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4,780,335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8. 16.부터 2020. 5. 29.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의 금원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변경 전 상호 : D 주식회사)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1. 3. 25. 피고와 사이에 채권추심업무 수행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 동광주지사 사무실에 출퇴근하며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 등을 담당하다가 2015. 7. 31.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4호증의 2,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요지
원고
원고는 위임계약의 형식으로 피고에 입사하였으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받는 등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채권 추심업무를 위임받아 이를 독자적으로 수행하였고, 채권회수 실적에 따라 성과수수료를 지급받았던 것일 뿐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있었던 것도 아니며, 피고는 원고의 출퇴근 관리를 하지 않았고, 원고에게 업무장소와 컴퓨터, 전산프로그램을 제공하였으나 이는 채무자들의 개인정보유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를 전제로 한 퇴직금청구에 응할 수 없다.
판단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29120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피고 사무실에 자리를 배정받아 출퇴근을 하며 근무하였고, 피고로부터 컴퓨터, 책상, 전화기 등 사무집기류, 사무용품, 신분증 등을 제공받아 사용하였으며, 재산조사와 관련한 제증명서 발급비용과 통신비, 우편 발송비 등을 지원받았다.
원고는 피고가 제공한 개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피고의 내부전산 관리시스템에 접속하고 피고로부터 배분받은 추심대상 채권과 채무자 정보를 확인한 다음 채무자 재산조사, 변제 촉구, 변제금 수령 등의 업무를 수행한 후 당일 수행한 업무내용과 실적 등을 위 관리시스템에 입력하였고, 피고는 원고가 관리시스템에 입력한 정보를 통해 원고의 활동을 파악하고 실적을 점검하였다. 또한 원고는 피고 소송대리인의 지위로 법원에 출석하여 소송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게 출퇴근 시간을 준수하도록 하고 이를 전산에 등록하도록 하였으며, 실적향상을 위해 토요일 근무를 독려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당초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와 계약기간을 6개월로 약정한 후 재계약의 형식을 통하여 총 9회에 걸쳐 연장계약을 체결하여 2015. 7. 31. 퇴사하기까지 약 4년 4개월 동안 피고에게 소속되어 근무하면서 자신의 추심활동결과에 따라 회수된 채권액을 기준으로 피고가 정한 지급비율에 따른 수수료를 매월 25일 정기적으로 지급받아 왔다.
피고는 위 수수료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고, 원고에 대한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신고를 하거나 그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았으며,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을 별도로 정한 바는 없다.
피고는 정기적으로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게 추심할 채권을 배분하였고, 채권추심원들의 목표달성률을 수시로 점검하여 그 실적을 평가하여 결과를 공지하였다.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의 추심실적에 따라 수수료 지급률에 차등을 두었고, 실적이 저조한 채권추심원에 대하여는 채권을 적게 배분하고, 실적이 우수한 채권추심원에 대하여는 포상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전국적으로 지사를 두고 각 지사에 여러 개의 팀을 구성하여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을 관리하면서 구체적인 업무수행 방법 등을 지시하고, 채권추심원들을 상대로 채무변제 독촉요령, 법적 대응방법, 위법 사례 및 민원대처요령 등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4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광주세무서장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결과, 주식회사 E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그 실질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계약은 6개월 단위로 반복적으로 갱신됨으로써 근로의 계속성이 보장되어 있었다. 원고가 담당한 채권추심업무는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피고의 사업에서 핵심적인 업무임이 분명하므로 피고로서는 위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 상시적으로 필요하다.
이 사건 계약이 위임계약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그 내용에는 업무수행방법, 준수사항, 보수지급기준 등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이 정하는 사항을 정하고 있고, 징계해고나 정리해고 사유와 유사한 계약해지사유 등이 규정되어 있다.
원고가 추심할 채권은 피고가 일방적으로 배분하였고, 다수의 채권을 관리하는 채권추심업무의 특성상 피고가 원고에게 배분한 개개의 채권에 대한 추심방법이나 순서 등을 일일이 지시하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채권 추심의 기본 방향은 피고에 의하여 정하여졌다. 피고는 원고로 하여금 매일 당일의 업무수행 내용을 피고의 채권관리시스템에 입력하게 하는 등 원고의 업무수행내용을 수시로 확인하며 관리·감독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을 대상으로 업무수행 등에 관한 각종 교육을 주기적으로 하였고 채권회수실적과 업무수행태도를 상시적으로 관리·감독하였다. 피고는 그 평가결과에 따라 신규채권배정 등에서 불이익을 주거나 계약해지의 대상으로 하였으므로, 원고는 그와 같은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캠페인, 출근시간 준수, 토요일 근무, 각종 교육 이수 등 피고가 업무실적향상을 위해 동참을 요구하는 각종 조치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보인다.
원고는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지만 이는 채권추심업무의 특성에 의한 것이고 수수료는 건별이 아닌 월별로 산정되어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었고 위 수수료는 채권추심업무와 이에 부수한 전산입력업무, 채권자에 대한 서비스업무, 소송수행업무 등 원고가 수행한 전체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의 임금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한편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한 점,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던 점 등은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 비추어,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원고는 재직기간 동안 다른 사업장에서 소득을 얻은 것으로 관할세무서에 신고된 바는 있으나, 갑 제11호증의 기재, 주식회사 E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원고가 그곳에서 근로를 제공하거나 소득활동을 하였다고 보이지 않고, F 주식회사에서의 사업소득은 피고 회사에서 퇴직한 이후 발생한 소득으로 보이는바, 원고가 피고 회사 재직기간 동안 근로시간 중에 다른 소득활동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전속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퇴직금 청구권의 발생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1년 이상 소속 근로자로 종사하다가 퇴사한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 액수의 산정
원고가 2011. 3. 25.부터 2015. 7. 31.까지 근무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갑 제6호증의 1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퇴직일 전 3개월 동안 합계 10,405,116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이를 정리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고, 이를 기초로 하여 산정한 퇴직금[=1일 평균임금(=산정기간 수령액 ÷ 산정일수) × 30일 × 총 재직일수/365일, 소수점 이하 버림]은 14,780,335원이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14,780,335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5. 8. 1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5. 29.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 인정범위 내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위 돈의 지급을 명하며,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옥희(재판장) 김용태 이지영
각주1) 원고는 2011. 3. 15.부터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였음을 전제로 총 재직일수 1,600일에 해당하는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11. 3. 25.부터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였다고 인정되므로 재직일수 1,590일을 초과하는 퇴직금 청구 부분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각주2) 2015년 5월 소득 6,871,935원, 6월 소득 2,203,636원, 7월 소득 1,329,545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