 회사와 자동차판매중개계약을 체결하였고, 2015년경까지 1년마다 그 계약을 갱신하였다.
원고는 2003. 2. 1.부터 2015. 12. 1.까지 피고 회사가 운영하는 순천지점을 거점으로 하여 자동차판매중개인(Super Customer Adviser, 이하 'SCA'라고 약칭한다)의 자격으로 자동차판매계약 중개 업무를 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호증, 을 제4,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03. 2. 1.부터 2015. 2. 1.까지 피고 회사에 노무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므로, 피고 회사는 1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한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를 토대로 을 제2 내지 5, 7 내지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 등을 고려하면, 갑 제1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회사에 대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SCA와 함께 지점에서 근무하며 자동차판매계약 중개 업무를 담당하는 피고 회사의 정규직 영업사원(Customer Adviser, 이하 'CA'라고 약칭한다)은 수행하는 업무에 있어서는 SCA와 차이가 없으나, CA는 일정한 기본급을 지급받으며 관리자로부터 연간, 월간 목표를 부여받아 이에 대하여 연 2회의 평가를 받고, 지점장의 관리 및 통제를 받으며 채용, 전보 등 인사관리의 대상이 되며, 근무시간과 징계, 정년 등에 관하여 취업규칙 및 복무규정의 적용을 받는다. 이와 달리 원고와 같은 SCA는 그 자격에 특별한 제한이 없어서 경쟁채용 절차 없이 자동차판매중개계약에 따라 SCA로 일하게 되고, SCA가 그 위탁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다른 종류의 영업에 종사하는 것이 실제로는 쉽지 않다고 하더라도 명시적으로 겸업이 금지되어 있지 아니하며,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고 자동차판매중개계약의 규정에 따른 규율을 받을 뿐이다. 그런데 피고 회사가 SCA와 체결하는 자동차판매중개계약에는 임금, 퇴직금, 근무일, 근무시간과 휴식시간, 휴가 등 근로조건이라 할 만한 내용이 규정되어 있지 않다. 실제로 원고와 같은 SCA는 특히 매장 외 활동(SCA가 차량을 판매하기 위하여 지점 밖에서 자유롭게 행하는 활동이다)을 하는 날에는 출·퇴근 및 업무수행 시간, 업무수행 장소를 자유롭게 정하였다.
SCA는 아침 정보 공유 시간(Morning Information Time, 이하 'MIT'라고 약칭한다)이나 저녁 정보 공유시간(Closing Information Time, 이하 'CIT'라고 약칭한다)에 참석하여 차량판매조건, 재고사항 및 정도영업방침 등 피고 회사의 공지사항을 전달받고 판매기법에 관한 교육 및 판매실적을 공유하였으나, 이는 피고 회사가 위탁자의 지위에서 SCA가 수탁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도록 하기 위한 교육과 최소한의 지시를 행한 것에 불과하고 SCA가 위 MIT나 CIT에 반드시 참석하여야 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을 제4호증 증 제4조 제3항 참조).
자동차 판매의 통일성을 기하기 위하여 가격 및 판매조건을 임의로 정할 수 없도록 한 것을 제외하고, 원고와 같은 SCA는 위탁받은 자동차판매계약 중개 업무의 수행과정에서 업무의 내용이나 수행방법 및 업무수행 시간과 자동차 판매 목표량의 설정 등에 관하여 피고 회사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다.
SCA에 대하여는 피고 회사의 복무질서 위반행위 등에 관한 징계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고, SCA에게 적용되는 자동차판매중개계약에 피고 회사가 일정한 경우 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사유가 규정되어 있을 뿐이다.
