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광주 광산구 Z에 본사 및 광주공장을, 전남 곡성 및 경기 평택에 공장을 두고 상시 근로자 5,000여 명을 사용하여 각종 타이어 및 고무제품의 제조, 판매업에 종사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광주공장 및 곡성공장 사내 협력업체들인 주식회사 AA(이하 'AA' 이라고 한다), AB(이하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라고 한다)에 소속되어 타이어 제조 공정에 노무를 제공하고 있는 자들이다.
원고들의 현재 소속 협력업체 및 근무하고 있는 공정, 피고 공장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최초 일자는 별지와 같다.
피고의 공정
피고 공장은 타이어 제조를 위해 몇가지의 공정을 거치는데, 그 주된 공정으로는 정련공정<1>, 반제품 공정(타이어의 주된 부품들을 만드는 공정으로, 압연공정<2>, 압출공정<3>, 재단공정<4>, 비드공정<5>을 포함한다), 성형공정<6>, 가류공정<7>, 검사공정<8>이 있다. 위 공정의 세부 작업 중 이 사건과 관련된 것은 크릴룸 공정, 스크랩 공정, TBR 리턴물 공정(반바리 리턴 공정이라고도 한다), 오픈밀 리턴공정이다.
크릴룸 공정은 압연 공정에 속하는 'S-Calender 공정<9>의 일부로서, 압연공정에서 스틸 코드<10>에 고무를 입히는 작업을 하기 위해, 롤에 감긴 스틸 코드를 일정하게 배열하여 이를 준비하는 작업이다.
스크랩 공정은 재단공정의 일부로서, 성형공정에서 하자가 발생한 고무원단을 재생기를 이용하여 사용가능한 폭으로 다시 재단하는 벨트 재재단 작업, Gum-Edge<11> 부착 작업, 스틸 인서트 작업<12> 및 운반구<13>의 수리, 라이너<14>의 교체 수리, 불순물이 묻은 라이너의 세탁을 위한 세탁물 분류, 재단스크랩<15>) 수거, 반제품정리정돈<16> 및 방치시간관리<17> 등의 작업을 포함하는 공정이다.
TBR 리턴물(반바리 리턴물) 공정은 압출공정에서 만들어진 트레드 고무<18> 중 불량품을 운반, 적재한 후 BB14호기<19>에 투입하여 사용할 수 있는 고무원단으로 재생시키기 위해 위 기계까지 운반하는 트레드 불량처리 작업, 압출공정에서 만들어진 사이드 고무<20> 중 불량품을 적재하는 사이드 고무 작업, BB14호기에서 고무원단이 나오면 고무원단에 포함된 철 조각을 찾아 이를 제거하는 쇠이물 작업, 고무원단 중 타서 딱딱해진 부분을 잘라내는 스코치 작업, 라이너에 부착된 고무조각을 제거하고 라이너를 다시 감아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스티립라이너 작업을 포함한다.
오픈밀 리턴 공정은 각 공정에서 불량품으로 된 고무를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재처리하거나, 사용하지 못하게 된 고무를 매각처리하거나 폐기할 수 있도록 재가공하는 작업으로, 재단을 하면서 길이나 폭이 남거나 기타 이유로 불량이 된 고무를 오픈밀이라는 기계에 넣어 고무를 얇게 편 후 이를 다시 피딩밀이라는 기계에 넣어 사용할 수 있는 고무로 만드는 작업이다.
