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5. 6. 12. 선고 2023가합57369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 A, B는 주식회사 F(이하 'F'이라 한다)의 사내이사(그중 원고 A은 이전 대표이사였다)이고, 원고 C은 2023. 3. 31. F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사람이다.

(2)

피고는 'E'이라는 네이버밴드인 이 사건 밴드의 운영자이다.

나.

이 사건 글과 사진의 게시와 이 사건 현수막의 게시

피고는 2023. 4. 28.부터 2023. 5. 31.까지 사이에 이 사건 밴드에 별지2 목록 기재와 같은 글과 사진(이하 '이 사건 글과 사진'이라 한다)을 5차례에 걸쳐 게시하였고, 2023. 4.17.부터 2023. 6. 16.까지 나주시청 앞 사거리에서 별지2 목록 순번 3 내지 5 기재와 같은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하 '이 사건 현수막'이라 한다)을 들고 1인 시위를 하였다.

다.

F 관련 형사사건의 경과

G단체 전 상임대표인 H 등은 2021. 8. 30. 원고 A, B와 I 등을 형사고발 하였는데(이하 'F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그 구체적인 고발내용 및 결과는 아래 기재와 같다.

라.

선행 가처분 사건의 경과

(1)

원고들은 2023. 6. 28. 피고 및 K를 상대로 광주지방법원 2023카합50322호로 명예훼손금지가처분 신청을 하였는데(이하 '선행 가처분 사건'이라 한다), 위 법원은 2023. 8. 25. 아래와 같이 원고들의 가처분신청 및 집행관 공시신청을 받아들이되 나머지 간접강제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선행 가처분결정'이라 한다).

(2)

이후 피고는 선행 가처분결정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으나, 2023. 9. 22. 선행가처분결정을 인가하는 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대해 피고가 다시 항고를 제기하였고, 항고심(광주고등법원 2023라1123호)은 2024. 5. 30. 원고들이 선행 가처분결정의 주문 제2, 3항에 따른 의무가 이행되고 있지 않는데도 그로부터 2주가 경과하도록 피고를 상대로 간접강제 등의 강제집행을 신청하지 않아 그 집행기간의 도과<2>로 집행력을 상실하여 더 이상 이를 유지·존속시킬 필요가 없게 되었고(사정변경의 발생), 피고가 선행 가처분결정이 있은 후 이 사건 현수막에 의한 1인 시위를 중단한 다음 이 사건 밴드에 게시했던 이 사건 글과 사진 중 문제되는 내용을 삭제하는 방법으로 이를 수정한 사정 등을 고려할 때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선행 가처분결

정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가처분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결정(이하 '선행 가처분이의 항고심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그 후 선행 가처분이의 항고심결정은 2024. 7. 6. 그대로 확정되었다.

마.

피고에 대한 형사사건의 경과

원고들은 피고가 이 사건 밴드에 이 사건 글과 사진을 게시하고 나주시청 앞 사거리에서 이 사건 현수막을 들고 시위한 행위가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형사고소를 하였는데, 광주지방검찰청은 2024. 12. 10. 명예훼손의 점[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포함]에 관하여 피고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고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거나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형법 제310조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는 등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이유로 불기소(혐의 없음) 처분을 하였고, 모욕의 점에 관하여는 딸년, 아들놈이라는 표현이 비속어로서 저속한 표현에 해당되나 원고들을 비하하여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표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 처분을 하였다(이하 '피고에 대한 형사사건'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14, 을1 내지 4(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및 변 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1)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피고의 행위로 인해 F을 이용하는 나주시민들이 수시로 이 사건 글과 사진은 물론이 사건 현수막에 노출됨에 따라 원고들이 마치 뇌물을 상납하고 특혜를 받는 등의 불법을 저지른 사람들로 취급받았고, 원고 A의 자녀들이 수십억 원의 급여를 받는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그 가족들 또한 불법을 저지른 범죄자로 인식되기까지 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의 명예권과 인격권을 위법하게 침해당하였으므로, 피고는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원고 A에게 1,500만 원, 원고 B, C에게 각 750만 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금지청구 및 간접강제청구

피고는 선행 가처분결정을 위반하여 원고들에 대한 침해행위를 계속하고 있고 향후에도 이러한 침해행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피고는 별 지1 목록 기재와 같은 내용을 게시하거나 유포해서는 안 되고, 별지2 목록 기재와 같이 게시된 이 사건 글과 사진을 삭제해야 한다. 아울러 피고는 선행 가처분결정에도 불구하고 가처분이의 신청이나 항고의 제기로 그 취소를 구하는 등 선행 가처분결정의 당부를 적극적으로 다투면서 이 사건 밴드의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는 등 선행 가처분결정을 위반하는 행위를 계속할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위와 같은 금지명령을 위반하는 경우 위반행위 1회당 또는 위반일수 1일당 100만 원씩을 원고들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부분에 대하여

피고의 행위로 인하여 객관적으로 원고들의 평판이나 명성이 손상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밴드에 게시된 이 사건 글과 사진이나 이 사건 현수막은 어디까지나 원고 C이 운영하는 회사인 'F'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뿐 그 개별구성원(임원)인 원고들을 대상으로 한 표현이 아니다. 설령 피고의 행위로 인해 원고들의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므로, 이로 인해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2)

금지청구 및 간접강제 청구 부분에 대하여

피고는 1인 시위를 중지하고 이 사건 밴드에 게시된 이 사건 글과 사진 중 문제가 될 만한 표현을 삭제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금지 청구는 과거의 행위에 수반된 일정한 침해행위를 이유로 장래를 향하여 그 금지를 구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금지청구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아울러 선행 가처분결정이 선행 가처분이의 항고심결정에 따라 이미 취소되었고, 피고가 선행 가처분결정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지도 않았으므로, 원고들의 간접강제청구도 부당하다.

