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들은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하 ‘폐기물시설촉진법’이라 한다) 및 그 시행령, E시 자원순환센터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조례에 근거하여 E시장이 위촉한 주민감시요원으로 활동하던 사람들이다.
원고들이 주민감시요원으로 위촉되어 활동한 기간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12호증, 을 제5, 10,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본안전항변의 요지
원고 A, B은 2018. 4. 피고와 사이에 퇴직금청구권을 포기하고 향후 일체의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부제소합의를 하였으므로, 원고 A, B의 소는 위 부제소합의에 위반하여 제기된 것으로 부적법하다.
판단
을 제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A, B이 2018. 3. E시장에게 “2017. 12. 31. 이전 발생한 퇴직금 및 2018. 3. 31. 이전의 활동수당 청구에 관한 권리 일체를 포기하고 향후 어떠한 민·형사상 및 행정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확약”한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확약서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와 내용상 2017. 12. 31. 이전에 발생한 퇴직금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고 그에 대하여 부제소합의를 한 것으로 보일 뿐, 원고 A, B이 이 사건 소로써 구하는 2018. 이후 발생한 퇴직금청구권이 위 부제소합의의 대상에 포함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의 복무규정에 따라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미지급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원고들은 폐기물시설촉진법에 근거하여 지원협의체의 추천으로 위촉되어 피고의 폐기물 반입, 처리과정 등에 대한 자율적인 감시활동을 하는 주민감시요원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임금을 목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자가 아니므로 퇴직금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만약 원고들이 근로자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원고 A의 제5기 위촉의 경우 위 촉기간이 1년 미만으로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고, 원고 A, B이 구하는 퇴직금 액수가 과다하게 산정되었으며, 원고 C, D의 경우 퇴직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원고들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갑 제3, 4, 7 내지 12, 14 내지 20호증, 을 제8, 10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은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긍정할 수도 있는 요소에 해당한다.
원고들은 피고가 정한 ‘E시 자원순환센터 주민감시요원 복무 규정’에 따라 1일 8시간씩 2개 조로 편성(6시~15시 근무조, 9시~18시 근무조)되어 정해진 시각에 E시 자원순환센터에서 근무하였고, 활동일지를 작성하여 제출하였으며, 피고 소속 공무원이 자원순환센터에 상주하면서 원고들의 근태를 확인하는 등 원고들을 관리하였다.
원고들은 제3기까지 피고와 사이에 작업장소, 근로기간, 급여조건, 근무시간이 명시된 ‘주민감시요원 위촉 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위 계약서에 기재된 1일 단가를 기준으로 하여 근무수당을 지급받았으며,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다. 제4기에는 최저임금 시급을 기준으로 한 위촉수당을, 제5기에는 건설부문 보통인부 시중노임 단가 범위 내의 활동수당을 지급받는 등 매월 상당한 금액을 지급받았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작업복, 헬멧 등을 제공하였다.
원고들은 2014.부터 4대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2018.부터는 연차를 부여받고 주휴수당을 지급받았다.
피고는 원고 A, B 등 제4기 주민감시요원들에게는 퇴직금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앞서 거시한 증거들 및 을 제7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에서 든 사정들만으로는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원고들이 근로자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주민감시요원의 자격은 폐기물시설촉진법 제25조의2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임명 당시 해당 주변영향지역에 2년 이상 계속하여 거주하고 있는 주민, 환경분야의 전문가로 지원협의체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 원고들은 모두 폐기물처리시설인 E시 자원순환센터의 설치·운영으로 인하여 환경상 영향을 받게 되는 주변영향지역의 주민으로 위 법에서 정한 결격사유가 없는 사람들이다. 피고는 폐기물시설촉진법 및 그 시행령의 규정에 따라 지원협의체의 추천을 받은 원고들을 그대로 주민감시요원으로 위촉하였을 뿐, 원고들의 자질이나 능력을 검증하는 절차를 따로 거치지는 아니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주민감시요원을 위촉함에 있어 피고에게 재량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그 위촉 과정에서 작업장소, 근로기간, 급여조건, 근무시간 등의 용어가 기재된 ‘위촉 계약서’라는 명칭의 서류가 작성되었다는 것만으로(제4기부터는 ‘위촉 동의서’로 서류의 명칭이 변경되었다) 근로관계를 성립시키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는 폐기물시설촉진법 시행령 제32조 각호에서 주민감시요원의 활동범위로 규정된 “처리대상 폐기물의 반입이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 반입된 폐기물의 적정 처리 여부에 대한 확인, 환경오염 방지시설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 주변 환경오염 실태 조사과정에 대한 확인” 업무가 전부이고, 위와 같은 주민감시요원의 고유한 업무 외에 피고로부터 별도의 업무를 부여받은 바 없다. 원고들은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해당일에 출근하였는지 여부를 표시하는 ‘활동상황부’에 날인하고 일자별 ‘활동일지’를 연명으로 작성하였는데, 활동일지 서식의 감시활동사항별 결과란에 “정상반입, 적정처리, 가동중지(고장), 이상없음” 등 업무의 실제 수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문구만을 간략히 기재하였고(수당 지급을 위한 증빙자료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원고들이 E시 자원순환센터의 운영과 관련하여 피고에게 구체적인 보고를 하였다거나 업무의 내용, 수행방법, 완성 여부나 결과 등에 대해 검사를 받거나 수정, 보완지시, 통제 등을 받았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전혀 없다. 원고들은 피고 소속 공무원이 자원순환센터에 상주하면서 업무를 지시하고 감독하였다고만 주장할 뿐,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의 개별적, 직접적인 업무지시를 받은 적이 있는지에 관하여는 아무런 주장을 하지 않고 있다.