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도급계약 체결 및 업무 수행
피고는 2010. 7. 21. AA과 피고 곡성공장의 리턴밀, PA리턴 벨트 재활용, TBR리턴물 정리, 크릴룸 직무에 관하여, AB과 광주공장의 크릴룸 직무에 관하여 각각 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2010. 12. 21. 이 사건 협력업체들과 각 도급비 관련 내용을 변경하였으며, 원고들은 현재 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근로자들로서 피고의 광주 및 곡성 곡장에서 노무를 제공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을제 7, 10, 14, 15(각 가지번호 포함)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별지 목록 기재 원고 연번 1 내지 10 원고들의 각 청구 및 별지 목록 기재 원고 연번 11 내지 24 원고들의 각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
피고는 사내 협력업체들을 모집, 선정하는 입찰 과정을 거친 사실이 없고, 피고가 사내 협력업체의 고용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원고들을 실질적으로 채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것도 아니며,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물적 설비도 없고 인적 구성을 갖추지도 못하였으며 도급업무를 위해 설립되었다가 도급업무가 종료하면 폐지되는 등 그 조직이 형해화되어 있는 점, 피고가 이 사건 협력업체들에게 지급한 도급비는 도급 계약서의 규정과 달리 과도하게 지급되거나 계약서상 단가를 제대로 적용하지 않고 지급되었으며, 피고는 도급비와 별개로 원고들에게 직접 학자금, 하계휴가비, 연월차휴가비미사용수당, 특별휴가미사용수당, 성과금, 생산장려금, 무쟁의 타결금 등 별도의 금원을 지급하였을 뿐 아니라 피고와 피고 비정규직 노동조합 사이에 임금단체협약이 체결되면 그에 따른 임금 차액 소급분을 원고들에게 추가로 지급하는 등 피고가 원고들에게 실질적인 임금을 지급한 점, 피고가 원고들에게 업무에 관한 지휘·감독을 하였고, 원고들의 근태상황을 관리하여 이를 기준으로 임금을 산정해서 원고들에게 지급하였으며, 원고들의 근로시간도 피고가 정한 근로시간에 따르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도급계약에서 정하지 않은 업무에도 종사하도록 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형식상으로는 피고와 별도의 회사인 것처럼 운영되었지만 사실상 피고에게 종속되어 경영상 독립성이 없는 회사였으므로 비록 원고들이 이 사건 협력업체들과 개별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을 뿐더러 원고들은 피고에게 지배·종속된 관계에서 피고에게 직접 근로를 제공해온 것이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는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
또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와 이 사건 협력업체들 사이에 체결된 도급계약은 위장도급으로서 그 실질에 있어서는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되므로, 원고들은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 구 파견법'이라 한다) 제6조 제3항에 의하여 사용사업주인 피고가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함으로써 원고들을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되어 직접 근로계약 관계가 존재하는데,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으므로 원고들이 근로자 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한다.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선정 및 도급계약의 체결
피고는 2010. 4.경 'Y 하도급업체 모집'이라는 제목으로 2010. 4. 14.부터 2010. 4. 19.까지 피고 광주, 곡성 공장의 제품 출하 인출 등 8개 공정에 관하여 각 공정별로 1 ~ 2개의 신규 하도급업체를 모집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하였다.
위와 같은 모집 절차를 통하여 AA(대표 AC)은 곡성 공장의 크릴룸, 리턴밀, 반바리 리턴(TBR리턴), PA리턴 벨트 재활용 직무의, AB(대표 AD)은 광주공장의 크릴룸 직무의 하도급업체로 선정되었다.
당시 AB의 대표 AD는 가격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아 해당 점수를 획득하지 못하였고, 위 공고에 응모한 사람은 모두 피고의 전 직원이었다.
AA, AB은 피고와 정형화된 계약서를 사용하여 도급계약을 체결(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하였다. 그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AA의 도급 범위 및 도급비에 관한 부분
AB의 도급 범위 및 도급비에 관한 부분
이 사건 협력업체들 사이에 동일한 부분
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대표들은 이 사건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하여 피고와의 사이에 각 채권최고액을 50,000,000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였다. AA은 2010. 9. 13. 서울보증보험주식회사와 피보험자를 피고로 하여 도급계약에 따른 손해배상의 지급보장계약을 체결하기도 하였다.
도급비의 산정 및 지급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앞에서 살펴 본 이 사건 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라 도급비를 산정한 후 추가 도급비를 더하여 피고에 청구하였고, 피고는 매달 청구에 따라 이 사건 협력업체들에게 도급비를 지급하였다.
