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16. 6. 15. 선고 2016노50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을 징역 1년 6개월로 정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피해자 F, J으로부터 각각 목조건축물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각 공사'라 한다)를 도급받을 당시 목조건축물 건축에 관한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고, 다른 건축주들에 대한 공사대금채권과 부동산 등 다른 재산들을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각 공사를 완공하고 이에 관한 피해자 N 등의 하도급대금 등을 지불할 능력이 있었다. 그런데 그 후 피고인은 피해자 F, J과 각 추가공사를 하기로 합의하였는데, 위 피해자들은 피고인에게 추가공사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그로 인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공사를 완공하지 못하고 이와 관련하여 하도급공사 등을 한 나머지 피해자들에게 하도급대금 등을 지급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 F, J으로부터 각 공사대금을 전부 지급받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급받은 공사대금 이상의 공사를 완성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각 공사를 완공하고 하도급대금 등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2년 6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근거로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공사를 제대로 완공하거나 이 사건 각 공사를 시공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지급하여야 할 하도급대금 등을 지급할 의사가 없었거나 그 능력이 없음에도 약정대로 이행하지 못할 것을 감수한 채 이 사건 각 공사를 수급하고 이 사건 각 공사에 관한 하도급계약 등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2)

당심의 판단

(가)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인바,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3도3889 판결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그 이유로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인의 건축업자로서의 역량

가)

피고인은 2010. 12.경 자신의 처인 AQ의 명의를 빌려 'BG'이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였고, 2011. 8.경부터는 'E'라는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업을 영위하였다(2014고단3237호 증거기록 225쪽).

나)

피고인의 변호인은 당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전문적인 건축기술에 관한 교육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각 공사를 위하여 측량도 하지 않았고, 설계도면도 갖추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하였으며, 공사 시공 도중 타인의 토지를 침범하기도 하였다. 게다가 피고인이 피해자 F의 목조건축물 공사를 중단한 뒤 나머지 공사를 완공한 AW은 피고인이 시공해놓은 부분은 서까래 간격도 안 맞고 부재도 전혀 규격에 맞지 않아 제대로 된 시공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진술하였다(2014고단3237호 증거기록 429쪽).

다)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목조건축물 공사과정 전반을 관리하여 피해자 F, J에게 제대로 된 목조건축물을 지어줄 수 있을 만한 역량이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2)

이 사건 각 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할 무렵 피고인의 경제상황

가)

피고인은 2010. 12.경부터 2012. 8.경까지 건축공사를 진행하던 중 건축자재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빌려온 건축자재를 제때 돌려주지 않으며, 공사현장에서 일한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사기, 횡령,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여러 번 처벌받았다. 또한 피고인은 신용카드대금을 제때 갚지 못하여 2012. 8.경부터 신용불량 상태에 빠지기도 하였다(2014고단3237호 증거기록 754쪽).

나)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각 공사를 진행할 무렵 이 사건 각 공사뿐만 아니라 경남 하동군에서 T의 주택 신축공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형편이었다. 게다가 피고인은 T로부터 공사대금을 모두 지급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위 공사로 인하여 4,000만 원 가량의 손실을 보았다(2014고단3237호 증거기록 39쪽). 다) 피고인은 이 사건 각 공사를 시공할 무렵 피고인 명의로 된 6,000만 원 상당의 빌라 1채, 4,000만 원 상당의 주택 1채, 1,000만 원 상당의 논 등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그 무렵 위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찰 조사과정에서 피고인이 보유하고 있었다는 빌라의 소유명의자는 피고인이 아니라 BH이라는 사람인 것으로 확인되기도 하였다(2014고단3237호 증거기록 74쪽).

3)

피고인이 피해자 F, J과 추가공사를 하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추가공사대금이 발생하였는지 여부

가)

피고인은 피해자 F, J과 이 사건 각 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한 후 공사를 진행하던 중 추가공사를 하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공사대금도 늘어나게 되었으며,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공사를 중단할 무렵 이 사건 각 공사의 기성고(60~80% 가량)를 감안하면, 오히려 피고인은 위 피해자들로부터 지급받은 공사대금보다 더 많은 공사를 완성하였다고 주장한다.

나)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위 피해자들과 추가공사를 하기로 합의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①

피해자 F, J은 경찰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당초 약정한 공사대금을 지급하면 목조건축물을 지어주겠다고 하였을 뿐, 피고인에게 증축을 요구하거나 따로 추가공사약정을 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였다(즉, 피해자 F는 피고인이 당초부터 바닥면적을 30평으로 하여 복식형으로 지어주겠다고 한 것이어서 평수가 늘어났을 뿐이라고 진술하고, 피해자 J은 피고인이 1억 6,000만 원에 알아서 지어준다고 하여 그렇게 하라고 말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②

또한 기록상 피고인이 피해자 F, J과 추가공사를 하기로 합의하거나 그에 대한 추가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하였음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도 나타나 있지 않다.

③

오히려 피고인은 이 사건으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은 뒤 피해자 J과 대화하면서 '피해자 J이 1억 6,000만 원을 지급하면 자신이 알아서 공사를 진행하기로 하였고, 따로 추가공사약정을 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하였다(공판기록 353쪽~ 356쪽).

