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위 취소 부분에 대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5. 9. 1. 피고와 근로계약(시급제)를 체결하였는데, 근로계약서에는 시급 액수에 관하여 기재되어 있지 않고, 당시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임금에 관하여 일당 125,000원으로 구두 합의하여 피고에게 위 임금을 지급하여 왔다.
그 후 원고와 피고는 2016. 11. 1.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근로계약서에는 임금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기재되어 있다.
또한 피고는 '본인은 일당(105,000원)과 퇴직금(10,000원)이 급여(당월 지급분)에 포함된 것을 설명을 들었습니다. 급여에 퇴직금이 포함된 내용을 인지하였습니다.'라는 내용의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였고, 2016. 11. 1.부터 일당 115,000원을 기준으로 급여를 지급받았다.
피고는 2017. 12. 30.경 퇴직하였고, 그 무렵 노동청에 원고로부터 퇴직금 등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진정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8. 2. 9. 피고에게 퇴직금 8,075,137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호증의 1, 2, 3, 갑 제7, 8, 9호증의 각 5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및 판단
원고 주장요지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일당에 1만 원씩의 퇴직금을 추가하여 지급하는 방법으로 퇴직금을 미리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2015. 9. 1.부터 2017. 12. 30.까지 피고에게 퇴직금 합계 7,391,400원을 지급하였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노동청에 진정을 하였고, 이에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을 다시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위와 같이 분할하여 미리 지급받은 퇴직금 7,391,4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가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급여에 퇴직금이 포함된 것에 관하여 설명을 듣고 인지하였다.'라는 내용의 이 사건 합의서(갑 제5호증의 3)를 작성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피고 사이에 작성된 각 근로계약서에는 퇴직금 및 기타 수당의 액수와 내역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② 이 사건 합의서에는 일당(105,000원)과 퇴직금을 구분하여 퇴직금으로 1만 원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별다른 근거 없이 퇴직금 명목 금액을 임의로 정한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일당과 퇴직금을 합한 115,000원은 위 합의서 작성 당시까지 지급하여 오던 일당 125,000원보다 오히려 낮게 책정된 것에 불과하여 이를 두고 기존 임금에 추가하여 퇴직금이 실질적으로 지급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임금대장에 나타난 피고의 급여내역을 보면 퇴직금 항목은 없고, 피고에게 지급된 월 급여액 중 퇴직금으로 지급되는 부분과 그 외의 부분이 구분되어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합의서를 비롯하여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임금과 구별하여 실질적으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위 퇴직금 명목의 부분은 퇴직금 분할약정의 형식만 취한 것으로 실제로는 피고가 임금으로서 지급받을 금액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소결론
따라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지연손해금 일부 기각 부분을 제외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대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옥희(재판장) 김용태 이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