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2. 31.부터 2022. 5. 12.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9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5. 8. 3.부터 2016. 10. 3.까지 피고의 등기이사로서 유지 보수 등의업무를 수행하였으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피고는 2018. 6. 8. 원고에게 ‘원고의 위 기간 동안 미지급 임금을 5,000만 원으로 합의하고, 2018. 7. 30.까지 지급하기로 약정한다’는 내용의 체불임금 지급 약정서(이하 ‘이 사건 약정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주었다.
원고는 2018. 1. 17. 피고와 사이에 원고가 피고의 등기이사로서 피고의 홍보 업무 및 기타 피고의 통상적인 홍보와 관련된 부수 업무를 수행하고(단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위하여 근로시간은 자율적으로 한다), 피고는 연봉 6,000만 원(제세공과 별도)을 지급하되, 월 급여는 연봉의 1/12(제 수당 포함)을 매월 말일 지급하며, 계약기간은 2018. 1. 1.부터 2019. 10. 31.까지(이하 ‘이 사건 기간’이라 한다)로 하는 내용의 임원에 대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약정서에 따라 2019. 1. 14. 원고에게 3,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기간 동안 원고에게 매월 정기적으로 급여 명목으로 합계 59,795,88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기간 동안 피고에서 근무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임금 1억 2,000만 원( = 연 6,000만 원 × 2년)을 지급하여야 하나 그 중 59,795,880원만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미지급 임금 60,204,120원(= 1억 2,000만 원 – 59,795,88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살피건대,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가 이 사건 기간 동안 원고에게 매월 급여 명목으로 합계 59,795,880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갑 제5, 6, 9, 11, 12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및 음성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이 사건 기간 동안 피고에서 수행한 업무의 내용 및 범위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지 못한 점, ②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하여 근로 시간은 자율적으로 한다고 정하기는 하였으나, 원고가 이 사건 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출·퇴근 시간을 비롯한 조퇴, 휴가, 징계 등의 근태관리를 받거나 업무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것으로 보이고 이는 상당히 이례적인 점, ③ 원고가 제출한 녹취록 등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전 재정상 어려움으로 인해 원고를 통해 수천만 원에 이르는 금원을 차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병원 운영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보이는 반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위와 같이 차용한 금원을 돌려받거나 위 기간 동안의 임금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는 통상적인 근로자와 사용자 관계로 보기 어려운 점, ④ 원고가 2021. 4. 12. 피고 대표 정원을 상대로 제기한 진정 사건과 관련하여,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2021. 5. 11. 원고는 피고와 사용종속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위 진정 사건을 행정종결 처리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비록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원고의 홍보 및 부수 업무의 특성상 그 사용종속의 정도가 다른 일반 근로자에 비하여 완화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기간 동안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미지급 임금 청구는 이유 없다.
이 사건 약정서에 따른 미지급 임금 청구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서에 따른 미지급 임금 2,000만 원(= 5,000만 원 – 3,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변제 항변
피고는, 이 사건 약정서에 따른 미지급 임금 2,000만 원은 이 사건 기간 동안 원고에게 매월 300만 원씩 분할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부 변제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기간 동안 원고에게 매월 정기적으로 급여 명목으로 임금을 지급한 것이 이 사건 약정서에 따른 것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변제 항변은 이유 없다.
상계 주장
피고는, 원고가 피고에서 근무하지 않은 이 사건 기간 동안 매월 급여 명목으로 300만 원을 지급하였는바, 위 임금은 부당이득으로서 반환되어야 할 것이므로, 위 부당이득 반환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약정서에 따른 미지급 임금 채권 2,000만 원과 상계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임금은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서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나,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이 초과 지급되었을때 그 행사의 시기가 초과 지급된 시기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합리적으로 밀접되어 있고금액과 방법이 미리 예고되는 등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경우나 근로자가 퇴직한 후에 그 재직중 지급되지 아니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할 경우에는 사용자가 초과지급된 임금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할 수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다38529 판결 등 참조). 한편,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는 근로자인 채무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 정책적 이유에서 ‘급료·연금·봉급·상여금·퇴직연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다만 그 금액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최저생계비를 감안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또는 표준적인 가구의 생계비를 감안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각각 당해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정하고 있고, 민법 제497조는 압류금지채권의 채무자는 상 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위 초과 지급한 임금 상당 금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임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 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고는 퇴직한 후 이 사건 약정서에 따라 그 재직 중 지급되지 아니한 임금을 청구하고 있고, 피고는 초과 지급된 임금의 부당이득 반환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를 주장하고 있으므로, 피고의 상계 항변은 허용된다 할 것이다. 다만, 상계가 허용되는 범위는 원고의 이 사건 약정서에 따른 미지급 임금 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인 1,000만 원(= 2,000만 원 × 1/2)으로 제한된다.
한편, 피고는 원고가 피고에서 근무하지 않은 이 사건 기간 동안 원고에게 매월 급여 명목으로 합계 59,795,880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원고는 피고에게 부당이득으로 위 59,795,88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의 위 부당이득 반환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이 사건 약정서에 따른 미지급 임금 채권과 상계한다는 의사표시가 담긴 피고의 2021. 2. 25.자 준비서면이 2021. 2. 25. 원고에게 도 달하였음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약정서에 따른 미지급 임금 채권의 1/2을 초과하는 부분인 10,000,000원은 피고의 위 부당이득 반환 채권과 그 대등액의범위 내에서 소멸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약정서에 따른 미지급 임금 채권은 1,000만 원(= 2,000만 원 – 1,000만 원)만 남게 되므로, 피고의 상계 항변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소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서에 따른 미지급 임금 1,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9. 12. 3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항소심 판결 선고일인 2022. 5. 12.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위에서 인정한 부분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상호(재판장) 송인경 김진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