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09. 1. 16. 선고 2007노2716 판결

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및 판단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 및 그에 대한 판단

1)

범죄사실 제1의

가.

내지 라.항, 제3항, 제6 내지 8항, 제11항, 제12항, 제16 내지 19항, 제22 내지 24항에 대하여

가)

피고인들은 ① 업무방해죄에 대하여, I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는 평소에도 기계와 대형 트럭 등의 운행으로 80dB 이상의 소음은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확성기를 이용하여 홍보활동을 하였다고 하여 직원들의 출근이나 간부들의 조찬회를 방해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② 공무상표시무효죄에 대하여, 이 사건 가처분결정은 80dB 이상의 소음 자체를 금지한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직원들의 업무와 휴식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한 것인바, 넓은 사업장 도로변에서 확성기로 80dB 이상의 소음을 발생시켰다고 하여 직원들의 업무와 휴식을 방해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공무상표시 무효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형법 제314조 소정의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이란 폭행이나 협박은 물론 사람의 의사의 자유를 제압, 혼란케 할 세력을 가리키는 것으로,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것을 요하지는 않고, 위력에는 폭행, 협박뿐만 아니라 다중의 위력을 과시하는 스크럼, 연좌시위, 소음, 소란, 손괴 등의 행위로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압할 만한 세력일체가 포함되며(대법원 1991. 11. 8. 선고 91도326 판결 등 참조),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있어서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충분하다(대법원 1997. 3. 11. 선고 96도2801 판결).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회사 측에서는 이 사건 가처분 결정문을 각 출입문과 게시판 등에 게시하는 방법으로 공시한 사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이 회사의 동의나 승낙 없이 회사 내에서 확성기를 사용하여 총파업지지를 호소하는 등 소음을 유발한 사실, 피고인들이 사용한 방송용 차량의 확성기는 이 사건 가처분결정 상의 수치인 80dB을 훨씬 상회하는 90~93dB 정도의 소리를 내었던 사실, 피고인들은 확성기를 회사 본관 경영지원 본부 쪽을 향하여 두었고, 회사 건물 내에서 창문을 닫고도 피고인들의 방송 소리가 들렸던 사실, 회사의 조찬회는 상호의사교환을 위한 자리로 정숙한 분위기가 요구되었으나 위 방송으로 인하여 조찬회 진행이 방해를 받은 사실, 직원들이 출근하여 작업을 준비하는 시간에도 확성기를 사용한 방송이 계속된 사실, 회사 노사협력실에서는 피고인들에게 노조의 사내 확성기 방송 중단을 촉구하는 공문을 수 회 발송한 사실 등이 인정되는바, 이에 의하면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직원들의 출근 · 작업준비나 간부들의 조찬회 업무를 방해하거나 방해할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고, 또한 80dB 이상의 소음으로 직원들의 업무 등을 방해함으로써 이 사건 가처분결정의 효용을 해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범죄사실 제1의 마.항에 대하여

가)

피고인 A은, 원심이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위반 행위로 적시한 '공장 내부에 들어간 행위, 마이크 방송, 피켓팅, 호루라기를 부는 방법 등'은 노조법이 노동조합의 쟁의행위 방법으로 인정하고 있는 전형적인 부분적 · 병존적 직장점거 또는 피켓팅의 수단인바, 이는 노조법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쟁의행위는 그 쟁의행위와 관계없는 자 또는 근로를 제공하고자 하는 자의 출입 · 조업 기타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는 방법으로 행하여져서는 아니 되고, 파업의 보조적 쟁의수단인 피케팅은 파업에 가담하지 않고 조업을 계속하려는 자에 대하여 평화적 설득, 구두와 문서에 의한 언어적 설득의 범위 내에서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인바(대법원 1990.10.12. 선고 90도1431 판결),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A이 회사 노조간부들과 무리를 지어 공장 안으로 진입한 후, 구호를 외치거나 마이크 방송, 호루라기 불기 등으로 인위적인 소음을 발생시킨 사실, 피고인 등은 작업하는 근로자에게 일부러 말을 걸거나 음료수를 나누어 주어 작업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고 일시적으로 작업을 중단시킨 사실, 또한 작업차량이 드나들거나 작업자재가 이동하는 중앙통로 앞에서 휴식한다는 명목으로 통로를 막아 자재 등이 통행되지 못하게 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의하면 피고인 등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근로를 제공하고자 하는 근로자들의 조업 기타 정상적인 업무가 방해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 A의 위 행위가 노조법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이유 없다.