④

더욱이 피고인은 경찰에서 제1회 조사를 받을 당시에는 피해자 J의 목조건축물 48평의 총 공사비가 1억 8,000만 원이었는데 공사과정에서 10평이 늘어나 2억 3,500만 원이 되었다고 진술하였으나 그 이후 당심에 이르기까지 약정한 평수 및 (추가)공사대금에 관하여 계속하여 진술을 번복하여 일관되지 않고 있다.

다)

또한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공사를 중단할 무렵 이 사건 각 공사의 기성고가 60~80%에 이르렀다는 피고인의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①

피고인이 공사를 중단하자 피해자 F는 건축업자 AW과 피고인이 시공하지 않은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 공사대금 2억 4,000만 원에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고 나머지 공사를 완료하였다(2014고단3237호 증거기록 361, 408쪽).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 F의 목조건축물 공사를 중단한 2012. 11.경 위 공사현장을 확인한 건축설계사 AS은 당시 피해자 F의 목조건축물은 기초공사와 골조공사만 시공되어 있는 상태로 공정률은 약 40%에 불과하였다고 진술하였고(2014고단3237호 증거기록 394쪽), AW도 자신이 공사를 시작할 무렵 피해자 F의 목조건축물은 골조공사만 시공되어 있는 상태로 공정률은 30%도 채 되지 않았으며, 창문공사와 지붕공사도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은 9,000만 원 정도만 있으면 그때까지 피고인이 완성한 만큼의 공사를 시공할 수 있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2014고단3237호 증거기록 427, 428쪽).

②

피해자 J은 피고인이 공사를 완공하지 못하고 공사 현장에서 철수하자 나머지 공사를 직영으로 진행하면서 1억 2,000만 원을 지출하였고(2014고단3237호 증거기록 53쪽), 피해자 J으로부터 자재를 공급받아 나머지 공사를 진행한 피해자 N은 인건비로만 3,200만 원을 사용하였다(공판기록 603, 606, 633쪽). 또한 피해자 N은 자신이 공사를 맡아 진행할 무렵 피해자 J의 목조건축물의 공정률은 60% 미만이었다고 진술하였고(공판기록 633쪽), 피고인으로부터 피해자 J의 목조건축물의 설계를 의뢰받은 건축사 AG은 피고인이 건축물 사용승인신청을 해야 한다고 하여 공사현장에 가보니 공사는 많이 미진한 상태였고 준공에 이르지 못한 단계였다고 진술하였으며(공판기록 284쪽), AG이 근무하는 건축사사무소의 실장 AH은 피고인이 공사를 중단한 2013. 2.경 피해자 J의 목조건축물의 공정률은 60%에 불과하였다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300쪽).

③

피해자 J의 목조건축물의 건설현장에서 목수로 일한 BI과 현장관리인으로 일한 AU은 당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이 공사를 중단할 무렵 피해자 J의 목조건축물의 공정률이 80%(BI) 또는 90%(AU)이라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위 주택의 공정률이 80~90%에 이르렀다면 피해자 J이 나머지 공사도 그대로 피고인에게 맡겨 진행하지 굳이 공사기간과 비용이 늘어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나머지 공사를 다른 공사업자에게 맡기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피고인도 그 무렵 피해자 J에게 보낸 내용증명우편에서 위 공사의 공정률이 76%라고 주장하였다(증거기록 59쪽). 게다가 AU도 스스로 위 목조건축물의 공정률이 90%에 이르렀음을 뒷받침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는 없다고 진술하였다. 그렇다면 위 증인들의 공정률에 관한 증언은 믿기 어렵다.

4)

이 사건 각 공사 진행과정상 문제점

가)

피고인은 피해자 F, J으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중 상당액을 이 사건 각 공사와는 무관한 토지구입, 개인채무 변제 등에 사용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위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공사대금을 이 사건 각 공사와 관련하여 어디에 얼마나 사용하였는지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

나)

피고인은 피해자 F, J에게 이 사건 각 공사를 두세 달 안에 완공해주겠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추가공사대금이 필요하고, 건축자재가 늦게 도착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여러 번 공사를 중단하였다가 재개하기를 반복하였다.

다)

피고인은 피해자 F로부터 도급받은 공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시 피해자 J과 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역시 유사한 내용으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였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공사를 시공하거나 하도급대금 등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각 공사를 도급받아 공사를 완성하지 못하고이 사건 각 공사와 관련된 하도급대금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써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으로 취득한 금원 또는 이득이 합계 약 4억 원에 이르는 거액인 점, 피고인은 이 사건 각 범행 이전에도 2회에 걸쳐 사기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적이 있고, 공사 과정에서 자재를 편취하거나 임금채무를 이행하지 않아 사기죄와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는 점,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 F, J과 합의하지 못한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다.

반면에 피고인이 원심에서는 피해자 N, R과 합의하였고, 당심에서는 피해자 S, X, AA과 추가로 합의하였으며, 피해자 W을 위하여는 800만 원을 공탁하여 일부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회복이 이루어진 점,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공사를 일부 시공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것과 같은 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이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