3.

판 단

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여론의 자유로운 형성과 전달에 의하여 다수의견을 집약시켜 민주적 정치질서를 생성·유지시켜 나가야 하므로 표현의 자유, 특히 공적 관심사에 대한 표현의 자유는 중요한 헌법상 권리로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다만 개인의 사적법익도 보호되어야 하므로, 표현의 자유 보장과 인격권 보호라는 두 법익이 충돌하였을 때에는 구체적인 경우에 표현의 자유로 얻어지는 가치와 인격권의 보호에 의하여 달성되는 가치를 비교형량 하여 그 규제의 폭과 방법을 정하여야 한다. 타인에 대하여 비판적인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극히 예외적인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10. 30. 선고 2014다6165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타인에 대하여 비판적인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다만 표현행위의 형식과 내용이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하거나 타인의 신상에 관하여 다소간의 과장을 넘어서 사실을 왜곡하는 공표행위를 함으로써 인격권을 침해한 경우에는 의견 표명으로서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 어떠한 표현이 의견 표명으로서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위법한 인격권 침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언론의 자유의 보장이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점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되, 표현의 취지와 구체적인 표현방법뿐 아니라 표현행위를 하게 된 동기나 경위, 전체적인 내용과의 연관성 및 표현의 맥락, 표현행위자와 피해자의 지위 및 관계 등을 아울러 참작할 수 있다(대법원 2022. 8. 31. 선고 2022다222898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을5, 6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현수막에는 '버스회사 뇌물상납, 노동자 탄압, 차별!'이라는 기재와 함께 원고들의 이름이 적시되어 있고(갑8<3> 참조), 이 사건 밴드에 게시된 이 사건 글과 사진에

도 위 현수막 사진이나 원고들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할만한 사실을 일부 적시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기는 하다<4>. 그러나 원고 A, B가 I<5>와 관련하여 배임증재 및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위반 사건(광주지방법원 2022고단895호)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음(원고 A :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원고 B :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은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고(앞서 본 F 관련 형사사건 참조), 나주시민들의 공익감사청구에 따른 감사원의 감사결과에서도 ① 지방보조사업자 보조금회계처리 등에 대한 지도 감독 미비, ② 시내버스 연료비 손실보전 방식 개선 필요, ③ F 지급 보조금 정산 미비, ④ 전라남도 주민감사청구 감사결과 처분요구 미이행, ⑤ 2022년 표준운송원가 용역 결과에 따른 중간 정산 미실시, ⑥ 2021년 ~ 2022년 안심귀가버스사업 보조금 정산 미실시 등이 주요 지적사항으로 적시되었으므로(을5 참조), 피고가 이 사건 밴드나 이 사건 현수막에 게시한 내용이 허위 사실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가 위 밴드나 위 현수막에 글을 게시하게 된 동기나 그 경위 및 배경, 글의 전체적인 취지, 구체적인 표현방법 등을 고려할 때 그 게시의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므로, 이를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나)

더욱이 피고는 이 사건 밴드에 이 사건 글과 사진을 게시한 행위 및 이 사건 현수막을 들고 1인 시위를 한 행위와 관련하여 원고들로부터 명예훼손[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포함] 등의 혐의로 형사고소를 당하였으나, 광주지방검찰청은 2024. 12. 10. 피고가 게시한 위 글과 사진, 이 사건 현수막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고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거나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 조각사유를 적용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불기소(혐의 없음)처분을 하였는데(을4 참조), 이 사건 변론에 현출된 제반사정 등을 종합해보라도, 피고의 행위에 대해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위와 같은 수사기관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거나 이와 달리 판단할만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소 결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이 사건 밴드에 이 사건 글과 사진을 게시하거나 이 사건 현수막을 들고 1인 시위를 한 행위의 위법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를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불법행위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나머지 쟁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금지청구 및 간접강제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해자의 일련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의 인격권 내지 사생활의 자유를 보호받을 권리 등이 침해될 가능성이 존재하고, 이러한 침해 상태가 계속되어 금전배상을 명하는 것만으로는 피해자 구제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가해자의 위 행위 금지로 인하여 보호되는 피해자의 이익이 그로 인한 가해자의 인격권 침해의 불이익과 비교하여 교량할 때 피해자의 이익이 더 큰 경우에는 그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0. 8. 25.자 2008마1541 결정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위 인정사실을 살펴보면, 피고가 나주시청 앞 사거리에서 별지 목록1 기재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이 사건 현수막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거나 이 사건 밴드에 이 사건 글과 사진 등을 게시하여 유포한 행위는 2023년 4월경부터 같은 해 6월경까지 있었던 일이므로, 이 사건 변론종결일(2025. 4. 24.)을 기준으로 약 2년 전에 발생한 사건임을 알 수 있다. 더욱이 피고는 선행 가처분결정이 있은 후에는 이 사건 현수막을 들고 하는 1인 시위를 중단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밴드에 게시했던 이 사건 글과 사진 중 문제가 될 만한 부분도 이를 삭제하는 방식으로 해당 부분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선행 가처분이의 항고심결정도 참조)<6>.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현수막을 들고 1인 시위를 계속하거나 이 사건 밴드에 이 사건 글과 사진을 계속 게시함으로 인하여 원고들의 법익에 대한 침해 상태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금지청구 및 간접강제청구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소결론

결국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물론, 금지청구 및 간접강제청구도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 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정영호(재판장) 노창현 장정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