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변경 전 상호: C 주식회사)는 선박의 건조, 수리 해철 및 동 부품의 제조,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자본금의 규모는 2018년 기준 153,357,630,000원이다.
원고는 2000. 10. 9. 피고에 입사하여 2018. 6. 13.부터 피고의 안전담당 부서의 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 12. 11. 피고에게 ‘임원 선임에 따른 퇴직’을 사유로 사직원을 제출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19. 1. 1.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임원 계약서를 작성하고, 안전부서의 경영총괄 업무를 맡았다.
원고와 피고는 2020. 12. 1. 위 다.항의 임원 계약서 제1조 1)항의 위임사무를 ‘상무보 직위상 정한 업무’로, 제3조 계약기간을 ‘2020년 12월 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로, 제4조 보수를 ‘월급 11,700천 원’으로 변경한 내용의 임원 계약서(이하 위 다.항과 라.항의 임원계약서를 합하여 ‘이 사건 계약서’라 하고, 이 사건 계약서로 체결된 계약을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를 작성하고 상무로 승진하여 안전·공무 부문장을 맡았다.
피고는 대표이사 산하 설계, 고객지원, 영업, 사업기회, 내업, 외업, 안전·공무, 경영지원 부문을 두고 있고, 각 부문장은 상무 또는 전무가 맡고 있으며, 원고가 안전·공무 부문장을 맡을 당시 총 267명의 직원이 안전·공무 부문에 소속되어 있었다.
피고는 2022. 5. 10. 원고에게 원고의 비위행위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라는 이유로 직무수행 정지 및 인사대기 명령을 내렸다.
피고는 2022. 5. 11. 08:30경 원고에게 2022. 5. 16. 13:30 인사위원회가 개최된다는 통보를 하였다.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22. 5. 16. 원고를 해임하는 의결을 하였고, 피고는 2022. 5. 17. 원고에게 아래 징계통보서(이하 ‘이 사건 징계통보서’라 한다)에 기재된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해임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2022. 5. 21. 이 사건 징계처분에 관하여 재심을 신청하였고,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22. 5. 25. 원고에게 재심을 위한 인사위원회를 2022. 5. 30. 개최한다고 통보하였다.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22. 5. 30.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부당하지 않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해임을 의결하였고, 피고는 2022. 5. 31.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처분을 다시 한번 통보하였다.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단체협약, 취업규칙, 직무윤리실천지침, 인사위원회 규정, 징계양정기준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2. 5. 17. 원고에 대하여 한 해임징계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340,328,034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1. 1.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15, 1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3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징계처분의 무효 확인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징계처분에는 아래와 같은 중대한 하자가 있어 위법하므로 무효이다.
절차적 하자
피고의 단체협약 제30조 제1호에 의하면 조합원을 징계하고자 할 때에는 대상자의 인적사항, 징계사유, 징계위원회의 개최일시, 장소를 명시하여 피고의 인사위원회의 개최일 5일 전까지 당사자에게 통보하여야 하므로, 피고가 인사위원회를 2022. 5. 16. 13:30 개최하는 경우 2022. 5. 10. 24:00까지 당사자인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여야 하나, 피고는 2022. 5. 11. 8:30 원고에게 인사위원회의 개최를 통보하였다.
피고의 단체협약 제32조 제1호 및 제33조 제1호에 의하면 피고가 조합원을 징계해고할 때에는 정당한 사유를 명시하여 30일 전에 예고하여야 하나, 피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면서 예고 기간을 거치지 않고 2022. 5. 17. 원고를 해고하였다.
피고의 취업규칙 제80조 및 단체협약 제30조는 징계는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는 징계위원회를 운영하면서 인사위원회 규정을 제정하였는데, 인사위원회 규정 제5조, 제6조에 의하면 임원인 원고를 해임하기 위해서는 대표이사가 위원장인 갑반 인사위원회를 구성하여야 하나, 2022. 5. 16.자 인사위원회는 대표이사가 유고 등 특별한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가 아닌 경영지원부문장 D을 위원장으로 선임하여 의결한 하자가 있다.
