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38,091,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4. 2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인정사실
원고는 2005. 5. 1.부터 피고가 운영하는 C이라는 상호의 식당에서 근무하다가, 2015. 4. 5. 퇴사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퇴사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였음에도, 원고의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 38,091,000원을 지급하지 않았고, 이로 인하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피고는 이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으나, 광주지방법원은 위와 같은 범죄사실을 인정한 후, 벌금 50만 원의 형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2015고정1219호).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2005. 5. 1부터 2015. 4. 5.까지의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 38,091,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5. 4. 20.부터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부터 퇴직금을 월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해 왔으므로, 별도로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볼 만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가 그 주장과 같이 매월 급여에 포함하여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다시, 매월 급여에 포함되어 지급된 퇴직금 상당액이 퇴직금 중간정산으로서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에게 합계 34,750,000원을 매월 급여에 포함하여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하였으므로, 원고는 위 돈을 부당이득으로 피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고, 피고는 2015. 8. 26.자 답변서의 송달로써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 채권과 상계하며, 만약 상계가 성질상 허용되지 않을 경우에는 반소로써 부당이득반환 채권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으로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는지 여부, 사용자가 매월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의 돈을 실질적으로 지급한 것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엄격하고도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있고, 따라서 설령 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 등에 매월 급여 속에 포함되어 지급되는 퇴직금의 구체적인 내역이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실질적인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였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으며,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이르게 된 경위, 이를 전후한 임금액의 변동 유무 등이 추가로 고려되어야 한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갑 제4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09. 5. 1.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 기간 2009. 5. 2.부터 2010. 5. 1.까지, 연봉 3,480만 원(퇴직금 348만 원 포함) 등의 내용이 담긴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 2007. 5. 1.에도 같은 취지의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앞선 증거들과 갑 제4, 5, 8, 9,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가 처음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로를 개시할 당시에는 구두로 250만 원의 월 급여를 약정하였을 뿐, 퇴직금이 월 급여에 포함되어 있고, 이를 매월 분할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이 체결된 바 없으며, 그 수액도 특정된 바 없는 점, 2차례에 걸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고, 거기에 퇴직금 포함 등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으나, 실제 원고의 월 급여는 그 작성 여부와 관계없이 매년 월 10만 원씩 인상되어 온 점, 위 근로계약서 작성 경위에 관하여 원고는 '행정관서에 제출하기 위하여 필요하다는 피고의 말에 따라 피고가 미리 작성해 온 서류에 서명을 하여 준 것이고, 그 내용에 관하여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앞서 든 사실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 퇴직금 분할 지급의 약정이 체결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돈은 원고의 월 급여 중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서, 이를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원고가 부당이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달리 위 돈이 부당이득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피고의 상계항변 및 반소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는 또한, 원고에 관한 국민연금 보험료를 전액 납부하였으나, 그 중 기여금 8,872,830원은 원고 본인이 부담하여야 할 부분이었고, 원고에 관한 국민건강 보험료와 장기요양 보험료도 전액 납부하였으나, 그 중 50%에 해당하는 2,777,790원은 직장가입자인 원고가 부담하여야 할 부분이므로, 원고는 위 돈을 부당이득으로 피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고, 피고는 2015. 8. 26.자 답변서의 송달로써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 채권과 상계하며, 만약 상계가 성질상 허용되지 않을 경우에는 반소로써 부당이득반환 채권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와 관련한 국민연금 보험료, 국민건강 보험료, 장기요양 보험료를 피고가 전액 납부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앞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가 처음 근로할 당시부터 퇴직할 때까지 피고가 위 보험료를 전액 납부하였고, 그 기간 동안 피고는 원고에게 보험료 지급을 청구한 적이 없었던 점, 피고는 원고와 관련한 각종 보험료를 부담할 것을 전제로 원고에 대한 월급여를 산정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위 각 보험료를 피고가 부담하기로 하는 구두 약정이 존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를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원고가 부당이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달리 위 돈이 부당이득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피고의 상계항변 및 반소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