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3. 8. 17. 선고 2022노938 판결

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고인 A<1>

피고인 A은 이 사건 공사현장의 프로젝터 매니저(PM)일 뿐 도급사업주나 안전보건관리책임자가 아니어서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9조 제3항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음에도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피고인 주식회사 B

피고인 주식회사 B(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는 태양광발전소 시설에 에너지 원격 관제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인 U 서비스와 관련된 모니터링 시스템 설치공사만을 직접 수행하였고, 태양광발전시설 설치공사는 수행하지 않았는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V 공장 J동 지붕은 태양광 U 서비스를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하는 장소가 아니어서 도급사업주인 피고 회사 직원과 수급인의 근로자가 동시에 작업을 할 가능성이 없으므로, ‘U 서비스와 관련된 시스템 설치공사’와 ‘태양광발전시설 설치공사’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따라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 도급사업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피고 회사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빛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각 형(피고인 A: 벌금 150만 원, 피고인 주식회사B: 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검사는 당심에서 피고인 A에 대한 기존의 공소사실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유지하면서 예비적으로 적용법조에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를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 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였다. 그러나 이는 피고인 A에 대한 적용법조에 양벌규정을 추가한 것일 뿐이고, 이로 인하여 당심의 심판대상이 실질적으로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공소장변경을 원인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지 않는다.

3.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A

살피건대 이 부분에 관하여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총괄하는 자로서 피고 회사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작업을 할 때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이에 관한 피고인 A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①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따라 피고 회사는 도급사업주로서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는데 피고 회사의 직원으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안전·보건에 관하여 관리·감독을 한 총괄 책임자는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하는 ‘행위자’로서 이를 위반할 경우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에 따라 처벌되는바, 아래 ② 내지 ⑤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피고 회사의 직원으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안전·보건에 관하여 관리·감독 총괄 책임자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제29조 제3항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

②

피고인은 수사 당시 “본인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수행 PM으로 일을 하였는데, 사업장마다 정해진 수행 PM은 태양광설치 구축 현장의 공정관리, 진행관리, 안전을 강조하기 위해 현장소장 및 담당자에게 안전 장구착용 등의 안전 주지 등 현장을 수시로 방문하여 준공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사건 공사현장에 방문하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정과 앞으로 진행될 공정을 확인하고 안전을 강조하였으며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 공정을 담당하고 있는 담당자에게 잘못된 점을 시정하도록 하였다.”고 진술하여 자신이 이 사건 공사현장의 안전·보건에 관한 총괄 책임자라는 점을 사실상 인정하였다.

③

이 사건 공사현장의 현장대리인으로 선임되어 있는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 N은 “이 사건 공사현장의 총괄 관리책임자가 피고인이다.”고 진술하였고, 하수급인 ㈜G의 대표 P도 “피고인 A이 일주일에 평균 2번 정도 공사현장에 와서 공사 진행상황을 확인하고 안전에 관해 당부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 수시로 방문하여 공사진행 상황을 확인한 뒤 현장방문수행 내역을 작성하고 이 사건 공사와 관련된 관계자들에게 위 내용을 이메일로 전송해 공유하였는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현장을 총괄하면서 하수급인 ㈜G의 개별 작업 및 안전에 관해서도 일반적인 지시·감독을 한 것으로 보인다.

④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전남지역본부에서 작성한 재해조사 의견서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바닥면으로부터 약 22.8m 떨어져 있는 V 공장 J동 지붕이고, 지붕 위에 설치되어 있는 선라이트의 두께는 1mm로 약 2014년도 이전에 설치되어 강도가 저하된 상태였는바, 작업자들이 지붕 위에서 작업을 하면서 이동할 경우 발이 빠지는 등 추락할 위험성이 있었음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 작업발판 또는 추락방호망을 설치하거나 안전대 부착설비를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

⑤

피고인은 수사 당시 “근로자들이 높이가 높은 지붕 위에서 이동을 하면서 작업을 하는 상황이라 추락에 대해 염려하여 지붕 단부에 안전 난간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하였으나, ㈜G 현장소장 P이 근로자가 선라이트 부분에 갈 일이 없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여 이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는바, 피고인도 현장에서 근로자가 지붕에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임에도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나.