피고의 단체협약 제30조 제2호 및 취업규칙 제81조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처분을 내리기 전 징계사유에 대하여 충분히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야 하나, 인사위원회 위원장은 원고가 사전에 제출한 소명자료를 위원들과 공유하지 않은 점, 징계사실관계에 대한 문답절차를 생략한 점, 위원들이 미리 인쇄된 의결서에 서명하였을 뿐 실질적으로 심의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 위원장이 인사위원회 개최 3일 전 원고를 가중처벌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인사팀 관계자들에게 지시를 내린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형해화된 절차를 거쳤을 뿐이다.
징계사유의 부존재
법인 카드 현금화 관련
법인카드를 현금화하는 것은 피고의 업무상 관행이었고, 원고가 속한 부서 직원들이 법인카드를 현금화한 것은 사실이나, 원고가 다른 직원들에게 법인카드의 현금화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
직무 외 사행위
원고가 피고 직원들에게 명절 선물을 하자 선물을 받은 직원 중 일부가 원고에게 명절 선물을 한 사실이 있고, 부서장 및 직책과장 14명으로부터 생일선물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위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원고에게 선물을 준 것일 뿐 원고가 선물을 요구한 사실이 없다. 또한 원고가 속한 부서의 부서장이 대관업무나 노동조합 민원처리를 수행하면서 양주 및 상품권을 구매한 것은 사실이나, 원고는 이를 위 부서장이 위와 같이 업무 처리한 이후 알게 되었고, 원고가 회사의 명칭, 물품 또는 금품을 사용하여 양주나 상품권을 구매한 사실은 없다.
수뢰행위
원고는 협력사로부터 조의금을 받은 사실이 있으나, 이는 관례에 따른 것이고 코로나19로 인하여 경조사 사실과 계좌번호가 함께 공지된 것에 불과하다. 피고의 직무윤리실천지침 중 ‘협력회사로부터 경조사비를 수수해서는 아니된다’는 규정은 훈시규정에 불과하다.
폭언 및 폭행
원고는 피고의 안전부문장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업무현장의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조직운영을 강도 있게 한 것은 사실이나, 폭언 및 폭행을 하여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재량권의 일탈·남용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면서 징계양정기준에서 정하고 있는 비위정도에 따라 구분하여 징계양정을 하지 않았고, 감경재량권이 있음에도 이를 행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징계사유가 부존재하거나 그 비위 정도가 경과실에 해당함에도 원고에 대하여 가장 중한 해임의 징계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회사의 이사 등 임원의 경우에도 그 형식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위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두524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다78466 판결 등 참조).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대규모 회사의 임원이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특별히 임용되어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등기 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은 경우에는, 이러한 구체적인 임용 경위, 담당 업무 및 처우에 관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지를 가려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갑 제3,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징계통보서에는 ‘원고가 취업규칙상의 징계규정에 따라 해고되었고, 단체협약 제30조에 의거하여 재심을 신청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원고는 매달 피고로부터 임금을 받고 그 임금에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으며, 피고 소속 임직원으로 건강보험, 고용보험, 퇴직연금 등에 가입되어 있었던 사실, 원고가 피고의 등기 이사에는 해당하지 않는 사실이 인정된다.
한편, 앞서 든 증거, 을 제4, 6 내지 13, 20, 36, 3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⑴ 원고의 이 사건 계약 체결 경위
원고는 2000. 10. 9.부터 피고에서 근무하던 중 피고와 2018. 12. 7. ‘상무보’ 직위상 정한 경영관리임원으로서의 업무를 2019. 1. 1.부터 2019. 12. 31.까지 위임받는 내용의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고, 2018. 12. 11. 피고에게 안전 부문 부장에서 퇴사하기를 원한다는 사직원을 제출하였으며, 2018. 12. 31. 퇴직금을 모두 정산 받은 뒤 2019. 1. 1.부터 피고의 경영관리임원인 상무로서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20. 12. 1. 피고와 ‘상무’ 직위상 정한 경영관리임원으로서의 업무를 2020. 12. 1.부터 2021. 12. 31.까지 위임받는 내용의 이 사건 계약을 재차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서 제2조 제3)항에 의하면 원고는 자신의 판단과 책임으로 위임사무를 처리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⑵ 이 사건 계약 체결 이후 원고의 지위
㈎ 피고는 근로자가 아닌 임원에 대한 사항을 규정하는 경영진(임원) 인사관리규정(을 제9호증)을 별도로 두고 있는데, 위 경영진 인사관리규정에 의하면 피고의 임원은 회장, 부회장,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로 구분되고, 대표이사(부사장) 1명, 전무 3명, 원고를 비롯한 상무 14명, 합계 총 18명의 임원이 있었으며, 임원은 회사의 경영방침에 따라 위임받은 사무를 담당하고 휘하 직원을 지도하며, 업무의 집행 및 관리를 한다(제3조, 제4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되는 피고의 사업보고서, 반기·분기 보고서 등에는 원고가 ‘미등기임원’으로 표시되어 있다.
