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판결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1. 3. 30. 선고 2020가단74839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주식회사 A에게 6,275,114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4. 3.부터 2021. 3. 3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 주식회사 A의 나머지 청구와 원고 B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그 중 8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 사실

원고 주식회사 A(이하 '원고 회사'라고 함)는 주식회사 E(이하 'E'라고 함)에 각종 사무 물품 등을 납품하는 회사이다. 원고 B는 원고 회사의 대표이고, 피고는 원고 회사의 차장이다.

원고 회사는 2018. 3. 9. F와 사이에 광양시 G에 있는 물류창고(이하 '물류창고'라고 함)에 대하여 임대차기간 2018. 3. 9.부터 2020. 7. 31.까지, 월 임대료 660,000원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2019. 4. 3. 13:39경 물류창고에 방문하여 E에 납품할 물품을 차량에 적재하였고, 14:05경 물류창고 입구에서 흡연을 한 후 담배꽁초를 버렸으며, 14:20경 물류창고 문을 닫은 후 14:31경 물류창고를 떠났다.

피고가 위와 같이 버린 담배꽁초의 불씨가 주변에 있던 폐지와 비닐 쓰레기 더미를 태웠고, 그 불길이 물류창고 창문을 통해 내부로 연소 확대되어 물류창고 중 160m²가 소실되었으며, 물류창고 내부에 있던 보관 물품 일부가 멸실 또는 훼손되었다(이하 '이 사건 화재'라고 함).

피고는 이 사건 화재에 대한 피해보상으로 원고 회사에 23,200,000원을 지급하였고, 2020. 1. 퇴사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내지 6, 17, 18, 21, 2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및 범위

가.

인정 사실 및 그 인정 근거에 따르면, 피고의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였고(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 회사에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책임의 제한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행하여진 불법행위로 인하여 직접 손해를 입었거나 그 피해자인 제3자에게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 결과로 손해를 입게 된 경우에 있어서, 사용자는 그 사업의 성격과 규모, 시설의 현황, 피용자의 업무 내용과 근로조건 및 근무태도, 가해행위의 발생원인과 성격, 가해행위의 예방이나 손실의 분산에 관한 사용자의 배려의 정도,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피용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그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1996. 4. 9. 선고 95다52611 판결). 또한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 제3조도 화재의 원인과 규모, 배상의무자의 경제상태 등을 고려하여 손해배상액을 경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인정 사실 및 갑 제11, 15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 회사의 피용자인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와 원고 회사의 관계 등 제반 사정,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의 취지, 이 사건 화재의 원인과 경과, 배상의무자의 지위, 물류창고 시설 현황 등을 종합하여, 피고의 원고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70%에 한정한다(피고가 주장하는 과실상계 역시 책임제한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함).

한편, 원고 회사는, 이 사건 화재가 업무 수행과 관련된 화재가 아니고, 피고의 중과실로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4, 21, 22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따르면, 이 사건 화재는 피고가 원고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화재의 원인 및 경과 등에 비춰보면, 피고의 중대한 과실로 발생한 것으로 단정할 수도 없다.

다.

손해배상의 범위

1)

이 사건 화재로 멸실 또는 훼손된 물건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

이 사건 화재로 멸실되거나, 훼손되어 수리가 불가능하게 된 물건의 품목과 수량, 구매단가, 납품가, 시가 등은 다음 표와 같다(다툼 없는 사실).

