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의 이 사건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본소, 반소를 통틀어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2012. 3. 5.부터 C이라는 상호로 축산물 가공 및 유통업을 영위하는 피고의 근로자로 고용되어 근무하다가 2021. 11. 4.경 퇴직하였다.
위 근로계약의 종료에 따라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아야 하는 미지급퇴직금은 합계 19,614,952원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2, 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19,614,952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1. 11. 19.부터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있다.
피고의 상계항변 및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의 입사 당시 매월 월급과 함께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하고, 원고의 근무기간 동안 퇴직금 명목의 돈을 현금으로 분할하여 지급하였다. 위 약정이 무효라 하더라도, 피고는 위 약정에 기해 지급하였던 돈에 관한 부당이득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 청구의 위 퇴직금채권과 대등액에 관하여 상계한다(이하 '피고의 ① 주장'이라 한다).
원고는 스스로 퇴직연금에 가입되어 5,757,649원을 지급받았다고 인정하고 있고, 피고는 급여 이외에 원고에게 9,450,000원을 추가로 지급하였는바, 위 합계 15,207,649원(= 5,757,649원 + 9,450,000원)은 위 퇴직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이하 '피고의 ② 주장'이라 한다).
피고는 2012. 3. 5.부터 2021. 11. 4.까지 원고가 납입해야 하는 4대 보험료 합계 12,822,110원을 착오로 대납해주었는바, 원고는 피고에게 이를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는 위 부당이득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 청구의 퇴직금채권과 대등액에 관하여 상계하거나 반소로서 그 지급을 구한다(이하 '피고의 ③ 주장'이라 한다).
피고의 ①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분할 약정'이라 한다)을 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 · 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아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다290613, 29062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본다. 을 제1호증의 2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가 2014. 7. 1.경 체결한 근로계약서 제6조 제1항에 '퇴직금은 월급여에 포함시킨다'고 기재된 사실은 인정되나, 위 계약서는 실제 근로를 시작한 날이 아니라 근무한지 2년 이상 지난 후에 작성된 것이고, 그 퇴직금의 액수 및 지급방식, 퇴직시 별도의 퇴직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아무런 기재가 없고, 이에 관한 피고의 주장 및 증거가 없으며, 을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의 퇴직 10개월 전인 2021. 2.경부터 매월 200,000원씩 원고에게 따로 송금한 것으로 보일 뿐이어서 위 기재 및 피고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 법리에서 말하는 '실질적인 퇴직금분할 약정'이 체결된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나아가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1호증의 5는 피고가 임의로 작성한 것일 뿐 그 지급을 뒷받침할 자료가 없는바 믿기 어렵고, 피고는 퇴직금 명목 금원으로 언제 얼마를 지급하였고, 그 합계금액이 얼마인지도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어(을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퇴직하기 10개월 전인 2021. 2.경부터 매월 200,000원씩 따로 송금한 사실이 인정될 뿐이고, 을 제8호증의 9,450,000원은 그 지급시기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적게는 200,000원부터 많게는 3,000,000원까지의 금액이어서 위 금액이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것인지도 분명치 아니하다) 그 금원의 액수도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실질적으로 퇴직금을 지급받아 부당이득을 얻었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의 ② 주장에 관한 판단
갑 제1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퇴직연금가입에 따라 지급받은 5,757,649원을 제외한 나머지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고, 한편 을 제8호증의 9,450,000원은 그 지급시기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적게는 200,000원부터 많게는 3,000,000원까지의 금액으로서 그 지급시기 및 금액이 일정하지 않은데, 위 금액이 퇴직금 명목 또는 그 외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것이어서 피고에게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바, 위 각 금액의 공제를 주장하는 피고의 ② 주장 또한 이유 없다.
피고의 ③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가 대납한 원고의 4대 보험료 중 원고의 부담부분에 관하여 피고가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를 하기 위해서는 그와 같이 대납한 돈이 당초 원고가 부담하였어야 하는 돈이라는 것만을 주장 · 입증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아니하고 위 돈을 피고가 대납한 원인이 된 사실 및 그 사유가 무효, 취소, 해제 등으로 소멸되어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다는 등 급부부당이득에 관하여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에 관하여도 주장 · 입증이 있어야 할 것이나(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등 참조), 그와 같은 피고의 주장 · 입증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오히려 을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4대 보험료 중 원고의 부담부분이 있음을 알면서도 스스로 그 부분을 대납해주었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피고에게 그에 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피고의 ③ 주장은 이유 없다.
결 론
원고의 이 사건 본소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본소 및 반소에 관한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한다.
판사 이흥권(재판장) 장유나 김동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