㈏ 피고는 2021년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시행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안전조직을 부문장 급으로 격상하고, 대표이사 직속으로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신설하였는데, 원고는 2021. 11. 1. 피고의 CSO로 임명되어 안전보건업무를 총괄하였고, 안전활동수당으로 매월 300만 원을 추가로 지급받았다.
㈐ 또한 피고는 2022. 4. 20. 위임전결규정을 개정하여 전결권자로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추가하고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의 전결사항이었던 10가지의 항목에 관한 전결권을 최고안전책임자(CSO)전결로 조정하였다. 위와 같은 위임전결규정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에서 안전·공무 부분에 관하여 상당한 권한 및 책임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⑶ 피고의 원고에 대한 처우
경영진(임원) 인사관리규정에 의하면 피고는 임원에 대하여 제11조, 제12조에 따라 급여, 퇴직금 등의 보수 및 복리후생, 업무지원 등에 관하여 피고의 근로자인 임직원과는 처우를 달리하였고, 이로 인해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인 임직원들과는 다른 체계로 정해진 보수를 지급받았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 원고는 2022년에 매달 기본급 17,000,000원, 직책급 7,000,000원, 안전활동수당 3,000,000원을 합한 21,700,000원을 급여로 받았고, 연봉총액은 260,400,000원이다. 이는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기 전 피고에 근무할 때 받았던 통상임금 7,643,913원의 약 3배에 이른다.
㈏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이후 월 급여를 기준으로 정해진 퇴직금뿐만 아니라 연령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되는 임원 퇴직위로금을 지급받을 수 있었고, 불명예 사유 등으로 퇴임하지 않는 한 퇴임 임원 처우 기준에 따라 피고의 자문역으로 위촉되어 보수를 받고, 업무추진비, 차량지원, 골프회원권, 공조비, 통신비, 사택, 법인카드, 진료비, 호텔 숙박 등 기타 임원에 준하는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 원고는 별도의 임원 상조회에 가입하여 피고회사로부터 직책운영비, 임원실 운영비, 차량지원경비, 대리운전비용 지원, 종합검진, 의료비 지원, 친화 증진비, 접대비, 피복, 골프이용권 등의 혜택을 받았고, 이는 최소 연간 약 45,440,466원 정도에 이르는 복지혜택이다.
⑷ 원고의 근무 형태와 피고의 원고에 대한 근태 관리
경영진(임원) 인사관리규정에 의하면 임원은 출·퇴근 시간이나 근무시간에 관하여 제약을 두지 않았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연장근로수당이나 연차휴가수당 등도 지급받지 않았다.
⑸ 대표이사의 원고에 대한 업무 관련 지휘·감독 여부
㈎ 원고는 2019. 1. 1. 피고로부터 안전부서의 경영총괄 업무를 위임받았고, 2021. 11. 1.부터는 최고안전책임자(CSO)로 임명되어 안전보건업무를 총괄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임원이 된 이후 안전보건 조직체계의 구성 및 운영, 사업장 내 안전보건 환경 시설의 운영 및 관리, 안전보건 예산의 책정 및 운영, 전년도 실적 점검 및 차년도 안전보건환경 사업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관장하였다.