원고 회사는 E에 납품할 물건이 영업용 물건이므로, 그 손해액은 원고 회사가 E로부터 지급받기로 한 납품가로 계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원고 회사가 E에 납품하지 못하여 발생한 손해를 특별손해로 주장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물건이 멸실되었을 때에는 멸실 당시의 시가를, 물건이 훼손되었을 때에는 수리 또는 원상회복이 가능한 경우에는 수리비 또는 원상회복에 드는 비용을, 수리 또는 원상회복이 불가능하거나 그 비용이 과다한 경우에는 훼손으로 인하여 교환가치가 감소된 부분을 통상의 손해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다44633 판결 등 참조). 화재로 인하여 물건 등이 전소되어 복구가 불가능한 경우 재조달가액을 기준으로 그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수 있다. 위 법리에 비춰보면, 이 사건 화재로 멸실 또는 훼손된 물건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액은 위 의 구매단가 및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함이 타당하고, 이에 따르면 그 손해액은 32,394,306원(= E에 납품할 물건합계액 27,332,424원 + 원고 회사 소유 물건 5,061,882원)이다.

한편, 원고 회사의 주장이 명확하지 않지만, 원고 회사가 이른바 휴업손해를 주장하는 것으로 보더라도, 원고 회사가 주장하는 휴업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씰링테이프 긴급 구매로 발생한 손해

원고 회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원고 회사는 이 사건 화재로 E 납품에 차질이 발생하여 긴급하게 씰링테이프 1만 개를 구매하여 E에 납품하였다. 원고 회사는 기존에 씰링테이프를 1개당 105원의 단가로 구입하였으나, 긴급 구매하면서 1개당 208원에 구입하였다. 위와 같은 물품 단가 차이로 인하여 원고 회사는 1,133,000원(부가가치세 포함)의 손해를 입었고, 피고는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살피건대, 원고 회사가 주장하는 위 손해는 특별손해이다. 그러나 갑 제14,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 회사가 E에 납품할 물품의 긴급한 구매로 원고 회사가 주장하는 손해를 입을 것이라는 사정을 알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원고 회사에 1,133,000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3)

월 차임료 상당의 손해

갑 제15, 19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회사가 2019. 4.부터 2020. 4.까지 물류창고를 이용하지 못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는 원고 회사에 13개월 분의 차임인 8,580,000원(= 660,000원 × 13개월)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4)

원고 회사 및 원고 B의 위자료

원고 회사 및 원고 B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원고 회사는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신용과 명성이 무너지는 피해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 회사에 위자료 2,000,000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원고 B는 이 사건 화재 및 화재 수습 과정에서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 B에게 위자료 5,000,000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일반적으로 타인의 불법행위에 의하여 재산권이 침해된 경우에는 그 재산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재산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이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가해자가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그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1989. 8. 8. 선고 88다카27249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 회사 및 원고 B가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재산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도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점 및 피고가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위 청구는 이유 없다.

5)

소결론

원고 회사의 손해액은, ① 이 사건 화재로 멸실 또는 훼손된 물건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 32,394,306원, ② 씰링테이프 긴급 구매로 발생한 손해 1,133,000원, ③ 월 차임료 손해 8,580,000원, 합계 42,107,306 원이다. 피고의 책임비율이 70%이므로, 피고의 원고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액은 29,475,114원이다. 피고가 이미 원고 회사에 23,200,00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결국 피고는 원고 회사에 6,275,114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 회사가 주식회사 H에 지급해야 하는 샘플 대금 6,300,000원을 원고 회사 대신 지급하였고, 피고는 원고 회사로부터 970,000원 상당의 임금을 받지 못했으므로, 위 금액 상당의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한다.

나.

피고가 원고 회사 대신 지급한 6,300,000원

을 제6, 1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 회사가 주식회사 H에 6,3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피고의 위 구상금채권 또는 부당이득반환 채권을 인정할 수 없다.

다.

미지급 임금 970,000원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갑 제15, 25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와 원고 회사 사이에 원고 회사가 이 사건 화재 수습을 위한 인건비 등 970,000원을 지출하고, 피고는 자신의 급여에서 970,000원을 공제하는데 동의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의 임금채권을 인정할 수 없다.

라.

소결론

피고가 주장하는 자동채권으로 인한 상계항변은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피고는 원고 회사에게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6,275,114원 및 이에 대하여 화재발생일인 2019. 4. 3.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1. 3. 3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원고 회사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며, 원고 B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동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