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18. 6. 20. 선고 2018노123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자금사정을 충분히 알려주었고, 광주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차용금을 변제하여 주겠다고 말한 뒤 실제로 광주은행에 대출신청을 하였으나 그 대출이 실행되지 아니하여 부득이 변제하지 못한 것이므로, 피해자에게 변제의사나 변제능력을 기망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7. 2. 8. 대전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2018. 1. 26.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인에 대한 원심 판시 사기죄와 판결이 확정된 위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 전문에 따라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여야 하므로,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원심판결은 이 점에서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당심의 판단 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에 대하여 본다.

3.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5. 1. 30. 순천시 C에 있는 주식회사 D 펜션 공사 현장에서 피해자 E에게 "현재 공사 중인 상가 펜션 공사를 하면서 당좌를 발행했는데 발행한 당좌에 대한 현금이 부족하니 1,500만 원을 차용해 주면 그 돈을 은행에 입금해서 정상거래가 이루어지면 추가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차용한 돈을 지급해 주겠다"고 말하고 (주)D 계좌로 1,500만 원을 송금받았다.

그러나 당시 피고인은 2014. 경부터 다액의 채무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특별한 재산이 없어 세금까지 체납되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에 빌린 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부족하였을 뿐만 아니라 당시 어려운 재정사정으로 추가 은행 대출도 불가능하였으며 피해자에게 빌린 돈도 당좌 부도를 막기 위하여 사용한 사실이 없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위 1,500만 원을 편취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거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는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등 참조). 또한 사기죄가 성립하는지는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소비대차 거래에서 차주가 돈을 빌릴 당시에는 변제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비록 그 후에 변제하지 않고 있더라도 이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불과하며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하지는 아니한다(대법원 2016. 4. 2. 선고 2012도14516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1,500만 원을 차용한 2015. 1. 30. 기준 산와대출 500만 원, 삼성카드 할부금 540만 원, KFB 공고정보 세금체납내역 등 2,414만 4,000원, 전남신용보증에 대한 보증채무 4,478만 7,000원의 채무가 있었고(수사기록 41쪽), H에 대하여 1억 원의 채무가 있는 등 다액의 채무가 있었던 점(수사기록 88쪽), ② 피고인은 과세관청에 2014년도 소득을 73,665,634원으로 신고한 바 있고, 2015년도 소득은 신고한 바 없으며, 위 무렵 G의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였으나 2014년 및 2015년에 과세관청에 신고한 소득내역이나 매출내역이 없고, 같은 기간 주식회사 D를 운영하였으나 2014년의 매출은 60,812,182원이고, 2015년도에는 과세관청에 매출내역을 신고한 바 없는데, 이와 같은 피고인의 경제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1,500만 원을 차용할 당시 채무초과 상태이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들에 의하여 추가적으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이와 같은 경제사정을 모두 설명하고 광주은행에 C 펜션 공사현장을 담보로 대출을 신청하여 수차례 현장실사를 받는 등으로 대출을 추진하였으나 당초 예상하였던 대출금에 미달하는 돈을 대출받아 공사현장이 급격히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피해자에게 변제를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에 대해 피해자도 원심법정에서 C 펜션 공사현장에서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면서 현장상황을 잘 알고 있었고, 피고인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차용금을 변제하여 주겠다는 말을 들었으며, 실제로 대출기관이 C 펜션 공사현장에 실사를 온 것을 1회 본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점, ③ 피고인은 당초 광주은행 담당자가 C 펜션 공사현장을 담보로 30억 원의 대출이 가능하다고 알려주어 피해자로부터 돈을 차용하여 당좌수표 등을 결제한 뒤 나중에 위대출금으로 이를 변제할 계획이었는데, 광주은행의 실사 후 그에 미달하는 돈을 대출받아 공사현장이 부도처리되어 피해자에게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는바, 광주은행이 피고인의 형 I 명의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2014. 1. 29. 1억 원, 2015. 9. 21. 21억 2,500만 원, 2015. 10. 26. 1억 원을 대출한 사실이 기재되어 있는 원심의 주식회사 광주은행에 대한 각 사실조회회신 결과가 피고인의 위 주장에 부합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금전을 차용한 이후 이를 제대로 변제하지 못하였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애초부터 해당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 없이 피해자로부터 금전을 편취할 범의로써 돈을 차용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이 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3의 가. 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제3의 다. 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염기창(재판장) 박주영 정주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