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2. 9. 30. 선고 2019가단515496 판결

주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금 97,487,970원 및 그 중 68,750,831원에 대하여 2021. 7.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1957년생, 남)는 지적장애(2급), 청각장애, 문맹으로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고 수화도 배우지 못한 자이다. 한편 피고들은 모자지간으로, 피고 D(1957년생, 남)은 E(2008. 2. 12. 사망)과 피고 C(1940년생, 여) 사이의 아들이다.

나.

원고는 부산에 있는 고아원에 거주하다가, 1977년경부터 장성에 있는 E 및 피고들의 주거지(이하 ‘피고들의 집’이라 한다)에서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원고는 피고들의 집 창고 옆 헛간을 개조한 방에서 거주하면서, 피고들의 감 과수원, 벼, 깨, 콩, 고추 등의 농사를 지었다. 피고들은 원고에게 숙식을 제공하기는 하였으나, 별도의 임금을 지급하지는 않았고,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 등 노무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도 없다.

다.

피고 C은 1991년경 지적장애인이자 고아인 F를 데려와 원고와 함께 살도록 하였고, F는 원고와 사이에서 1993년경 아들 G를 출산하였다. F와 G는 원고와 함께 거주하다가 2009년경부터는 광주에서 거주하였으나, 원고는 계속하여 피고들의 집에서 거주하며 위와 같이 일을 해오다가, 2014. 12. 4.경 피고들의 집에서 나오게 되었다.

라.

피고들은, ‘원고에게 2011. 12월분부터 2014. 12. 4.까지의 임금 합계 36,696,690원 및 퇴직금 3,193,728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범죄사실로 2021. 12. 17. 각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고(광주지방법원 2020고정27 판결), 이에 검사 및 피고들이 각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광주지방법원 2022노42 사건) 계속 중이다.

마.

