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에 나타난 적법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의 편취 범의를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판단
직권판단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가 이 법원에서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아래 나. 1)항과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의 대상이 달라졌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검사의 위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공소사실
피고인은 광주 서구 D에 있는 'E' 자동차공업사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09. 7. 23.경 위 공업사 사무실에서 피해자 F에게 "공업사의 중고도장부스, 부스 바닥작업, 검차기계 설치 및 토목공사, 유수분리기 토목공사를 해주고, 공업사 허가, 대기 및 수질환경 인·허가를 받아주면 공사완료 후 공장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공사대금으로 4,300만 원을 지급하겠다"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금융기관에 대한 채무 약 1억 원, 거래처에 지급해야 할 채무 약 5,000만 원, 친척에게 변제해야 할 채무 약 3,000만 원이 있어서 신용불량상태였고, 이전에 운영한 공업사 직원의 월급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여서 피해자가 공사를 끝내더라도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공사를 하게 하여 2009. 11. 24. 공사가 다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공사대금 중 3,400만 원을 지불하지 않아 같은 액수에 해당하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해자가 시공한 각 도장부스에는 하자가 있고 그 보수비용은 공사대금 2,600만 원의 30%인 780만 원으로 추정되는 반면, 피해자는 이 사건 증인신문 당시 하자로 인한 공제를 200만 원까지만 인정한다고 하는 등 하자의 범위에 관하여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다툼이 계속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만으로 공사계약 당시부터 사기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및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로 하여금 이 사건 공사를 하게 하여 미지급 공사대금 3,4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을 일부 미지급한 것은 지급할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단지 하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일 뿐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설령 피해자의 시공 부분에 대한 하자의 범위를 두고 피고인과 피해자와 사이에 다툼이 있었고 실제로도 일부 하자가 존재하였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피고인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관련 민사소송에서 피해자의 시공 부분에 일부 하자가 있음을 전제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2,62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이 선고되어 2012. 11. 29. 그 판결이 확정되었는바, 위 확정 판결로써 하자의 존부 및 범위가 법률상 확정되었음에도 피고인은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도 피해자에게 위 확정 판결에 따른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어, 하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 더욱이 피고인은 공업사를 완공한 이후 공장을 담보로 대출을 받지도 않았고, 타인 명의로 공업사를 운영하고 있어 위 확정채무의 강제집행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는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가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은 신용불량자였을 뿐 아니라 자신이 고용한 근로자에게 급여 5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 50만 원의 처벌을 받았고, 피고인이 피해자와 체결한 공사계약에서도 총 공사대금 4,300만 원 중 3,000만 원을 공업사 준공 후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지급하기로 정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와 별도로 이 사건 공업사 관련 공사를 하였던 H, I, J에게도 공사대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급하지 않았는데, 그 경위에 대하여 피고인은 2010. 4.경 피해자를 사기죄로 고소할 당시 피해자가 공사대금 1,000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취지로 제출한 고소장에서, 피해자 시공 부분의 하자로 인하여 추가 공사비용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위 추가공사대금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지급하지 못하였다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는 공사대금을 지급할 경제적 능력 또한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고, 또한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도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