㈏ 원고는 안전보건 내부심사 계획, 2021년 재해실적(성과금산출용), 안전부 간접경비 경영계획, 21년 에너지 사용개선 TFT계획 보고 등의 문건에 대해 전결권자로서 결재를 하였다.
위 인정사실에 기초사실을 보태어 알 수 있는 피고의 규모와 경영 조직, 원고가 담당한 업무에 대한 권한, 업무수행 실태, 피고의 의사결정·경영과정에 대한 원고의 참여 정도, 직원보다 현저하게 우대받은 원고의 보수 및 처우, 원고가 피고로부터 별도의 근태관리를 받았던 것으로 볼 만한 증거가 없고, 원고가 조찬회의에 참석하는 등 주요 임원들과 주요 사안을 공유하고, 필요에 따라 대표이사와 협의한 것을 넘어 대표이사로부터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받았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원고는 원고가 임원이었다면 피고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해임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나 임원의 해임을 이사회 결의사항으로 정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이사가 아닌 이상 주주총회의 해임결의가 필요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 등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정해진 노무를 제공하였다기보다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안전·공무 부분을 총괄하면서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을 바탕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임원의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징계처분의 적법 여부
이 사건 계약의 성격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할 때 이 사건 계약은 원고를 피고의 임원으로 위촉하여 원고가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위임계약이고, 이 사건 징계통보서는 위임계약인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의 통지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에 따라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함에 있어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는지 여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는지 여부 및 이 사건 계약의 해지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이 사건 계약의 해지에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는지 여부
임원인 원고를 해임하는 절차에 하자가 존재하는지 여부
⑴ 원고는 임원인 원고를 해임함에 있어 피고의 대표이사가 갑반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이 사건 징계처분의 의결에 참여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⑵ 그러나 피고의 취업규칙 제80조, 단체협약 제30조, 인사위원회 제5조, 제6조 규정에 따라 갑반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해임해야 하는 임원은 피고의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 임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피고의 근로자가 아닌 임원인 원고에 대하여는 경영진(임원) 인사관리규정(을 제9호증)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피고가 원고와의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기 위하여 갑반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⑶ 또한 경영진(임원) 인사관리규정 제5조, 제6조에 의하면 ‘피고는 회사의 임원 인사에 관한 제반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임원 인사위원회를 운영할 수 있고, 임원 인사위원회는 회사의 부문장급 이상으로 구성하며, 간사는 인사담당 임원으로 하고, 회사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임원을 신규로 선임하거나 해임하는 경우 임원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대표이사가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에 의하면 임원 인사위원회는 필요한 경우 회사의 부문장급 이상으로 구성하여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위원장이 반드시 대표이사이어야 할 필요는 없고, 임원의 해임은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대표이사가 결정할 수 있다.
⑷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21, 2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대표이사가 2022. 5. 10. D 전무에게 2022. 5. 16.자로 예정된 인사위원회의 인사위원장으로서의 권한을 위임한 뒤 피고의 임원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가 2022. 5. 16. 심의를 거쳐 원고에 대한 해임을 의결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후 2022. 5. 30. 이루어진 재심 인사위원회에 대표이사가 위원장으로 참석하여 원고에 대한 해임을 의결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가 임원인 원고를 해임함에 있어 그 절차상의 하자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 밖의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그 밖에도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함에 있어 ①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개최통보를 인사위원회 개최일 5일 전까지 하지 않은 하자, ② 해고 예고기간을 지키지 않은 하자, ③ 징계처분을 내리기 전 원고가 충분히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들은 모두 원고가 피고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주장이고,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가 아닌 임원에 해당하여 피고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지 않으므로 위 주장들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이 사건 계약의 해지 사유의 존부
이 사건 계약서 제6조 제2)항, 제7)항에는 원고가 ‘중대한 과실로 피고에 손해를 끼치거나 피고의 명예를 실추시킨 경우 및 이 사건 계약을 유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고,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민법 제689조 제1항).