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근로자 채용 및 근태 관리, 임금 지급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원고들과 임금, 근로 시간, 근무 장소, 휴일 등 근로조건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들은 조퇴, 병가, 휴가, 결근 등 사유가 발생할 경우 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대표들에게 신청하여 그에 관한 승인을 받아 왔고, 이에 관하여 피고가 관여하지 않았다.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모두 독자적인 취업규칙(AB의 경우 이를 광주지방노동청에 신고하기도 하였다)을 제정, 시행하고 있다. 취업규칙에는 채용, 근로시간 및 휴식시간, 출근 및 결근, 휴가, 휴직 및 복직, 임금, 퇴직 및 퇴직금, 표창과 징계 등에 관한 사항이 정해져 있다(이에 따라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표창 및 징계권을 행사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작업일지에 근무 시간, 연장 근무 시간 등을 기재하는 등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 상태를 파악하여 근태현황서를 작성하였다.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매월 원고들에게 임금을 산정하여 지급하였는데 기본 급여 및 유휴일 급여에 휴일수당, 야간수당, 조기 출근 및 잔업 수당, 맞교대 수당, 생산장려 수당, 근속 수당, 가족 수당, 직책 수당, 상여금을 합한 후 갑근세, 건강보험료, 요양보험료, 국민연금, 고용보험료, 노동조합비 등을 공제하여 임금을 산정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들에게 연말 성과금, 무쟁의 타결금을 일괄 지급한 사실이 있다.
이 사건 협력업체들과 같은 피고의 협력업체들의 대표자 모임인 Y하도급업체 대표자협의회는 2010. 5. 8. 전국금속노동조합 Y비정규직지회의 파업에 대하여 직장폐쇄를 단행하였는데, 피고는 당시 협력업체의 하나인 AE 주식회사의 근로자들이 부족해지자 피고의 전직 직원들을 투입하여 곡성공장의 식당을 운영하였고, 스프레이 공정의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부족해지자 피고의 대졸 사원들을 위 공정에 투입하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는 일부 협력업체의 직원 채용 및 고용 승계, 변동에 관하여 일부 관여하기도 하였다.
AB은 국민연금보험 및 건강보험에 사업장 명의로 가입되어 있었고, 국민연금보험 보험료 12,590,160원을 납부하였다.
작업 배치 및 수행 작업의 결정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소속 근로자들을 각 공정에 따라 조를 나누어 배치하고, 각 조별로 반장 혹은 현장대리인을 정하였으며, 공정에 따라서는 교대 조를 나누기도 하였다(이에 따라 독자적인 조직도 및 인력배치현황표를 작성하였다). 또한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인사발령을 통하여 소속 근로자들의 배치를 변경하기도 하였다.
근무 시간
원고들의 근무 시간은 피고 소속의 광주 공장 및 곡성 공장 근로자들의 근무 시간과 연동되어 있다.
원고들의 업무에 관한 피고의 관여
오픈밀 리턴 공정의 경우 피고의 근로자들이 재처리가 필요한 고무를 운반해주면서 '넓이, 두께, 중앙절단', '리턴고무不', '스코치'라는 메모 등을 부착해주거나, AA 현장대리인에게 작업의뢰서를 주는 방법에 의해 해당 고무에 관해 어떤 작업이 필요한지를 알려주었다.
TBR리턴(반바리 리턴) 공정의 경우 트레드 불량처리, 스코치, 스티립라이너 작업 등은 피고의 근로자가 어떤 고무를 가져다 주는지에 따라 진행되었고, 쇠이물 작업은 피고의 근로자가 고무에 쇠이물 표시를 붙임으로써 이루어졌다.
스크랩 공정의 경우 밸트재재단 작업은 '재활용 폭 가능시 사용, 불가시 scrp처리'와 같은 메모 및 현장대리인을 통한 지시를 통해서, Gum-Edge 작업은 피고의 재단 공정에서 행하는 것인데, 원단 부족시 지시내용을 부착해 원고 I에게 주면 원고 I의 밸트재생기에서 각 이루어졌으며, 운반구의 수리는 피고 근로자의 수리 내용을 적은 메모에 의해 원고 S이 수리 및 수리의뢰를 함으로써 이루어졌고, 반제품 정리 정돈 및 방치시간 관리는 피고의 직무임에도 원고 S이 수행했다.
크릴룸 공정은 크릴룸이라는 밀폐·분리된 공간에서 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그로자들만이 작업을 한다. 피고의 압연공정 감독자가 당일 작업해야 할 스틸코드 규격 등에 관하여 하루 단위로 계획을 세워서 주식회사 AA의 현장대리인에게 작업의뢰서를 전달하거나 주식회사 AA의 근로자들이 피고 공장의 압연반 현황판에서 스틸코드 중 작업이 필요한 규격을 확인함으로써 이루어졌다. 피고의 근로자들은 스틸코드에 꼬임불량이 발생할 경우 이를 수리하였다.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들은 이 사건 협력업체들과 피고 사이의 도급계약서에 첨부된 작업표준목록표에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수행할 각 공정의 공정개요, 공정흐름도, 제조공정기술지침, 관리표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작업표준을 작성하였고,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이러한 표준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는 각 공정 설비에 피고가 작성한 작업표준, 안전수칙 등을 부착하여 놓았다.