다만 피고들은, ‘원고의 심신장애를 이용하여 2008. 3월분부터 2014. 12. 4.까지 임금 합계 74,059,620원 및 퇴직금 7,280,169원 상당을 지급하지 않아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였다’는 준사기의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원고의 심신장애를 이용하여 위 임금 및 퇴직금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2021. 12. 17. 무죄 판결을 선고받았고(광주지방법원 2020고단4438 판결), 이에 검사가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광주지방법원 2022노44 사건) 계속 중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7 내지 15, 17 내지 39호증, 을 제4, 5, 6, 12,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들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들은, 원고 소송대리인이 소송무능력자인 원고로부터 소송위임을 받아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1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소 제기 후인 2020. 5. 12. 선임된 원고의 특정후견인 B가 2021. 5. 24. 이 사건 소 제기를 비롯한 이전 소송행위를 추인한 사실이 인정되고, 민사소송법 제60조에 의해 이 사건 소 제기를 비롯한 이전 소송행위는 소급하여 효력이 생기게 되므로, 피고들의 이 부분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피고들은, 원고가 2019. 6. 11. 이 사건 소를 취하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소 제기 후인 2019. 6. 11. 광주고등검찰청 검사실에서 ‘원고와 피고 D은 현재 서로 간에 진행 중인 형사 및 민사 사건에 관하여 서로 용서하며 아무런 조건 없이 서로 원만히 합의하고 진행 중인 형사 및 민사 사건을 고소취소하기로 합의한다’는 내용의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에 원고의 이름을 기재하고 무인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1 내지 3, 15호증, 을 제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원고는 지적장애 2급, IQ 42, 사회연령 4세 2개월로 단순하고 보편적인 상황 판단과 대처도 어려운 상태로 평가되는 점, 원고는 문맹으로 자기 이름만 쓸 수 있을 뿐 글을 읽지 못하는 점, 이 사건 합의서에 ‘원고 참여인’으로 기재된 H은 F의 장애인활동보조인에 불과하여 원고를 대리할 권한이 없는 점, 이 사건 합의서 작성 당시 H이 원고에게 위 합의서의 내용을 읽어주었으나 원고는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합의서 작성 직후 I(마을 주민으로 원고의 현재 사용자)가 원고를 데리고 들어와 수사사무관에게 ‘합의를 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주장하였고, 다음날인 2019. 6. 12. 양쪽 변호사 입회하에 원고가 위 합의서를 번복하는 의사를 표시하였으며, 2019. 6. 14. 원고의 소송대리인이 광주고등검찰청에 ‘원고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자로서 합의가 무효’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합의서에 기재된 내용이 원고의 진정한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취하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들의 이 부분 본안전 항변 또한 받아들이지 않는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들은 1977년부터 2014. 12. 4.경까지 원고의 노무 제공에 따라 법률상 원인 없이 최저임금 및 퇴직금 상당의 이득을 얻고 원고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들은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09. 6. 1.(이 사건 소 제기일인 2019. 5. 17.로부터 10년을 역산한 시점)부터 원고가 피고들의 집에서 나온 2014. 12. 4.까지의 기간 동안의 최저임금 및 퇴직금 상당액 및 이에 대한 법정이자(피고들은 악의의 수익자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748조 제2항에 따라 그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할 의무가 있다)를 부당이득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들은, 피고 D이 서울에서 거주하다가 E이 사망한 후 가끔씩 장성에 들러 피고 C을 도왔고 2014. 1. 17. 비로소 장성에 전입하였을 뿐이어서 피고 D은 위와 같은 부당이득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7, 15, 20호증, 을 제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D은 원고가 농사를 짓는 농지 면적의 반 이상을 소유하면서 농사수입금의 상당부분을 자신의 소득으로 가져간 사실, E(2008. 2. 12. 사망)이 사망한 후에는 피고 D이 수시로 장성에 내려와 피고 C과 협의 하에 원고에게 농사작업을 지시한 사실, 특히 감나무 농사는 피고 D이 주도적으로 원고에게 구체적 작업지시를 하고 묘목을 구입하여 제공한 사실이 각 인정되는바, 피고 D 또한 피고 C과 함께 원고의 노무제공에 따라 위와 같은 부당이득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 D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피고들은, 원고가 피고들의 집에서 속칭 ‘머슴살이’를 하였으나 ‘새경’을 받았고 원고가 재산을 형성한 것에 비추어 새경으로 상당한 액수를 받았다고 추론되며, 피고들의 농사일을 하고 남은 시간에 피고들의 허락을 받아 피고들의 농기계를 이용하여 틈틈이 다른 농가의 일을 하고 돈을 벌기도 하였는데 이와 같이 원고가 제3자로부터 받은 노임도 피고들이 원고에게 지급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원고는 논 경작에 따른 수매대금을 가져가고 피고들의 도움으로 Q 보상금 10,595,860원을 수령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최저임금액 상당의 임금과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7, 15, 18 내지 39호증, 을 제8, 9,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피고 C은 경찰 조사에서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갑 제7호증의 제8, 9면), 원고가 사용하던 피고 C 명의 계좌(농협 (계좌번호 1 생략))가 2013. 