피고 회사의 지점장은 SCA 등을 대상으로 매장활동(차량을 판매하기 위하여 지점 내에서 판촉 활동을 하는 것이다)의 순서를 정하면서 판매 실적이 우수한 사람에게 매장활동의 기회를 더 부여하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조치는 SCA에게 판매 실적을 올리는 데에 유리한 매장활동의 기회를 동등하게 부여하는 한편 피고 회사가 제조한 자동차의 판매를 촉진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그로 인하여 실적이 부진한 SCA가 매장활동의 기회를 적게 부여받는 것은 사실상의 불이익에 해당할 뿐 이를 근로자에 대한 징계와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다.
SCA는 피고 회사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받지 않고, 그 위탁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자신이 제공한 근로의 내용이나 시간과는 관계없이 오로지 판매 실적 및 과거 판매 실적을 반영하여 판매자격 등급에 따라 중개수수료 및 각종 인센티브를 지급받고 있다(피고 회사는 자동차매매계약이 취소되면 SCA에게 지급한 중개수수료를 회수하였다), 이에 따라 SCA를 상호간에도 판매능력 등에 따라 매월 지급받는 수수료 등이 현저하게 차이가 나고 원고가 지급받은 수수료 등도 매월 다르므로 위 수수료 등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CA는 피고 회사로부터 SCA와 동일한 기준으로 산정된 인센티브 외에도 고정급을 지급받고 있다. 이처럼 양자의 보수체계가 서로 다르다.
원고와 같은 SCA는 각자 사업자등록을 한 후 중개수수료 등 소득에 대하여 원천징수의 방법으로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고 있을 뿐 근로소득세를 납부하고 있지 않다.
SCA는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의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 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
피고 회사는 SCA에 대하여 각종 교육을 시행하고 SCA에게 정도영업기준, 고객응대 매뉴얼 등 지침을 주었다. 이는 SCA에게 피고 회사가 제조한 자동차에 대한 주요 정보와 영업활동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피고 회사로부터 자동차를 매수하려는 사람에게 자동차에 관한 주요 정보를 정확히 설명하고 적정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가격 및 판매조건 등의 측면에서 자동차 판매의 통일성을 기하기 위한 것이다. SCA가 정도영업기준 등의 지침을 위반하면 자동차판매중개계약에 따른 채무를 불이행한 것에 해당하여 피고 회사가 SCA에게 경고를 하거나 인센티브 지원을 중단할 수 있고 자동차판매중개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나(을 제4호증 중 제4조, 제13조 참조), 이러한 위약벌 내지 해지권의 행사를 근로자가 취업규칙에 근거하여 받게 되는 징계, 대기발령 등의 불이익조치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가 위와 같은 조치를 통하여 SCA의 노무제공에 대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 회사가 매장활동을 한 SCA에게 매장활동일지 등을 작성하도록 하는 것은 다수의 SCA들이나 CA 등 피고 회사의 근로자들이 함께 사용하는 매장을 관리하고,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 관한 정보를 보유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 회사로부터 제공받은 '셀프 플래너'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영업 계획과 영업 결과 등을 입력하였는데, 피고 회사가 위 프로그램를 통하여 원고와 같은 SCA의 근무시간을 확인하거나 SCA의 근무태도, 성과 등을 관리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이고, 위 프로그램은 고객 관리, 일정 관리 등 SCA의 업무를 지원하기 위하여 제공된 것으로서 SCA에게 위 프로그램의 사용이 강제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SCA의 업무 특성을 감안하면, 특별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가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원고와 같은 SCA가 피고 회사가 운영하는 매장에 비치된 피고 회사 소유 노트북을 사용하여 차량 주문 전산시스템에 접속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고 회사의 비품을 이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을 원고의 독립사업자성을 부정할 만한 요소로 평가할 수 없다.
SCA가 피고 회사에 제공하는 노무는 자동차 등의 판매라는 피고 회사의 일부 사업 목적과 관련이 있지만, 자동차와 관련 부품 및 부속품의 제조를 주요한 사업 목적으로 하는 피고 회사의 사업운영에 있어 본질적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 회사로서는 시장의 현실 등을 고려하여 피고 회사가 제조한 자동차의 판매 방식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 하여금 자동차 판매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근로기준법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민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