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을 징역 1년으로 정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은 ① H공사에 관한 하도급계약과 관련하여, 가산토건 주식회사에 2011. 1. 15.까지 지급받지 못한 기성금채권 359,548,390원이 있었던 점, ② 29억 상당의 가치가 있는 20개의 특허권, 의장등록과 2억 5,000만 원 상당의 거푸집을 보유하고 있었던 점, ③ 2011. 1. 4. 피고인의 회사에 증설한 레미콘 배치플랜트에 대한 감정평가금액이 576,760,000원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자산이 있었던 점, ④ 삼성물산이나 포항산업과학원과 체결한 계약에 따른 기성금채권 150,117,600원이 있었고, 어음 발행 당시 피고인 회사의 제4기 재무제표상 총자산이 20억 원이고, 이 중 순수한 외부 부채는 11억 원 상당에 불과하여 어음 발행 당시 변제능력이 있었던 점, ⑤ 피해자는 사채업자로 이자만 주면 변제기일을 연기해 준다고 하여 피해자에게 4,000만 원 상당의 이자를 지급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6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유무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그로부터 추론되는 각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차용일로부터 1달 후에 피해자에게 2억 원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를 기망하여 차용금 명목으로 1억 6,000만 원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해자는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일관되게 '피고인이 사업을 하는데 급전이 필요하니 1억 6,000만 원을 빌려주면 한달 뒤에 이자를 쳐서 2억 원으로 갚아주겠다고 하였다. 제 아파트를 담보로 1억 4,000만 원을 대출받고, 2,000만 원은 빌려서 2010. 12. 14.경 피고인에게 1억 6,000만 원을 해주었다. 제가 피고인이 담보로 준 약속어음을 지급제시하려고 하면, 피고인은 회사가 망한다면서 연기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피고인으로부터 이자 부분만 4,300만 원 정도 받았다. 사채업은 하지 않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E의 진술도 피해자의 위 진술에 부합하는 점, ② 피해자의 고소 경위, 수사기관과 원심 법정에서 진술 태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무고나 위증의 벌을 감수하면서까지 허위로 진술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인정된다.
E는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피해자가 사채업자는 아니다. 피고인이 기성이 안나오는데 급하게 쓸 돈이 있으니 사람을 알아봐 달라고 하였다. 3명(피고인, 피해자, E)이 있는 자리에서 1억 6,000만 원을 빌려주면 한달 뒤에 이자를 쳐서 2억 원으로 갚아주기로 하였다. 피고인의 부탁으로 피해자에게 약속어음의 지급연기를 해달라고 부탁을 많이 했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① E는 피해자와 피고인 모두와 친분이 있는 사이인 점, ② 수사기관과 원심 법정에서 진술 태도 등에 비추어 E가 위증의 벌을 감수하면서까지 허위로 진술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E의 진술은 신빙성이 인정된다.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가산토건 주식회사에 대한 기성금채권을 가지고 있었음은 인정되나 지급되는 시기는 2011. 1. 15. 이후이고, 피고인은 가산토건 주식회사로부터 2011. 2. 1. 기성금 140,000,000원과 2011. 12. 30. 기성금 280,672,000원을 수령하고도 피해자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지 아니하였고, 가산토건은 피고인의 채권자들이 한 가압류로 인해 2011. 5. 9.과 2012. 8. 22. 기성금 합계 195,360,000원을 공탁(수사기록 제252쪽)한 점에 비추어 피고인이 위 기성금채권으로 피해자에게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① (주)치스이와 2010년경부터 특허소유권 분쟁이 있었고, 그로 인해 SK건설로부터 영일만 방파제 공사 등을 수주받지 못하였던 점(수사기록 제99쪽), ② 2010. 5.경 G과 이익배분을 약정으로 D의 제주지사를 설립하고, G으로부터 3억 원을 차용하였으나, 특허소유권 분쟁으로 영일만 방파제 공사를 할 수 없게 되자 2010. 12.까지 3억 원을 변제하기로 합의하였는바, 이에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차용한 돈으로 2010. 12. 20. G에게 1억 6,000만 원을 지급하고, 1억 4,000만 원에 대해서는 어음(지급기일 2011. 2. 10.)으로 4,000만 원을 결제하였으나, 나머지 1억 원은 지급하지 않은 점(수사기록 93쪽), ③ 일부 특허소유권에 대한 분쟁이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보유한 특허권의 재산적 가치를 판단하기는 어려워 보이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특허권, 거푸집, 레미콘 배치플랜트 등 자산으로 대출을 받아 현금화하거나 이를 통해 피해자에게 변제하기 위한 노력을 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특허권 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에게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인은 2010. 10.경부터 2011. 5.경까지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을 미지급하여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재판(수사기록 제280~296쪽)을 받게 되었는바, 이에 대해 일부 무죄판결을 선고받기도 하였으나, 이는 근로자들이 R인력사무소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았기 때문이고, 당시 피고인은 위 인력사무소에 미지급채무가 있었던 점에 비추어 이 사건 전후로 근로자들의 임금이 체불된 정황이 확인된다.
① 피고인이 포항산업과학연구원과 체결한 매매계약에 따른 채권은 9,600만 원 상당에 불과하고, 삼성물산과 체결한 울산신항북방파제 공사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은 실제 납품계약이 2011. 5. 16.경 이루어진 것(수사기록 제157쪽)인 점, ② 피고인 회사의 재무제표(수사기록 229쪽)에 의하면, 이 사건 차용일 무렵인 2010. 12. 31. 기준으로 자산총액은 전기 18억 원 상당(2009. 12. 31.)에서 22억 원 상당으로 증가하였으나 이중 유동자산은 2억 원 상당에 불과하며, 유동부채는 전기 6억 3,000만 원 상당에서 12억 원 상당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부채총액이 16억 9,000만 원 상당에 이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차용 당시 피고인의 변제자력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앞서 본 바와 같이 ① 이 사건 차용일 무렵 피고인은 특허소유권 분쟁과 자금난으로 인해 회사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이 공사대금 채권, 특허권 등 자산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회수 시기가 변제기 이후이거나 이를 통해 피해자에게 차용금을 변제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던 점, ③ 피해자나 E의 진술에 비추어 피해자가 사채업자라거나 피고인의 변제자력에 대하여 면밀히 알고 있었다고 보이지 않고, 피해자로서는 피고인이 1달 후 고리의 이자를 포함한 원금 변제를 약속하자 은행 담보대출 등을 통해 피고인에게 빌려줄 1억 6,000만 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계속적으로 어음의 지급제시를 제지하면서 일부 이자를 지급하는 방법으로 변제기를 연장하였고, 이 사건 차용일 이후 약 4년이 경과한 원심 변론종결 이후에야 피해자와 합의에 이른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차용일로부터 1달 후에 피해자에게 약속한 2억 원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에 어긋나는 피고인의 진술이나 변호인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범죄사실 인정에 방해되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뒤집을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여부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인적 신뢰관계를 이용하여 피해자로부터 1억 6,000만 원을 편취한 것으로 피해액에 비추어 죄질이 좋지 않은 점은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이 사업을 추진하다가 자금난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여 그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원심 판결 선고 이후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은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 유리한 정상과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 및 대법원 양형위원회 제정 양형기준의 권고형량범위(징역 10개월 ~ 2년 6개월)를 종합해 보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위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