작업 장소, 시설 관리 등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근로자들이 작업하는 공간은 피고의 근로자들이 작업하는 공간과 분리되어 있었으며, 작업 배치에 있어서 피고의 근로자들과 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근로자들이 혼재되어 있지 않았다.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사용하는 전화번호의 등록명의인으로서 전화요금을 납부하고 있다.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모두 사업자 등록이 되어 있고, 독자적인 운영계획서를 가지고 있다.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근무복 등 소모품을 직접 주문하여 근로자들에게 공급하였다.
노동조합의 단체행동에 대한 집단 대응
Y 하도급업체 대표자협의회는 피고가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2010. 2.경 전국금속노동조합 Y비정규직지회에 하도급업체들 직원의 임금 삭감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청하였다.
전국금속노동조합 Y비정규직지회는 2010. 3.부터 Y 하도급업체 대표자협의회와 임금협상 및 단체협상을 진행하였는데, 교섭이 결렬되자 2010. 4. 30.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하였고, 이에 대하여 Y 하도급업체 대표자협의회는 2010. 5. 8. 직장폐쇄를 단행하였으며, 위 하도급업체들도 이에 동참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 4, 5, 9-2, 10, 11, 13 내지 27, 35, 47 내지 49, 51, 52, 56 내지 60, 62-3, 16, 17, 20, 21, 66-2, 67-1 내지 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 1 내지 15, 20 내지 23, 24-1, 27, 29, 31, 3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 AF, AG, AH, AI, AJ, AK의 각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묵시적 근로관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8두436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독립적인 물적 시설을 갖추지는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대표들은 대체로 피고의 전 직원으로서 도급계약 체결을 위한 모집공고에 참여할 당시 가격제안서도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각 공정들은 타이어 제조를 위한 일련의 공정 중 일부분으로,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들과 동일한 근무 시간에 피고가 작성한 각 공정에 관한 작업표준에 따라 연계된 작업을 한 점, 위와 같은 과정에서 피고는 피고 회사 직원 또는 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대표 내지 현장대리인을 통하여 원고들의 업무에 일부 관여하거나 지시를 하기도 한 점, 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고유 기술이나 자본 등이 업무에 투입된 바는 없는 점, 피고는 일부 협력업체 직원의 채용 및 고용 승계 등에 관하여 일부 관여하기도 한 점,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들에게 연말 성과금 및 무쟁의 타결금 등을 지급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외관상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관계가 있는 것처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앞에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피고와 별도로 회사 등을 설립하여 독립적인 사업주체로 활동하면서 협력업체들 명의 또는 그 대표 명의로 국민건강보험, 고용보험에 가입하고 그 보험료를 지급하고 있는 점, ② 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선정 과정에서 절차적으로 다소 부실한 점이 있으나 모집 절차 자체가 무효로 될 만큼의 하자가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도급계약의 이행을 위해 피고와 담보계약을 체결하기도 한 점, ③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른 도급비는 도급계약서에서 정한 방식에 따라 산정되어 지급된 점, ④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독자적인 취업규칙을 두고 그에 근거하여 근로자들을 채용하고, 작업 현장에 배치하였으며, 조퇴, 결근, 휴가 등에 관한 근태관리권을 행사한 점, ⑤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비록 그 자체의 물적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주된 업무는 인력 제공이고, 보유한 인력에 관하여는 일정한 조직을 갖추었으며, 근무복 등 소모품은 스스로 구입하여 근로자들에게 공급하였고, 독자적인 운영계획에 따라 회사를 운영한 점, ⑥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직접 작성한 근태관리표에 의하여 원고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였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도급비 외에 연월차유급휴가수당, 학자금, 하계휴가비, 생산장려금, 격려금 등을 지급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피고가 이 사건 협력업체들에게 지급한 연말 성과금 및 무쟁의 타결금은 모든 협력업체들에게 일괄하여 지급된 것으로 이것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직접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⑦ 원고들이 피고가 정한 근로 시간에 맞추어 근무하였더라도 원고들의 업무가 피고 공장의 다른 부서들과 유기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업무 시간, 작업 속도 등이 연동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보이는 점, ⑧ 원고들에게 도급 계약에 따른 업무 외에 피고에 의하여 추가로 부여되는 업무는 없었던 점, ⑨ 피고의 협력업체들은 대표자회의를 구성하여 그 소속 근로자들을 상대로 