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사건정보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판결
사건
2023고합111
판결선고
2024. 8. 13.
광주지방법원순천지원
제1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순천시 B 토지 위에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복합건물 신축공사를 하는 시공사 주식회사 C의 대표이고, 피해자 D은 해당 건물의 건축주이다.
피고인은 2021. 1. 27.경 순천시 E에 있는 피해자의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선급금 5억 원을 주면 책임지고 공사를 해 주겠다. PF 대출을 받으면 큰 자금을 들이지 않고 공사를 할 수 있다. PF 대출을 받으려면 자기자본금이 필요하니 선급금 5억 원을 주면, PF 대출을 받아 공사를 완공하겠다"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여, 피해자와 공사금액 30억 원에 위 복합건물 신축공사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2019.경부터 약 15억 원 상당의 채무로 인해 직원들의 급여와 세금 등이 밀린 상태였기 때문에 선급금을 받더라도 이를 피고인의 채무변제와 밀린 급여 등에 우선 사용한 뒤 다른 공사현장에서 들어오는 금원으로 피해자의 건축공사를 진행하는 일명 돌려막기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할 수 밖에 없었고, 피고인이 받으려고 했던 PF 대출은 실행가능성이 매우 불투명한 상태였을 뿐 아니라 피고인은 이전에 PF대출을 받아 공사를 진행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위 복합건물 공사를 정상적으로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주식회사 C 명의 F 조합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2021. 3. 5. 1억 원, 2021. 3. 8. 2억 원, 2021. 3. 12. 1억 원, 2021. 3. 15. 1억 원 등 합계 5억 원을 선급금 명목으로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의 재물을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D, G의 각 법정진술
D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수사보고(고소인 제출 감정서), 수사보고(PF대출 및 하도급업체 전화 진술), 수사보고(피의자 제출 '공사타절합의서' 첨부), 수사보고(PF대출 알선 G 문자메시지), 수사보고(공사선급금 중 공사비에 사용된 금액 확인), 수사보고(피의자 근로기준법 위반등 판결문 첨부), 수사보고(고소인 제출 자료 첨부 - 공사계약내역 및 조건명세), 수사보고(C 기업정보 자료 첨부)
녹취서 작성 보고
㈜C 법인등기부, 도급계약서(30억 원)
선급금 입금 내역, 선급금 입금 계좌 거래내역
각 증거제출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포괄하여)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순천시 B 토지 위에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복합건물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도와주기 위해 대출을 알아보아 주었는데 결과적으로 대출이 되지 아니하였을 뿐이므로 이를 피해자에 대한 기망행위라고 할 수 없다. 설령 이를 기망행위라고 하더라도 처분행위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를 정상적으로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판시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하였고, 위 기망행위와 처분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5억 원의 지급 명목
아래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PF 대출이 이 사건 공사계약의 전제이자 중요한 내용이었고, PF 대출을 위한 자기자본금 확보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피고인의 말을 믿고 5억 원을 지급한 것이라는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피해자는 최초 고소장을 제출하고 조사를 받을 당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운영하는 C이 약 31억 원 상당의 견적서를 제출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적은 금액으로 공사가 가능할지 걱정도 되고, 시공 능력에 대해서도 주변에서 여러 소리가 들려 불안한 마음이 있어 피고인에게 공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는지 물었다', '그러자 피고인이 그동안 도와준 덕분에 사업이 잘 되었으니 이윤 없이 공사를 해주겠다고 했다', '피고인이 PF 대출을 받으면 큰 자금을 들이지 않고도 공사를 할 수가 있다며 자신이 PF 대출을 확실히 알아봐주겠다고 했고 이자도 자신이 부담하는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였다', 'PF 대출에 대하여는 전혀 모르고 있었고, 당시 가지고있던 5억 원과 은행 대출 등으로 총 10억 원 정도를 공사대금으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피고인이 PF 대출받는 데 문제가 없다며 안심시키는 말을 믿고 PF 대출을 받는 것이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F 대출이 사실상 공사의 전제조건이자 계약의 중요한 내용이었고, PF 대출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 공사를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계약서가 있어야 PF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해서 계약서를 작성한 것이고, 그 무렵에는 PF 대출을 위한 자기자본금 차원에서 5억 원이 필요하다고 하여 피고인에게 5억 원을 지급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이 PF 대출을 받아주겠다며 이를 위한 자기자본 확보 차원에서 5억 원을 요구하여 이를 지급한 것이라는 피해자 진술의 주된 취지는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
