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적시한 내용은 중요 부분에 있어서 진실하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의 고의가 인정되지 아니하고, 피고인의 행위는 D연합회 운영에 관한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전남 화순군 B에서 'C학원'을 운영하면서 D연합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던 사람이고, 피해자 E은 전남 화순군 F에서 'G학원'을 운영하면서 D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었던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6. 12. 19. 전남 화순군 B 위 'C학원' 사무실에서 "회장 E은 '성폭력예방법 제39조 년 1회 이상 교육, 미교육시 300만 원 이하 벌금'이라는 근거를 회원들에게 제시하고 '성폭력예방교육'을 실시하였으나, (중략) '성폭력예방교육'은 꼭 참석해서 받지 않아도 되는 교육인데도 마치 그 교육을 받지 않으면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하는 것처럼 겁박하여 강제로 참석케 함으로써, 참석한 회원들에게 회비와 강사연수비를 거두기 위한 추악한 술책에 지나지 않습니다, D연합회 회장 E은 연합회를 농단하고, 연합회를 운영함에 있어 회원을 무시하는 전횡을 일삼았으며, 특히 D연합회 회칙에 명시되어 있는 총회 소집 후 결산보고를 회원들에게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결산보고를 요구하는 회원에게 '씨발놈아, 싸가지 없는 새끼야'등의 갖은 욕설로 협박하고, 존재하지도 않는 법률조항을 들먹이며 회원들에게 강사연수비를 갈취하였습니다. 이는 D연합회 회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하여 범법자 수준의 행위를 자행하였으며,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회원들은 연합회에서 왕따를 시키는 치졸한 행위도 서슴치 않았습니다"라는 내용으로 'D연합회 운영에 관한 호소문'을 작성하여 같은 날 D연합회 회원 98명에게 우편으로 발송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해자는 D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동안 D연합회 회원들을 위와 같이 겁박하여 성폭력예방교육에 참석하도록 강제하여 연수비를 갈취하거나, 일부 회원들을 연합회에서 따돌린 사실이 없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판단
먼저 이 사건 호소문에 적시된 중요 사실로서 D연합회 회장 E이 회원들을 겁박하여 강제로 성폭력예방교육에 참석하도록 하고, 연수비를 갈취하였다는 부분이 허위인지 살피건대, 원심은 E이 회원들을 참석의무 없는 교육에 강제로 참석시키기 위해 허위 사실이 기재된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기재한 내용이 허위라고 판단하였으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이 부분 적시가 허위사실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이 이 사건 호소문에 적시한 내용은 "회장 E은 '성폭력 예방법 제39조년 1회 이상 교육, 미교육시 300만 원 이하 벌금'이라는 근거를 회원들에게 제시하고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였으나, '성폭력 예방법 제39조'는 그 법률이 존재하지도 않는 조항이며, '미교육시 300만 원 이하 벌금' 내용도 거짓말로 회원들을 속인 처사이며, '성폭력 예방교육'은 각 학원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여도 되는 교육이고, 꼭 참석해서 받지 않아도 되는 교육인데도 마치 그 교육을 받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하는 것처럼 겁박하여 강제로 참석케 함으로써, 참석한 회원들에게 회비와 강사연수비를 거두기 위한 추악한 술책에 지나지 않습니다"이다. 즉, 피고인이 적시한 내용의 취지는 성폭력 예방교육은 각 학원에서 자체 실시가 가능한 교육이므로 D연합회에서 주관하는 교육에 참석이 강제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회장 E은 위 연합회에서 주관하는 교육에 참석하지 아니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것처럼 회원들에게 안내하여 참석을 강제하였다는 것이고, 피고인은 이와 같은 E의 행위를 겁박으로 평가하고 그러한 행위의 동기로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기회를 마련하여 그때 회비와 강사연수비를 걷기 위한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이다.
그런데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의 근거법령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제13조에 따르면, 위 교육의 실시 주체는 '사업주'이고(제1항) '사업주 및 근로자'는 사업주가 실시하는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을 의무가 있으며(제2항), 위 법률 제39조(2017. 11, 28. 법률 제151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서는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하지 아니하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즉,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는 개별 사업주체인 학원장이 자체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것이고, 위 학원연합회에 가입된 회원인 학원장이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위 학원연합회에서 실시하는 성희롱 예방교육에 참석할 의무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위 학원연합회 차원에서 주관하는 성희롱 예방교육에 반드시 참석할 의무가 없다고 지적한 내용은 허위라고 볼 수 없다.
또한 E이 문자메시지에서 위 법률 명칭을 잘못 기재하고, 제재 내용도 과태료가 아닌 벌금으로 잘못 적시한 이상 이를 지적한 피고인의 호소문 내용도 허위라고 볼 수도 없다.
나아가 E의 위와 같은 오류가 단순 실수라고 하더라도 위 문자메시지를 수신하는 학원장들 입장에서 특히 형사처벌인 벌금과 단순 행정벌인 과태료의 차이가 적다고 할 수 없는 이상, 피고인은 E의 위와 같은 오류를 의도적인 것으로 해석하여 E이 형사처벌을 빌미로 회원들에게 위 연합회에서 주관하는 교육에 참석하도록 '겁박'한 것으로 평가한 것이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회비 등을 '갈취'하였다는 기재도 위와 같은 오류 지적을 전제로 하여 E의 행동 동기를 피고인이 추측하여 평가한 것이기 때문에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다음으로 E이 일부 회원들을 연합회에서 따돌렸다는 부분이 허위인지 보건대, 원심은, '왕따'는 2016. 2. 위 연합회 총회 당시 E이 피고인에 대하여 위 연합회의 회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결산보고서의 열람을 거부한 것과 관련한 일련의 행위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과 위 연합회 사이의 소송 끝에 법원으로부터 피고인의 위 연합회 회원 자격을 부인하는 내용의 종국적 판단이 내려진 사실이 인정되고 다른 회원에 대한 '왕따 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D연합회 '회원'에 대한 왕따 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이 부분 적시도 허위 사실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르면, ① 피고인은 2016. 2.경 위 연합회의 사무국장이었는데 E이 사무국장 대행을 선임하였고, 이를 다투는 피고인이 E에게 위 연합회의 결산보고서 열람을 요구하자 E은 피고인이 위 연합회의 회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한 점, ② 위 연합회는 2017. 2. 9. 및 2017. 5. 2. 이사회에서 피고인이 3년 동안 회비를 납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 연합회의 회원 자격이 상실되었다고 확인한 점, ③ 위 연합회는 2017. 5. 24. 임시총회에서 피고인이 위 연합회의 회원 자격을 상실하였다고 확인한 점, ④ 달리 피고인이 2017. 2. 9. 전인 위 결산보고서 열람을 요구한 2016. 2.경부터 이 사건 호소문을 작성하여 발송한 2016. 12. 19.경까지 위 연합회의 회원 자격을 당연 상실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는 점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위 결산보고서 열람을 요구할 무렵이나 이 사건 호소문을 작성할 무렵에는 이 사건 연합회의 회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보이고, 회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피고인의 결산보고서 열람 요구를 거부한 E의 행위는 회원에 대한 '왕따' 행위로 평가할 소지가 있으므로, 피고인이 위에서 적시한 내용이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허위 사실을 적시하고 그에 대한 고의도 있었다고 인정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이 사건 공소사실은 허위 사실 적시를 전제로 하므로 사실 적시를 전제로 한 위법성 조각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 항 기재와 같은바, 위 제2의 나. 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염기창(재판장) 정수영 박상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