앞서 든 증거, 을 제2, 13, 23 내지 3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징계사유에 기재되어 있는 행위를 하여 피고에 손해를 끼치거나 피고의 명예를 실추시킨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 통보를 한 2022. 5. 17. 무렵에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신뢰관계는 이미 깨어져서 피고가 원고와의 이 사건 계약을 유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존재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임 의사 통지는 이 사건 계약 제6조 및 민법 제689조 제1항에 따라 적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속한 안전·환경 부문 부서는 2020. 1.부터 2022. 3.까지 음식점에서 법인 카드로 대금을 결제한 후 해당 음식점으로부터 결제금액을 현금으로 되돌려 받거나, 다른 팀의 회식비를 법인카드로 대신 결제해주고 그 결제금액을 현금으로 되돌려 받는 등의 방식으로 회사의 금원 약 12,829,164원을 현금화하였다.
위와 같이 법인카드 결제대금을 현금화하였던 직원은 원고의 바로 아래 부하 직원이었는데, 위 직원은 피고의 조사과정에서 ‘조합 간부 등이 법인카드를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유흥업소 등을 갈 때 사용하기 위해 현금을 만들었고, 원고 역시 위와 같이 법인카드 결제대금을 현금화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원고가 법인카드 결제대금을 현금화하여 필요할 때 사용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원고는 부하직원으로부터 매월 법인카드 결제금원을 현금화한 비용의 사용처와 그 내역을 보고 받아왔다.
원고는 피고의 조사과정에서 ‘법인 카드를 현금화하고 있었던 사실은 알고 있었고, 현금화한 금원을 사용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고, 원고가 속한 부서의 직원들은 법인카드 결제대금의 현금화를 시작한 시점이 2020년경부터 라고 진술하였으며, 원고의 주장처럼 피고의 법인카드를 현금화하는 것이 피고의 관행이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피고의 안전·환경 부문의 총괄책임자로서 법인카드의 결제대금을 현금화하도록 지시하거나 현금화한 금원을 사용하는 등 피고 업무를 저해하는 행위를 하여 손실을 초래하거나 직무를 이용하여 공금을 유용한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가 속한 안전·환경 부문 내 공무부에서는 성과 우수 직책자들에게 성과평가 S를 받은 경우 60만 원, 성과평가 A를 받은 경우 40만 원을 부서의 계좌에 입금하도록 한 뒤, 이를 업무용도가 아닌 경조금, 회식 찬조금, 양주 및 상품권의 구입 등으로 약 10,900,000원 사용하고, 5,970,000원은 불분명한 용도로 사용하였고, 원고 소속 부서 직원들 사이의 대화내역에 따르면, 원고 소속 직원들은 피고의 법인카드를 원고의 사택 주변 음식점에 미리 결제해두거나, 원고가 음식점을 이용하면 사후에 법인카드로 음식대금을 결제해주었다.
위와 같은 인정사실에 원고가 안전·환경 부문 내 총괄책임자이었던 점을 보태어 보면 원고는 성과 우수 직책자들에게 성과평가에 따라 일정 금원을 부서에 지급하도록 지시한 뒤 이를 업무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도록 지시하고, 법인카드를 업무 외의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는 원고가 피고의 금품을 사적인 목적에 사용하거나 업무상 권한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이후 2020. 12.경 장인상을 당하자 본인이 직접 협력업체 대표들에게 문자로 부고사실을 고지하였고, 2021. 7.경 모친상을 당하였을 때에는 부하 직원에게 협력업체가 포함된 명단을 전달하여 부고 사실을 알리는 문자를 협력업체에게 보내도록 지시하였으며, 위와 같은 방식으로 총 50개 업체로부터 약 24,000,000원의 조의금을 수수하였다. 이는 피고의 직무윤리실천지침 등에 반하는 것이고, 원고는 피고의 조사 과정에서 위 행위가 피고의 규정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한 사실이 있는바, 이는 원고가 회사와 거래관계가 있는 자로부터 조의금을 수수하는 수뢰행위를 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속한 안전·환경 부문 내 직원들의 진술에 의하면 원고가 부하직원들에게 강압적으로 술을 먹이거나, 욕설을 하고, 뒷통수를 때려 폭행하거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반성문을 발표하라고 지시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의 부하직원들 중 일부가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직원에게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함으로써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계약은 피고가 임원인 원고에게 특정 업무를 위임하는 위임계약에 해당하여 피고가 이 사건 계약 제6조 및 민법 제689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 것은 적법하고, 원고에 대하여는 피고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이 적용되지 않는바, 원고가 피고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가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함에 있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가 2022. 5. 17.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계약의 해지 통보는 이 사건 계약서 제6조 제2)항, 제7)항 및 민법 제689조 제1항에 따라 적법하므로 피고가 2022. 5. 17.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징계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임금 등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징계처분은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미지급 임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임금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처분일인 2022. 5. 17.부터 근로계약기간의 만료일인 2022. 12. 31.까지의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데, 징계처분 당시 원고의 월 급여는 18,700,000원(= 기본급 11,700,000원 + 직책급 7,000,000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121,580,645원[= 2022. 5. 미지급 임금 9,380,645원(= 187,000,00원 - 2022. 5. 임금으로 지급한 9,319,355원) + 2022. 6.부터 2022. 12.까지의 6개월 임금 112,000,000원(= 18,700,000원 × 6개월)]을 지급하여야 한다.