피고인 주식회사 B

1)

관련법리

구 산업안전보건법(2013. 6. 12. 법률 제118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9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제1항에 따른 사업주’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에 규정된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를 의미한다. 구 산업안전보건법(2013. 6. 12. 법률 제118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9조 제1항은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발주자 또는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그가 관리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규정한 조항으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은 사업주와 그의 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사업을 의미하고, 장소적 동일성 외에 시간적 동일성까지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8621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이 부분에 관하여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피고 회사는 수급인 ㈜I로부터 일부 공사를 재하도급 받은 ㈜G의 소속 근로자 K 등과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도급사업주에 해당하므로 피고 회사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이에 관한 피고 회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 회사가 발주자인 유한회사 D과 체결한 도급계약서에 첨부된 내역서를 살펴보면 피고 회사는 태양광 설비 공정 및 설치, 전기공사 등을 포함하여 태양광 발전소 구축 사업 일체를 유한회사 D으로부터 발주 받았다. 피고 회사는 그 중 ‘태양광 모듈 설치 및 태양광 구조물, 전기공사’에 관해 분리하여 ㈜I에게 하도급 하고, ㈜I는‘구조물 제작 및 태양광 모듈, 접속반 및 인버터 설치’에 관해 분리하여 ㈜G에게 재하 도급 하였다.

②

태양광발전시설 설치공사는 피고 회사가 도급받은 태양광 발전소 구축 사업의 본질적이고 필수적인 공정에 해당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태양광 발전설비 및 수배 전반 결선도에 따르면 모니터링 시스템은 각 태양광 모듈 및 인버터 등과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모니터링 시스템 공사를 태양광발전시설 설치공사와 분리되는 별도의 사업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재하수급인 ㈜G가 태양광발전시설 설치공사를 하는 장소와 피고 회사가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하는 장소는 모두 태양광 발전소 구축사업이 이루어지는 같은 공사현장이므로 태양광발전시설 설치공사와 모니터링 시스템 설치 공사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피고 회사는 태양광 발전소 구축 사업 일체를 도급 받아 그 중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공사를 진행하면서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으므로 재하수급인 ㈜G가 사용하는 근로자가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태양광발전소 구축 사업 공사현장에서 작업을 할 때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 해당한다.

③

구 산업안전보건법이 도급사업주에게 안전조치 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취지는 소위 ‘위험의 외주화’를 막고 산업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함과 동시에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인바, 위와 같은 입법취지까지 고려해보면 피고 회사가 태양광 발전소 구축사업 전체를 발주 받은 도급인으로서 공사현장의 총괄 책임자인 피고인 A을 통해 각 시공을 주도하여 공사현장을 관리한 이상 구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적극적인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4.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범행은 피고 회사가 태양광발전소 시스템 구축 공사를 발주 받아 그 중 일부 공사를 하도급하고, 피고 회사 소속 프로젝터 매니저인 피고인 A을 통해 공사현장을 관리하였으나 추락 방지 등의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 근로자가 추락하여 사망한 것으로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 좋지 않다. 피고인들이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들은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나.

반면 하수급인 ㈜G는 작업 경험이 없는 근로자를 고용하여 추락의 위험성이 있는 공사현장에서 작업을 지시하였고, 사고발생에 근로자의 과실도 일부 개입된 것으로 보여 그 범행 경위에 일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 이 사건 사고로 사망한 근로자의 유족들이 하수급인 ㈜I 및 ㈜G와 원만히 합의하였다. 피고인 A은 전과 없는 초범이다. 이러한 사정들은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라.

따라서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원심판결문 제3쪽 제1, 12행의 각 ‘2020. 6. 4.’을 각 ‘2019. 6. 4.’로 정정한다).

판사 김평호(재판장) 노창현 나승주

각주1) 피고인 A의 변호인은 당심 공판기일에서 원심이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않고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의 적용법조에 양벌규정인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을 추가한 뒤 이를 유죄로 인정한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의 법리오해 주장을 추가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의 적용법조에 양벌규정을 추가하더라도 기존의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이 동일한 범위 내에 있고, 수사 당시부터 원심 재판에 이르기까지 피고인 A이 이 사건 공사의 프로젝터 매니저(PM)로서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안전상의 조치를 취하였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어 피고인이 이에 관하여 충분히 다툰 이상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실질적 제한이 발생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원심이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직권으로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의 적용법조에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을 추가하여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위법하지 않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