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17. 9. 7. 선고 2017가합50732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타이어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별지1 '입사일'란 기재 일자에 기능직 5급으로 입사하여 현재까지 피고에 재직하고 있는 근로자들이다.

나.

2010년 임금협상·단체협약 합의서의 체결

1)

피고는 기능직 근로자를 채용할 경우 5급과 6급으로 구별하여 채용하였고, 6급의 경우 근무기간이 길더라도 5급으로 승급되지 않고 근무기간에 따른 호봉만 증가된다.

2)

원고들이 소속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AK지회(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와 피고는 '2010년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이라 한다) 잠정합의안'에 대하여 조합원 투표를 실시하였고, 총 조합원 3,562명 중 3,418명이 투표에 참가하여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관하여는 찬성 2,195명, 반대(무효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1,223명으로 가결(찬성률 64.22%)되었고, 단체협약 잠정합의 안에 관하여는 찬성 2,200명, 반대 1,218명으로 가결(찬성률 64.37%)되었다.

3)

이에 피고와 이 사건 노조는 2010. 4. 22. 아래와 같은 내용의 '2010년 임단협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체결·작성하였고, 이 사건 노조의 대표위원 AL과 피고의 대표위원 AM이 각각 이 사건 합의서에 서명하였다.

다.

원고들의 호봉 및 기본급 변경

이 사건 합의서의 적용으로 인해 변경된 원고들의 호봉 및 기본일당의 내용은 별지1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어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근로자 집단 이외에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 집단만이 동의 주체가 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임금 조항은 근로조건에 관한 내용으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임금조항에서 임금테이블 변경 및 기능수당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부분은 기능직 6급 근로자들에게는 불이익하지 않으나 기능직 5급 근로자에게는 불이익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기능직 5급 근로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투표를 하지 않고 체결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 조항은 무효이다.

나.

노동조합은 당해 조합원의 개별적인 수권이나 동의 없이는 다른 근로자와 차별적으로 개별 근로자의 기존 권리를 박탈하거나 제한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없는데, 이 사건 노조는 이 사건 합의 당시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의 기능직 5급 근로자들로부터 기존의 임금테이블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권한을 위임받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노조가 기능직 5급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수권을 받지 않고 피고와 체결한 이 사건 임금 조항은 무효이다.

3.

판단

가.

이 사건 임금 조항이 취업규칙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취업규칙은 사용자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작성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간에 개별적으로 체결되는 근로계약이나,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에 체결되는 단체협약과 구별되는 것이고, 그 작성과 변경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구 노동조합법(1996. 12. 31. 법률 제5244호 부칙 제3조로 폐지)에 의하면 단체협약은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는 협정으로서 서면으로 작성하여 노사 쌍방이 서명날인하여야 하고, 유효기간에 있어서 일정한 제약이 따르며, 원칙적으로 노동조합원 이외의 자에 대하여는 그 규범적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는 것이고, 이에 비하여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한다"고 판시한 바 있고(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누5421 판결 참조), 위 구 노동조합법상 단체협약과 관련된 내용은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도 거의 같다.

2)

살피건대, 이 사건 임금 조항이 포함된 이 사건 합의서는 이 사건 노조와 피고가 합의하여 서면으로 작성하고, 이 사건 노조 및 피고의 각 대표위원이 이에 서명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 조항을 포함한 이 사건 합의서는 취업규칙이 아니라 단체협약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 조항이 취업규칙에 해당함을 전제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기능직 5급 근로자들만이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그 변경에 기능직 5급 근로자들만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임금 조항이 기능직 5급 근로자의 개별적 수권 내지 동의 없이 체결되어 무효인지 여부

1)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당시 사용자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3. 9. 5. 선고 2001다14665 판결, 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노조와 피고가 기능직 5급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더라도 사전에 기능직 5급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는 없으며, 다만 이 사건 임금 조항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무효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앞서 인정한 사실과 을 제2호증의 2 내지 5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노조와 피고 사이에서 2002년경부터 기능직 5급, 6급 근로자들 간의 임금 격차 등 임금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가 있었고 그 개선 방안으로 단일호봉 임금테이블 도입이 계속적으로 논의되어 왔던 점, ② 이 사건 합의서에서 정한 이 사건 임금 조항은 기능직 5급, 6급 근로자에 대한 단일호봉 임금테이블 도입과 관련하여 위와 같이 노사가 장기간에 걸쳐 상호 검증을 통해 마련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는 이 사건 합의서가 체결된 2010년경 극심한 경영난으로 인해 워크아웃<1> 절차를 개시하였고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임금체계 개선 및 인건비 절감 등의 필요성에 대하여 노사 간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기능직 5급, 6급 근로자들 간에 단일호봉 임금테이블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기능직 5급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을 종전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6급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을 인상하는 방안(제1안), 기능직 6급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을 종전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5급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을 인하하는 방안(제2안)이 있을 것인데, 위와 같이 피고에 대해 워크아웃 절차가 개시되었다는 특수한 경영 상황에서는 제1안보다는 이 사건 임금 조항과 같은 제2안을 채택하였다고 불합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이 사건 임금 조항은 피고의 워크아웃으로 인하여 전체적으로 근로자들의 임금 삭감이 요청되는 상황에서 다수의 근로자 집단에 속하는 기능직 6급 근로자들보다 소수인 기능직 5급 근로자들의 임금을 상대적으로 더 삭감한 것인데, 그로 인하여 기능직 6급 근로자들의 임금 삭감 폭이 줄어들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기능직 5급 근로자인 원고들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이 사건 임금 조항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 조항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신호(재판장) 박주영 김덕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