한편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선시공비 명목과 PF 대출을 위한 시공사 자기자본능력을 보여줘야 된다고 하여 5억 원을 준 것이다', '피고인에게 위 5억 원을 주면서 선급금 지급 보증서를 달라고 하였으나 피고인이 "PF 대출이 우선이니 그것부터 처리한 다음에 주겠다"라거나 "보증서는 관급공사할 때 끊어주는 것이지 민간공사에는 끊어주지 않는다"라면서 보증서를 끊어주지 않았다'라고 진술하였고, 이 법정에서 '선금과 계약금의 용어는 잘 모르겠으나 PF 대출을 위한 자기자본 확보를 위해 공사대금으로 준비하고 있던 돈을 보내준 것이다'라고 진술한 사실이 있다. 위와 같은 피해자 진술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에게 지급한 5억 원은 PF 대출 심사를 위한 자기자본 확보를 위한 성격과 함께 공사의 진행을 위한 선급금으로서의 성격도 지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지급받은 5억 원은 계약금으로, PF 대출과는 무관하고, 계약금은 선급금과 달리 당해 현장에 그 금액을 모두 투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2021. 1. 27.자로 작성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도급계약서에 첨부된 '공사계약내역 및 정산명세'에는 '공사계약금'으로 '50,000만원'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 첨부문서에는 '공사비 네고금액'으로 '-17,335만원'이, '차액환급 금액 계'로 '99,350만원'이 각각 기재되어 있는데, 다음과 같은 피해자의 진술, 즉 '피고인이 총 공사금액을 43억 9,285만 원으로 전액 PF 대출을 받고 실제로는 30억 원에 공사를 해주겠다며, 대출금에서 실제 공사대금을 공제한 차액 9억 9,350만 원을 현금으로 돌려줄 테니, PF 대출을 위한 자기자본금으로 5억 원을 달라고 하였다'는 내용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위 첨부문서의 내용은 임의로 금액을 부풀린 약 43억 원 상당의 공사대금 전액을 대출받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피고인이 실제 공사대금 30억 원과의 차액을 건축주인 피해자에게 돌려주겠다는 내용인데, 만일 피고인이 자신의 주장과 같이 단순히 대출을 알아봐주겠다고 하였을 뿐이라면,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대출을 전제로 9억 원이 넘는 거액의 돈을 돌려줄 것임을 문서로 명확하게 표시하였다는 것으로, 피고인의 주장은 일반의 거래관념상 납득하기 어렵다. 오히려 이는 '피고인이 모든 것이잘 되고 있고 PF 대출을 일으키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하였다', 'PF 대출이 사실상 공사의 전제조건이나 계약의 중요한 내용이었다'는 피해자 진술에 부합하는 정황으로 판단될 뿐이고,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위 5억 원이 단순 계약금이라고 볼 경우에는 설명하기 곤란한 부분이 많다.
통상적으로 공사계약의 계약금은 총 공사금액의 10% 수준으로 정하여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피해자는 이 사건 공사의 계약금으로 총 공사금액 30억 원의10%를 초과하는 5억 원을 지급하였다는 점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
피고인은 2021. 2. 23. H의 G 이사에게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PF 대출 진행 관련 준비서류를 안내해달라고 요청하였고, 한편 G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건축주와 합의가 되어 대출 의뢰 위임을 받은 것으로 생각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실제 PF 대출은 예상과 달리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는데, 피해자에 따르면 피고인은 '대출이 좀 어려운데 걱정하지 말라'라고만 하였을 뿐, 공사대금 조달을 위한 다른 방법을 권유하는 등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5억 원 지급 이후의 피고인의 행동이나 정황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단순히 대출받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일반적이고 원론적인 언급만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기망행위의 성립
아래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당시부터 실제 이 사건 공사를 실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그러한 의사와 능력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5억 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주식회사 C의 2018년 매출액 및 당기순이익은 각각 113억 2천만 원, 4억 3,475만 원, 2019년 매출액 및 당기순이익은 각각 81억 2천만 원, 3억 9,725만 원이었으나 2020년에는 매출액 및 당기순이익이 각각 41억 7천만 원, -12억 1백만 원으로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당시 재정상태가 전년도에 비해 매우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며, 이 사건 공사계약으로부터 불과 1년가량 경과한 2022. 5. 30. 기준 주식회사 C의 기업등급은 상환 불능상태인 D등급이다.
