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판결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2026. 7. 21. 선고 2025가단200025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들은 부산물퇴비(유기질비료)의 생산·제조, 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2011. 10. 14.부터 2024. 5. 17.까지 원고들의 전무(미등기)로 재직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들은 영업을 위하여 D, E, F 등(이하 통칭할 경우 'D 등' 또는 '영업이사'라 한다)에게 원고들이 생산한 비료 등의 판매를 위탁하고 판매량에 따라서 수수료를 지급하는 내용의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 A는 D, E이 2018.경부터 2022.경까지 157,902,450원 상당의 비료 등을 G조합의 기표 없이 출고 받아 판매한 후 그 대금을 임의로 소비하여 횡령하였다는 혐의로, 원고 B은 F가 같은 방식으로 27,920,830원 상당의 비료 등 대금을 횡령하였다는 혐의로 각 형사고소하였다.

라.

E은 아래와 같은 범죄사실로 징역 1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2026.4. 16. 확정되었다(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4. 12. 12. 선고 2024고단1505 판결, 광주지방법원 2026. 4. 8. 선고 2025노39 판결).

마.

한편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은 2025. 5. 30. D에 대하여 'E의 업무상 횡령에 가담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바.

원고들은 2024. 12.경 아래과 같은 혐의로 피고에 대한 형사고소를 하였다.

사.

전남 목포경찰서는 2025. 5. 7. '피고가 영업이사로부터 비료 등 출고의뢰를 받을 당시 G조합 주문 수량을 확인할 수 있는 발주서 등 관련 서류를 확인한 바 없이 출고를 진행한 사실은 인정되나, ① 원고들 내부에 비료 등 판매에 관한 절차나 의무사항에 관한 규정이 없고 위탁판매계약에도 비료 '출고 시' 그에 관한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의 규정이 없는 점, ② 원고들의 대표자가 피고에게 비료 등 출고 시 발주서를 확인할 것을 고지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③ 원고들은 과거 초과출고된 비료 등의 수량에 관하여 영업이사에게 차용증을 작성하게 하였는데 그 이후에도 발주 서 등 서류 제출에 관한 내부 규정이나 계약규정 등을 마련하지 않았고, 피고에게 출고 업무를 계속 담당하게 한 점, ④ 피고가 영업이사를 신뢰하여 서류 등을 확인함 없이 비료 등을 출고한 행위를 신의칙상 의무 위반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⑤ 피고가 영업이사의 요청에 따라 비료 등을 출고한 것만으로는 원고들에 대한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한다거나 배임행위에 대한 인식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증거불충분하여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송치결정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위 사건을 송치받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또한 2026. 1. 9. 위와 같은 이유에 더하여, '① F가 결정수량보다 더 많은 수량이 필요하면 원고들의 대표자와 협의하에 추가 수량을 신청하였다고 진술한 점, ② 영업이사에게 서비스 제공등에 관한 어느 정도의 재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영업이사와 원고들 간 정산 등 다툼이 형사고소의 원인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들이 추가로 제출한 증거도 피고가 출고 업무를 전반적으로 관리하였다는 일반적인 내용의 사실확인서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에게 업무상 배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아.

한편 원고 B은 피고에게 2019. 4. 5. 10,000,000원을, 2019. 7. 15. 20,000,000원을 각 송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6, 35 내지 37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가.

손해배상청구

1)

주위적 주장

피고는 원고들의 관리자인 전무로 재직하면서 영업이사의 비료 출고요청 시 G 조합기표를 확인한 후 출고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사와 공모하여 이를 위반하였고, 그 결과 원고 A는 157,902,450원, 원고 B은 27,920,830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는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원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2)

예비적 주장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근로계약상 성실의무에 따른 신의칙상 선관주의의무를 부담하는데 이를 위반하여 미기표비료를 출고하여 원고들에게 청구취지 기재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혔으므로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대여금청구

피고는 원고 B로부터 30,000,000원을 대여하였는바 이를 변제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1)

공동불법행위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려면, 그 위법한 행위와 원고가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결과발생의 개연성, 위법행위의 태양 및 피침해이익의 성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4다37675 판결 등 참조). 불법행위에 있어서 고의·과실에 기한 가해행위의 존재 및 그로 인한 손해발생에 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있다(대법원 2002. 2. 26. 선고 2001다73879 판결 등 참조).

민법 제760조 제3항은 불법행위의 방조자를 공동불법행위자로 보아 방조자에게 공동불법행위의 책임을 지우고 있다. 방조는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 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여 과실을 원칙적으로 고의와 동일시하는 민사법의 영역에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가능하고, 이 경우 과실의 내용은 불법행위에 도움을 주지 말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그 의무를 위반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타인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과실에 의한 방조로서 공동불법행위의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방조행위와 불법행위에 의한 피해자의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고, 상당인과관계를 판단할 때에는 과실에 의한 행위로 인하여 해당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한다는 사정에 관한 예견가능성과 아울러 과실에 의한 행위가 피해 발생에 끼친 영향, 피해자의 신뢰 형성에 기여한 정도, 피해자 스스로 쉽게 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는지 여부, 주의의무를 부과하는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과 보호법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책임이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2다208649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22 내지 30, 3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증인 L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영업이사의 횡령행위를 방조 내지 공모하였다는 점 내지 원고들이 입은 손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이 사건에서 확인되는 원고들의 비료 등 판매 및 대금 정산 절차는 다음과 같다.