퇴직금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처분일인 2022. 5. 17.부터 근로계약기간의 만료일인 2022. 12. 31.까지의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지금 133,228,150원[= 월급여 18,700,000원 × 상무보 기간의 지급률 1.917(= 상무보 지급률 1.0 × 상무보재직기간 1.917) + 상무 기간의 지급률 5.2075(= 상무 지급률 2.5 × 상무 재직기간 2.083)]을 지급하여야 한다.
퇴직위로금
재직임원 처리기준(갑 제10호증)에 의하면 임원이 퇴임할 경우 위로금에서 본인 퇴직금의 차액을 퇴직위로금으로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위로금으로 9,100,000원(= 만 54세 기준 정규임원 퇴직위로금 140,000,000원 - 원고가 지급받은 퇴직금 130,900,00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미지급 휴일 수당
피고의 단체협약 제4조는 미사용 연월차 휴가에 관하여 통상임금의 120%를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가 근로계약기간의 만료일 까지 계속 근무하였을 경우 원고가 미사용한 유급휴가일 총 94일에 대한 휴일근로수당 70,311,906원(= 일 평균임금 120% 747,999원 × 94일)을 지급하여야 한다.
성과급
피고는 원고에게 2022년도 성과급 60,000,00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미지급 상조회 공제금
원고는 피고의 임원 상조회에 가입하여 매달 회비를 납부하였는데, 상조회 규정상 가입기간이 3년 이상인 가입자가 퇴직할 경우 현금 5,000,000원 및 5,000,000원 상당의 여행권을 지급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퇴직위로금의 청구에 대한 판단
경영진(인원) 인사관리규정 별첨3 임원 처우 기준(을 제9호증)에 의하면 임원이 퇴임시 위로금에서 본인 퇴직금을 공제한 차액을 퇴직위로금으로 지급하여야 하나, 불명예사유 등을 이유로 퇴임한 경우 별도로 퇴직위로금을 지급하지 않고 법정기준 퇴직금만을 지급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바, 원고가 이 사건 징계사유로 인하여 이 사건 계약의 해지통고를 받고 불명예 사유로 퇴임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의 퇴직위로금 청구는 이유 없다.
미지급 상조회 공제금 청구에 대한 판단
임원 공조회 운영규정(을 제18호증) 제2조에 의하면 임원이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한 경우 공조회 회원 자격을 상실하여 공조금의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데, 원고가 이 사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피고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는 임원공조회 회원자격을 상실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상조회 공제금 청구도 이유 없다.
미지급 임금, 퇴직금, 휴일근로수당, 성과급 청구에 대한 판단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의 이 사건 계약의 해지 통고는 적법한데, 원고의 미지급 임금, 퇴직금, 휴일근로수당, 성과급 청구는 이 사건 계약의 해지 통고가 무효이어서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의 만료일인 2022. 12. 31.까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미지급 임금, 퇴직금, 휴일근로수당, 성과급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나경(재판장) 박건일 나승주
사건정보
광주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가합56571
판결선고
2025. 1. 23.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