피고인은 일부 직원들에 대한 2017년부터 2020년까지의 임금, 해고예고수당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못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2019. 6. 11. 벌금 200만 원, 2021. 1. 26. 벌금 50만 원, 2021. 4. 20. 벌금 400만 원, 2022. 1. 17. 벌금 400만 원의 형을 선고받았는데, 이처럼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C은 직원들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였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총 공사대금 30억 원의 16.66%에 해당하는 5억 원을 지급받았음에도, 이 사건 공사에 대한 감정결과 이미 완성된 부분에 소요되는 공사대금은 226,583,774원(부가가치세 별도), 기성고 비율은 7.53%에 불과하다(설계도면에 기재된 sheet pile공법이 아니라 실제 시공이 이루어진 H-pile 토류판 공법에 따르더라도 직접공사비는 89,430,231원이 증가함에 그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1. 8.경 타절정산 협의과정에서 피해자로부터 기지급받은 5억 원을 초과하는 587,220,456원이 공사금액으로 사용되었다는 이유로 추가 금액의 정산을 요구하였다.
이 사건 공사계약 중단 후 1년 이상 경과한 2022. 10.경 수사기관과의 통화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 중 일부를 하도급 받은 I 측은 '1차 기성 539만 원, 2차 기성 748만 원을 지급받았으나, 3차 기성 1,037만 원, 4차 기성 1,778만 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J 측은 '기초 터파기 작업 비용 4,000만 원 중 800만 원 정도 받았다'는 취지로, K 측은 '가벽공사비용 1억 4,000만 원 중 6,000만 원 정도 받고 나머지는 못 받았다. 시공사 사장이 돈을 주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각 진술하였다.
피고인이 PF 대출을 문의하였다는 H의 G은 이 법정에서 '부친을 통해 피고인을 알게 되었고, 대출이 필요하다고 하여 자료를 요청하였다', '두세 군데 정도의 금융기관에 의뢰를 하였으나 대출구조나 내용이 쉽지 않아 대출이 성사되지 않았고 그 상태에서 흐지부지 되었다', '이 사건 공사의 규모는 PF 대출을 하기에는 너무 작고, 시설자금 대출 정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 진술에 비추어 이 사건 공사는 처음부터 PF 대출에 적합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만연히 이 사건 공사계약을 체결한 이후에서야 PF 대출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하여 알아본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당시 PF 대출의 의미에 대하여 정확히 알지조차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공사에 대한 감정서에 의하면 피해자가 지급한 5억 원중 약 2억 2,600만 원가량만이 이 사건 공사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나고, 나머지는 피고인 및 주식회사 C의 다른 채무 변제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지급받은 5억 원은 사용 용도가 정해져 있지 않은 계약금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위 5억 원을 일반적 의미의 계약금이라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피해자는 PF 대출이 이 사건 공사의 전제조건이나 계약의 중요한 사항이었다고 반복하여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5억 원을 이 사건 공사에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피해자가 알았더라면 피고인에게 5억 원을 교부하지 않았으리라는 점은 경험칙상 쉽게 예상할 수 있고, 피해자도 마찬가지의 진술을 하였다(특히, 이 사건과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을 하도급 업체에게 교부하지 않아 공사가중단되는 상황에 이르는 것을 피해자가 용인했으리라는 점은 더더욱 인정하기 어렵다).
양형의 이유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사기범죄 > 01. 일반사기 > [제3유형]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3년~6년
선고형의 결정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지인인 피해자로부터 공사 선급금 명목으로 5억 원을 편취한 것으로서 범행 방법, 피해액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불량하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고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비록,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받은 선급금의 일부를 이 사건 공사비에 투입한 것으로 보이고,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적이 없으며, 1991년 이종범죄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형을 받은 것 이외에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등 양형에 일부 고려할 사정이 없지 않으나, 그러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의 책임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양형기준 권고형의 범위 내에서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김용규(재판장) 서승범 이지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