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19. 2. 1. 선고 2017나7077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회사는 C의 협력사로서 C 고객들에게 통신장비를 임대설치하거나 고객들로부터 이를 회수하는 업무 등을 수행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피고 회사와 관련하여 2014. 1. 15.부터 2015. 8. 10.까지 C 고객들로부터 통신장비회수 업무를 수행하던 사람인데, 원고는 피고 회사와 외주용역형식의 계약서를 작성하고 피고 회사 관련 통신장비회수 업무를 시작하였으나, 2014. 8. 26.에 이르러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다.

한편 그즈음 C 협력사들과 그 직원들 사이에 노동 환경에 관한 분쟁이 있었는데, 이러한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고자 2015. 4.경 C 협력사들로부터 임금단체협상교섭 전권을 위임받은 D단체 노사대책팀장 E와 F노동조합 위원장 G는 'C 협력사 단체협약' 및 'C 협력사 별도 합의'를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라.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라 피고 회사는 2015. 4. 19. 원고와 재차 근로계약서(2015. 4. 1.부터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한다고 기재되어 있다)를 작성하고, 2015. 5. 14.에는 원고와 아래와 같은 주요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고 한다)를 한 후 원고에게 2,400,000원(이하 '이 사건 면책금'이라 한다) 및 퇴직연금 적립금 778,043원을 지급하였다.

마.

원고는 2015. 8. 10. 피고 회사에서 퇴직하였다.

2.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회사는, 이 사건 합의 제3조에 따라 원고와 피고 회사가 원고의 퇴직금 관련 금전적·법률적 문제에 관하여 민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기로 합의하였고, 이는 부제소 합의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하지만 이 사건 합의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합의는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던 당시 이미 발생한 퇴직금 등 금전적·법률적 문제에 관한 합의로서 아래 원고의 주장 요지에서 보는 것과 같이 원고가 이 사건에서 청구하는 퇴직금은 이 사건 합의 이후 퇴직으로 청구권을 가지게 된 퇴직금이므로, 피고 회사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 관련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14. 1. 15.부터 2015. 8. 10.까지 피고 회사에게 고용되어 노무를 제공하고 퇴직하였다. 하지만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현재까지 위 근로기간에 대한 임금 197,630원, 퇴직금 2,446,997원을 정당한 이유 없이 지급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체불된 임금 및 퇴직금 합계 2,644,627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8.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요지

1)

미지급 임금 부분

원고가 미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임금 197,630원은 원고가 분실한 장비금액 34,630원 및 원고가 정해진 것보다 추가하여 지출한 유류대 163,000원을 공제한 것이고, 원고와 피고는 위 장비금액 및 유류대 공제에 관하여 사전에 합의하였다.

2)

미지급 퇴직금 부분

원고는 2014. 1. 15.부터 2014. 8. 25.까지는 개인사업자로서 피고 회사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용역 업무를 수행한 것이므로 피고의 근로자라 할 수 없다. 또한 원고는 2014. 8. 26.부터 피고 회사의 직원으로 근무하였으나,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면책금 2,400,000원 및 퇴직연금 적립금 778,043원을 지급하고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한 뒤, 2015. 4. 1.부터 새롭게 원고와 근로관계를 시작하였다. 원고는 그로부터 1년이 지나지 아니한 2015. 8. 10.까지만 피고 회사의 직원으로 근무한 후 퇴직하였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지급할 퇴직금이 존재하지 아니한다. 또한 이 사건 면책금은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된 돈이므로 피고 회사는 이미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3,178,043원을 지급하였다.

4.

판단

가.

미지급 임금 부분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할 것이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다만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참조).

피고 회사가 장비금액 및 유류대 197,630원을 공제함으로써 그 상당액의 임금을 원고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데, 위 법리에 따르면 사용자인 피고 회사가 장비금액 및 유류대를 공제하고 임금을 지급하려면 근로자인 원고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어야 하므로 살피건대, 을 제1 내지 6, 15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지급할 임금에서 장비금액 및 유류대를 공제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그러한 합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 동의가 원고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아니하는바,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따라 피고 회사는 장비금액 및 유류대 197,630원을 공제하지 아니한 임금 전액을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197,63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미지급 퇴직금 부분에 관한 판단

1)

먼저 원고가 2014. 1. 15.부터 2014. 8. 25.까지(이하 '용역계약기간'이라 한다)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 근무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핀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5도8637 판결 등 참조).

갑 제1, 5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용역계약기간부터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의 기간까지 피고 회사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의 출퇴근 시간 및 근무장소가 피고 회사에 의하여 정하여져 있었고, 원고에게 피고 회사가 아닌 다른 사업자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사실상 허용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는 피고 회사 관리자의 지휘·감독 아래에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가 피고 회사와 2014. 8. 26.에 이르러서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위 계약서에는 '기존 근무기간과 상관없이 근로자로서의 근로의 시작은 2014. 8. 26.로 정한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위 문구는 근로자에게 불리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는 용역계약기간 동안에도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서 근무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2)

다음으로 원고가 2014. 1. 15.부터 2015. 8. 10.까지(이하 '총 근로기간'이라 한다) 근로관계의 단절 없이 피고 회사에서 계속 근무한 것인지 살피건대, 앞서 1)에서 살핀 사정들에 더하여, 갑 제3호증, 을 제9,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2015. 3. 31.자 퇴사 및 같은 해 4. 1.자 재입사는 이 사건 단체협약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피고 회사뿐만 아니라 C 협력사들에 근무하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의 근로관계는 2014. 1. 15.부터 2015. 8. 10.까지 계속되었다고 판단된다.

3)

마지막으로 이 사건 면책금이 퇴직금으로서 지급된 것인지 살피건대, 갑 제3호증, 을 제9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면책금은 당시 갈등을 겪던 C 협력사들과 그 직원들 사이의 노동 관련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기 위하여 협력사 직원들에게 일괄적으로 지급된 돈인 점, ② 이 사건 합의는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던 당시 발생한 퇴직금 등 금전적·법률적 문제에 관한 합의이므로, 이 사건 면책금이 장래 청구권이 발생할 퇴직금을 면책하기 위하여 지급된 것으로 파악할 수는 없는 점, ②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면책금과 함께 2015. 3. 31.자 퇴사처리에 따른 퇴직연금 778,043원도 함께 지급해주었는데, 이는 이 사건 면책금이 퇴직금 지급의무를 면책하는 돈이 아니라는 것을 방증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면책금을 원고에 대한 퇴직금으로서 지급된 돈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4)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14. 1. 15.부터 2015. 8. 10.까지의 퇴직금 3,225,040원 중 원고가 피고에게 이미 지급받았음을 자인하는 778,043원을 제외한 2,446,99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소결

피고는 원고에게 2,644,627원[= 197,630원(미지급 임금) + 2,446,997원(미지급 퇴직금)]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인 2015. 8. 10.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5. 8.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건배(재판장) 정수영 김천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