4. 25. 해지되어 원고가 39,511,128원을 가져갔으나, 위 계좌에 예치되어 있던 금원 중 상당 부분은 원고 소유 농지(전남 장성군 J 답 3,184㎡. 이하 ‘원고 소유 농지’라 한다)와 관련된 쌀 수매대금으로 경작자인 원고가 수령해야 할 것이거나(피고들은 일부는 ‘문중’ 소유 농지와 관련된 수매대금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나, 이 또한 경작자인 원고가 수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금·수표 입금액으로 원고가 피고들의 허락을 받아 틈틈이 다른 농가의 일을 하고 지급받은 돈으로 보이는 점, 다만 위 계좌로 2009. 11. 6. 피고 C이 1,900,000원을 입금하고, 2013. 2. 19. R(피고 D의 처)가 17,000,000원을 입금한 사실이 있으나, 피고들은 원고 명의 계좌에서 피고들 측(피고 C, 소외 R) 계좌로 금원을 송금해가거나(갑 제29호증 제4~5면), 원고 소유 농지를 담보로 원고 명의로 대출을 일으키고 원고의 계좌에서 이자가 인출되게 하거나, 원고가 다른 농가의 일을 하고 벌어온 돈을 ‘빌려달라’며 가져가거나, 원고 소유 농지의 ‘쌀소득등보전직접지불금’(이하 ‘직불금’이라 한다)을 피고들 측(E, 피고 C)이 수령하기도 하였는바, 원고가 사용하던 피고 C 명의의 위 계좌로 피고 C 및 R가 위와 같이 금원을 입금한 사실이 있다 하여 이를 원고에게 임금 명목으로 지급하였다고 보기는 부족해 보이는 점(갑 제3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D은 2009. 11. 6. 피고 C이 입금한 1,900,000원의 내역을 ‘원고 논 J 수매대금’으로, 2013. 2. 19. R가 입금한 17,000,000원의 내역을 ‘2009년경 원고의 논 J를 담보로 5,700만 원을 대출했는데 상환하기 위해 R의 명의로 입금을 해 준 것’으로 진술하였다), 원고가 다른 농가의 일을 하고 받은 노임을 피고들이 원고에게 지급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별다른 근거가 없고, 원고가 원고 소유 농지의 경작자로서 수령해야 할 직불금 또는 수매대금을 피고들이 원고에게 노임으로 지급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별다른 근거가 없으며, Q 보상금 10,595,860원 또한 피고들의 집이 수용되자 그곳에 함께 거주하던 원고가 거주자로서 동산(농기계 등) 이전비, 주거이전비, 이사비 명목으로 지급받은 것이고 이를 피고들이 원고에게 노임으로 지급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별다른 근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피고들이 원고에게 최저임금액 상당의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피고들은, 원고가 2014. 12. 4.까지 피고들의 집에서 숙식을 제공받았지만 주거비 또는 식비 등 명목의 어떠한 가계비용도 지출하지 않은 채 무상으로 거주하여 최저생계비를 지출하지 않았고, 3인가구(원고, F, G)의 월 최저생계비가 원고가 청구한 월 최저임금액을 훨씬 상회하므로, 피고들이 원고에게 최저임금액 상당의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노무 제공 기간인 2009. 6. 1.부터 2014. 12. 4.까지는 원고만이 피고들의 집에서 거주하였을 뿐 F와 G는 피고들의 집에서 거주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들이 원고에게 제공한 숙식의 구체적인 액수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보건복지부장관이 공표하는 최저생계비는 ‘국민이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으로서 보건복지부장관이 계측하는 금액’(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2조 제7호)에 불과하여 이를 피고들이 원고에게 제공한 숙식의 구체적인 액수를 입증할 증거라고 볼 수 없다], 나아가 피고들이 원고에게 숙식을 제공한 것은 원고로부터 안정적으로 노무를 제공받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 원고의 이익을 위해 숙식을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들이 원고에게 숙식을 제공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금전으로 평가하여 피고들이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노무의 대가에서 공제해야 한다거나 피고들이 원고에게 숙식의 제공을 통해 임금 또는 퇴직금을 지급하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피고들은, 원고가 퇴직한 다음날인 2014. 12. 5.로부터 3년이 훨씬 경과한 2019. 5. 17.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원고의 임금청구권은 3년의 단기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구하는 민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 기간은 10년이고, 원고가 구하는 2009. 6. 1.부터 2014. 12. 4.까지의 최저임금 및 퇴직금 상당액 및 이에 대한 법정이자 청구권은 이 사건 소 제기일인 2019. 5. 17.을 기준으로 할 때 10년의 소멸시효가 완성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으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09. 6. 1.부터 2014. 12. 4.까지의 기간 동안의 최저임금 및 퇴직금 상당액 및 이에 대한 법정이자로서 97,487,970원[= 월 최저임금 합계액 62,814,470원(별지 계산표 참조) + 원고가 노무를 제공한 매월 말일의 다음날부터 2021. 6. 30.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법정이자 합계액 28,737,139원(별지 계산표 참조) + 퇴직금 5,936,361원(별지 퇴직금 계산 결과 참조)] 및 그 중 68,750,831원(= 월 최저임금 합계액 62,814,470원 + 퇴직금 5,936,361원)에 대하여 2021. 7.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춘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