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망 C(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21. 2. 1. 전남 곡성군 D면사무소와 사이에, 망인이 참여자로서 2021. 2. 1.부터 2021. 11. 30.까지의 활동기간 내에 수요자인 D면사무소가 제공하는 활동장소에서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을 수행하기로 하는 노인 공익활동 협약(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보험회사인 피고와 사이에, 피보험자를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노인 사회활동 지원 사업 수행기관 및 참여자’로, 보험기간을 2021. 1. 1.부터 2022. 1. 1.까지로 한 L 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는 일반상해로 인하여 사망한 경우의 보험금을 1억 5,000만 원으로 정하고 있다.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망인은 2021. 2. 4. 09:00경 자택인 전남 곡성군 R(지번주소 : 전남 곡성군 AC, 이하 ‘전남 곡성군 D면’의 기재는 생략한다)에서 공공근로를 하기 위해 활동장소인 E(F)로 걸어가던 중 P 도로에서 불상의 이유로 뒤로 넘어지면서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다.
망인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해 2021. 2. 4. G병원에서 외상성 경막하출혈 등의 진단을 받고 수술 및 치료를 받다가 이틀 후인 2021. 2. 6. 사망하였다.
망인의 상속인으로는 자녀인 원고, H, I, J, K가 있다. 원고는 위 나머지 상속인들로부터 망인의 사망으로 인한 피고에 대한 보험금 청구권을 위임받아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이후 원고를 비롯한 위 상속인들은 2023. 2. 6. 위 보험금 청구권(이하 ‘이 사건 보험금 청구권’이라 한다)을 원고가 단독으로 소유하기로 하는 내용의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11,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사고는 망인이 자원봉사활동의 활동장소로 가는 통상적인 경로를 통행하던 중에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망인의 단독상속인인 원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은 주거지에서 자원봉사활동의 활동장소로 바로 이동한 것이 아니라 Q리 복지회관, AA의 집, 공사 현장 등 다른 장소를 경유하였으며, 주거지에서 자원봉사활동의 활동장소로 이동할 때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이동시간을 초과하여 이동하던 중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는 통상적인 경로로 통행하던 중의 사고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에서 정한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동안’에 발생한 사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는 인정되기 어렵다고 보아야 한다.
판단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 10, 11, 13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는 망인이 자원봉사활동의 활동장소로 가는 통상적인 경로를 통행하던 중에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의 ‘통상적인 경로’란 원고가 주거지와 활동장소 사이를 이동하는 여러 경로 중 지리적, 시간적, 경제적인 여건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일반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로, 즉 최단거리 또는 최단시간이 소요되는 경로는 아니라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경로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의 주거지에서부터 활동장소인 E까지는 크게 ① T을 지나 U을 가로질러 E를 가는 경로(이하 ‘①경로’라 한다), ② V를 지나 W삼거리에서 우측으로 진행하여 E를 가는 경로(이하 ‘②경로’라 한다), ③ V를 지나 W삼거리에서 AD를 따라가다가 AE로 진입하여 E를 가는 경로(이하 ‘③경로’라 한다)가 있다. 위 각 경로 중 최단거리 내지 최단시간이 소요되는 경로는 ②경로(약 650m)이기는 하나, ①경로(약 780m) 및 ③경로(약 790m)를 이용했을 때의 거리나 이동시간의 차이가 그리 크지는 않아 보이고, 농로로만 이루어진 ①경로에 비해 ②경로는 차도를 보행해야 하는 구간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이 ①경로를 이용하였다고 하여 활동장소로 가는 통상적인 경로로 통행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망인은 이 사건 사고 당일 주거지에서 출발하여 복지회관에 방문하였다가 AA의 집에 방문하였으며, 그 이후에 ①경로를 통해 활동장소인 E로 이동하다가 공사로 인하여 왔던 길을 되돌아가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 망인이 AA의 집에 방문한 까닭은 공공근로 활동에 사용할 물품(집게, 포대자루)을 AA의 집에 놓고 왔던 관계로 이를 가져가기 위함이었을 뿐만 아니라, 망인과 마찬가지로 위 공공근로 활동의 참여자인 AA과 활동장소까지 함께 이동하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복지회관은 망인의 집과 불과 약 130m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있고, AA의 집 역시 복지회관으로부터 약 30m 거리에 있다. 따라서 망인이 복지회관이나 AA의 집에 방문했다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통상적인 경로에서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AA의 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은 작업반장이 ①경로를 이용하여 활동장소까지 이동하라고 하였다는 이유에서 ①경로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을 제4호증). 또한 AA의 집에서 ②경로, ③경로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망인이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야 하므로, ①경로로 활동장소까지 이동하는 것이 가장 용이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근로복지공단은 비록 망인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되어 청구인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는 부지급한다는 결정을 하였지만, 그 결정에서 망인은 공익형 노인일 자리사업 참여자로서 통상적인 경로 및 방법으로 경로일탈 및 중단없이 출근한 것으로 판단되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3호 나목의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중에 발생한 사고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는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3호의 ‘통상적인 경로’의 의미가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의 ‘통상적인 경로’의 의미와 다르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보험금 지급 사유, 즉 이 사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인 망인이 ‘보험기간 중에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동안 상해의 직접결과로써 사망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이 사건 보험금 청구권에 관한 망인의 권리를 단독으로 상속받은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 1억 5,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의 다음날인 2021. 12. 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양섭(재판장) 오정민 정수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