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적 사실관계
피고들은 2011. 1.경부터 2011. 12.경까지는 I회사에서, 2012. 1.경부터 2013. 12.경까지는 원고 회사에서, 2014. 1.경부터 2014. 12.경까지는 J 회사에서 각각 근무한 인터넷 설치 및 A/S 담당 개통기사들이다. I회사, 원고 회사, J회사는 LG유플러스로부터 인터넷 개통 및 A/S 업무 등을 위탁받은 LG유플러스의 협력사들이다.
피고들은 2014. 10. 초순경 I회사, 원고 회사, J회사의 퇴직금,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미지급 등을 이유로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원고와 피고들은 2015. 1. 28. 원고가 피고들에 대하여 합계 30,300,000원의 노임채무(체불임금 및 퇴직금)를 부담함을 확인하고 이를 3회에 걸쳐 분할 변제하되, 원고가 변제를 지체할 경우 연 25%의 비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지급하고, 즉시 강제집행을 당하여도 이의가 없음을 인낙하는 내용의 '노임채무확인 및 지급약정공정증서'를 작성하였다(공증인가 법무법인 광주로펌 2015. 1. 28. 작성 2015년 증서 제154호, 이하 '이 사건 공정증서'라 한다).
피고들은 이 사건 공정증서를 근거로 청구금액을 27,330,000원으로 하여 원고의 예금 채권에 대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하였고, 2015. 4. 14.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광주지방법원 2015타채5857).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더불어사는희망연대노동조합(이하 '희망연대노조'라 한다)은 2015. 3. 13.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그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피고들과 J회사는 2015. 6. 4. 피고들이 각 3,500,000원의 면책금을 지급받고, 기존에 J회사에 대하여 제기한 민·형사상 소송 및 행정상 진정 등을 모두 취하하며, 향후에도 본건('본건'의 뜻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살펴본다) 분쟁과 관련하여 어떠한 추가적인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피고들은 그 후 J회사로부터 면책금 3,500,000원을 각각 지급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3호증, 을 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 요지
원고 회사가 소속된 LG유플러스 서비스 연합회의 의뢰를 받은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피고들이 가입한 노동조합이 소속된 희망연대노조는 2015. 5. 13.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이는 희망연대노조에 소속된 피고들에게도 일률적으로 적용된다.
피고들은 2015. 5. 13.자 임금 및 단체협약에 따라 2015. 6. 4. J회사로부터 면책금 3,500,000원을 지급받음으로써 피고들이 LG유플러스 홈서비스 센터에서의 업무수행 최초의 날로부터 2015. 5. 13.까지 해당 업무 수행과 관련한 모든 금전적·법률적 분쟁에 대해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다.
피고들이 이에 따라 면책금 3,500,000원을 지급받은 이상, 이 사건 공정증서에 따라 피고들의 원고 회사에 대한 체불임금 및 퇴직금 채권 또한 소멸하였다.
판단
2015. 5. 13.자 임금 및 단체협약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피고들의 사용자가 아님은 명백하고, 단체교섭의 상대방인 사용자단체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본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조 제3호는 사용자단체를 '노동관계에 관하여 그 구성원인 사용자에 대하여 조정 또는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용자의 단체'로 정의하고 있다. 사용자단체가 이러한 권한을 갖기 위하여는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또 그 구성원인 각 사용자에 대하여 통제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9. 6. 22. 선고 98두137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갑 6호증 등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노동조합법이 규정한 사용자단체에 해당함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다만 갑 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회사는 LG유플러스 서비스센터 연합회에 소속되어 있고,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원고 회사, LG유플러스서비스센터 연합회로부터 단체교섭 체결 권한을 위임받아 2015. 5. 13. 희망연대노조와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판단된다.
2015. 5. 13.자 임금 및 단체협약과 이 사건 공정증서상 채권의 관련성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희망연대노조가 2015. 5. 13.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퇴직금, 연차휴가수당,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4대 보험금, 제수당, 지연이자 등 일체의 민사·형사·행정상 면책금으로 개통기사에게 3,500,000원을 지급하고, 임금 및 퇴직금 등에 관해 제기한 민·형사상 소송과 행정상 진정 등을 모두 취하하기로 합의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는 이를 근거로 이 사건 공정증서상 채권, 즉 체불임금 및 퇴직금 채권도 모두 면책 대상에 포함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미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는 이상, 사용자와 사이의 단체협약만으로 이에 대한 포기나 지급유예와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 없다. 또한, 근로자의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강력한 보호를 받는 것이므로 임금채권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의사 표시에 관하여는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다10550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고들은 2014. 10. 초순경 원고 회사 등을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하여 협의를 거친 끝에 2015. 1. 28. 이 사건 공정증서를 작성하였다. 원고가 지급의무를 인정한 노임채무는 합계 30,330,000원으로, 원고는 이를 총 3회에 걸쳐 분할 변제하기로 하였고, 피고 H이 피고들을 대표로서 위 돈을 받아 분배하기로 하였다. 피고 H의 퇴직금은 2,330,000원이고, 나머지 피고들의 퇴직금은 4,000,000원이다(갑 1호증). 이처럼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퇴직금 채권은 구체적으로 지급의무가 확정되고 발생되었다.
그런데 원고가 제출한 모든 증거를 살펴보더라도, 피고들이 이 사건 공정증서상 채권의 면책 또는 감축에 개별적으로 동의하였거나 희망연대노조에 그에 관한 권한을 부여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2015. 5. 13. 임금 및 단체협약에 따라 피고들의 이 사건 공정증서에 따른 채권이 면책되거나 소멸하는 등 법률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없다.
피고들과 J회사의 2015. 6. 4. 합의와 이 사건 공정증서상 채권의 관련성
피고들과 J회사가 2015. 6. 4. 작성한 합의서에는 '을이 ㈜LG유플러스 홈서비스 센터의 C/S 업무를 수행한 최초의 날로부터 2015. 5. 13.까지 해당 업무를 수행한 것에 대한 모든 금전적·법률적 분쟁(이하 '본건'이라 한다)을 해소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을 1호증). 위 합의서 제2조에는 '을(피고들)이 기존에 제 기한 민·형사상 소송과 행정상 진정 등을 모두 취하하고, 향후에도 본건 분쟁과 관련하여 민·형사상 어떠한 추가적인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위 합의서는 J회사가 피고들에게 면책금 3,500,000원을 지급함으로써 원고 회사에 대한 퇴직금 채권도 면책시키기로 한 취지라고 주장한다.
피고들은 J회사에 근무하기 이전에도 I회사과 원고 회사에서 근무해 왔고, 위 합의서 첫 부분에 '을이 ㈜LG유플러스 홈서비스센터의 C/S업무를 수행한 날로부터 2015. 5. 13.까지 해당 업무를 수행한 것에 대한 금전적·법률적 분쟁'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주장에도 일부 수긍할 측면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 합의서의 당사자는 J회사와 개별 피고들이다. J회사와 피고 F이 작성한 합의서(을 1호증) 제2조에는 원래 '갑(J회사), 갑의 협력업체, 을의 이동 전 회사((주)민 네트웍)에 본건에 대해'라고 기재된 부분이 있었는데, 최종 합의서 작성 과정에서 이 부분은 삭선으로 삭제되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들이 원고 회사에 대한 퇴직금 채권까지도 모두 면책시키려는 의사로 위 합의서를 작성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들이 위 합의서에 따라 J회사로부터 면책금 3,500,000원을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공정증서상 채권까지 함께 소멸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