㉠ 농민들이 면사무소 등 관공서에 원고들이 생산한 비료 등의 구매를 신청하면, 관공서에서 보조금 규모를 고려하여 조정된 수량을 정하고 이후 G조합에 수량 등내역을 통보한다. 원고들이 영업이사를 통하여 위와 같은 신청내역 등을 확인하면 농민들에게 비료 등을 배송한 후 G조합에 정산을 요청한다. 이와 같이 원고들이 G조합에 정산을 요청할 수 있는 수량을 '기표 수량'이라고 하고, 보통 1달에 1번씩 배송예정서를 G조합에게 송부하며, G조합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대금을 정산한다.

㉡ 그런데 반드시 위와 같은 절차에 의하여만 비료 등이 판매되는 것이 아니고, 농가에서 원고들에게 비료 등의 구매를 먼저 요청하면 이를 선배송한 후 이후 영업이사들이 G조합 승인물량(관공서 승인물량)을 확인하여 배송예정서를 작성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이미 배송된 물량과 G조합승인을 받은 '기표 수량'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다. 또한 농가들은 필요한 경우 관공서 및 G조합을 통하지 않고 자비로 원고들로부터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다. 이처럼 G조합을 통하지 않고 농민들로부터 직접 대금을 받아야 하는 수량을 '미기표 수량'이라 한다.

②

원고들은 당초부터 '기표 수량'만을 공급하면서 사업을 영위한 것이 아니라 '미기표 수량'도 공급하였고 이를 별도로 관리해 정산해왔으며, 미기표 수량에 관하여 대금이 정산되지 않는 경우 영업이사들에게 '기표'를 할 것을 요구하거나 그 대금을 직접 정산하게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즉 미기표 수량은 원고들의 사업구조상 절대로 발생할 수 없거나 발생하면 안되는 항목이 아니라, 원고들의 관리하에 영업이사들과 사후적인 조치 내지 정산이 필요한 항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이 사건과 관련된 판매지역에서는 농가에 대한 직접 판매등이 없었고 원고들의 대표자 M이 2020. 7. 22.경 피고에게 '농가의 신청서 없이는 절대 출고하지 말 것'을 피고에게 강력지시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들이 영업이사와 체결한 위탁판매계약 제3조에는 '을(영업이사를 의미한다)은 G조합에 기표에 들어가는 인수증 및 관련서류 일체를 첨부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은 미기표 수량에 관하여는 위와 같은 서류를 첨부할 여지가 없는 점, 문언상 서류의 제출일시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을 '영업이사가 비료 등을 출고할 때에는 반드시 기표와 관련된 서류를 첨부하여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③

피고가 영업이사의 출고요청 시 기표 수량에 해당하는 것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 등을 확인하지 않은 채 비료 등을 출고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미기표 수량에 관한 거래가 금지 내지 제한된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상 위와 같은 피고의 부작위와 영업이사의 횡령행위 사이의 관련공동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원고들에게 발생한 손해와의 상당인과관계도 인정하기 어렵다. 즉 원고들의 손해는 비료 등 출고에 있어서 피고의 부작위로 인한 것이 아니라 비료 등을 판매한 후 수령한 대금을 임의로 소비하고 정산하지 않은 영업이사의 행위로 인한 것 으로 봄이 타당하다.

④

영업이사는 원고들의 관리감독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라 판매위탁계약을 맺은 상대방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바 그 업무수행에 관하여 피고의 관리·감독권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영업이사의 횡령행위에 대하여 미필적으로 인식하였다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2)

근로계약상의 성실의무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갑 제3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이 2011. 10. 14. 피고를 건강보험 사업장 가입자에 등재한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가 존재하지 않는 점, 원고들 스스로도 '피고가 등기는 되지 않았으나 실질적으로 원고들의 업무를 총괄하는 관리자였고 원고들의 대표이사 M의 개인사정으로 인하여 포괄적인 관리권을 위임받아 회사를 운영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실제로 원고들의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특정한 노무만을 담당한 근로자였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하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대여금 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 사이에 금전의 수수가 있다는 사실에 관하여 다툼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를 대여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가 다투는 때에는 그 대여사실에 대하여 이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다73179 판결 참조).

원고 B이 피고에게 2019. 4. 5. 10,000,000원을, 2019. 7. 15. 20,000,000원을 각 송금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위 각 송금의 '거래기록사항'에는 '급여가불'이라고 기재되었고 '급여가불금'이란 일정 기간 후 지급해야 할 급여에서 위 가불금을 공제한 잔액만 송금하는 방식으로 바로 정산할 것을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서 대여금과는 그 성격이 다른 점, ② 대여금이라면 통상 존재하는 이자 및 반환 시기 등에 대한 당사자 간의 약정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도 전혀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 B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돈이 대여금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 B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민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