임금단체협약의 교섭을 요구하거나 근로자의 쟁의행위에 대응하여 직장 폐쇄를 단행하는 등 단체 행동을 하기도 한 점, ⑩ 피고 공장들의 작업현장에는 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대표 또는 현장대리인이 상주하도록 되어 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이들에게 작업 내용을 전달하였으며, 이들이 원고들에 대한 작업 지시 및 현장 관리 등을 상당 부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사정들만으로는 피고와 이 사건 협력업체들 사이의 도급관계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고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그 존재가 명목적인 것이거나 형식적인 것에 해당하여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 직접적으로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근로자 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라 함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으로서,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해 계약의 명칭, 형식에 구애받을 것이 아니라 계약 목적 또는 대상의 특정성, 전문성 및 기술성, 계약 당사자의 기업으로서 실체 존부와 사업 경영상 독립성, 계약 이행에서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권 보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근로관계의 실질을 따져서 판단하여야 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각 공정들은 타이어 제조를 위한 일련의 공정 중 일부분으로 전체 공정이 불가분적으로 연계되어 이루어지는 특성상 작업량, 작업 방법, 작업 시간 등에 있어서 각 공정별로 완전히 독립적인 업무가 이루어지는 것은 불가능하고 피고 직원에 의하여 전체적인 업무 지휘 및 감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는 피고가 작성한 작업표준 등에 따라 단순 반복적으로 행하여지는 것이어서 작업량, 작업 방법 등에 관한 피고의 결정이 사실상 유일한 업무상 지휘·감독이라고 볼 여지가 있는 점, 위와 같은 작업 과정에서 피고는 피고 회사 직원 또는 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대표 내지 현장 대리인을 통하여 원고들의 업무에 일부 관여하거나 지시를 하기도 한 점, 일부 공정의 현장대리인들은 이 사건 협력업체의 일반 근로자들의 직무와 동일한 내용의 직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피고측이 일정 부분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 앞에서 인정한 사실 및 앞에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①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독자적으로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작업배치권 및 변경권을 가지고 있었고, 채용, 징계 등에 관한 기본적 권한을 가지고 있는 점, ②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소속 근로자들의 조퇴, 휴가 등에 관한 근태관리를 독자적으로 하였고, 직접 임금을 지급한 점, ③ 피고는 되도록 협력업체의 대표 내지 현장대리인을 통하여 구체적인 작업량 및 작업 방법에 관한 지시를 하였고, 원고들을 직접 지휘, 감독하지 않도록 피고의 근로자들에 대한 교육을 하기도 한 점, ④ 피고가 현장대리인들을 통하여 원고들에게 작업량 등에 관한 지시를 한 것은 도급 업무 범위를 특정하여 도급 물량을 할당하기 위한 것으로 도급계약에 따른 당연한 내용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가 작업표준 등을 게시한 것은 한편으로는 업무지시의 성격도 있다고 볼 수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도급업무의 범위와 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방편인 것으로 보이고, 안전수칙을 게시한 것도 피고 공장의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마련한 것으로 그 주된 목적이 원고들에 대한 지시·감독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⑥ 피고의 근로자들과 원고들이 작업 과정에서 혼재되어 배치되지 않았고(작업 공간이 분리되어 있었다),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결원이 발생하였다고 하여 원고들이 그에 대한 대체업무를 수행하지도 않았으며, 원고들이 피고의 지시에 의해 도급계약 외의 추가적인 업무를 하지는 않았던 점, ⑦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별도의 독립된 사업 주체로 독자적인 운영을 한 점, ⑧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설립되기 이전의 원고들의 근로 형태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 측의 관여 정도만으로 원고들이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아 피고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여 온 것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위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별지 목록 기재 원고 연번 11 내지 24 원고들의 각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위 원고들의 주장
사용사업주인 피고가 2년을 초과하여 파견 근로자들인 위 원고들을 사용하였으므로 파견법 제6조의 2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피고는 위 원고들을 고용할 의무가 있다.
판단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위 원고들이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파견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위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정현(재판장) 임상은 유정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