3)

범죄사실 제1의 바.항, 제10항, 제13항, 제25항, 제26항에 대하여

가)

피고인들은, 천막 설치에 대하여, 피고들이 천막을 설치한 공터는 통근버스 정류장 옆의 공터로 자재적치장이나 주차장이 아닌바, 이러한 곳에 천막을 설치하였다고 하여 회사의 업무가 방해되었다고 할 수 없고, 파업무대 설치에 대하여, 회사의 광장에 파업무대를 설치하는 것을 기존에는 회사 측에서 용인해 왔는데 이 사건 당시에만 무대설치를 금지한 것으로, 회사 측의 허가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회사의 업무가 방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회사 본관 옆 자재적치장을 무단으로 점거하고 회사의 허가 없이 대형천막 1개, 플래카드와 노동조합 깃발 등을 설치한 사실, 이에 회사 측은 설치된 대형천막이 외관상 안좋고, 차량 통행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철거할 것을 요구하였음에도 피고인들은 위 천막을 철거하지 않은 사실, 한편, 파업무대와 관련하여, 회사 측에서는 노조가 파업무대를 설치하려는 광장이 작업공간으로 쓰이고, 대형블럭을 옮기는데 지장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하여 노조 측에 설치 불허가 통보를 하였음에도 피고인들은 파업무대 설치를 강행하여 무대를 설치한 사실, 그에 따라 광장 부근을 통행하는 대형 트랜스포터 차량의 블록 운송에 지장을 받은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의하면 피고인들의 위 행위로 인하여 회사의 시설관리업무 및 정상조업업무가 방해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범죄사실 제2항에 대하여

가)

피고인들은, 회사의 팀사무실은 팀장의 업무장소이기보다는 팀원들의 휴게실 및 탈의실의 의미가 더 크고, 팀장의 팀사무실 출입과 팀사무실 내에서의 업무가 다소 지장을 받았더라도 팀장의 실제 업무내용으로 볼 때 의미를 둘 만한 지장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회사의 팀사무실은 팀장이 상근하며 서류작업 등 업무를 보거나 회의를 하고 팀원들의 휴식공간으로도 쓰이는 사실, 이 사건 당시 피고인 A, D 등은 팀장이 주관하는 조회에 참석한 근로자 10여명을 상대로 쟁의행위에 참여할 것을 요구한 사실, 이에 회사의 관리자 J가 피고인 A 등에게 팀사무실에서 퇴거할 것을 수차례에 걸쳐 요구하였으나 피고인 A 등은 이에 불응하고 팀사무실을 점거한 사실, 또한 업무파악차 팀사무실에 출입하려는 관리자를 제지하고 10분의 휴식시간이 끝났음에도 작업장으로 돌아가려는 조합원들을 막은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의하면 팀장 및 근로자들의 팀사무실 출입과 팀사무실 내에서의 팀장의 업무수행이 방해되었고, 결과적으로 회사의 정상적인 업무가 방해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5)

범죄사실 제4항, 제5항, 제20항에 대하여

가)

피고인들은, 범죄사실 제4,5항의 파업은 금속노조의 방침에 따라 비정규직 관련 법안의 제정 및 개정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고, 범죄사실 제20항의 파업은 한미 FTA 체결을 반대하기 위한 것인바, 각 파업은 이른바 '경제적 정치파업'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하여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01. 10. 25. 선고 99도483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파업의 목적이 정당한지에 관하여 살펴보면, 비정규직 관련 법안의 제정 및 개정 저지 또는 한미FTA 체결 저지를 목적으로 한 파업은 노조가 정치활동의 하나로 국가기관으로 하여금 일정한 조치를 하게 하거나 노동법규의 제정 또는 개정의 반대를 주장하여 일정한 조치를 하지 못하게 할 것을 목적으로 행한 것으로서, 비록 관련제도의 실시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하더라도, 노동관계 당사자인 사용자가 법률적 ·사실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항인 임금 · 근로시간 · 복지 · 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의 범위를 벗어난 이상, 그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고, 따라서 위 쟁의행위를 형법상 정당행위로 볼 수 없으므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6)

소결론

따라서, 피고인들의 위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 및 그에 대한 판단

1)

피고인들은, 이 사건 여러 양형조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판결의 각 형(피고인 A :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E : 징역 9월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B, C, D, F : 각 징역 7월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G, H : 각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겁다고 주장한다.

2)

살피건대, 피고인들의 쟁의행위가 대부분 소음을 발생시키거나 소극적으로 생산작업을 거부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졌고, 더 나아가 회사의 재물손괴나 적극적인 폭력행위가 수반되지는 않은 점, 이 사건 각 범행은 약 2~3년 전에 있었던 것으로 현재는 피고인들이 모두 현장에 복귀하여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점 등의 유리한 정상이 있기는 하나, 피고인들의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하여 피해자인 회사로 하여금 산정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한 점, 피고인들은 K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L지회 집행부의 간부들로서 근로자의 쟁의행위를 평화적으로 이끌어 갈 주도적인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들을 선동하고 지휘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여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점에서 그 죄질이 가볍다고 할 수 없는 점, 피고인 A, D, E, F, H은 과거에도 업무방해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의 불리한 정상을 비롯하여 형법 제51조에 정한 여러 양형조건에 비추어 보면, 원심판결의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경현(재판장) 김용찬 서정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