주민감시요원의 역할은 폐기물처리시설이 적정하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것으로, 폐기물시설촉진법에서 주민감시요원 제도를 둔 이유는 주변영향 지역 주민을 지원함과 동시에 폐기물처리시설의 적정한 운영에 실질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인근 주민들로 하여금 폐기물의 반입·처리과정을 직접 감시하도록 함으로써 주변 영향지역의 환경상 피해를 효과적으로 방지하고자 함에 있다. 폐기물시설촉진법 및 그 시행령은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운영주체인 피고로부터 독립된 지원협의체에서 추천한 지역주민을 주민감시요원으로 위촉하도록 하고, 해촉사유를 제한적으로 열거(시행령 제30조 제2항)하고 있는 등 주민감시요원이 폐기물처리시설의 운영을 감시하는 역할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위와 같은 제도의 취지와 목적, 관련 규정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폐기물시설촉진법 및 그 시행령 중 폐기물처리시설 설치기관(이하 ‘설치기관’이라 한다)으로 하여금 주민감시요원의 활동을 감독하도록 한 규정(법 제25조 제2항, 시행령 제30조 제1항)은, 설치기관이 주민감시요원에게 수당을 지급하여야 하고 주민감시요원이 감시활동을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않은 경우 지원협의체에 그 사실을 통보하고 해당 주민감시요원을 해촉하여야 하므로 여기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주민감시요원의 실제 업무 수행 여부 정도만을 감독하도록 하는 규정이라고 이해될 뿐, 설치기관이 주민감시요원에 대하여 그 고유한 업무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정도의 지휘·감독을 하도록 하는 취지의 규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피고의 ‘E시 자원순환센터 주민감시요원 복무 규정’은 설치기관이 주민감시요원의 복무규정 등을 정하여 감시활동을 감독하도록 규정한 폐기물시설촉진법 시행령 제30조 제1항에 따라 마련되었는데, 그 내용 대부분이 폐기물시설촉진법 및 그 시행령에 규정된 사항을 반복하여 규정한 것이거나 업무수행과는 무관한 세부절차 등에 관한 규정이고, 다만 근무시간은 자원순환센터에 폐기물이 반입되는 시간부터 종료시까지로 하고, 근무지는 자원순환센터 경계안으로 하며, 활동상황부와 활동일지를 비치하여 감독자의 확인을 받도록 하는 규정이 포함되어 있으나, 주민감시요원 고유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원순환센터에 폐기물이 반입될 때 현장에서 이를 감시할 수밖에 없으므로 이를 두고 피고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장소가 정하여졌다고 할 수는 없고, 활동상황부 및 활동일지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주민감시요원 고유업무의 실제 수행 여부를 확인하여 수당을 지급하기 위한 필요 최소한의 조치에 불과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한편, 피고가 원고들이 작성한 활동일지 등에 기초하여 원고들의 성과를 측정하거나 평가를 한 바 없는 것으로 보이고, 법령상 규정된 해촉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시 불이행 등을 이유로 불이익을 부과할 수단도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법령의 규정 및 복무규정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원고들이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폐기물 반입량 계근관리, 고형연료 및 재활용품 계근관리 등 피고가 E시 자원순환센터를 운영함에 있어 필요한 업무는 자원순환센터에 상주하는 피고 소속 공무원이 처리하였다. 폐기물시설촉진법 제25조 제1항은 “설치기관은 지원협의체가 요구하는 경우에는 주민감시요원에게 폐기물의 반입·처리과정 등을 감시하도록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로서는 자원순환센터 운영을 위해 반드시 주민감시요원을 위촉하여야만 하는 상황은 아니었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작업복, 헬멧 등을 제공받았으나 업무 수행 시 이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었고, 겸업이나 부업 관련 제한도 없었다.
원고들이 매월 상당한 액수의 수당을 지급받았고, 4대보험에 가입되어 있었으며, 주휴수당,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받은 바 있으나, 이는 주변영향지역 주민인 원고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것으로 보일 뿐,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의 성격이나 작성된 활동일지 등에 비추어 보면 그것이 반드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제공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사용종속관계 아래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근로자성을 판단함에 있어 부차적인 고려사항에 불과한 보수 관련 제반 요소를 주된 근거로 삼아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긍정할 수는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금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