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15. 11. 25. 선고 2015나720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원고는 2011. 1. 14. 14:00경 여수시 C에 있는 피고 운영의 'D조선소'(이하 '이 사건 조선소'라 한다)에서 7.93톤 규모의 중고배 뒷부분을 수리하는 작업(이하 '이 사건 작업'이라 한다)을 하던 중 볼트를 자르던 그라인더 날이 망가지면서 망가진 날에 오른쪽 얼굴을 맞아 우측협부 열상과 안면 신경마비 등 상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11, 13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E, F의 각 증언, 당심 증인 A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근로관계에 관한 주장

원고는 일당을 지급받기로 하고 피고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작업을 하게 됐는데, 피고는 피용자인 원고에게 튼튼한 그라인더를 제공하거나 보호장구를 제공하여 착용하게 하는 등 사고 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하였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났으므로, 사용자로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노무도급관계에 관한 주장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작업과 관련하여 노무도급형태의 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조선소의 실제 경영자인 I 또는 이 사건 조선소의 공장장인 E의 관리와 감독 아래에서 작업을 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했으므로, 노무도급인으로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게을리 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근로관계주장에 대한 판단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나.

원고가 이 사건 작업을 할 때 피고측에서 그라인더 날과 수리작업에 필요한 소모품, FRP 평판 등을 제공한 사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면서 보험급여를 신청하여 급여를 수령했는데, 위 신청 당시 피고가 원고를 고용한 것이 맞다고 인정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11, 13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E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된다.

다.

그러나 한편으로 갑 제10, 11 13호증,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E, F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위 나.항의 사실이나 갑 제9호증, 갑 제11호증의 4, 갑 제15호증의 각 기재나 당심 증인 J의 증언, 제1심 법원의 여수세무서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결과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점을 뒷받침하기에 부족하고 다른 증거는 없다{피고는 자신이 제공한 자재의 대금을 공제한 금액을 도급대금(약 1,000,000원)으로 정했고, 원고의 처지가 딱해서 원고가 보험급여를 수령할 수 있도록 협조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1)

원고는 'H조선소'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마친 개인사업자로서 여수시에 있는 조선소나 선주들로부터 그때그때 의뢰를 받아 선박을 수리하는 일을 해왔다.

2)

원고는 2011. 1. 11. 이 사건 작업을 시작했는데, 이 사건 조선소의 다른 직원들과는 달리 정해진 출퇴근시간이 없었고, 2011. 1. 13.에는 출근도 하지 않았으며, 업무수행의 과정에서도 피고측으로부터 상당한 지휘나 감독을 받지 않았다.

3)

원고는 선박 수리에 필요한 기본적인 장비와 도구를 상비하고 있었고, 이 사건 작업 당시에도 이를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4)

원고는 이 사건 조선소에서 근무하던 다른 일용직 노동자들과는 달리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5)

원고는 이 사건 작업에 대한 자신의 일당이 150,000원임을 전제로 보험급여가 결정되자 2012. 9. 27. 자신의 일당은 200,000원이라면서 평균임금 정정과 보험급여 차액 지급을 청구했는데, 그 과정에서 피고측이 협조를 하지 않는 등의 사유로 근로복지공단이 2013. 2. 7. 불승인 처분을 하고(근로복지공단은 피고 및 동일 직종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통하여 선박 수리를 담당하는 일용직 기술자의 당시 일당을 130,000원 ~ 150,000원으로 판단했다), 2013년 7월경 이에 대한 심사청구마저 기각되자, 이 사건 사고일로부터 2년 7개월 가량이 지난 2013. 9. 10.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라.

그러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노무도급관계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건축공사의 일부분을 하도급받은 자가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채 재료와 설비는 자신이 공급하면서 시공부분만을 시공기술자들에게 재하도급하는 경우와 같은 노무도급의 경우, 그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가 없으므로, 그 도급인은 수급인이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보호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등 참조).

나.

그러나 위 3의 나항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작업을 의뢰한 것이 위와 같은 노무도급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해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영남(재판장) 김윤희 박병곤

각주1) 피고의 남편으로서, 이 사건 소송 계속 중 사망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