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19. 5. 30. 선고 2018노223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근로자 D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함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별도의 사업자 등록 없이 전남 영암군 B에 있는 유한회사 C으로부터 물량을 하도급받아 상시근로자 10명을 사용하여 제조업(선박 블록 용접)을 운영하는 자이다.

가.

금품(연차미사용수당) 체불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자신의 용접물량팀 소속으로 2014. 4. 4.부터 2017. 4. 25.까지 용접공으로 일했던 근로자 D의 2016. 4. 연차미사용수당 1,642,080원, 2017. 4. 연차미사용수당 1,642,080원, 2017. 4. 퇴사 당시 연차미사용수당 1,751,552원 합계 5,035,712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퇴직금 미지급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자신의 용접물량팀 소속으로 2014. 4. 4.부터 2017. 4. 25.까지 용접공으로 일했던 근로자 D의 퇴직금 8,675,692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3.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9 판결 등 참조).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2010. 5. 27. 선고 2007두9471 판결 등 참조).

2)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고인이 유한회사 C(이하 'C'이라 한다)과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위 회사로부터 매월 고정급을 지급받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실질적으로는 임금을 목적으로 C에 전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자로 보아야 하므로, D에 대한 독자적인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D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①

D는 C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2015년 중반부터 임금 중 약 80%를 CO로부터 직접 수령하였다. C은 D와 같은 물량팀원들에 대하여 4대 보험 가입 신고를 하고 그 사회보험료 중 사용자 부담분을 납부하였으며, 소득신고 및 근로소득원천징수도 하였다. 반면 피고인은 별도로 사업자등록을 하지 아니하였다.

②

C의 작업 인원은 C 소속으로 되어 있는 근로자(이하 '직영근로자'라 한다) 약 70여명, 5개의 물량팀(팀당 인원 약 10명) 등으로 구성되었는데, 이들은 모두 C에서 지정한 곳에서 근무하였고, 근무시간 또한 08:00부터 18:00까지로 동일하였다.

③

물량팀원들도 C의 작업복을 착용하고 용접작업을 하였고, 그 중 일부 물량팀의 경우 C 대표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도 하였으며, 직영근로자와 물량팀원들 사이에 업무 성격이나 지시사항, 지원금 등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큰 차이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④

D가 속한 물량팀이 용접작업을 하는 데 사용한 주요설비, 원자재, 소모품 및 취공구, 작업복 등은 팀장인 피고인으로부터 제공된 것이 아니라 C으로부터 제공된 것이며, 이외에 물량팀이 그 작업과정에서 사용되는 비용 등을 부담한 적은 없다.

⑤

C 물량팀은 피고인과 같은 물량팀장이 새롭게 데리고 온 팀원들로만 구성되는 것이 아니고, 그 중 일부는 새로 온 물량팀장이 이미 현장에 있던 기존 물량팀원들을 그대로 인수한 것이며, 물량팀원들의 인원배치나 작업내용 등은 물량팀장과의 협의 하에 C이 주관하여 결정하였다.

⑥

당심 증인 F은 물량팀원들의 일당을 정할 때 C의 현장소장이 해당 팀원의 작업능력을 보고 판단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고인은 소속 팀원들의 전반적인 근무상태(출결, 작업시간, 작업내용 등)와 일당을 C에 보고하였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설사 피고인이 처음에 D와 같은 물량팀원과 일당에 대하여 미리 합의한다고 하더라도 해당 팀원의 근무태도나 능력 등에 따라서는 C에 의하여 그 일당이 충분히 변경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⑦

원심 증인 E은 일반적으로 용접하도급계약에서 현장소장이 작업일정과 작업방식을 일일이 지시하고 이 사건에서도 C의 현장소장이 물량팀장들에게 업무지시를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당심 증인 F은 현장소장이 현장에서 전부 지시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물량팀원들에게 직접 작업지시를 하기도 하였다고 진술하였으며, C의 현장소장과 총무, 물량팀장들이 속한 G 단체 채팅방의 대화내용을 살펴보면, C은 현장소장 등 소속 직원을 통하여 구체적인 용접에 대한 지시, 청소구역 정리정돈, 케이블 정리, 상급자 순시에 따른 대비 지시, 퇴근시간에 지문인식기를 찍을 것 등 물량팀의 업무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을 일일이 지휘·감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⑧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물량팀원들의 구성, 인원배치, 작업내용, 일당 등 전반적인 사항에 대하여 물량팀장으로서 넓은 재량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설사 재량이 일부 있었다고 하여도 이는 C이 허용한 범위 내의 매우 좁은 재량에 불과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⑨

당심 증인 F은 물량팀장이 물량팀원들보다 실질적으로 돈을 적게 받게 되면 C이 그 부족분을 충당하여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고인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비슷한 수준의 소득을 얻었는바, 결국 피고인이 C으로부터 수령한 기성금은 실질적으로 C에 근로를 제공한 것에 대한 대가로 보이고(피고인은 원천징수의무자를 C으로 하여 근로소득 연말정산을 하였다), 그 밖에 피고인이 개인사업자로서 추가적인 이득을 얻거나 손실을 입었다고 볼 자료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항 기재와 같은데, 이는 제3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판사 박현(재판장) 황경환 조상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