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이 사건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8. 4. 23.부터 피고가 운영하는 보건소 B과에서 방역소독차 운전 등 업무를 하였는데, 원,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일, 계약기간, 업무 내용 등은 아래와 같다.
<2>
<3>
피고는 2021. 10. 30.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가 피고가 운영하는 보건소 B과에서 담당한 업무는 모기 유충 방역을 위한 방역소 독차 운전 등으로 이는 매년 6개월 단위로 반복되는 상시·계속적 업무였고, 원고는 2018. 4. 23.부터 2021. 10. 30.까지의 기간 중 2년을 초과하여 총 32개월 동안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하였으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어 피고의 재계약 거부통보는 사실상 해고 통보에 해당하고, 설령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여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재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을 가지고 있는데 피고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 사건 통보를 함으로써 부당하게 해고하였으므로 그 위법성이 중대하여 무효이다.
법리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2항의 형식과 내용,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반복하여 체결된 기간제 근로계약 사이에 근로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공백기간이 있는 경우에는, 공백기간의 길이와 공백기간을 전후한 총사용기간 중 공백기간이 차지하는 비중, 공백기간이 발생한 경위, 공백기간을 전후한 업무내용과 근로조건의 유사성, 사용자가 공백기간 동안 해당 기간제근로자의 업무를 대체한 방식과 기간제근로자에 대해 취한 조치, 공백기간에 대한 당사자의 의도나 인식, 다른 기간제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계약 반복·갱신 관행 등을 종합하여 공백기간 전후의 근로관계가 단절 없이 계속되었다고 평가될 수 있는지 여부를 가린 다음, 공백기간 전후의 근로기간을 합산하여 기간제법 제4조의 계속근로한 총기간을 산정할 수 있는지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6두63705)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면서 다시 근로계약을 맺어 그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는 갱신 또는 반복된 계약기간을 합산하여 계속 근로 여부와 계속 근로 연수를 판단하여야 하고, 갱신되거나 반복 체결된 근로계약 사이에 일부 공백 기간이 있다 하더라도 그 기간이 전체 근로계약기간에 비하여 길지 아니하고 계절적 요인이나 방학 기간 등 당해 업무의 성격에 기인하거나 대기 기간· 재충전을 위한 휴식 기간 등의 사정이 있어 그 기간 중 근로를 제공하지 않거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관계의 계속성은 그 기간 중에도 유지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치를 기다릴 것 없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된다. 그렇지만 한편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예컨대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그 경우에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로 된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두5673 판결).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 내지 3호증, 을 제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가 제1 내지 5차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나, 각 근로계약 사이에 공백기간이 존재하고, 이를 위 각 근로계약에 포함된다 보기 어려우므로 총 근로기간을 산정함에 있어 제1 내지 5차 각 근로계약과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각 기간을 합산하여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은 2년을 초과하지 않은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으로 기간만료로 종료하였고, 이 사건 통보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를 알리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할 뿐 이를 해고 통지로 볼 수 없다.
원고는 피고와 최초에 모기 유충 방역 업무에 관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매년 같은 무렵인 4월부터 10월까지 동종인 제1, 2, 3차 각 근로계약 및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각 근로계약 기간은 약 6~7개월에 불과한 반면 각 근로계약 사이의 공백기간은 단기간이라고 보기 어려운 5개월을 초과하여 위 업무의 특성상 이를 대기나 재충전을 위한 기간으로 보기는 어렵다.
제1, 2, 3차 각 근로계약 및 이 사건 근로계약은 모기 방역을 위한 것으로 매년 반복적으로 시행하여야 하고 어느 정도 계절적 요인이 있으나, 이는 업무의 필요성이 늦봄부터 늦가을까지 존재하기 때문이지, 공백기가 계절적인 요인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공백기 동안 모기 방역 업무가 진행되지 않으므로 다른 근로자를 통해 이를 대체할 필요조차 없었다.
제4, 5차 각 근로계약은 기존 업무와는 무관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이하 ‘코로나’라 한다) 방역을 위한 것으로 코로나라는 고위험 전염병 예방을 위한 한시적 특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목적이었으므로 단기의 근로기간을 정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고, 이 사건 근로계약과는 체결 경위와 업무 내용이 달라 동종의 계약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제4, 5차 각 근로계약 기간을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속 근로기간에 포함할 수 없다.
제4, 5차 각 근로계약 기간을 제외하고, 제1, 2, 3차 각 근로계약 및 이 사건 근로계약 사이의 공백기간을 포함한 총 근로기간은 약 3년 5개월이고, 공백기간은 약 17개월으로 그 비중이 약 41%(= 17개월/41개월)에 이르는데다가, 피고에게 기간제법 및 퇴직금 지급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정부가 2017. 7. 24. 배포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및 실태조사 설명자료’에 의하면 정부는 예를 들어 매년 6개월(예: 4월 ~ 9월)간 동일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와 같이 사업이 매년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더라도 연중 사업수행기간이 9개월 미만인 경우 일시·간헐적 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 정규직 전환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 사건 근로계약 등은 그 사업기간이 약 7개월로서 9개월에 미치지 못하여 위의 예시 사례에 해당하는바, 원고는 일시·간헐적 업무에 종사하는 자에 해당할 뿐 상시·지속적 업무에 종사하는 자로 보기 어렵다.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계약 갱신에 관한 절차나 요건을 정한 바 없고, 이 사건 근로계약 전후 공백기가 약 5~6개월로서 단기에 불과하다 볼 수 없는데다가, 위 1)항에서 살펴본 사실 및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 만료로 종료하였고, 이 사건 통보는 위법, 부당하지 않으므로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은 공백기간 전후의 근로관계가 단절 없이 계속되었다고 평가될 수 있어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계속적 근로계약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나, 위 제2항에서 살펴본 여러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제1 내지 5차 각 근로계약과 이 사건 근로계약이 계속되었다고 평가할 수 없음은 앞서 인정하였으므로, 계속적 근로계약을 전제로 한 퇴직금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봄메(재판장) 이신애 김경중
각주1) 이 부분 청구취지는 실질적으로 제1항의 전제가 될 뿐 독자적인 의미를 갖기 어렵고,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부분은 이유 부분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정규직 전환의 근거가 없고 무기계약직임을 확인하는 의미밖에 없다. 원고도 이 부분 청구취지를 포함하여 주위적 청구취지로 청구하고 있는바, 결국 주위적 청구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음을 전제로 한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해당한다.
각주2) 이하 순번 1 내지 5 기재 근로계약을 ‘제◯차 근로계약’이라 한다.
각주3) 이하 해고통보로 주장하는 계약의 대상인 2021. 4. 2.자 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