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별지 목록 기재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반소피고)의 피고(반소원고)들에 대한 손해배 상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피고(반소원고)들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피고(반소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본소 및 반소를 함께 본다.
기초사실
원고는 기계설비공사업, 가스시설시공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D 주식회사가 시공하는 'E공사' 중 가스배관공사/주배관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하도급받았다. 피고들은 원고에게 고용되어 2017. 9. 12.부터 2017. 11. 15.까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배관용접 작업을 수행하였다.
피고 C은 이 사건 공사 직후인 2017. 11. 16.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였고, 피고들은 같은 날 F병원에 내원하여 특수건강진단을 받은 결과 '비소 및 그 복합물의 독성효과'로 진단받았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18. 5. 18. '역학조사결과 직업적 요인의 비소 노출 가능성은 없고, 비직업적 요인도 명확하게 확인되지는 않으나 사업장 내 관리자 및 다른 직종 근로자에서도 요중 비소농도가 높았으며, 비소노출원으로 비교적 가능성이 높은 해산물을 통한 노출은 식사제공처 및 식사선택권이 비교적 제한되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직업적 요인에 준하는 경로를 통해 비소노출이 되었다고 볼 수 있고, 이로 인한 독성효과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사고의 업무관련성을 인정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사고일인 2017. 11. 16.부터 2022. 12. 31.까지 기간에 대한 휴업급여로 피고 B에게 261,297,010원, 피고 C에게 224,788,650원을 각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각지번호 포 함, 이하 같다), 을 제1, 7,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 신체 ·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2, 11,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원고의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비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속 근로자인 피고들이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들이 담당한 업무는 지하 약 100m 깊이의 밀폐된 해저터널에서 배관용접을 하는 것으로 비소를 비롯한 각종 유해물질에 노출될 위험성이 상당히 높은 작업이었다.
원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의 유해물질로 인한 위험방지를 위해 마스크 등 보호장구를 지급할 뿐 아니라 작업장의 환기를 위해 배기장치 등을 설치하고, 그 성능을 점검하여 근로자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사현장에는 배기장치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거나 그 성능이 충분하지 않아 가스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는 구간이 발생하였다. 원고 역시 이 사건 공사현장 내부의 공기흐름에 따라 때때로 공기가 정체되는 현상이 발생하였고, 용접 시 발생한 가스가 일시 정체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거제 및 진해터널 구간 및 용접흄에서 모두 비소가 흔적(Trace) 수준으로 검출된 점 등에 비추어 원고는 사용자로서 의무를 다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이 이 사건 공사가 완공된 후 예고된 조사기간에 측정한 결과만으로는 조사 이전 기간에도 이 사건 공사현장의 비소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다고 추정할 수 없고, 작업환경을 개선한 상태에서 측정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들의 비소 노출정도가 낮았다고 판단할 수 없다.
나아가 원고는, 피고들이 퇴근 후 해산물을 자주 섭취하는 등 개인적 식습관으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① 원고 측이 이 사건 공사기간에 근로자들의 식사를 제공하였고, 근로자들에게 식사선택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② 역학조사위원회는 심의결과 '관리직을 포함한 전 직종에서 비소과다 노출이 확인된 것으로 보아 같이 근무할 당시 공통 요인에 의한 노출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밝힌 점, ③ 원고의 현장소장은 근로복지공단 담당자에게 '근로자들이 저녁에도 대부분 지정된 식당에서 식사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④ G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는 '비소노출 가능성이 있다고 잘 알려진 해산물, 어패류 등의 섭취를 제한하는 등 비소 농도를 높일 수 있는 요소를 제한하였음에도 피고들의 비소 농도가 일반인에 비해 지속적으로 높은 값을 유지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업무관련성이 높다'는 소견을 제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설령 이 사건 사고가 음식물 섭취로 발생한 것이더라도 그것이 피고들의 개인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설령 피고들과 함께 용접공으로 근무한 다른 근로자들에게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개인의 면역력이나 신체조건에 따라 발병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앞서 본 다른 사정들을 배척하고 원고의 안전배려의무 위반과 이 사건 사고의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피고들 주장
원고는, ① 피고 H에게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17. 11. 16.부터 2022. 12. 31.까지 기간의 일실수익금 1,120,169,813원에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휴업급여286,378,220원을 공제한 833,791,593원, ② 피고 C에게 위 기간의 일실수익금 1,072,932,178원에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휴업급여 242,703,778원을 공제한 830,228,4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구체적 판단
계산의 편의상 기간의 계산은 월 단위로 계산하되, 금액의 계산은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르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5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인적사항
피고 B
피고 C
소득 및 가동일수
피고들은, 근로복지공단이 피고들에게 지급할 보험급여를 계산하면서 인정한 1일 적용 평균임금 557,385.85원에 365일을 곱한 금액을 적용하여 연간소득을 산출한 다음 이를 근거로 한 일실수익을 청구한다.
그러나 ① 일실수익의 산정은 원칙적으로 사고 당시 피해자의 실수입이 그 기초가 된다 할 것이고, 근로기준법상의 평균임금은 일실수익 상당의 손해를 산정하는 기준이 아닌 점(대법원 1986. 8. 19. 선고 83다카657 판결 참조), ② 피고들이 원고에서 근무한 기간은 2017. 9. 12.부터 2017. 11. 15.까지 약 2개월에 불과하고, 월별 임금액 차이가 매우 크며, 근로계약의 내용을 알 수 있는 자료도 제출된 바 없어 피고들이 향후에도 위 금액 상당의 소득을 계속 얻을 수 있으리란 개연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위 기간 피고들의 임금 합계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평균임금을 이 사건 사고 발생 후 일실소득 산정의 기초로 삼기에 적절치 않다고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여 피고들의 일실소득은 용접공 노임을 기초로 산정한다(피고들은 가동일수가 월 26일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통상적 가동일수 22일을 적용한다).
노동능력상실률
피고들의 요양기간 중인 2017. 11. 16.부터 2022. 12. 31.까지 노동능력상실률 100% 인정
계산
피고 B
아래 계산표 기재와 같이 합계 257,365,022원이 된다.
피고 K
아래 계산표 기재와 같이 합계 188,463,152원이 된다.
휴업급여 공제
휴업급여는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에 대응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지급된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액에서만 공제되어야 하는바(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다77293 판결 등 참조), ① 피고 B의 경우 앞서 본 요양기간 중 일실수입257,365,022원에서 휴업급여 286,378,220원을 공제하고, ② 피고 K의 경우 앞서 본 요양기간 중 일실수입 188,463,152원에서 휴업급여 242,703,778원을 공제하면 남는 손해액이 없다.
소결론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고들에게 지급할 재산상 손해액이 남아 있지 않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들의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채무는 존재하지 않고, 피고들이 이를 다투므로 원고로서는 채무부존재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결론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피고들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한다.
판사 구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